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인도에서 결혼식을 치뤘다. 난생 처음 가보는 인도에서, 난생 처음 겪어보는 인도 전통 혼례.
보통 인도에서는 5일에서 7일간 혼례를 치룬다고 한다. 식은 신부가 주관하며 지참금을 포함해 어마어마한 돈이 든다고 한다. 하지만, 동생은 종교가 다르고(인도인들은 인종이 다른 것에는 관대한 듯 하나, 대신 종교가 다르면, 결혼하기가 쉽지 않다) 예식도 한국에서 치를 것이기에, (굉장히) 약식으로 치뤘다. 그래도 새벽 6시부터 밤 10시까지 치루는 결혼식은 1시간 결혼에 익숙한 우리 가족들에게는 정말로 벅찬 경험이었다.

신랑 이름과 신부 이름이 써있다. 결혼식은 6월 20일, 월요일, 기도원(사원)에 행했는데, 인도는 평일 결혼이 일반적인 것 같았다.


식장에 들어가기 전에 이런 그림이 그려져 있었는데, 인도에서는 매일 아침마다 집 앞에 이런 그림을 "직접" 그린다고 한다. 가정의 평화를 기원하는 일종의 기복신앙 같은 건데, 식장 앞에도 이런 정성스런 그림을 보니까 왠지 마음이 짠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식장에 도착한 시간은 거의 오전 7시 경이었는데, 이미 의식이 행해지고 있었다. 가운데 앉아 있는 분이 식을 진행하셨는데, 정확한 표현을 "듣기는 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기독교식으로 표현하자면 목사님정도? 그 옆에 꽃목걸이(이것도 표현을 잊어버렸다)를 걸고 있는 사람이 신랑, 동생의 남편이(된 사람이)다.




이렇게 복잡하고 긴 의식이 3시간 정도 행해지고, 아침 식사를 하고 온 후 2부 예식이 행해지는데, 이 경우에는 야외에서 행해진다. 예배당에서 신부의 오빠가 신부에게 꽃을 걸어주고 손을 잡고 야외로 인도하면 신랑이 신부를 맞이한다. 그리고 주변의 사람들이 신랑과 신부를 번갈아가며 들어주고 꽃그네에 앉은 후 또 여러 의식이 행해진다.



그 와중에 주변에서 결혼을 축하하는 노래를 부르는데, 가수를 섭외하는 게 아니라, 주변의 친지들이 마이크를 들고 신랑신부를 축복해준다.

야외 행사가 끝나면 바로 또 안에서 의식이 시작된다. 신부가 아버지 무릎에 앉아 있으면, 신랑이 다가와 신부를 데려간다. 신부는 웃고 있는데, 아버지 눈빛은 참으로 심란해보인다.


축복하는 의미로 친지들(정확히는 신랑보다 손윗사람들)이 결혼을 축복하는 의미로 곡식을 던진다. 그러면 신랑은 저런 자세로 곡식을 받는다. 우리의 전통 혼례에서 폐백과 거의 흡사하다.

이렇게 불 앞에 절을 드리면서 전통 혼례는 끝이 났다. 물론 아직 끝은 아니지만.

어찌됐든 행복하게 잘 살아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