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N PEAKS〉
        시즌 2 
        에피소드 9 (17)
        타이틀 Arbitrary Law
        각본 Mark Frost & Harley Peyton & Robert Engels
        감독 Tim Hunter
        방영일 1990
년 12월 1일 
 

 

   
 

        <시즌 2 지난회 보기>
       
9. May the Giant Be with You
        10. Coma
        11. The Man Behind Glass 
        12. Laura's Secret Diary 
        13. The Orchid's Curse 
        14. Demons  
        15. Lonely Souls
        16. Drive with a Dead Girl

 
   

 

 

 

1. 이야기  

메들린 퍼거슨의 죽음이 로라 파머를 죽인 살인범의 동일 소행이란 것이 밝혀지지만, 사건이 가장 유력한 용의자인 벤자민 혼이 유치장에 있을 때 벌어진 것으로 판명되어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벤자민 혼은 로라가 죽던 날 알리바이를 입증받기 위해 캐서린에게 유령숲 개발권과 제재소를 모두 넘기지만, 캐서린은 알리바이를 입증하지 않는다.  

다나는 무료 급식을 배달해준 트레먼드 부인을 데일 쿠퍼와 함께 찾아가 보지만, 트레먼드 부인은 몇 년 전에 죽었다는 말을 듣는다. 대신 해롤드가 죽기 전에 보낸 편지를 받는데, 그 안에는 로라가 죽기 전에 쓴 일기가 들어 있었다. 일기장에서 로라는 데일과 같은 꿈을 꾸었으며, 데일에게 범인이 누구인지를 밝혔다.  

데일은 그만의 방법으로 로라를 죽인 범인을 알아내고 그를 유치장에 가둔다. 유치장에 갇히자 밥은 그 존재를 드러내고, 테레사 뱅크스, 로라 파머, 매들린 퍼거슨의 살인 혐의를 인정한다. 그는 지금은 숙주의 몸을 떠나지만, 조만간 살인을 하겠다고 예고한다.   







 

 

2. 도망자  

밥의 실체를 드러낸 데이빗과 마크는 더 이상 이야기를 끌지 않고 바로 결말로 이끌어간다. 이것은 이 드라마가 끝난다는 의미다. 데이빗은 종종 <트윈 픽스>를 TV 드라마 <도망자(The Fugitive)>와 비교했었다. <트윈 픽스>의 밥은 <도망자>의 외팔이 사내와 같은 역할을 하는 존재다. <도망자>에서 리처드는 매 회 자신의 부인을 죽인 외팔이 사내를 추적하면서 새로운 사건을 겪는다. 사건이 해결되면 외팔이 사내는 사라지고, 그는 또 추적을 한다. 외팔이 사내가 잡히면 드라마는 끝나는 것이다.  

오리지널 TV 드라마 <도망자>의 외팔이

 

하지만 그들은 이 드라마를 끝낼 수 없었다. 왜냐하면 이 이야기는 로라 파머 혹은 밥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트윈 픽스에 사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데이빗과 마크는 로라 파머와 살인범에 관한 이야기를 이쯤에서 정리하고, 밥과 마이크가 온 다른 세계(Another Place)에 대한 이야기로 드라마를 선회하기로 한다.  

 

 

3. 퍼즐  

의미 없는 상상이지만, 데이빗 린치가 이 에피소드를 감독했더라면 원래의 스크립트와 얼마나 달라져있을까 생각해본다. 아마도 지금까지 던져진 모든 미스터리는 열린 채로 두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번 에피소드의 감독인 팀 헌터는 세 명의 작가가 쓴 스크립트의 내용을 그대로 따랐다. 세 명의 작가들(시리즈의 크리에이터인 마크 프로스트, 드라마의 제작자인 할리 피튼, 전체 이야기를 관리하는 로버트 엥겔스)은 지금까지 드라마에서 언급됐던 미스터리를 모두 설명한다. 지금까지 쌓아온 미스터리가 모두 휘발되는 느낌이 들어 아쉬운 면도 있지만, 데이빗이 감독한 마지막 에피소드에 대한 반응을 생각해보면 괜찮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정답이나 설명이 필요한 법이니까.  

 

3-1. J'ai une ame solitaire (I'm a lonely soul)  

시즌 2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트레먼드 부인의 손자가 읊었던 이 알 수 없었던 불어 문구는 "나는 외로운 영혼"이라는 뜻으로 해롤드 스미스의 유서에서도 발견되었다. 트레먼드 부인은 다나를 해롤드 스미스에게 연결시켜 주었고 이 문구는 다나와 데일이 로라가 죽기 전날의 일기를 발견하게 한다.   







 

3-2. 빨간방  

로라의 일기장에서 로라는 데일이 꾼 꿈과 같은 꿈을 꾸었다고 했다. 그녀는 밥이 마이크를 두려워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꿈에서 데일을 마이크로 착각하고 데일에게 범인이 누구인지를 이야기했다. 데일과 로라는 같은 꿈을 꾸었다.   



