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IN PEAKS>
               시즌  1    
               에피소드  7 (8)
               타이틀  The Last Evening
               각본  Mark Frost
               감독  Mark Frost 
               방영일  1990년 5월 23일
 

 

   
                 <지난 회 보기>
               0. Prologue - Chaos
               1. Pilot (aka Northwest Passage)
               2. Traces to Nowhere   
              
3. Zen, or the Skill to Catch a Killer
               4. Rest in Pain
               5. The One-Armed Man
               6. Cooper's Dreams
               7. Realization Time
 
   

 

 

1. 이야기  

   자코비의 병원에 찾아간 제임스와 다나는 로라의 테이프와 목걸이를 발견한다. 자코비는 로라로 변장한 매들린을 보고 놀라지만, 누군가 자코비를 공격한다. 

   '애꾸눈 잭'에 잠입한 데일은 자신이 리오 존슨의 물주라 하면서, 중간 유통책 없이 자신과 거래를 하자고 얘기한다. 그 말에 혹한 자끄는 국경을 넘고, 잠복하던 경찰들에 잡힌다. 

   벤자민 혼의 명령을 받은 리오는 자신을 배반한 부인 셜리와 함께 재제소를 불태운다. 벤자민은 행크에게 전화를 걸어 "계획대로 진행하라"고 한다. 행크는 캐서린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이 찾는 것은 재제소에 있다"고 한다. 

   행크와 조시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고, 조시의 전 남편에 대한 사고사를 포함한 일련의 살인 사건이 그녀와 관련이 있다. 

   '애꾸눈 잭'에 (스스로) 잠입한 오드리는 데일을 봤지만 아는 척을 못한다. 그녀는 방에서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사건이 해결한 데일이 호텔방에 들어가자 누군가 문을 두드린다. 데일이 문을 열자, 누군가가 데일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고, 데일을 향해 총이 발사된다. 

 

 

 

2. 로라의 상처 

   실제로는 아무런 해결도 없지만, 시즌 1의 마지막 회다보니 어느 정도 벌린 사건들을 마무리 짓는 모습들이 보인다. 우선 로라 파머 부검 당시 어깨에 난 상처와 위에서 발견된 칩 조각이 어떤 경위로 생기게 됐는지 모르던 차에, 데일의 기지로 범행의 용의자인 자끄로부터 설명을 듣는다.  

 

데일: 한 가지만 더 물어보죠, 자끄. 리오가 내게 그날 밤에 벌어진 모든 이야기를 해줬는데, 그 깨진 칩에 대해선 얘기하지 않았어요. 그날 무슨 일이 벌어진거죠?
자끄: 그건 그 빌어먹을 새 때문이었어요.
데일: 새요?
자끄: 그 새는 로라를 좋아했어요. 항상 로라 이름을 지저귀곤 했죠. 마치 사랑에라도 빠진 것처럼. 그래서 우리는 새도 우리 놀이에 포함시켰죠. 여자애들은 모두들 절정에 다다르고, 모두들 거의 미쳐있었던 것 같아요.
데일: 당신과 로라와 로네 말이죠.
자끄: 리오가 그 새를 새장에서 꺼내서 그녀 어깨에 올려놓았어요. 로라는, 꽁꽁 묶여 있었죠. 걘 그렇게 묶여 있는 것을 좋아했거든요. 그 새는 로라 어깨를 쪼기 시작했어요. 쿡쿡 쪼아댔죠, 섹스할 때 하는 것처럼. 내 말 무슨 말인지 알죠? 그러니까 리오가 로라를 괴롭힌 거예요. 그리고 로라는, 그 빌어먹을 새 때문에 비명을 질러댔죠. 그러자 리오가 칩을 하나 꺼내더니 로라 입에 집어넣고 얘기했어요. "꽉 깨물어, 아프면 꽉 깨물라고."
데일: (...) 자세히 알려줘서 고마워요. 

    

어깨 상처는 어떤 동물에게 물린 것으로 판명낫네.

위에서 발견된 것은 포커 칩의 한 부분이야.

