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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 사회주의의 역사 - 갈무리신서 5
이반 버첼 / 갈무리 / 1995년 7월
평점 :
절판
"서유럽 사회주의의 역사는 '개량주의의 역사'다"
영국의 좌파 지식인인 저자는 1944년에서 1985년까지 서유럽에서 부침을 겪었던 사회민주주의를 통틀어 개량주의라고 비판하고 있다. 사회민주주의는 노동자계급의 투쟁성을 개량이라는 당근으로 회유함으로써 자본주의와 지배계급을 위기 때마다 살려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전후 경제가 장기불황에 접어들면서 개량조차 수행할 수 없게 되자 개량주의는 설득력을 잃었으나, 대체할 만한 혁명적 좌파정당이 없다고 개탄하고 있다.
시시콜콜하게 서구 각국의 개량주의 사례를 모아놨는데 거시적인 분석이 없다. 세계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사민당의 경제적 기반과 부침의 배경을 설명하지는 못하고 있다. '개량주의는 한계가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책이 쓰여진 시기 자체가 80년대 중반인 탓에 21세기에 접어든 오늘날의 이론틀을 요구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겠지만, 이데올로기만으로 정치세력을 평가하는 모양이 관념적 좌파의 전형을 보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