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N PEAKS〉
        시즌 2 
        에피소드 17 (25)
        타이틀 Wounds and Scars
        각본 Barry Pullman
        감독 James Foley
        방영일 1991
년 3월 28일 
 

  

 

1. 이야기  

해리 트루먼 보안관은 조시 패커드의 죽음에 대한 충격과 상실감으로 자포자기한 상태로 지낸다. 그런 그에게 토마스 에크하르트의 비서인 존스가 몰래 찾아온다.  

존스는 캐서린 마르텔을 찾아가 토마스 에크하르트의 상자를 건네준다. 벤자민 혼은 환경 보호를 내세워 캐서린 마르텔의 유령숲 사업을 막으려 한다.  

윈덤 얼은 데일과의 체스 게임에 누군가가 개입했다는 사실을 알고 분개한다. 그는 방법을 달리할 계획을 짠다.  

미스 트윈 픽스 대회가 올해도 열릴 예정이다. 노마 제닝스의 동생인 애니 블랙번이 트윈 픽스에 온다. 데일 쿠퍼는 그녀에게 끌리기 시작한다.  

 

 

 

2. COOP  

ABC의 성의 없는 태도와 시청자들의 관심 저하로 인해, <트윈 픽스>는 그렇게 불명예스럽게 사라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ABC가 간과하고 있었던 사실이 있었으니, 바로 드라마의 열혈 시청자들이었다.  

<트윈 픽스>의 방영이 중단되자, 이들은 드라마의 방영 중단을 철회하라는 편지 보내기 캠페인을 벌였다. 이들은 자신들을 COOP(Citizens Opposed to the Offing of Peaks)이라 불렀는데, COOP는 데일 쿠퍼의 친근한 호칭이다.  

만국의 시청자들이 단결(!)한 까닭에 ABC는 6개의 에피소드를 더 제작해 시리즈를 끝낸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제 드라마는 수많은 군더더기를 제거하고 윈덤 얼과 검정 오두막에 관한 이야기로 좁혀진다. 백지수표는 회수 됐고, 이제는 결말을 내야할 때가 된 것이다.  

결말에 대해 고민을 하던 작가들은 시즌 1과 마찬가지로 시즌 2의 결말을 클리프행어로 남겨두기로 했다. 그들은 시청자들의 힘을 다시 한 번 믿기로 했던 것이었을까? 하지만, 이런 소박한 그들의 바람은 데이빗 린치의 귀환으로 산산조각 나고 만다.  

 

 

 

3. 제임스 폴리 (James Foley)  

울리 에델에 이은 또 다른 영화감독 제임스 폴리가 이번 에피소드를 연출했다. 제임스 폴리는 우리에게 <화려한 유혹>, <글렌게리 글렌 로스>와 <커럽터>로 알려진 감독이다. 하지만, 울리 에델과 마찬가지로 감독의 특징을 알 수 있는 연출이 아닌, 잘 만들어진 드라마 에피소드로 느껴진다.   

     

 

울리 에델과 제임스 폴리의 예를 보듯이, <트윈 픽스>의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는 TV든 영화든 간에 감독의 비전이 없는 연출은 얼마나 지루하고 빈곤한지를 깨닫게 됐다. 이 얼마나 잔인한 교훈인가.  

 

 

 

4. 기억할만한 지나침  

 

“난 규칙을 따르지 않고 플레이하는 사람들에 대해선 견딜 수가 없어. 기본을 무시하는 사람들 말이야.”  

윈덤 얼은 데일 쿠퍼와의 체스 게임에서 심한 모욕감을 느낀다. 자신은 데일과 체스 게임을 벌였는데, 데일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게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행적을 따라가 보면, 그가 얼마나 지독하게 규칙대로 움직였는지를 알 수 있다. 그가 정한 규칙 내에서 움직인다는 점이 문제이긴 하지만.  