 

3-3. 반지  

시즌 2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거인은 자신이 현실임을 증명하기 위해 데일의 반지를 가져갔다. 데일이 범인을 알아내자 거인은 다시 찾아와 데일에게 반지를 건네준다.  





 

3-4. 난쟁이  

"자네가 좋아하는 껌이 다시 유행을 탈거야." 이 말은 시즌 1의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난쟁이가 데일에게 했던 말이다. 이 의미 없는 말이 밥을 검거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딸이 죽고 나서 리랜드는 아무 곳에서나 춤을 추었는데, 빨간방의 난쟁이 역시 춤을 추었다.  







 

3-5. 살인예고  

시즌 1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밥은 데일의 꿈에 나와서 "또 다시 살인을 저지를 것을 약속하지"라고 살인을 예고했다. 밥의 영혼에 잠식당한 리랜드 역시 똑같은 말을 한다. 밥의 머리카락은 회색이고, 살인을 저지른 리랜드 역시 머리가 하얗게 탈색됐다.    



 

 

4. Magic  

범인을 잡기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썼던 데일은 마지막으로 모든 용의자들을 한데 불러 모아 즉흥적인 방식(Arbitrary Law)으로 범인을 색출한다.  

"이틀 전, 한 젊은 여인이 로라 파머와 똑같은 방식으로 살해되었습니다. 난 이 방 안에 살인자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연방수사관으로써, 난 풀기 어려운 질문들에 대한 간단한 대답을 찾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로라 파머의 살인범을 추적하면서, 난 FBI의 수사 방식, 추리, 티베트식 방법, 직관, 운 등을 사용했어요. 하지만 지금 난 새로운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지칭할 말이 생각나지 않으니, '마술'이라고 하죠." 

 

용의자 혹은 우연히 이곳에 오게 된 사람은 벤자민 혼, 리랜드 파머, 바비 브릭스, 리오 존슨, 브릭스 소령, 최고령 웨이터, 그리고 빅 에드 헐리다. 빅 에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직간접적으로 로라 파머의 죽음 혹은 초자연적인 현상과 관련이 있는 인물들이다. 빅 에드가 이 자리에 오게 된 이유는, 밥의 실체에 대한 보안 때문이다. 빅 에드는 지난 회 스크립터에서 밥의 악령이 쓰인 존재로 묘사되었기 때문에, 결자해지 차원에서 출연하지 않았을까 감히 생각해본다.  

 

 

5. 저주  

제임스와 다나는 매들린이 떠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찾아가서 작별인사를 하지 않았다. 표면적인 이유로는 매들린이 사는 미줄라가 트윈 픽스에서 가깝기 때문이었지만, 실은 제임스와 매들린 사이의 껄끄러운 관계 때문이었다. 매들린이 트윈 픽스를 떠나는 이유도 실은 제임스 때문이다. 제임스와 다나는 매들린을 만나 작별인사를 건네는 대신에 둘만의 시간을 보낸다. 그들이 사랑을 나누는 사이에 매들린을 죽임을 당한다. 이들은 로라와 매들린(더 나아가서는 해롤드 스미스까지)의 죽음이 모두 자기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나: 무슨 말이야? 우리 때문이라는 거야?
제임스: 우린 이러면 안 돼. 이건 옳지 않아.
다나: 그럼 우리가 어떻게 했어야 하는데? 그럼 우리가 어떻게 했어야 하는데?
제임스: 난 떠나야해. 난 떠날 거야.
다나: 제임스, 가지마. 우리 잘못이 아니잖아!
제임스: 우리랑 상관없어. 그렇지? 아무것도 우리랑 상관없어.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거고. 세상 모든 사람들이 고통 받더라도 우리만 행복하다면 아무 상관없지.
다나: 제임스, 가지마. 날 두고 가지마.
  

결국 제임스는 모든 게 자신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고 트윈 픽스를 떠난다. 완전한 시즌 아웃이지만, 제임스는 다시 등장한다. 그리고 제임스의 재등장은 드라마의 흐름에 커다란 패착을 끌고 온다.  



 

 

6. 전대사(全大赦)  

모든 범행을 자백한 리랜드 아니 밥은 자살을 시도한다. 결국 밥의 영혼은 떠나가고 제정신이 든 리랜드는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으며 자신의 죄를 고백한다. 죽어가는 리랜드를 품에 보듬고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게 하는 데일 쿠퍼의 모습은 수사관의 행동이라기보다는 카톨릭 신부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그는 리랜드를 천국으로 인도하며, 딸 로라에게 자신의 죄를 용서받는다. 리랜드의 영혼은 로라의 영혼을 만났다. 그런데 리랜드와 로라가 있는 곳은 어디일까?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천국(Heaven)인 것 같지만, 이들은 다른 곳에 머물러 있다. 천국도 지옥도 아닌 이 새로운 공간은 다음 회에서 인디언인 호크 보안관보가 설명한다.   