 

 

3. 로라의 테이프 

   첫 화에 나왔던 로라의 숨겨진 테이프에 대한 내용이 이제서야 공개된다. 그 테이프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로라가 죽기 전날에 녹음한 것이기 때문이고, 또 로라가 언급한 "미스터리한 남자"에 대한 내용이 있기 때문이다. 로라의 옛 애인인 제임스, 로라의 가장 친한 친구인 다나, 로라의 사촌인 매들린은 자코비의 방에 있던 테이프를 가져와 듣는다. 

 

   
  안녕, 잘 지냈나요, 선생님? 저 로라에요. 물론 제가 누군지 진즉에 아셨겠지만요. 오늘은 23일 목요일이고, 전 너무 지루해요. 실은, 전 좀 이상한 기분에 빠져있거든요. 아, 제임스는 정말이지 달콤하지만, 너무 멍청해요. 그래서 이제부턴, 그 달콤함만 사랑하려 해요. 선생님, 전에 내가 얘기한 미스터리한 남자 기억나요? 내가 그 사람 이름을 말한다면, 아마도 우린 굉장히 곤란해질거예요. 그 사람은 더 이상 그런 미스터리한 남자가 될 수 없을 것이고, 아마 선생님도 죽을지 몰라요. 내 생각에 그 사람은 여러번 날 죽이려고 했어요. 하지만 그거 알아요? 선생님도 알다시피, 난 확실히 그 사람과의 섹스에 빠져있어요. 섹스란 참 이상하죠? 이 남자는 정말로 날 흥분시켜요. 빨간 코벳 스포츠카에 앉아있는 것처럼.   
   

  

 

   누군가의 비밀을 들쳐본다는 것은 관음증적인 쾌감이 동반하지만, 그와 동시에 상처받을 준비도 해야한다. 이들은 로라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이런 방법을 택했지만, 동시에 본인과 로라에 대한 치부 또한 감내해야만 했다. 다른 사람의 일기장을 들추어 볼 때는 그만한 각오를 해야 하는 법이다. 

 

  

4. 조시 

   전 회에서 데일은 사랑에 빠져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는 해리 보안관에게 충고를 건넸다. 물론 해리는 그 의심을 부인했고, 데일 또한 해리의 의견을 존중했다. 하지만, 이번 회에 드러난 그녀의 과거, 즉 그녀와 행크와의 커넥션은, 착하고 여리며, 이민자이자 아웃사이더이고 남편을 사고로 잃은 불쌍한 미망인의 이미지를 한 번에 날리게 한다. 좀 길지만 이들의 대화를 인용한다.  

 

조시: 이게 전부야.
행크: 아주 관대하시군, 조시. 내가 감방에서 종일 앉아 생각해봤는데 말야, 이 9만 달러가 모든 돈의 기준처럼 느껴지더라고. 계속 생각하게 되고 말야. 정말 웃기지. 출소하고 나니까 말이지, 잘 모르겠지만, 왠지 모르게 좀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드는거야.
조시: 우린 계약을 맺었어.
행크: 내가 이걸 계속 생각해보니까, 그러니까 내 말은, 우린 똑같은 삶을 살고 있다는 거야. 그리고 우린 수많은 세월을 움직이고 숨을 쉬어가며 살아왔지. 이건 동양철학에 관한 책에서 읽은 거야. 내가 감옥에 있을 때 읽었지. 그리고 아마도 어디에 있는 누군가는 우리가 함께한 시간을 알고 있지 않을까.
조시: 난 모르겠는데, 당신은 그런가봐?
행크: 한 남자가, 삶의 어떤 일부분, 예를들면 18개월, 을 포기할 때, 그 사람은 그 시간에 어떤 가치를 부여할까? 18개월, 9만 달러, 그게 뭐지? 한 달에 5천 달러인가? 흠, 당신이 40년이나 50년 형을 받게 된다면 그리 나쁘진 않은 계산이군. 하지만, 형을 그렇게 받았는데, 만약 당신이 고작 20년을 산다면? 아니면 10년? 아니면 어떤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당신이 내일 죽는다면 어쩌지? 보트 사고로 죽은 당신 전남편 앤드류처럼 말야. 아니면, 당신이 막 출소했는데, 아주 엄청난 범죄에 연루된 것을 부인하기 위해 계약의 일부로 자동차 살해범을 편든다면? 엄청난 범죄, 살인말야. 어떤 식이든, 당신은 이 일에 책임이 있어. 지금 이런 협박은 지금까지 얘기한 사실이 드러날 수도 있지. 그리고 내 말은 당신 삶에서 10년, 15년, 20년을 떼어낼 수 있어. 그래서 난 자문해왔지. "감옥에서의 18개월은 실제로 얼마일까?"
조시: 우린 계약을 맺었어.
행크: 자기 말대로 우린 여전히 계약 중이지. 그래서 우린 우리가 동의한 모든 것들에 대해 조심해야 해. 봐, 당신은 돈을 더 가지고 싶어할 뿐이고, 난 내 잃어버린 시간을 원할 뿐이야. 당신도 알겠지만, 감방엔 이런 격언이 있어. 동양 철학이 아니라, 내 신조와 비슷한 말이야. 한 번 누군가와 계약을 맺으면, 그 계약은 평생을 가는 것이다. 결혼처럼 말야. 안 그래, 파트너?
  

