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그런 책들이 있다. 읽기는 읽었는데 도대체 무엇을 읽었는지 잡히지 않는 책들.
가슴에 무언가 벅차오르는 듯한 그런 '느낌'이 있는 책들.
한번에 먹어버리기 보다 생각날 때마다 꺼내어 야금야금 베어먹는 그런 책들.
느낀 감정을 개념화된 언어로 재구성하기 불가능한 책들. 아니, 그런 의미가 무의미한 책들.
요근래 석달간 짬짬히 읽은 김훈의 책들이 그러했다.
그냥 홀로 이 감정, 이 느낌 간직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