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N PEAKS〉
        시즌 2 
        에피소드 16 (24)
        타이틀 The Condemned Woman
        각본 Tricia Brock
        감독 Lesli Linka Glatter
        방영일 1991
년 2월 16일 
 

 

 

1. 이야기  

네이딘 헐리는 마이크와 사랑에 빠졌다고 에드에게 고백하고 작별(이혼)을 구한다. 그 말을 듣고 빅 에드는 노마 제닝스에게 프러포즈를 한다. 노마는 감옥에 있는 행크 제닝스에게 이혼을 요구한다.  

트윈 픽스에 벤자민 혼의 요청으로 거부 잭 윌러가 찾아온다. 잭과 오드리는 예전에 서로 알았던 사이다. 윈덤 얼은 오드리 혼, 셜리 존슨, 다나 헤이워드에게 비밀스런 편지를 보낸다.  

알버트 로젠필드는 시애틀 살인사건의 용의자와 데일 쿠퍼를 쏜 범인이 조시 패커드임을 밝혀낸다. 캐서린 마르텔과 앤드류 패커드는 조시를 토마스 에크하르트에게 보낸다. 그리고 그 결말은 비극으로 끝난다.  

 

 

 

2. 활기  

일단 산으로 갔던 이야기를 다시 트윈 픽스로 오게 하기 위해 작가들은 지금껏 벌여 놓은 이야기들을 정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기 시작했다. 일단 제임스, 조시, 행크에 관한 이야기들을 정리하고 시즌에서 퇴장시키며, 차후에 새로운 인물들을 투입시켜, 이야기에 활기를 불어넣을 생각이었다. 빌리 제인과 헤더 그레이엄의 투입은 그런 면에서, 어느 정도는 성공했고, 어느 정도는 실패했다. 성공한 이유는 이 두 배우의 매력이 기존의 인물들과 버금갈 정도로 컸기 때문이었고, 실패한 이유는 <트윈 픽스>의 세계에 빠진 시청자들은 새로운 게스트를 보는 재미보다 이 마을 사람들이 벌어지는 일에 더 관심을 두었기 때문이다.   

 

정리 면에서도 약간 김이 빠지는 것을 부인할 수 없는데, 가장 긴 미스터리였던, 그래서 그런 사실이 있었는지 기억조차 하기 힘든 데일 쿠퍼의 저격사건의 범인과 리오 존슨의 저격 사건이 드디어 해결 되지만, 워낙 오래 전에 벌어진 일이라 놀라움보다는 심드렁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긴 했으나, 너무 늦게 벌어졌다. 한 번 궤도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다시 제자리로 원상복구하기에는 너무 많은 손이 간다.  

 

 

 

3. 이것은 배신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번 회에서 이야기를 이끄는 두 인물은 조시와 행크다. 이들은 조시의 남편 앤드루 패커드의 살인 사건에 연루되어 있었다. 그 이유로 조시는 행크와 계약을 맺었고, 행크는 그녀의 약점을 이용해 돈을 얻어내려고 했다. 상황은 잘 풀려나가는 듯 했으나 이들은 서로 다르면서도 같은 상황에 직면했다.  

이야기는 조시의 이야기에 관한 것 같지만, 실은 앤드루에 관한 이야기이다. 앤드루 패커드는 지난 몇 년간 자신의 죽음을 숨겨왔다. 그는 조시를 사랑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긴 호흡으로 천천히 그녀를 함정에 빠뜨리며, 동업자이자 그녀를 사랑하는 토마스 에크하르트를 그녀의 손으로 처단하도록 한다. 물론 배신은 동업자이자 친구인 토마스 에크하르트가 먼저 시작했지만, 앤드루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 같은 조시-앤드루-토마스의 배신의 삼각관계는 결국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앤드루의 승리로 끝난다. 그리고 이 싸움에서 가장 큰 상처를 입은 것은 조시를 사랑한 해리 보안관일 것이다.   

