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 금각은 촌리村里에서 크게 난동을 부리고 오공은 소택沼澤에서 배를 띄우다


p.384

“애송이! 그 봉 가지러 오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내 아우의 한을 느껴봐라!”


   드디어 원한에 사무친 금각대왕과 존재의 이유를 잃어버린 손오공의 싸움이 시작된다. 이 싸움은 『서유기』에서도 신명나게 묘사했다.


金箍棒與七星劍,對撞霞光如閃電。悠悠冷氣逼人寒,蕩蕩昏雲遮嶺堰。那個皆因手足情,些兒不放善;這個只為取經僧,毫釐不容緩。兩家各恨一般仇,二處每懷生怒怨。只殺得天昏地暗鬼神驚,日淡煙濃龍虎戰。這個咬牙剉玉釘,那個怒目飛金焰。一來一往逞英雄,不住翻騰棒與劍。

   금고봉과 칠성검이 맞닥뜨리니, 하늘의 노을빛이 번개처럼 번득이고,

   유연히 감도는 싸늘한 기운은 사람을 핍박하여 오싹오싹 떨게 만든다.

   질탕하게 어두운 먹구름장은, 고갯마루 언덕을 가려놓는다.

   저편은 형제간의 정리를 잊지 못하여 조금도 만만한 기색을 보이지 않고,

   이편은 오로지 경을 얻으러 가는 스님을 위하여 추호도 기세를 늦추지 않는다.

   쌍방에 저마다 원한이 똑같으니, 어느 쪽에나 노여움과 증오를 품고 있다.

   살기 찬 함성에 천지가 어두워져 귀신을 놀래게 만들고,

   옅은 햇볕 짙은 연기 속에 용호상박(龍虎相搏)의 결전이 거듭된다.

   이편에서 어금니를 악물고 백옥 같은 이빨을 갈아붙이면,

   저편에서 성난 두 눈 부릅뜨고 금빛 불꽃을 날려 보낸다.

   주거니 받거니 일진일퇴, 영웅호걸의 본색을 뽐내고,

   엎치락뒤치락 찌르고 후려치는 몽둥이질과 칼부림이 쉴 새가 없구나.



p.397

“저게 보살님이신가?”


p.400

“배... 배, 백니강에서 보살님이... 아니, 아니지. 커다란 마귀와 작은 마귀가 결투를 하고 있어!”


   한 노인의 실언으로, 마치 농담처럼 이야기했지만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모로호시 다이지로는 『요원전』에서 손오공을 불법(佛法)과 관련한 관세음보살, 제석천(帝釋天), 미륵보살(彌勒菩薩)과 연관을 시키는데, 이는 『요원전』의 비밀을 살포시 드러내는 것일 수도 있다. 이는 독자들이, 손오공이 『서유기』에서, 삼장법사를 받들어 중국으로 경을 가지고 가는 것에 성공해 투전불승이 되는 것처럼, 『요원전』에서는 무지기의 사슬을 끊어 지살이 천강이 되도록 투전승자가 되는 것이 목적인 것으로 알았으나, 어쩌면 그 목적이 불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갖게 하는 것이다. 만일 손오공이 관세음보살의 현신(現身)이라면, 제석천의 현신이라면, 미륵보살의 현신이라면, 이 이야기는 어떻게 매듭지어질 것인가? 『요원전』에서 이 ‘중풍걸린 양가네 영감’이 이야기한 이 헛소리는 스치기엔 너무 큰 의미를 담고 있다.

   더 자세히 이야기하고 싶지만, 많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아서 여기서는 간단히 언급만 하고, 자세한 사항은 『요원전』36회, 현장이 꿈을 꾸는 장면에서 이야기하기로 한다.



p.412

소택(沼澤)


   21회 제목에서 언급된 소택은 장소의 명칭이 아니라 ‘늪과 못을 아울러 이르는’ 보통명사이다.



p.423

인물관계도

‘은각銀角’ 밑에 ‘당고조唐高祖 이연李淵’ 추가

‘용아녀龍兒女’ 옆에 ‘호마虎媽’, ‘녹저鹿姐’ 추가


수말당초 대란도

‘장안(長安)’과 ‘낙양(洛陽)’ 사이 선 밑에 ‘광통거(廣通渠)’ 추가


※ 삼문협三門峽은 창장[長江, 陽長江]에 있기 때문에 삭제해야 하지만, 밑에 화과산과 쌍차령을 표시한 것으로 보아 실제 중국 지도가 아니라 『요원전』에 특화된 것으로 감안, 그대로 두는 게 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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