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멍멍대면 너는 찍찍대고 나는 개 너는쥐
내가 멍멍대면 너는 찍찍대고 나는 개 너는쥐
나는 개
왜 날 빨갱이로 만들어 왜 날 혁명가로 만들어
니가 아니어도 나는 개
왜 날 광장으로 내몰아 왜 널 상대하게 만들어
네가 아니어도 나는 개 너는 쥐 나는 개 너는 쥐
나는 개 너는 쥐
왜 날 빨갱이로 만들어 왜 날 혁명가로 만들어
니가 아니어도 나는 개
왜 날 광장으로 내몰아 왜 널 상대하게 만들어
네가 아니어도 나는 개 너는 쥐 나는 개 너는 쥐
왜 날 빨갱이로 만들어 왜 날 혁명가로 만들어
니가 아니어도 나는 개
나의 혁명은 시작됐어 너의 삽질은 끝날 거야
그날이 와도 나는 개 나는 개 나는 개
- 달빛요정 「나는 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그가 돌아왔다. '역전만루홈런'을 떼어버리고, 그 앞에 '전투형'이란 단어를 달고 다시 돌아왔다. "손모가지 분지르고 / 발모가지 잘라내고" 「절룩거리네」를 부르던 그가, '언제쯤 사시미가 될 수 있을까 스끼다시 내 인생"을 부르며 자학하던 그가 전사가 되어 돌아왔다. 그가 갑자기 각성했다기 보다는, 지금 이 세상이 그가 이런 노래를 부르게 종용한 셈이다. 이전에 부른 노래가 막연하게 '한국사회'를 비판했다면, 이번 음반에서는 명확하게 그 비판 대상을 직시한다.
이제는 유리상자 류의 "그대는 내 청춘의 무덤"이라든가, "첫눈 오는 날에는" 등의 서정적인 가사는 당분간 듣기 힘들 것 같다. 그의 전투는 적어도 3년은 계속 될 듯 하니까. 다행인 것은, 가사는 전투적이 됐지만, 그의 음악은 여전히 경쾌하면서 가슴시리다는 것이다. 그는 여전하게 그만의 방식으로 전투를 진행한다.
앨범 커버에서 명백히 드러나듯이 그는 무모하게도 MB정권과 전투를 벌이고 있다. 막강한 각하 로봇과 수세에 몰린 달빛요정 로봇의 모습은 애초부터 무모한 싸움이라는 것을 알린다.
총 6곡의 곡은 지금 이 답답한 세상을 향한 사자후로 들린다. MB시대의 '운동가요'로 불릴만한 네 곡 「축배」,「입금하라」,「나는 개」,「피가 모자라」는 들을 수록 가슴을 치게 만든다. 이 네곡은 확실히 선동성이 있다. 그렇다고 서정적인 요소를 완전히 지운 것도 아니다.「치킨런」은 달빛요정의 서정성을 아직 간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노래다. 아니, 아름답다기 보단 가슴이 아린 경우라 해야겠지. 굳이 88만원 세대가 아니더라도, 이 땅에서 뮤지션으로 산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담담하게 보여준다. "세상은 내게 감사하라 말하네 / 그래 알았어 / 그냥 찌그러져 있을게"
전투형 달빛요정의 이번 새 음반은 짧지만, 심금을 울리는 노래들로 가득 차 있다. 언젠가 주말 가요프로그램에서 달빛요정이「나는 개」를 부르는 모습을 기대한다. 물론 그럴리야 없겠지. 하지만, 각종 온라인 음원 차트나, 이곳 알라딘 차트에서라도 1위를 차지할 수 있진 않을까? 자본주의 체제에서 가장 큰 실천은 자신의 지갑을 여는 일이다. 그의 전투, 아니 우리들의 전투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