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설 다우리(J. Searle Dawley) 감독의 1910년 작 <프랑켄슈타인>은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을 각색한 최초의 영화이다. 무성영화에 10분 남짓한 상영시간으로 원작의 내용은 대폭 수정되었는데(그 때문인지 영화 처음에 “셸리 여사의 소설을 자유롭게 각색”했다고 명시했다), 원작에서 차용한 부분 중 절반 이상이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을 창조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영화는 총 9개의 신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신을 설명하는 자막은 다음과 같다.

 

#1 프랑켄슈타인이 대학으로 떠난다.

#2 2년 후 프랑켄슈타인은 생명의 신비를 알아냈다.

#3 실험 직전.

#4 완전한 인간 대신에, 프랑켄슈타인의 마음 속 악마가 괴물을 만든다.

#5 프랑켄슈타인은 그가 만든 무시무시한 피조물의 광경에 끔찍한 충격을 받는다.

#6 귀향.

#7 프랑켄슈타인이 만든 피조물이 나타나고 처음으로 그 자신을 본 괴물은 창조주의 애인을 질투한다.

#8 결혼식 밤, 프랑켄슈타인의 착한 심성이 발휘되기 시작한다.

#9 사악한 마음의 피조물은 사랑에 압도당하여 사라진다.

 

   이 중 프랑켄슈타인의 창조 과정이 흥미로운데, 과학적인 방법이 아니라 (마치 마녀처럼) 마법으로 ‘괴물’을 창조해낸다는 점이다. 이것은 프랑켄슈타인이 창조가 과학이 아닌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사악한 의도’로 ‘생명’을 창조해낸다는 것은 악한 행위를 설명하는 영화적 표현이기도 하다.

   워낙 짧은 시간에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탓에 프랑켄슈타인과 괴물과의 갈등이 단순해진 점은 있지만, 재치 있는 반전으로 영화를 마무리한 점, 그리고 ‘처음으로’ 프랑켄슈타인이 만든 ‘피조물’의 모습을 스크린에 탄생시켰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언급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2014년 3월 13일 유튜브에서 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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