 

위로부터 <트윈 픽스>, 맨 아래 <엑소시스트(The Exocist)> 

  

 

7. 오멘  

사건을 정리를 하자면 이렇다. 악령 밥은 리랜드의 몸에 들어가 그를 조종했다. 그리고 밥은 리랜드의 몸을 빌려 테레사 뱅크스를 살해하고, 리랜드의 딸 로라 파머를 강간하고 살해했다. 그리고 로라 파머를 떠올리게 하는 사촌 매들린 퍼거슨도 살해했다. 숙주의 정체가 밝혀지자 밥은 리랜드를 죽이고 다른 영혼을 찾아 떠났다. 이 이야기를 뒤집어보면 이렇다. 리랜드 파머는 정신이상(혹은 이중인격)을 빙자하여 수년간 자신의 딸을 강간하고 딸과 비슷한 여자들을 살해했다.  

이 이야기는 리처드 도너 감독의 <오멘(The Omen)>에서 한 이야기와 같은 구조다. 쏜 대사는 태어난 아들이 죽자 아이를 입양하는데, 이 아이가 적그리스도라는 사실을 알고 제거하려하지만 실패한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뒤집어보면 이렇게 볼 수 있다. 쏜 대사의 아들이 죽어 입양을 했는데, 주변에서 벌어지는 나쁜 일들이 입양한 아이 때문이라 생각하고 정신 착란으로 아들을 죽이려 했지만 다행히 실패한다. 이 이야기는 관점을 달리하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 

 

악령을 믿지 않고 증거를 우선한 해리 트루먼 보안관도 이 같은 사실에 적잖이 당황한다. 그런 해리에게 데일이 이야기한다.  

트루먼: 난 이 숲에서 평생을 살아왔어요. 난 이상한 이야기들을 수도 없이 들었고, 수도 없이 봤어요. 하지만 이번 사건은 너무 벗어났어요. 도저히 믿기 힘들군요.
쿠퍼: 그러면 자기 친딸을 강간하고 살해한 사람이 있다는 걸 믿는 게 쉬운가요? 그게 더 받아들이기 편한가요?
  

어쩌면 밥은 사람들이 저지르는 악행(罪)을 형상화한 것일 수도 있다. 악의 조종과 자신의 의지가 적당히 뒤섞인 그런 형태로, 밥은 또 다른 악행을 저지를 것이다. 우리는 테레사 뱅크스와 로라 파머 그리고 매들린 퍼거슨을 살해한 밥을 찾았을 뿐이다. 악은 이제 또 다른 악을 꿈꾼다.  

 

 

8. 기억할만한 지나침  

"굉장한 변장이야, 캐서린." 

일본인 기업가 토지무라로 변장한 캐서린 마르텔이 처음으로 찾아간 사람은 벤자민 혼이다. 그녀는 벤자민에게 복수할 생각을 가지고도 있었지만, 벤자민이 자신을 진실로 사랑하는지 떠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벤자민은 그녀가 자신의 정체를 밝히기 전까지 전혀 알아채지 못하지만, 남편 피트 마르텔은 단번에 그녀를 알아봤다. 아마도 이런 요소들이 그녀를 더욱 독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래, 아무래도 그랬던 것 같아. 피츠버그에서처럼 말이야, 그렇지, 쿠퍼?" 

밥은 이미 수년 전 데일 쿠퍼와 파트너 윈덤 얼과 관련한 사건을 알고 있었다. 이것은 시즌 1 네 번째 에피소드에서 데일이 언급한,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와도 관련이 있다. 밥은 이미 모든 것을 꿰뚫고 있다.   

 



초자연적인 현상을 신봉하는 데일 쿠퍼와 실존하는 증거를 신봉하는 해리 트루먼의 모습은 <엑스 파일>의 멀더와 스컬리의 관계로 발전한다.  

 

 

9. 덧붙임  

a. 대부분 사실에 기초하여 썼고, 개개의 세부사항은 사실에 부합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사실의 전후부분이 바뀐 경우도 있습니다.  

b. 콘텐츠 중 캡처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해당 저작권사에게 있습니다.  

c. References
- 『Lynch on Lynch, Revised Edition』 크리스 로들리, Faber & Faber
- 『데이빗 린치의 빨간방』 데이빗 린치, 곽한주 옮김, 그책
- 『TWIN PEAKS #2.009』 스크립트, 4th Revisions
- 〈Twin Peaks: Definite Gold Box Edition〉 Lynch/Frost Productions, CBS DVD, Paramount Home Entertainment
-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
- IMDB http://www.imd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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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0-06-30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충격적인(그때 당시) 시리즈의 마지막 장면을 생각하면 아직도 소름이...

Tomek 2010-07-01 08:23   좋아요 0 | URL
저도 마지막 회는 볼 때마다 소름이... 스크립트에서는 분명 분위기가 '다음 회에서 계속'이었는데, 결과물은 '이제 끝'하는 느낌이어서 더 당혹스러웠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