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N PEAKS〉
        시즌 2 
        에피소드 5 (13) 
        타이틀 The Orchid's Curse 
        각본 Barry Pullman 
        감독 Graeme Clifford 
        방영일 1990년 10월 27일
 

 

   
 

        <시즌 2 지난회 보기>
       
9. May the Giant Be with You
        10. Coma
        11. The Man Behind Glass       
        12. Laura's Secret Diary

 
   

 

 

 

1. 이야기  

데일은 방에서 오드리의 쪽지를 발견하고 오드리가 ‘애꾸눈 잭’에 붙잡혀 있다는 것을 안다. 데일과 해리는 인질범이 요구한 약속 장소로 나가는 대신 애꾸눈 잭으로 가서 오드리를 구해낸다.  

다나는 해롤드가 가지고 있는 로라의 일기장을 훔치려다 실패한다. 다나는 매디를 끌어들여 자신이 해롤드의 관심을 끄는 사이에 로라의 일기장을 훔칠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계획은 실패하고, 해롤드는 배신감에 자해를 한다.  

순회 법정에서는 리랜드 파머의 보석이 결정되고, 리오 존슨 또한 혐의가 분명치 않고 재판을 받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 판단되어 재판을 무기한 연기한다.  

일본인 사업가 토지무라가 벤자민을 찾아와 유령숲 개발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벤자민 역시 그 제안을 고려한다.  

 











 

 

2. ABC  

드라마를 보면, 이번 회는 <트윈 픽스> 시리즈 내에서 가장 독특한 위치에 해당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바로 로라 파머의 부재다. 로라 파머를 죽인 범인이 드러나기까지, 드라마는 직간접적으로 로라 파머를 언급함으로써 드라마의 동력을 유지해왔다. 그런데 이번 회에서는 로라 파머가 빠져 있다. 드라마는 오드리와 해롤드에 관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으며 서브플롯 또한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데이빗과 마크는 이제야 본격적으로 트윈 픽스라는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시키려는 듯했다. 로라 파머는 그 자신이 마을을 규정하는 아우라가 됐으며, <트윈 픽스>는 로라 파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그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물론 ABC의 간섭이 없었더라면 그렇게 됐을 것이다.   

"내가 바로 마을이다!" 이 대사는 다른 의미로 사용되었지만, <트윈 픽스>의 원래 의도를 고려해보면 의미심장하다.

 

로라 파머를 죽인 범인의 실마리조차 발견되지 않는 상황에서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보면서 그야말로 복장 터지는 경험을 하고 있지만, 문제는 ABC 방송국 내에서도 조급증에 시달렸다는 점이다. 그들은 끊임없이 데이빗과 마크에게 범인을 빨리 드러내라고 엄청난 압력을 가했고, 결국 데이빗과 마크가 <트윈 픽스> 시리즈를 떠나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자세한 사항은 로라 파머를 죽인 범인의 실체가 드러날 때로 미룬다.  

 

 

3. 그레임 클리포드 (Graeme Clifford)  

그레임 클리포드는 편집기사로 경력을 시작해 감독이 되었다. 여러 영화와 TV 드라마를 찍었는데, 그 중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것으로는 <여배우 프랜시스>와 <마지막 대부(The Last Don)>인데, 아카데미와 에미에 노미네이트되었다.   

  

 

그는 인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보다는 주어진 서사를 꾸려나가는데 탁월한 재능을 보이는데, 감독을 맡은 이번 회에서도 그런 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4. 해롤드 스미스  

다나는 로라의 일기장을 훔치고 집밖에서 해롤드에게 이야기한다. "나랑 같이 나가요. 어서요. 뭘 그렇게 무서워하고 있어요?" 해롤드는 두려워하며 집 밖으로 나오지만 곧 쓰러지고 만다. 햇볕을 쬐지 못하는, 알비니즘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굉장히 과장된 면이 없지 않다. 스크립트에는 그 이유가 희미하게 설명되어 있으나, 드라마에서는 그 부분이 생략되어 있다. 삭제된 대사는 다음과 같다.  

해롤드: 내... 내가 너무 가까이 다가갔어요.
다나: 어디를요? 무슨 말이에요?
   



 

해롤드가 얘기하는 것은 ‘악(惡)’이다. 일전에 해리가 데일에게 설명했듯이, 이곳 트윈 픽스의 숲에는 악이 만연해있다. 하지만 해롤드는 악은 숲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 마을 전체에 걸쳐있음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그는 집밖을 나서지 못하고 집 안에서 난초와 같이 지낸다. 그렇기에 로라가 해롤드와 가까이 지네고, 그녀의 일기장을 맡긴 이유를 유추할 수 있다. 그녀는 이 마을에서 가장 순수한 사람, 순수한 공간이야말로, 자신의 이야기가 안전하게 보존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곳에 악이 존재해요."

