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스키, 실패한 국가, 미국을 말하다
노암 촘스키 지음, 강주헌 옮김 / 황금나침반 / 2007년 2월
절판


시아파의 주도로 이란과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의 유전 지역을 포괄하는 느슨한 연대가 태어날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에서 독립하고, 세계 에너지 자원의 대부분을 지배하는 연대이다. 그렇게 된다면 워싱턴에는 악몽이나 다름없다. 더 최악일 수도 있다. 이런 독립된 연대가 이란의 주도로 중국이나 인도와 손잡고 에너지 개발을 계획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아시아 에너지 안보망 Asian Energy Security Grid’ 이나 ‘상하이 협력기구’와 손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세력권은 미국 달러에 의존하지 않고 석유를 중심으로 통화 바스켓을 바꾸어 갈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미국 경제는 물론이고 세계 경제에 중대한 타격일 수 있다.
...에드워드 웡은 뉴욕타임스에서 "남쪽으로 이란과 인접한 바스라 항은 과거에는 자유로운 분위기였지만 이제는 시아파 주도하에서 작은 신정 도시로 변해가고 있다"면서 "이란과의 결속이 뚜렷이 드러난다. 호메이니의 포스터가 길거리 곳곳에 나붙고 심지어 지방 정부 청사에도 붙어 있다. 이런 정부는 지난 6월 자국 선거기간 중에 이곳에 거주하는 이란인들을 위한 부재자 투표소까지 설치했다. 바스라 시장은 이란에서 전기를 사온다고 떳떳하게 말했다"고 덧붙였다.-256쪽

이란의 분석가 아이자드 아흐마드는 "서구 세계가 쥐고 있는 세계 에너지의 공급권을 극복하고, 아시아의 절대적인 산업 혁명을 이루고자 한다면 중국과 러시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아시아 에너지 안보망’에서 이란은 향후 10년 내에 실질적 중심축으로 등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남한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여기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며, 일본이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도가 어떻게 반응할 것이냐가 중요한 변수이다. 인도는 이란과의 석유 파이프라인 협상에서 철수하라는 미국의 압력을 거부했다. 하지만 IAEA의 반(反)이란 결의안에서는 미국과 유럽연합의 편에 서면서 그들의 위선에 동참했다. 지금까지 이란이 그런대로 준수해 온 듯한 NPT 체제를 인도는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 인도에는 선택의 여지가 있다. 미국의 위성국이 되어 미국의 보살핌을 받을 수도 있고, 이제 형태를 갖추어 가지만 한결 독립적인 아시아 블록에 참여해서 중동의 산유국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을 수도 있다.
... 2005년 아시아의 에너지 생산국과 소비국이 모인 뉴델리 회담에서 인도는 시베리아 유전에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중동 산유국과 에너지 소비국까지 범아시아 천연가스망과 석유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200억달러 규모의 야심 찬 계획을 발표했다.
... 이미 모색 단계에 들어간 첫 단계는 아시아의 석유 시장 거래에서 유로화로 결제하는 방법이다. 그렇게 되면 국제 금융시스템과 힘의 역학 관계에 미치는 파장이 대단하리라 여겨진다. ‘힌두’의 부편집장은 "미국은 갓 태동한 아시아 연결망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 인도라 생각한다. 따라서 인도와 연합해서 인도의 세계적 위상을 약속하고 핵 당근을 건네면서 새로운 지역 구도를 건설하는 과제에서 인도를 빼돌리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아시아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인도가 이런 유혹에 넘어가지 않아야 한다고 그는 경고했다.-4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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