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는 끝났다 - 석유시대의 종말과 현대 문명의 미래
리처드 하인버그 지음, 신현승 옮김 / 시공사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2003년 이라크전 앞뒤로 국제유가가 대략 배럴당 22~28달러였고, 사우디아라비아도 유가 밴드(적정가격대)를 25달러 정도로 잡는 것이 타당하다는 견해를 밝혔었다. 그러던 것이 이라크전 뒤에 배럴당 30달러대로 오르더니 40달러, 50달러, 60달러, 급기야 작년 재작년 70달러까지 갔다. 그동안 석유 위기를 경고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목소리를 높여도 들은체 만체 하던 세계가 화들짝 놀라 너나없이 석유 얘기를 하고 대체 에너지를 찾아야 하네, 재생가능 에너지로 가야 하네 소란을 떨게 됐다.

그사이 석유에 대한 책도 알음알음 많이 나온 것 같은데, 지금껏 본 책들 중엔 ‘석유의 종말’이 석유 문제를 제법 알차게, 그러면서도 저널리스틱하게(가볍고 재미있게) 다뤄서 읽기 좋았다. 이 책은 ‘석유의 종말’ 등등보다 좀 앞에 나온 것이라 하는데 그래봤자 9·11 이후에 나온 거니깐 시기적으로 그다지 뒤떨어지지는 않는다. 내용이 너무나, 너무나 포괄적이어서, 거의 20세기 이후 모든 국제뉴스들을 다 끌어다 놓은 듯한 느낌마저 든다. 좋게 말하면 ‘한권으로 정리한 석유의 역사와 에너지의 미래’가 되겠다. 나는 이 책이 너무 문어발 같아서 아주 좋지는 않았는데 함께 책을 읽은 다른 분들은 한권으로 그간의 논란을 모두 묶어놓아서 이해하기 좋았다고 하니, ‘에너지 교양서적’으로는 꽤 괜찮다고 평가할 수도 있겠다.

에너지 위기에 대한 다른 책들과 비교하면 대안 에너지로 거론되는 것들의 타당성을 조목조목 잘 따져놓았다는 것, 그리고 ‘에너지 없는 미래’의 암울한 시나리오를 구체적으로 묘사해 놓았다는 것. 사실 우리가 석유 없는 생활을 생각하기가 참 힘든데, 그런 면에서 ‘우울한 미래’를 전망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일이다- 사실은 꼭 필요한 일이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그런 우울한 미래가 도래할 가능성이 적지 않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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