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야와 벨라스케스의 작품을 만끽하자

프라도 미술관 - 세계 미술관 기행 3
다니엘라 타라브라 지음, 김현숙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4월

프라도미술관. 생소한 미술관이다. 하기야 다른 미술관도 마찬가지 이지만 말이다. 프라도미술관은 스페인의 마드리드에 위치해 있다. 미술관의 역사만큼이나 오랜 작품들이 수집 전시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프라도미술관이 현재까지 잘 운영되어있고, 국립미술관으로서의 구실을 하고 있는데에는 선대 왕들의 남다른 그림에 대한 사랑과 애정때문이었었다. 무수한 회화작품을 수집하기위해 국고는 바닥이 날 정도였다고 하니 그 수집열이 느껴지는 듯 싶다.

세계 미술관 기행 시리즈인 프라도미술관은 다섯번째로 본 책이다. 앞서 본 '반고흐미술관', '내셔널박물관', '오르세미술관',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보다는 그 흥미가 반감되는 느낌을 받았다. 아무래도 그림의 대부분이 신화와 예수와 관련되어서가 아닌가 싶었다. 정교하고 섬세한 그림은 마치 사진을 방불케해서 좋았지만, 그림에서 느낄 수 있는 정취는 와 닿지를 않았다. 그림 하나하나에 담겨진 신화적 이야기와 숨겨진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림을 보는 혜안은 높아질 듯 싶다. 하긴 벌써 5번째 미술관 시리즈를 읽고 있으니 조금은 격이 높아져야 하지 않을까.

지난주에 양재에서 전시하고 있는 오르세미술관을 다녀왔다. 사실은 반고흐작품을 보고싶어 갔지만 달랑 두점의 그림만 그것도 한점은 별로 유명하지도 않은 그림이 함께 전시되어 있어 '아를의 고흐의 방'만 보고 온 셈이 되었다. 고흐의 그림을 한 30분간 멍하니 쳐다보았다. 너무도 멋진 그림에 매료되어 말이다. 프라도미술관에는 이처럼 나의 시선을 사로잡는 작품은 보이질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몇몇 내가 알고 있는 작가의 그림이 많이 수집되어 있다는 정도.

프라도미술관은 프란시스코 고야와 디에고 벨라스케스를 위한 미술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고야의 작품과 벨라스케스의 작품이 많이 수집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거나와, 이 책 '프라도미술관'에서도 그들 둘의 작품을 풍부하게 감상할 수 있기때문이다. 표지의 어린소녀의 사진도 바로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이라는 작품의 일부분이다. 고야의 자화상과 마야시리즈 두편을 비롯하여 모두 8편의 고야작품과, 브레다함락을 포함하여 7편의 벨라스케스 작품이 이 책에 수록 되어 있다. 그 외에도 티치아노와 엘 그레코의 작품도 5-6점 정도씩 감상할 수가 있다.

현재는 넘쳐나는 작품들로 인해 확장중에 있다고 한다. 프라도국립미술관에 소장되어 잇는 수천점의 회화작품과, 조각작품, 그외에 수집품들을 볼 수 있을 기회가 나에게 생기기는 힘들 것이다. 그런면에서 세계미술관기행시리즈 '프라도미술관'은 책으로나마 만나 볼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 되었던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