"내가 조언 하나 하는데, 숲을 주시하게나."  

 

로라와 해롤드의 이야기는 극장판 <트윈 픽스>에서도 언급된다.  



 

 

5. 유령숲 사업  

벤자민 혼이 혼신의 힘을 다해 개발하려고 하는 유령숲 프로젝트는 처음의 계획보다 굉장히 멀리 나아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처음에 노르웨이 투자자들을 설득해 거의 계약할 뻔 했으나, 딸 오드리의 방해로 실패했고, 동생 벤자민 혼의 도움으로 아이슬란드 투자자들의 계약을 이끌어낸다. 한편 유령숲 개발에 방해가 되는 패커드 제재소를 없애기 위해서 캐서린 마르텔과 음모를 꾸미는 듯하면서, 조시 패커드와도 모종의 음모를 꾸민다. 그 결과로 제재소는 불에 탔고, 조시 패커드는 보험금을 챙기고, 캐서린 마르텔은 실종됐다. 이렇게 여러 상황이 겹친 상황에서 일본인 사업가 토지무라가 등장한다.   

 

토지무라는 유령숲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벤자민에게 ‘결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이미 많은 것을 얻었지만, 벤자민은 탐욕으로 이 거절을 제안하지 못한다. 토지무라의 등장은 또 다른 미스터리를 유발한다.  

 

 

6. 로라의 일기  

다나가 해롤드에게 이야기하는 내용은 <트윈 픽스> 시즌 2가 시작하기 전 출간된 『트윈픽스 로라의 일기(The Secret Diary of Laura Palmer)』에 실린 내용이다. 1985년 10월 18일, 다나와 로라가 13살일 때 경험했던 첫사랑의 짜릿한 내용을 이번엔 다나의 기억으로 기술하고 있다.  

음... 내가 13살, 아니 어쩌면 14살 때 이야기에요. 나와 로라는 몸에 꽉 끼는 미니스커트를 입었어요. 너무나 꽉 꼈지만, 로라는 나보고 그걸 입으라고 했죠. 그리고 우리는 로드하우스에 가서 남자 아이들을 만났어요. 그들의 이름은 조시, 릭, 팀이었죠. 스무 살 정도 됐을까. 그들은 우리에게 잘해줬고 우리를 성인으로 대해줬어요. 릭은 우리에게 나이를 묻지 않았고, 로라는 대충 얼버무렸어요.
숲에는 시냇물이 흐르고 있었어요. 시냇물은 어슴푸레 어두운 듯 보였어요. 남자들은 모닥불을 피웠죠. 난 팀이 제일 맘에 들었어요. 그는 다른 친구들과 달리 과묵했거든요.
릭이 보드카를 가지고 오더니 로라가 마시기 시작했어요. 난 로라가 술을 그렇게 많이 마시는 줄 그 때 처음 알았어요. 로라는 내게 술병을 건네줬고 난 한 모금 마셨어요.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로라는 남자들 주위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어요. 엉덩이를 앞뒤로 흔들면서. 릭이 박수를 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팀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단지 로라를 바라보기만 했어요. 그게 날 미치게 했죠. 그래서 내가 말했어요. "우리 다 벗고 물에 들어가요."
우린 옷을 벗었어요. 남자 아이들은 우릴 쳐다보고 있었죠. 물은 정말로 따듯했어요. 난 물 속에서 그 아이들의 하얀 다리를 볼 수 있었어요. 로라가 조시와 릭하고 키스를 하기 시작하자, 난 어찌할 줄을 몰랐어요. 그래서 난 그냥 수영을 했죠. 내 생각엔 난 아마 도망가고 싶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난 그러지 않았죠. 그때 팀이 내게 다가왔어요. 그는 내게 키스했고, 날 애무하기 시작했어요.
그 아이들은 끝까지 우리에게 잘해줬어요. 우리를 놀리거나 깔보지 않았죠. 그리고 작별인사를 할 때, 팀은 내 손에 키스를 해주었고, 우린 작별의 입맞춤을 했어요.
난 아직도 그 때의 입맞춤을 느껴요. 그의 입술은 따듯하고 달콤했죠. 내 심장은 거칠게 뛰고 난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어요. 그냥 키스뿐이었어요.
그 이후로는 그를 다시 보지 못했어요. 그게 내가 처음 사랑에 빠진 때였어요. 하지만 로라는... 그만할게요. 미안해요.
   