 

 

노마: 셜리, 이거 봤어?
셜리: “미스 트윈 픽스”. 나보고 지원하라고요? 농담이죠?
노마: 상금도 있고, 대학 장학금에. 네가 딸 수 있을 것 같은데.
셜리: 그렇지 않아요.
노마: 별 거 아냐. 간단한 연설에, 몇 가지 질문에 대답하면 돼.
셜리: “미스 더블 R, 어떻게 세계 평화를 위해 힘쓸 것인가요?” “음, 저라면 전 세계의 지도자들이 원을 그려 서로의 손을 꼭 잡도록 요구하겠어요. 왜냐하면 손을 잡고 있느라 바뻐 주먹을 쥘 틈이 없을 테니까요.”
노마: 딱이네.  

 

셜리가 이야기하는 미스 트윈 픽스 소감의 희화화는 워낙 유명한 것이지만, 자우림 3집의 「미스코리아」를 즉각적으로 떠올리게 한다.   

 

          세계의 평화 위해 
          어색하게 웃음 짓는 미스코리아  

          고귀한 여성이여 
          명예로운 이름이여 미스코리아  

 

 

 

“당신은 내가 아무 것도 한 게 없다는 걸 알고 있죠? 난 트윈 픽스를 한 번도 벗어난 적이 없어요. 바다를 건너본 적도 없고. 난 줄곧 여기에만 머물렀어요. 그런데 조시가 마을에 오고, 내 삶은... 내 삶은 완전히 달라졌어요. 정말 굉장했죠. 그런데 지금 그녀는 죽었어요.”  

트루먼 보안관의 저 짧은 말은,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한 번도 그곳을 벗어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쓸쓸함이 떠오른다. 그 쓸쓸함은 Pearl Jam 2집의 「Elderly Woman Behind The Counter In A Small Town」과 겹친다.  

 

          I seem to recognize your face. 
          Haunting, familiar, yet I can't seem to place it. 
          Cannot find the candle of thought to light your name. 
          Lifetimes are catching up with me. 
          All these changes taking place, 
          I wish I'd seen the place, but no one's ever taken me.  

          Hearts and thoughts they fade, fade away... 
          Hearts and thoughts they fade, fade away...  

          I swear I recognize your breath. 
          Memories like fingerprints are slowly raising. 
          Me? You wouldn't recall, for I'm not my former. 
          It's hard when you're stuck upon the shelf. 
          I changed by not changing at all, small town predicts my fate. 
          Perhaps that's what no one wants to see. 
          I just wanna scream "Hello". 
          My god, it's been so long, never dreamed you'd return. 
          But now here you are, and here I am. 
          Hearts and thoughts they fade away.  

         Hearts and thoughts they fade, fade away...  

 

 

노마 제닝스의 동생이자 데일 쿠퍼와 사랑에 빠지는 애니 블랙번은 해더 그레이엄이 맡았다. 여러 작품이 있지만, 그래도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작품은 <스크림 2(Scream 2)>의 영화 속 영화 에서 드류 베리모어 역할, <오스틴 파워(Austin Powers: The Spy Who Shagged Me)>의 펠러시티 섀그웰(아, 이런 이름이라니... ㅠㅠ), <부기 나이트>의 롤러 걸 역이다.  

 

 

윈덤 얼은 이번 회에서 노신사와 라이더 모습으로 변장을 했다. 전 회의 변장 모습까지 포함하면 총 네 번 변장한 셈인데, 그의 변장능력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기가 막히게(!) 진화한다.  

 

 

데일이 커피를 마시는 장면은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체리 파이와 블랙커피. 아마도 이것이 데이빗 린치가 시리즈 초기에 이야기했던 미국적인 가치가 아니었을까?  

 

 

 

5. 덧붙임  

a. 대부분 사실에 기초하여 썼고, 개개의 세부사항은 사실에 부합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사실의 전후부분이 바뀐 경우도 있습니다.  

b. 콘텐츠 중 캡처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해당 저작권사에게 있습니다.  

c. References
- 『Lynch on Lynch, Revised Edition』 크리스 로들리, Faber & Faber
- 『데이빗 린치의 빨간방』 데이빗 린치, 곽한주 옮김, 그책
- 『TWIN PEAKS #2.017』 스크립트, 5th Revisions
- 〈Twin Peaks: Definite Gold Box Edition〉 Lynch/Frost Productions, CBS DVD, Paramount Home Entertainment
-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
- IMDB http://www.imd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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