 

행크 제닝스는 죄는 가석방 기간 중에 일어난 일이라 가중처벌을 받게 됐다. 특히 이번에 감옥에 가게 되면, 아마도 탈옥을 하지 않는 한, 다시는 나오지 못할 정도의 죄를 저질렀다. 노마 제닝스는 행크를 찾아가 이혼을 요구한다. 빅 에드에 대한 사랑을 억눌러가면서 가능한 결혼 생활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며 행크를 믿었던 노마는 더 이상의 관용을 베풀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거짓 증언을 하지 않으면, 남편이 죽게 될 것임을 알고 있으면서도 거부한다.  

행크: 빅 에드 때문이지? 당신을 받아줄 수 있는 그놈? 좋아. 그럼 이렇게 해. 알리바이를 입증해주면 이혼을 해줄게.
노마: 난 여기 협상을 하러 온 게 아냐. 작별인사를 하러 온 거지.
행크: 좋아, 가. 이 더러운 창녀 년아!
노마: 당신 부인으로 사느니 창녀가 되는 게 낫겠어.  

자업자득에 가까운 결말이지만, 빅 에드가 없었더라면, 그녀는 그렇게 쉽게 거절을 할 수 있었을까? 행크는 남편으로선 엉망인 인물이지만, 어쨌든 노마는 행크의 존재로 치근거리는 남자들에게 맞서며 식당을 지켜왔다. 당연한 일이라 생각이 들지만, 박수를 칠만한 상황은 아닌, 무언가 아이러니를 느끼는 상황이다.  

 

빅 에드가 노마에게 프로포즈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그토록 바라던 상황이 와서다. 그는 항상 네이딘과의 이별을 생각해왔지만, 그녀를 상처주고 싶지 않은 마음에(그래서 자신과 노마에게는 상처를 주면서) 이별을 고하지 않았다. 그런데 기억 상실로 과거로 돌아간 네이딘이 자신이 하고 싶었던 말을 자신에게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가 그토록 바라던 상황이었지만, 왠지 모를 쓸쓸함을 느끼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본인의 의지가 아닌, 어떤 행운이 도와주는 상황. 자신의 힘으로 행하지 않은 것은 언젠가 값을 지불하기 마련이다. 빅 에드, 노마, 네이딘, 그리고 마이크와 연결되는 이 상황은 나중에 큰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4. 기억할만한 지나침  

잭 윌러 역을 맡은 배우는 빌리 제인이다. 우리에게 알려진 작품으로는 <팬텀>과 <타이타닉>이 있다. 이 드라마에서 토마스 에크하르트와 잭 윌러는 <타이타닉>에서 주종관계로 만나게 된다.  

 

조시의 죽음은 시리즈 사상 가장 엉성하게 설정한 이야기이다. 작가들은 밥과 마이크를 그저 해프닝으로 여기게끔 만들었으며, 흰 오두막과 검은 오두막은 서랍의 손잡이로 오인하게끔 만들었다. 마지막 씬은 그냥 지나쳐버려야 옳다.  

 

 

 

5. 1990년 2월 15일  

시즌 2의 16번 째 에피소드가 방영되기 하루 전, ABC 방송국은 드라마 <트윈 픽스> 방영을 “무기한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말이 좋아 무기한 연장이지, 이 말은 드라마를 끝낸다는 말에 다름없었다. 로라 파머의 미스터리가 모두 풀리고 난 후로, “픽스마니아”라 불리는 현상은 이미 끝난 것이었다. 그렇게 <트윈 픽스>는 끝나버리는 듯 했다.  

그러나...  

 

 

 

6. 덧붙임  

a. 대부분 사실에 기초하여 썼고, 개개의 세부사항은 사실에 부합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사실의 전후부분이 바뀐 경우도 있습니다.  

b. 콘텐츠 중 캡처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해당 저작권사에게 있습니다.  

c. References
- 『Lynch on Lynch, Revised Edition』 크리스 로들리, Faber & Faber
- 『데이빗 린치의 빨간방』 데이빗 린치, 곽한주 옮김, 그책
- 『TWIN PEAKS #2.016』 스크립트, 7th Revisions
- 〈Twin Peaks: Definite Gold Box Edition〉 Lynch/Frost Productions, CBS DVD, Paramount Home Entertainment
-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
- IMDB
http://www.imd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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