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백한 말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19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신영희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창백한 말, 이라고 해서 처음엔 무슨소리인가 했다.

 

"And when He had opened the 'FOURTH SEAL,' I heard the voice of the 'Fourth Beast' say, Come. And I looked, and behold a PALE HORSE: and his name that sat on him was DEATH, and HELL (Hades) followed with him. And power was given unto them over the fourth part of the earth, to kill with SWORD, and with HUNGER, and with DEATH, and with the BEASTS OF THE EARTH."

 

네 번째 봉인, 창백한 말을 타고 찾아오는 ‘죽음’. 아니나 다를까... 이건 또 윌리엄 블레이크다. 나는 벡신스키, 블레이크, 오키프, 보슈, 이런 식의 우울음침엽기적인 그림들하고는 정말이지 코드가 맞지 않는데 어째 ‘창백한 말’ 듣는 순간부터 블레이크스럽다 싶었던 것을 보면, 언젠가 아마도 이 그림을 본 적이 있었던 듯.


애거서 크리스티의 ‘창백한 말’은 블레이크의 ‘창백한 말을 탄 죽음’과는 좀 색채가 다르긴 하다. 적어도 크리스티의 소설인 이상, 바이블이나 몽상이 아닌 논리적인 결론이 나올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랄까. 소설은 꽤 재미있었다.
어두침침한 영국, 안개 사이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 주술의 메시지들과 결합된 다소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 의문이 계속 커졌다가 한번에 풀려버리는데 나는 이번에도 범인을 잡지 못했다;; 탐정 노릇은 죽어도 못 하겠지만, 덕택에 크리스티의 추리소설들을 줄줄이 재미나게 읽었으니 추리 재능 없는 것이 별로 아쉽지는 않다. 결론 부분이 다른 작품들보다 몇% 정도 더 허망했다는 것이 불만이라면 불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