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N PEAKS〉
        시즌 2 
        에피소드 22 (30)
        타이틀 Beyond Life and Death
        각본 Mark Frost & Harley Peyton & Robert Engels
        감독 David Lynch
        방영일 1991
년 6월 10일 
 

 

1. 이야기  

미스 트윈 픽스 대회의 여왕인 애니 블랙번을 납치한 윈덤 얼은 검정 오두막으로 들어간다. 앤디의 도움으로 위치를 알아낸 데일 쿠퍼는 검정 오두막으로 들어간다. 해리 트루먼 보안관과 앤디 브래넌 보안관보는 입구에서 데일을 기다린다.  

머리에 큰 충격을 받은 네이딘 헐리는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벤자민 혼은 다나 헤이워드를 만나기 위해 해이워드 집에 간다. 그 곳에서 윌 헤이워드는 벤자민을 향해 폭력을 행사하고 벤은 쓰러진다. 바비 브릭스와 셜리 존슨은 다시 시즌 초반(파일럿)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다. 오드리 혼은 유령숲 개발을 막기 위해 은행 금고에서 자신의 몸을 쇠사슬로 묶고 시민 불복종 운동을 벌인다. 그 자리에 앤드류 패커드와 피트 마르텔이 캐서린 몰래 토마스 에크하르트의 열쇠를 가지고 금고에 도착한다. 에크하르트의 금고를 열자 은행이 폭발한다.  

검정 오두막에서 데일은 애니와 캐롤라인을 만난다. 윈덤 얼이 나타나 데일의 영혼을 요구한다. 데일은 애니를 바깥세상으로 돌려보내는 조건에 수락한다. 윈덤이 데일의 영혼을 가져가려는 순간, 살인마 밥이 나타나 윈덤의 영혼을 취한다. 검정 오두막을 나가려는 데일에게 무언가가 다가오고 데일은 도망간다.  

해리와 앤디가 쓰러져있는 데일과 애니를 발견한다. 호텔에서 데일이 깨어나고 화장실에 간다. 화장실 유리 너머에 살인마 밥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데일은 미친 듯이 웃는다.  

 

 

 

2. 긴장관계  

시즌 초반, 이 위대한 시리즈를 만든(create) 마크 프로스트와 데이빗 린치는 공동 작업으로 이야기의 틀을 세웠다. 그러던 어느 순간부터, 데이빗은 이야기 진행은 마크 프로스트를 위시한 일련의 작가들에게 거의 전권을 맡기다시피 했다. 문제는 이들이 시리즈를 거의 방치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발생했다. 살인마 밥의 정체가 드러나기 전까지는 드라마 자체에 통일성이 있었던 반면, 그 이후(시즌 2, 10번째 에피소드부터)부터는 지금까지의 드라마와는 다른 설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송중단 사태와 다시 재방영이 결정되는 일련의 상황을 겪은 후에, 마크 프로스트와 데이빗 린치는 다시 이 드라마에 복귀했다. 문제는 이 둘이 공동 작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무슨 이유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마크 프로스트는 지금까지 힘들게 작업을 했던 작업들과 남은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했고, 데이빗 린치는 사운드 편집과 드라마 제작에도 일정부분 개입을 했다. (시즌 2, 10~19 에피소드와, 20~22 에피소드는 같은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물리적, 감상적인 차이가 난다. 이것은 확실히 데이빗의 의중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결과라 볼 수 있다.)  

마크 프로스트를 위시한 작가들의 스크립트는 로라 파머의 죽음과는 다른, 전혀 다른 이야기를 만든 반면, 데이빗 린치는 그 모든 것을 로라 파머의 죽음과 관련한 것으로 돌이키려 했다. 이런 이상한 긴장관계가 폭발한 것이 데이빗 린치 자신이 감독한 마지막 에피소드였다.  

 

 

 

3. 검정 오두막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작가들과 가장 큰 반목을 샀던 부분은 검정 오두막 부분이다. 데이빗은 작가들이 묘사한 검정 오두막 부분을 완전히 무시하고 새로 찍었다. 데이빗은 인터뷰에서 “작가들이 검정 오두막에 대해 완전히 잘못된 콘셉트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바로 잡”았을 뿐이라 했지만, 원래의 묘사와 완전히 동떨어진 것은 틀림없다. 작가들이 스크립트에 묘사한 검정 오두막 장면을 줄여보면 이렇다.  

윈덤 얼은 애니 블랙번을 데리고 검정 오두막에 들어가려 한다. 애니가 윈덤을 뿌리치고 도망가고 윈덤이 그 뒤를 쫓는다. 데일이 애니를 발견하지만, 애니는 윈덤에게 잡히고 검정 오두막으로 끌려 들어간다. 애니의 모습이 사라지기 전에 데일이 애니의 손을 잡는다. 그리고 같이 사라진다. 뒤따라온 해리 보안관이 그 모습을 망연자실하게 쳐다본다.  

