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67

제8회 - 양웅兩雄은 설원에서 당병과 싸우고 여협女俠은 누이에게 자비를 베풀다


   양웅은 ‘두 사람의 영웅(英雄)’을 뜻하며, 여기서는 손오공과 홍해아를 가리킨다. 『사기』권97「역생육가열전(酈生陸賈列傳)」을 보면, ‘양웅불구립(且兩雄不俱立)’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그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초(楚)와 한(漢)이 대립하고 있을 당시, 항우(項羽)의 공격으로 유방(劉邦)은 싸움을 피하기 위해 성고의 동쪽 지역을 항우에게 내주려고 했다. 그러자 모사(謀士) 역이기(酈食其)가 유방에게 간하기를 “두 영웅은 함께 존립할 수 없습니다.[且兩雄不俱立] 초나라와 한나라가 오랫동안 대적하면서도 결판을 내지 못한다면 백상들은 큰 혼란에 빠질 것입니다.”

   역사가 이야기했듯이 이후 ‘양웅불구립(且兩雄不俱立)’은 ‘반드시 어느 한 쪽이 쓰러질 때까지 다투게 되어 있다는 뜻’으로 쓰인다. 손오공과 홍해아를 양웅으로 일컬은 것은, 이들 둘의 운명을 나타내는 신탁과도 같은 말이 됐다.



p.269

“저 사람은 좌복야 범원范願... 상주가 당에게 함락됐단 말인가?”


   『자치통감』권190에 “(3월) 임진일(11일)에 유흑달은 고아현을 좌복야로 삼아서 군중에서 성대한 연회를 열었다.”, “유흑달은 범원 등 200여 기병과 돌궐로 도망하여서 산동이 모두 평정되었다.”는 기록으로 보아 『요원전』에서 다루는 역사는 실제 역사와 맞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역사와 관련한 사건과 인물들이 『요원전』에 등장할 때,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단, 디테일한 면에서는 작가의 창작이 들어갔지만, 큰 바탕은 실제 사료에서 취한 것인만큼 주의를 가하면서 행간을 읽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서두에서 밝혔듯이, 이 이야기의 원전은 역사서가 아니라 『대당삼장취경시화』이기 때문이다.



p.290

“먹어치우는 거야! 이런 기근에 달리 먹을 게 없잖아. 저 여자는 식용으로 팔렸단 말이지!”


   『구당서(舊唐書)』「태종본기(太宗本紀)」에 “이해(627년)에 관중(關中)이 굶주렸다. 남녀를 사고파는 자까지 나타났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상기후로 인한 심한 가뭄이 들었다고 한다. 진순신은 “남녀를 매매한 것은 잡아먹기 위해서”고, “단순한 기근이 아니라 소름끼치도록 혹심한 재앙”이라고 이때의 상황을 묘사했다.

   『자치통감』권192에도 이런 상황이 기록되어 있다. “(628년) 여름, 4월 기묘일(3일)에 조서를 내렸다. 「수(隋) 말기에 혼란하여 흩어졌고 이로 인하여 기근이 들어서 해골이 드러나서 들판에 가득하며 사람의 마음과 눈을 다치게 하였으니 의당 당지에 있는 각 관사(官司)에서 거두어 묻어주라.」”

   그러니까 굳이 기근 때문이 아니더라도, 수당 교체기에 끊임없이 일어난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갔고, 농사를 지을 인력도 부족, 결국 서로 잡아먹었다는 이야기를 순화시켜 기록한 것이다. 이렇게 기근과 전쟁으로 인한 식인에 대한 역사 시록은 중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는데, 인간에게 있어서 인성을 빼면 뭐가 남는지에 대한 처절한 기록일 수도 있겠다.



p.293

“아니, 용아녀龍兒女잖아!”


   7회에 등장해서 20회에 퇴장할 때까지 강력한 여성상을 보여주는 캐릭터다. 처음에는 제천대성의 칭호를 물려받은 손오공을 질투하지만, 결국 질투심을 버리고 손오공에게 제천대성의 힘을 이끌어준다. 모로호시 다이지로는 용아녀의 캐릭터를 『아녀영웅전(兒女英雄傳)』의 하옥봉(何玉鳳)의 캐릭터에서 따왔다고 했는데, 별다른 접점이 보이지 않다가 18회에 이르러서야 그 이유를 알려준다. (자세한 것은 차후에)



p.293

“둘 다 배다른 언니야. 위쪽은 호마虎媽 언니, 아래쪽은 녹저鹿姐 언니. 내가 집에서 나와 산에 들어간 뒤로는 거의 본 적도 없긴 하지만...”


   『요원전』에 등장하는 호마・녹저 자매는 『서유기』 44회~46회에 등장하는 호력대선(虎力大仙)과 녹력대선(鹿力大仙)에서 차용한 듯하다. 『서유기』에 등장하는 호력・녹력・양력대선(羊力大仙)은 삼장법사 일행과 법력 대결을 벌이다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는데 『요원전』의 호마・녹저 자매 역시 경우는 다르지만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다.

   『서유기』에는 유독 세 명씩 짝을 이루어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24회의 진진(眞眞)・애애(愛愛)・연연(憐憐), 26회의 수성(壽星)・복성(福星)・녹성(祿星), 29회의 보상국(寶象國)의 세 공주, 44회에서 호력・녹력・양력대선을 비롯 원시천존(元始天尊)・영보도군(靈寶道君)・태상노군(太上老君)의 세 신상, 74회의 사타동(獅駝洞)의 청모사자(靑毛獅子)・황아노상(黃牙老象)・대붕조(大鵬鵰), 91회의 현영동(玄英洞)의 벽한대왕(辟寒大王)・벽서대왕(辟暑大王)・벽진대왕(辟塵大王)이 그런 경우이다.



p.296

“평정산平頂山!”


   『서유기』에서 평정산 연화동(蓮花洞)은 금각대왕(金角大王)과 은각대왕(銀角大王)이 거처하는 곳이다. 앞으로 이들이 등장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용아녀・손오공・금각・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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