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의 얼굴은 괴물처럼 일그러져 있어서, 왜 그런 모습을 할 수밖에 없는지 이유를 알기 전까지는 소름이 끼칠 정도이다. 일그러진 얼굴은 원하는 방향으로 초음파를 발사하기 위한 절묘한 형태이다. -56쪽
매미에는 세 가지 종이 있으며, 각기 모두 17년 변종과 13년 변종을 갖고 있다. 13년 변종과 17년 변종으로의 분화가 각각 독립적으로, 최소한 세 차례 일어난 것이다. 14년, 15년, 16년이라는 중간 주기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이 무시되어 버린 것처럼 보인다. 최소한 세 번에 걸쳐서. 왜 그럴까? 모른다. 단지 13이라는 숫자와 17이라는 숫자가 소수(素數)라는 것과 어떤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하고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소수란 1과 자신을 제외한 어떤 수로도 나눌 수 없는 수를 말한다. 주기적으로 대규모로 발생하는 동물들은 천적이나 포식자, 기생충을 궁지에 몰아넣거나 굶어죽게 함으로써 이득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러한 대규모의 발생이 소수의 연주기를 가지도록 조심스럽게 조절된다면 천적들이 매미의 생활사를 거기에 맞추기가 훨씬 더 힘들어질 것이다.-172쪽
남반구에 있던 거대한 초대륙 곤드와나가 갈라지기 시작한 때는 공룡의 시대라 불리는 중생대였다. 남아메리카 대륙과 오세아니아가 나머지 땅덩어리에서 떨어져 나와 오랜 세월 동안 고립되어 있었을 때 그 대륙들은 공룡과 오늘날 포유류의 조상이 될 몇가지 동물들을 실은 독립된 화물칸이 된 셈이었다. ... 수백만 년이라는 진화의 역사를 거치는 동안 공룡의 빈 자리는 채워졌다. 그 자리를 채운 동물은 대부분 포유류였다. 원시포유류는 세 지역에서 전혀 다른 진화의 길을 걸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것이 바로 사건이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멸종된 남아메리카의 자이언트그라운드나무늘보를 닮은 동물이 구대륙에는 아무것도 없다. 남아메리카의 다양한 포유류에는 멸종된 자이언트기니피그가 포함된다. 이 동물은 지금의 코뿔소만한 크기였지만 쥐와 같은 설치류이다.(‘지금의’ 코뿔소라는 말을 쓴 이유는 구대륙의 동물군에는 한때 이층집만한 거대한 코뿔소가 있었기 때문이다.)-175쪽
최근까지도 오세아니아와 신대륙에는 고양이과에 속하는 맹수와 개과에 속하는 맹수가 없었다.(푸마와 재규어는 구대륙의 고양이로부터 진화되어 나온 것이다.) 그러나 두 대륙 모두에 유대류로서 그에 상응하는 종류가 있었다. 오스트레일리아에는 주머니늑대(태즈메이니아주머니늑대라고도 불림)가 있었는데, 이 동물이 사람을 해친다는 이유로 그리고 일종의 ‘스포츠’로서 어마어마한 수가 도살되었고아직도 생생한 기억 속에서 비극적으로 사라져갔다. 주머니 늑대를 딩고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딩고는 더욱더 최근에 인간(애버리진)이 오스트레일리아로 들여온 진짜 개다. 남아메리카 대륙에도 진정한 개와 고양이 종류는 없었다. 그러나 그곳에도 오세아니아처럼 유대류가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대단한 것은 구대륙의 검치호랑이를 빼닮은 틸라코스밀루스일 것이다. 틸라코스밀루스는 아가리를 검치호랑이보다 더 넓게 벌릴 수 있어서 훨씬 더 무시무시했을 것이다. 틸라코스밀루스라는 이름은 이 동물의 외양이 검치호랑이 Similodon와 주머니늑대 Thylacinus를 닮았기 때문에 붙여졌다.-179쪽
오스트레일리아에는 또 땅을 파는 개미핥기가 있는데 바로 바늘두더지이다. 바늘두더지는 유대류가 아니라 단공류라고 불리는 알을 낳는 포유류인데 이들은 태반류와의 유연관계가 멀다. 이들과 유대류를 비교한다면 상대적으로 유대류가 우리에게 더 가까운 친척이다. ...아프리카에는 이상하게 생긴, 개미 먹는 곰 또는 땅돼지(남아프리카산 개미핥기의 일종)가 있는데 특별히 땅을 파는 종으로 분화된 것이다. 유대류든 단공류든 또는 태반류든 개미핥기의 특징은 대사율이 극히 낮다는 것이다.-1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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