데일이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 길가의 모텔이다. 모텔에 들어가니 데일의 아버지가 프론트를 지키고 있다. 데일이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니 어린애가 되어 있다. 아버지가 데일에게 조심하라고 한다.  

다시 정신을 차려보니 그레이트 노던 호텔이다. 평소와는 다르게 어둡다. 객실 문을 여니 애니가 자기 자신과 누워있다. 애니는 자신이 캐롤라인이라고 말하며, 자기를 죽인 남자의 얼굴을 봤다고 한다.  

윈덤이 나타나 데일에게 제안을 한다. 애니를 살려 줄테니 자신의 실험대상이 되라고 한다. 데일이 수락하자, 다른 객실 문이 열린다. 치과의사 같은 사람이 데일을 수술대에 누인다. 얼굴이 가려있어서 잘 모르겠지만, 목소리는 살인마 밥의 목소리다. 그는 데일의 좋은 영혼만을 추출하겠다고 이야기한다. 해리가 숲에 쓰러져있는 애니와 데일을 발견한다.  

그렇다면 데이빗 린치가 묘사한 검정 오두막은 어떤가? 아직 보지 않으셨다면, 꼭 직접 확인하시길! 이것은 어설픈 글로 묘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온전히 경험해야할 장면이다. 조금 이야기를 하자면, 데이빗이 묘사한 검정 오두막은 데일이 꿈에서 본 빨간방과 거의 같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는 그동안 잊고 있었던 모든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 이 경험은 정말로 무시무시하다. 

 

 

 

4. 이것은 로라 파머에 관한 이야기다.  

마크 프로스트는 이번 마지막 회의 결말을 클리프행어로 남겨놓았다. 그랬던 이유는 간단하다. 그는 <트윈 픽스>의 세 번째 시즌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실제로 그는 시즌 3의 이야기를 어느 정도 기획하고 있었다. 그가 말하는 세 번째 시즌은 “인간 악(惡)의 깊은 심연을 다룰 것”이라 했었다. 확실히 그가 남긴 클리프행어들은 모두 최악의 상황만을 남겨놓고 있다.   

 

네이딘 헐리가 제정신으로 돌아온 것은 빅 에드와 노마 제닝스, 그리고 마이크 넬슨 모두를 지옥에 빠뜨리는 것이다. 집안의 모든 치부를 알아버린 해이워드 가(家)는 어떻게 될 것인가? 벤자민 혼의 운명은? 앤드류 패커드와 피트 마르텔 그리고 오드리 혼은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른다. 그리고 악(惡)만 남은 데일 쿠퍼의 행보는? 시즌 1의 마지막 에피소드처럼, 시즌 2의 마지막 에피소드는 정말 궁금한 것만 남아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데이빗 린치가 바꾸었다.   

 

데이빗 린치는 이 결말을 물음표로 남긴 것이 아니라, 마침표로 남겼다. 그가 연출한 클리프행어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기보다는 공포와 탄식을 불러일으킨다. 지금 상황으로도 끔찍한 이 결말의 뒷부분을 우리는 별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아마도 이것은 데이빗 린치의 의도가 분명하다. 그는 새로운 트윈 픽스의 이야기 대신, 이 엇나간 이야기들을 모두 로라 파머에 대한 이야기로 묶어두고 싶어 했다. 그는 스크립트에 묘사되어 있지 않은, 시즌 1에서 불길함을 불러일으켰던 모든 요소를 이번 회에 한데 모아 그려냈다.  

결국, 이야기는 여기서 갈렸다. 마크 프로스트는 <트윈 픽스>를 “트윈 픽스에 사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라 여겼다. 그러나 데이빗 린치는 “로라 파머에 관한 이야기”라 여겼다. 그리고 마지막 회를 본 우리들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 이 30부작 드라마는, (살아있는) 로라 파머는 단 한 번도 출연하지 않은, 로라 파머에 관한 이야기였다.  

 

 

 

5. 그리고 1년 뒤 

1992년, 데이빗 린치는 극장판 <트윈 픽스>를 제작한다. 이 이야기는 (놀랍게도) 로라 파머가 죽기 전 1주일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미 다 결말을 알고 있는 이야기에 데이빗 린치는 왜 끌렸던 것이었을까? 버리듯이 내쳤던 이 시리즈를 왜 그는 다시 돌아보게 된 것일까?  

 

  

 

6. 덧붙임  

a. 대부분 사실에 기초하여 썼고, 개개의 세부사항은 사실에 부합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사실의 전후부분이 바뀐 경우도 있습니다.  

b. 콘텐츠 중 캡처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해당 저작권사에게 있습니다.  

c. References
- 『Lynch on Lynch, Revised Edition』 크리스 로들리, Faber & Faber
- 『데이빗 린치의 빨간방』 데이빗 린치, 곽한주 옮김, 그책
- 『TWIN PEAKS #2.022』 스크립트, 1st Revision
- 〈Twin Peaks: Definite Gold Box Edition〉 Lynch/Frost Productions, CBS DVD, Paramount Home Entertainment
-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
- IMDB http://www.imd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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