 

사슴 머리 박제 앞에 행크가 서 있어서 마치 행크의 머리 위에 뿔이 난 것처럼 보인다. 이 장면에서 행크는 뿔달린 악마처럼 조시를 악(惡)으로 밀어 넣는다. 그녀의 모습에 로라 파머의 모습이 겹쳐진다.

 

   이미 벌어진 사건과 예전에 묻혀 있었던 사건이 드러나면서, 마을을 둘러싼 불길한 기운은 점점 더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5. 캐서린 & 피트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이들 부부만큼 전형적인 부부사이가 없었다. 부잣집 망나니같은 드센 부인과 그에 반해 순진한 남편. 이들의 과거가 마지막회에서 드러난다. 솔직히 캐서린이 남편 피트에게 도움을 청하는 모습은 그렇게 진실해보이진 않지만, 그 또한 그녀의 솔직한 모습으로도 보인다. 그녀는 남편 피트에게 진심으로 도움을 요청한다.  

 

캐서린: 피트, 우리가 서로에게 상처줬던 말이나 행동은 제발 잊어버려.
피트: 지금 한 것도? 전처럼 잠깐 잊어버리지 뭐.
캐서린: 우리 결혼 생활이 순탄치 않은 것 알아. 하지만, 우리 사이에 결혼 생활을 유지시켜준 어떤 것들이 있었잖아. 당신은 날 사로잡은 남자. 고양이처럼 나무 위를 뛰어다녔던 벌목꾼.
피트: 당신은 언덕 위 큰 저택에 사는 사장의 여동생이었고.
캐서린: 한 여름의 불장난. 그리고 우린 결혼했잖아.
피트: 캐서린.
캐서린: 피트.
피트: 그 때 언덕 위의 그 집에서 당신을 데리고 오지 말았어야 했는데. 물론 난 그 집에 대해 어떤 불만도 없소. 나로서는, 내 모든 어리석은 짓을 통털어, 날 버티게 해 줄만큼 품격이 넘쳐나는 한 사람에게 구애했다는 사실이 내 최고의 기쁨이었으니까. 그 후로 모든 상황이 당신에겐 쉽지 않았었지.
캐서린: 피트, 만일 우리가 싸워서 생긴 상처에, 우리가 서로에 대해 느껴온 감정에 대한 희미한 조각이라도 있다면, 지금 그걸 느껴보라고 부탁할께.
피트: 왜? 정확히 의도가 뭔데?
캐서린: 왜냐하면, 내가 지금 곤란한 상황에 빠졌으니까!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행동과 내가 사람들을 대한 방식으로는 아무도 날 도와줄 사람이 없으니까. 도와줘.
  

 

(저 불 속에 갇혀있는) 캐서린은 여전히 내 부인이라고. 

 

   캐서린의 이런 모습은 피트로 하여금 불구덩이에 뛰어들게 하는 감동적인 장면을 만들어내게 한다.  

 

 

6. Cliffhanger (떡밥 결말) 

   시리즈를 만든 데이빗과 마크는 애당초 더 긴 시간을 원했지만, ABC의 소극적인 모습 때문에, 고작 7편만 제작할 수 있었다. 당연한 일이지만, 데이빗과 마크는 이 드라마를 더 길게 이어나가고 싶어했다. 그래서 그들은 시즌 마지막을 지금까지 벌어진 사건을 정리하기 보다는, 사건을 더 만들어내기로 결정했다. 이들이 택한 결말은 다음과 같다. 

