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에서 지구를 구하라 - SOS 과학 구조대 어린이 시사 사회.과학 만화 1
이현정 지음, 이대종 그림 / 글뿌리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내가 학습만화를 읽어 본 것은 초등학교 시절 육영사 학습판 과학학습만화 시리즈와 만화세계위인전집 시리즈뿐이다. (이중 만화세계위인전집 시리즈가 상당히 골때렸는데, 『유관순』편에서 친일파 앞잡이가 일본 형사를 속이고 3.1운동을 지지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 놈 속마음을 대사로 표현했는데 이랬다. "내 비록 친일파로 살아가지만, 한순간도 조국을 잊은 적 없다. 나 역시 조선인이다!" 그때 내가 초등학교 3학년이었는데, 어린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엄청 실소했던 기억이 있다. 진실은 누구에게도 숨길 수 없는 법이다.) 그당시 이 만화들을 거의 외울정도로 반복해서 읽었던 것 같다. 물론 지금 돌이켜보면 딱히 기억나는 것은 없지만, 그래도 그 때 무의식적으로 학습했던 사항들이 지금도 가끔 생각나는 것을 보면 학습만화의 효과는 생각외로 큰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나서 한동안 학습만화는 읽지 못했다. 아마도 이원복 교수의 『한국, 한국인, 한국경제』가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학습'만화라기 보다는 '이상'을 설파하는 교조적인 만화라서 별로 감흥이 없었던 탓도 있겠다. 그러다 어느 순간 학습만화가 범람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 이전부터 흐름은 있어왔겠지만, 『마법 천자문』시리즈와 『Why』시리즈가 학습만화와는 상관없는 독자층에게도 친숙할 정도이니, 그 흐름이 범람을 했다고 생각한다. 

   말이 너무 길었다. 하지만 이번에 글뿌리에서 나온 어린이 시사과학만화『SOS 과학 구조대 1: 지구 온난화에서 지구를 구하라』에 대한 서평을 쓰기 위해 이정도 '고백'은 필요하다. 어린이 관련 도서, 특히 학습 만화에 대한 서평은 어떻게 써야할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40자 평으로 대신할까 싶었지만, 책을 공짜로 받은 마당에 달랑 40자 내외로 서평을 쓰는 것은 비양심적인 것 같다. 때로는 하기 싫어도 해야 할 일이 있다. 지금이 바로 그렇다.  

   서기 2000년 우주의 마법 종족 수무다 일행이 지구를 차지하기 위해 공격해왔다. 지구인들의 반격으로 수무다는 지구 침략 계획을 잠시 멈춘다. 그리고 지구인들은 SOS(Super heros Of Science)팀을 만들어 스무다의 재침입에 대비한다. 그런와중 미래의 지구에 이상이 생긴 것을 알고 UN은 SOS 과학 구조대를 2050년으로 급파한다. 북극의 얼음이 녹고, 밀림의 녹지가 사라진 지구. 이렇게 된 이유는 지구 온난화 때문이고, 지구를 차지하려하는 수무다 일행이 지구 온난화를 부추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SOS는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책은 지구 온난화로 발생되는 수많은 자연현상을 들면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 군데 군데 억지스런 설정이 있지만, 책이 전하려는 주제를 방해할 정도는 아니고 그저 귀여운 수준이다. 그리고 장(章)별로 지구 온난화에 관한 심화학습과 온난화를 예방할 다양한 실천 Activity들이 들어 있다. 지구를 덥게 만드는 것은 우주 악당 수무다가 아니라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다. (수무다는 그저 그런 지구인들을 부추길 뿐이다.) 우리에게 원인이 있으니 우리가 해결할 수 있다. 이 책은 (지금 책을 읽고 있는) 우리들의 '작은 실천'으로 막을 수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힘이 있다. 

   글뿌리에서는 매달 1권씩 총 20권을 낼 계획이 있다고 한다. 1권을 읽어보니 학습내용은 물론이고 재미 또한 쏠쏠하다. SOS 과학 구조대의 또 다른 활약을 기대해본다. 

  

 

* 덧붙임 

그런데 왜 수무다는 지구를 차지한다고 하면서 지구를 파괴할까요? 하긴, 이 문제는 수무다뿐 아니라 지구를 차지하려는 모든 침략 대상에게 질문해야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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