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에 눌렸다. 누군가 나를 찾아왔었는데, 그 사람이 귀신임을 알게 된 순간 잠에서 깨어났는데, 가위에 눌린 암담한 상황. 힘들게 깨어났는데 속이 좋지 않아 화장실에서 게워냈다. 피가 묻어나오는 것을 보고 조금 겁이 났다. 그러고보니 건강검진 받은지도 3년이 넘은 것 같다. 두 시간여를 뒤척이다 알람 소리에 놀라 깼다. 알람을 끄는데 어지러워 다시 누웠다. 6시 30분이 되어서야 숙면을 취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밤새 눈이 내렸는지, 세상이 또 하얗다. 내가 사는 곳은 산 중턱이라, 눈이 내리면 낭만보다는 걱정부터 앞선다. 내일은 또 어떻게 내려가고 올라와야할지. 내일쯤이면 대충 길이 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나른함, 권태감, 그리고 패배감이 나를 감싸고 있다. 아직 해결해야 할 일들이 있기에 억지로 몸을 추스린다. 팽팽했던 긴장의 끈이 풀리면, 그걸 다시 제 자리로 돌려놓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은 경험으로 알고 있다. 전력을 다하면 안 되는데, 결국 그렇게 소진해버렸다.
떡국을 먹었다. 집사람이 끓여줬는데, 맛있었다. 하지만 속이 좋지 않아 조금만 먹었다. 저녁에는 죽을 끓여줘서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