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찍 일어나 조조영화를 보고 들어와 침대에 뒹굴거리며 달디단 독서를 하고 있는 중에 벨이 울렸다. 찾아올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순간 조금 긴장하면서 현관문으로 서서히 다가가는 와중에 다시 울리는 벨 대신에 다급히 불려지는 내 이름. 문을 열어보니 택배사 사장님이 서 계셨다. 알라딘에서 금요일에 발송했다는 신간 평가단 도서를 들고서.  

 

"어... 오늘도 일하세요? 오늘 일요일인데..." 

"월요일에 눈내리고 일이 계속 밀려있어서요. 구정까진 계속 일요일까지 일해야 할 것 같아요."  

 

   책을 받고, 오배송한 도서를 반품처리하고, 인사를 하고 문을 닫았다. 천재지변과 쇼핑몰에 밀려드는 주문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이니 나완 상관 없는 일이야, 라고 생각하면 간단할 문제라고 머리는 스스로 위안하고 있지만, 내 맘은 편치 않았다. 개인 사업자란 이유만으로 일요일에 일하는 것을 당연히 생각할 수는 없는 것이니까.  

   이 문제는 내 짧은 가방끈과 미지근한 심장으로는 결론을 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들 사장님들께 따듯한 환대와 고마움을 전하는 문자 한 통뿐. 그리고 배달 늦어진다고 괜히 툴툴거리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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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1 12: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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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2 09: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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