-
-
507년, 정복은 계속된다 ㅣ 이후 오퍼스 2
노암 촘스키 지음, 오애리 옮김 / 이후 / 200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반전 모드 타고서 촘스키 책이 하도 많이 나와 요새 좀 지겨워지는 감이 없잖아 있지만. 오래오래 붙들고 있다가 오늘에야 뗐다. 하도 오래 붙잡고 있다보니 군데군데 포스트잇 붙여둔 페이지를 펼쳐봐도, 대체 왜 붙여놨는지를 모르겠다. '예의' 촘스키식 세상보기는 대단히 중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유행처럼 상품화되어버렸기 때문일까. 다만 번역은 참으로 훌륭하다. <숙명의 트라이앵글> 때문에 열받았던 생각을 하면-- 이 책 번역은 정말 칭찬할만 하다.
'오늘날까지도 아이티 학생이라면 누구나 루베르튀르가 프랑스로 끌려가면서 남긴 마지막 말을 암송한다. '내가 무너진다면 생도밍고의 단 하나뿐인 자유의 나무는 쓰러지고 말리라. 그래도 자유의 나무는 다시 살아나 땅 속 깊이 수많은 새로운 뿌리들을 내리리니.'
질질 끌고 또 끌어서 별다른 감흥 없었지만 저 구절은 스크랩해두고 싶다. 아이티라면,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들 중 하나 아닌가. 그런데 저 구절을 읽으니 갑자기 그 나라가 조금, 아주 조금 부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