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쉬타르의 문 1
랄프 이사우 지음, 유혜자 옮김 / 맑은소리 / 2000년 1월
평점 :
절판


베를린의 고대사 박물관에서 어느날 바빌론의 황금상이 사라진다. 쌍둥이 남매 제시카와 올리버는 자신들의 아버지가 도둑으로 몰리고 있다는것을 알게 되지만 아버지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어찌된 일인지 아버지에 대한 기억조차 모두 사라져버렸다.
이 때부터 제시카는 베를린에서, 그리고 올리버는 잃어버린 기억들의 세계인 '크바씨나'에서 아버지를 찾는 모험을 벌인다. 모험 끝에 성서에 나오는 악의 제왕이자 바빌론이 지배자였던 '크세사노'가 사람들의 기억을 빼앗아 크바씨나와 인간세상 모두의 지배자가 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었음이 드러난다.

사건을 풀어가는 실마리는고대 히브리와 바빌론의 옛 문헌과 경전, 건축물 등에 숨어 있다. 결국 두 사람은 각각의 세계에서 수수께끼를 짜맞춰가면서 사람들이 쉽게 잊어버리곤 하는 기억들이 사실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그 기억들은 우리가 '역사'라고 부르는 것들이기도 하다.
크세사노가 인간들의 기억을 빼앗는 과정이 현실의 베를린에서는 나치즘의 과오와 그로 인한 희생자들을 의도적으로 역사에서 지우는 과정과 맞물려 있다. 작가가 얘기하는 것은, 그렇게 과거를 잊는다면 또다시 망각의 틈을 비집고 독재자가 나타날 것이며 역사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인간이 잊어서는 안될 기억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문학적으로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재미가 있고 메시지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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