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 김씨의 나무 작업실
김진송 지음 / 시골생활(도솔)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목수 김씨의 나무작업실'이라기에 무슨 공예품이라도 만드는 소위 말해 DIY(Do It Yourself) 책자라도 되는 줄 알았다. 게다가 목수라는 말에 조금은 흥미가 반감됐다. 나에게 있어 목수의 개념은 그냥 하찮은 직업거리로 인지되어 있기 때문이었으리라. 어릴적 동네어귀에 좁은 공간에 나무 톱밥이 날리고 끌이먀, 대패며, 망치며, 못 등이 더저분이 널려있는 우리들의 놀이터 이자 장난칠만한 좋은 공간으로 각인되어 있어, 이 책은 그냥 생각있는 목수 한 양반이 책을 냈구먼 하는 정도였다.

저자소개를 보고 약간은 의외였다. 앞서 말했듯이 목수하면 그저 못질이나 하는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책도 내고 이 일을 시작한지 그닥 오래되지도 않았으며, 그럼에도 저자는 스스로를 목수라고 서슴없이 말하는데에 약간의 호기심이 발동했다. 처음 나무들이야기를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이야기속에 들어가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참으로 이야기를 쉽게 쓴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의 이야기를 어떠한 미사여구나 화려한 문장을 곁들이지 않고도 읽기편한 글을 쏟아내고 있는 듯 했다. 마치 자신이 만든 목물처럼 말이다.

게다가 이야기와 함께 저자가 만든 목물들의 사진도 곁들이니 읽는재미와 함께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저자가 만든 작품은 하나같이 편하고, 예전 시골에서 봤던 듯하고 고향의 정취가 물씬 풍겨나는 듯 해서 더욱 좋았다. 나무 마다 마다의 특징과 얽힌 사연 그리고 나무를 대할때의 느꼈던 감정등도 그대로 전해오는 듯 싶어 가슴이 훈훈해 짐을 느낄 수 있었다.

한페이지 한페이지 이야기와 저자가 만들어 놓은 목물을 구경하다보니 문득 갖고 싶은 작품이 생겼다. "책의 바다에 빠져들다"라는 작품인데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이 책에 파묻혀 책만 하늘 놓이 들고 있는 작품인데 아이디어와 책이라는 소재가 마음에 들었다. 사람과 자연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나무이야기 책. '목수 김씨의 나무작업실' 한번에 단숨에 읽기보다는 두고 두고 읽고 싶어지는 책이다. 책의 말미에 수록되어 있는 저자의 작품집. 활짝 펼쳐놓아 보니 소박한 저자의 느낌이 그대로 전해오는 듯 싶었다. 오랫만에 고향에 다녀온듯 푸근한 책 한권 읽은 것 같이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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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6-19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무척 읽고싶어지네요. 자신의 목물처럼 쉽고 자연스럽게 쓰인 문장들,
그런게 최고의 경지라고 생각하는데 목수로서 그런 글을 구사한다는 점이 예사롭지
않아 보여요. 이 분의 다른 책을 본 적이 집에 있었는데 제목이 생각나지 않네요.

2007-06-19 13: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6-19 14: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7-04 17: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7-04 19:2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