① 자코비가 심장마비로 병원에 입원한다.  

 

② 로라 파머의 살인 사건의 용의자인 자끄 르노가 체포할 때 총에 맞아 병원에 있게 된다. 로라의 아버지 리랜드 파머가 자끄를 죽인다.  

 

③ 데일을 위해 스스로 매음굴에 들어온 오드리는 첫 손님으로 아버지 벤자민을 맞는다. 

 

④ 리오는 바비를 죽이려다 행크의 총에 맞는다. 

 

⑤ 자끄를 체포할 때 자끄를 총으로 쏜 앤디는 소원해진 루시와 화해를 한다. 그녀는 앤디에게 "임신했다"고 얘기하고 앤디는 충격을 받는다. 

 

⑥ 네이딘은 발명품 특허를 받지 못해 약을 먹고 혼수상태에 빠진다. 

 

⑦ 바비 브릭스의 익명 신고로 제임스는 마약 소지로 체포된다. 

 

⑧ 행크의 전화로 제재소에 간 캐서린은 묶여 있는 셜리를 구해준다. 그러나 불길이 그녀들을 덮친다.   

 

⑨ 호텔에 돌아온 데일은 전화를 받는다. 그 때 누군가 문을 두드리고 데일이 문을 열자 총구에서 불이 뿜어져 나오고 데일이 쓰러진다. 

 

 

7. 기억할 만한 지나침 

 

   부인 말을 우습게 여기고 심지어 손지검까지 하는 리오는 의외로 순애보적인 모습을 보인다. 자신에게 총을 들이댔다는 사실보다, 자신을 속이고 외도를 벌였다는 사실이 더 가슴아프게 느껴지는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부인을 죽이려는 것 까지는 그렇지 않은가? 소유하지 못하면 없애버리는 것이 리오의 본성이자 성격은 아닌지... 리오의 순애보적인 행동은 시즌 2에서도 엿볼 수 있다. 

 

<샤이닝> 잭 토런스

<풀 메탈 자켓(Full Metal Jacket)> 고머 파일

   리오가 바비를 노려보는 모습과 도끼로 쳐 죽이려는 모습은 <샤이닝>의 잭 토런스(잭 니콜슨)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그의 생김새를 보면 <풀 메탈 자켓>의 고머 파일(빈센트 도노프리오)를 떠올리게 한다. 뭐 명배우들과 비교하는 것이라 리오 존슨도 그다지 기분 나쁘지는 않을 듯 하다. ^.^; 

 

   리오가 총을 맞는 장면은 극 중 극 <사랑으로의 초대>와 겹쳐진다. 제러드와 채트를 몰락시키려던 몬태나의 계획은 결국 수포로 돌아가고, 몬태나는 채트의 총에 맞아 죽음을 맞는다. 시즌 1을 끝으로 <사랑으로의 초대>는 더이상 <트윈 픽스>에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에머랄드와 제이드는 어떻게 되었을까? 

 

   의문의 보험 증서를 받았을 때도,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촌각을 다투는 순간에서도 캐서린은 "생각"을 한다. 그녀의 성격이 어찌됐건 간에, 그녀는 자신에게 닥친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하는 능력이 있다. 그리고 이런 생각에 관한 에피소드는 20여년이 지난 바다 건너에서도 재연되고 있다. 

<극장전> 김동수

 

 

 

8. 덧붙임   

a. 대부분 사실에 기초하여 썼고, 개개의 세부사항은 사실에 부합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사실의 전후부분이 바뀐 경우도 있습니다.     

b. 컨텐츠 중 캡쳐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해당 저작권사에게 있습니다.     

c. Refenences      

- 『Lynch on Lynch, Revised Edition』크리스 로들리, Faber & Faber
- 『
데이빗 린치의 빨간방』데이빗 린치,  곽한주 옮김, 그책
- <
Twin Peaks: Definite Gold Box Edition> Lynch/Frost Productions, CBS DVD, Paramount Home Entertainment
- <The Shining> Warner Bros.
- <Full Metal Jacket> Worner Bros.
- <극장전> 전원사, 청어람

-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
- IMDB http://www.imdb.com/   

d. 다음 글은 한 주 쉬고 4월 28일 오전 9시에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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