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극빈층을 도와야 하는 이유) 국가에 대한 근대적인 생각이 상상의 공동체에 근거하고 있다면, 우리가 다른 공동체의 일부가 된다고 상상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 일례로 세계화는 국경이 가지는 도덕적 중요성을 재고하게 만들고 있다.
... 단일 사회 내에서 경제적 불평등을 제거하는 일이 전 세계인 모두 간의 현저한 경제적 불평등을 제거하는 일보다 중요하다고 치자. 그렇다고 해도, 둘 중에 어느것을 추구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우리가 두 가지를 다 할 수 없을 경우에만 발생한다. 때로는 우리는 두 가지 일을 다 할 수 있다.
... 그렇다면 얼마나 많이 기부해야 하는가? 내 재산이 모두 없어질 때까지 기부해야 하는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기부해야 하는지 알아볼 한 가지 방법이 있다. 그것은 세계에서 빈곤을 제거하는 임무가 고소득 국가에 사는 9억명의 사람들 모두에게 공정하게 배분돼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이 경우 그들 각자는 얼마를 기부해야 하는가?
선진국 사람들 중 대략 6억명은 성인이다. 따라서 향후 15년 동안 매년 성인 1인당 약 100달러를 기부한다면 밀레니엄 정상회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선진국의 평균 임금인 연간 2만7500 달러를 버는 사람에게 매년 100달러는 1년 소득의 0.4% 이하도 안 되는 금액이다.-224쪽
(각국의 기부/원조 행태) 3대 기부국인 미국, 프랑스, 일본은 성장을 촉진하고 빈곤을 줄이는데 가장 효과적일 나라에 원조하지 않고 자국의 전략적 또는 문화적 이익을 증진시키는 나라에 원조한다. 미국은 중동, 이스라엘, 이집트 같은 우방에 원조액 중 상당한 금액을 할애한다. 일본은 유엔 같은 국제적인 모임에서 일본에 동조하여 투표하는 국가들을 선호한다. 프랑스는 자국의 예전 식민지 국가들에 압도적으로 할애한다.
북유럽 국가들은 이런 패턴과는 아주 다르게 원조한다. 즉 가난하기는 하지만 주어진 재원을 오용하지 않을 바람직한 정부가 있는 국가들에 원조한다.-24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