 

『로라의 일기』에서는 이 부분이 더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지만, 그 내용이 너무 방대해 마지막 부분만 옮긴다.  

P.S: 오늘 밤의 일을 생각할 때마다 조금씩 기분이 달라지는 것 같아. 남자들의 나에 대한 태도도 매번 조금씩 거칠어져가는 듯한 느낌이야. 나 역시 더 대담하고 섹시해져서 나와 접촉했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 그들에게 물어보기도 해.
그리고 내가 그들과 접촉했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도 말하지. 어째서 변해 가는지 알 수가 없어... 일어난 그대로 그 자체가 좋을 뿐인데. 하지만 머릿속에서 그때의 일을 떠올리면 그들이 실제보다 더 심한 짓을 하는 장면을 상상하게 돼버려. 그 편이 훨씬 기분이 좋아지니까 말이야. 그들 쪽은 더 그랬을 거라고 생각해.
   

 

『로라의 일기』는 데이빗 린치의 딸이자 영화감독인 제니퍼 린치(Jennifer Chambers Lynch)가 썼으며, 몇 안 되는 ‘정식 <트윈 픽스> 관련 상품’ 중 하나다. 로라가 자신의 일기장에서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기술되어 있고, 1984년부터 1989년까지의 일기가 기록되어 있다. 우리나라에는 도서출판 대성에서 1992년에 초판이 출간됐으나, 등장인물들의 표기로 보아 일역본을 중역한 것 같은 것으로 보인다. 제니퍼 린치는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Boxing Helena)>를 감독했고, 이 영화에는 셔릴린 펜이 주연으로 출연한다.  

 

 

7. 기억할만한 지나침  

 

바비: 이건 완전히 사람 잡겠어, 핑클. 리오를 죽이면 안 된다고 내가 얘기 했잖아요!
핑클: 보험 회사는 환자 상태에 맞게 정확하게 보험금을 지불하지 않습니다. 당신과 내 몫을 제하고 나면, 지금 이것 아니면 A급 휠체어 밖에 살 수 없어요.
  

바비는 리오의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온갖 지저분한 짓을 한다. 바비의 감언이설에 넘어간 셜리는 순회 법정에서 남편 리오가 감옥 대신에 집에 올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뻐한다. 하지만 이 기쁨이 악몽이 될 줄은 그녀도 바비도 모를 것이다.  

 

 

퇴원한 네이딘은 완전히 18살에 머물러있다. 그리고 엄청난 아드레날린의 분출로 그녀의 성격은 더할 나위 없이 낙천적이고, 힘 또한 냉장고 문을 뜯어낼 정도로 엄청나졌다. 그녀의 퇴행은 빅 에드와 노마에게 새로운 기회를 준다.  

 

 

테스트 결과 앤디는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얘기에 기뻐한다. 루시의 아기가 자신의 아이일 확률이 생긴 것이다. 기쁜 마음에 메모에 쓰인 전화번호로 전화를 하는데, 전화를 받은 곳인 Adams Abortion Clinic이다. Abortion Clinic에서는 임신 중절 수술을 하지만, 미숙아나 조산아들을 치료하기도 한다. 루시는 친언니의 출산 때문에 병원에 갔지만, 앤디는 전혀 다른 생각을 한다.  

  

데일과 헤일이 오드리를 비밀리에 구출하는 행위는 엄연히 범법행위에 해당한다. 원래대로라면 절차를 통해 캐나다 경찰과 협력했어야 하지만, 사태의 급박성으로 비밀리에 진행했다. 이 사건은 시즌 중반부에 흘러 문제가 된다.  

 

 

8. 덧붙임  

a. 대부분 사실에 기초하여 썼고, 개개의 세부사항은 사실에 부합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사실의 전후부분이 바뀐 경우도 있습니다.  

b. 컨텐츠 중 캡쳐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해당 저작권사에게 있습니다.  

c. References
- 『Lynch on Lynch, Revised Edition』 크리스 로들리, Faber & Faber
- 『데이빗 린치의 빨간방』 데이빗 린치, 곽한주 옮김, 그책
- 『트윈픽스 로라의 일기』 제니퍼 린치, 이명희 옮김, 도서출판 대성
- 『TWIN PEAKS #2.005』 스크립트, 2nd Revisions
- 〈Twin Peaks: Definite Gold Box Edition〉 Lynch/Frost Productions, CBS DVD, Paramount Home Entertainment
- 〈Twin Peaks: Fire walk with me〉 Lynch/Frost Productions, CIBY2000, New Line Cinema
-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
- IMDB http://www.imd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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