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부터 계속~)


그리고, 자칼.
하이에나도 봤는데, 자칼보다 훨씬 못생겼어요.


이건 암보셀리에 사는 치타들인데요,
두 마리가 같이 있으면 수놈 둘이래요. 암놈은 항상 혼자서만 다닌다는군요.
치타가 저렇게 얌전~히 앉아있었는데 어느 순간
저 멀리에서 모래먼지가 일었습니다. 치타들이 달리기 시작한 거죠.
얼룩말들이 혼비백산해서 도망치더군요.

이 시점에서, 초원의 평화를 깨뜨리는... 치열한 생존경쟁의 흔적들.


누구의 짓일까요... 아마도 어느 고양이과의 덩치큰 녀석들과,
그 찌꺼기를 받아먹는 녀석들의 합작;;이겠지요.

드디어, 동물의 왕이라는 사자--
이 녀석들을 볼 순간입니다.

암사자가 누와 얼룩말떼를 향해 처어어언처언히, 다가가요.


이렇게... 가까이갈수록 몸을 더 낮춰서, 보이지 않게 만들더군요.
그런데 사냥하는 장면은 결국 못 보고 돌아서야했어요.
날이 어두워졌고, 사자들의 사냥을 방해하면 안 되니깐... (얘네도 먹고 살아야지요)

그래서 하룻밤 지내고, 얘네들이 사냥을 해서 먹고 있는! 모습을 다시 보러갔습니다.
(남 먹는거 보고있는게 젤 추잡한 짓이라는데;;)


버팔로의 시신... ㅠ.ㅠ


소화가 덜 된 풀들이 그대로 배 밖으로;;


벌써 포식을 끝내고 양지바른 곳에 누워있는 넘들.



나무둥치밑 흙더미에 뚫린 구멍들은 가족끼리 단란하게 모여 사는 자칼의 집이다. 하이에나 같은 야행성 동물들은 날이 더 어두워져야 활동을 시작한다. 얼핏 보기에 키작은 풀들과 관목들로 가득한 마사이마라는 평화 그 자체였다. 초원 사이사이 하얗게 드러나있는 동물의 뼈들만이 이곳이 포식자와 피식자 간 피튀기는 생존의 대결이 펼쳐지는 냉혹한 전장임을 상기시켰다. 푸른 풀밭 위 갈빗대 모양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들소의 유골은 기괴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한국의 놀이공원들이 롤러코스터 따위 놀이기구들을 묶어 `빅5' 티켓을 팔곤 하는데, 빅5는 아프리카의 게임드라이브(Game Drive·사파리관광)에서 나온 말이다. 코끼리, 코뿔소, 버팔로(물소), 사자, 표범을 가리켜 아프리카 사람들은 빅5라 부른다. 게임드라이브 안을 돌아다니는 레인저(안내원)들은 무전기까지 동원해 서로들 정보를 주고받는다. 빅5의 출현에 맞춰 `물을 먹지' 않으려면 기민해야 한다. 레인저 차량들이 많이 모여 있다 싶은 곳엔 빅5 중의 하나가 있다. 코끼리나 코뿔소 같은 동물들은 언제나 인기이지만, 뭐니뭐니해도 관광객들이 가장 환호하는 것은 사자다. 저녁이 되어 어둑어둑해지자 드디어 사자가 떴다! 공원 안을 돌아다니던 레인저와 관광객들이 속속 모여들고, 그 사이로 포위되듯 사자 가족이 보였다. 사자들의 사냥이 시작되고 있었다.
숫사자는 사냥을 하지 않는다. 먹이를 구해오는 것은 암놈들의 몫이다. `동물의 왕'이라는 표현 그대로, 사자는 사자였다. 누와 얼룩말떼가 몰려있는 곳 가까이로 암사자들이 몸을 낮춰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 초원엔 긴장이 감돌았다. 배를 땅에 끌듯 몸을 낮춰 얼룩말떼에게서 5m 떨어진 곳까지 암사자가 접근했을 때 관광객들은 아쉽게도 차를 돌려 공원을 나와야 했지만 다음날 새벽, 처참함이 가시지 않은 사자들의 포식 현장을 둘러볼 수 있었다.


마사이마라의 롯지.

마사이마라를 찾는 관광객들이 묵는 곳은 소파 롯지(호텔). 아프리카풍 강렬한 원색과 문양들로 가득찬 초가지붕 모양의 호텔이다. 근처에 발전소가 없어 자가발전을 해야하는 탓에, 밤이 되면 객실 문만 나서도 칠흙같은 어둠이었다. 야간 경비를 서던 호텔 직원은 "가끔씩 가젤이나 얼룩말이 객실 옆 수풀에까지 내려오고 사자들이 따라오는 경우가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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