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tic Mr. Fox (Paperback, 미국판) Roald Dahl 대표작시리즈 2
로알드 달 지음, 퀸틴 블레이크 그림 / Puffin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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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너무 길들여진 것인가, Roald Dahl이 진보한 것인가... 

   Roald Dahl을 처음 알게 된 것은 『Matilda』였다. 워킹홀리데이로 처음 호주를 갔을 때 영어도 배울겸 독서도 할겸 중고 서적을 뒤적거리다가 발견한 "보물" 중에 단연 으뜸이었다. 『Matilda』는 어린이 소재의 영화중 그 유명한 조니 뎁과 팀 버튼의 조합으로 이뤄진 영화 『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와 버금 갈 정도로 영화로도 제작- 대니 드 비토가 감독겸 사기꾼이나 다름없는 개념없는 아빠로 나왔고 총명한 초능력자 마틸다는 미세스 다웃파이어의 막내딸 마리 윌슨이 열연했다- 되었으며 Roald Dahl의 이름을 알리는 대표작 중의 하나로 유명하다. 

   그림이나 활자체로 미루어 볼때 아동 소설 중에서도 그의 대상은, 부모가 bedtime story로 읽어줄 수 있는 3살부터 인물의 어리석음과 바보 같음을 가리키는 각종 비속어가 출현하는 것을 감안할 때 그것을 소화해낼 수 있는 12살까지인 듯 싶다. 

   주인공 Mr. Fox는 family man, 즉 한 가정의 가장이다. 그 가정이라 함은 금쪽같이 소중한 새끼들과 너그럽고 이해심 많은 부인이 이루는 사랑이 충만한 인간의 그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Mr. Fox는 아주 소중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가장으로 충실히 남편과 아버지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살고 있다. 문제는 그가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사는 삶을 파괴하고 싶어 안달이나 달려드는 무리가 있다는 사실에서 시작한다.  

   그들은 형편없이 우스꽝스럽고 불결하기 그지없는 외모에 기이하고 혐오스러운데다 편집적인 식성을 지닌 한마디로 Roald Dahl의 소설에 등장하는 소위 "나쁜 캐릭터"들이다. 전혀 매력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꽝 그자체인 세명의 캐릭터들이 Mr. Fantastic Fox와 죄없는 그의 가족을 무자비하게 소탕하려는 작전을 펼칠 때 그들의 냉혹함과 모진 탐욕에 혀를 내두르며 분개를 느끼는 것은 비단 아이들만이 아닐 것이다. 

   또한 탐욕에 눈이 먼 포학한 그들의 빈틈을 노려 자신의 가족을 비롯하여 자기로 하여금 피해를 입은 다른 동굴 동물 가족들-오소리, 두더지, 토끼, 족제비-까지 헤아리며 전장의 한복판에서 나쁜 무리들의 소굴로 정면 돌파하여 음식을 훔쳐내고 모두를 위한 만찬을 벌이는 장면에서 의기양양한 승리감에 도취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단편적으로 봤을 때 Roald Dahl의 소설이 지향하는 바는 권선징악에 있다. 그러나 악을 징벌하는 방법에 있어선 권선징악의 사자성어처럼 관용적이지 않다는데 그의 소설이 갖는 창의적인 매력을 찾을 수 있다. 그의 소설에 나오는 착한 캐릭터들은 결코 약하지 않다. 이분법적으로 흑과 백으로 나눈다면 천사의 날개처럼 혹은 겨울밤 눈처럼 순백으로 비쳐지기보다는 다소 불분명한 색채를 띤다고 볼수 있다. 순수히 악당에게 당하며 견디는 소극적인 기질의 소유자가 아니라 다소 부적절하고도 얄궂은 또는 파괴적인 방법으로 속 시원하게 악당들을 처단해버린다. 총명함과 선량함, 순수함을 가진 동시에 적잖은 잔임함을 겸비한 번뜩이는 기지로 나쁜 캐릭터들과 그 환경에 대항해 실랄한 유머를 선사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과 대비해 본다면, 주로 그릇된 부모나 어른, 기존의 제도권이나 기득권에 대한 부조리함에 대한 반골 기질과 상통된 맥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이젠 내가 이제 나이가 든 것일까...  

   잔인한 농부들에도 불구하고 Mr. Fox가 그들의 선량한 수확을 훔치는 도둑이라는, 캐릭터가 도입부부터 자꾸만 마음에 걸렸다.  

   결국 "도둑" 아닌가...  

   정당한 노력없이 남의 것을 습득하는 도둑놈을 과연 끝까지 긍정하며 읽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농부들로 인해 피해를 본 이웃 가족들에 대한 Mr. Fox의 선량함-특히, 육식을 하지 않는 토끼 가족을 위해 당근을 챙기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Mr. Fox가 도둑이라는 의식은 이야기가 전개될 수록 많은 것을 가진 지상의 강자인 농부들에 의해 자행된 지하의 약자들에 대한 몰인정한 약탈 장면-특히 트랙터로 멀쩡한 언덕을 끔찍하게 황폐화시키는 자연학살-에서 그 주체와 대상이 전이, 긍정의 힘을 끌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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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영화] 『판타스틱 Mr. 폭스』 시사회 이벤트
    from 이번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2009-11-27 09:14 
       『Fantastic Mr. Fox』 리뷰를 쓴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반가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 책이 언제 영화가 되었나요? 게다가 웨스 앤더슨 감독에 조지 클루니, 메릴 스트립, 빌 머레이(@.@)라니!!      도대체 어떤 영화가 나왔을지 궁금합니다. 예고편을 보니 책보다는 덜 위악적인 것 같아 다행입니다. 『찰리와 초콜렛 공장』이후로 그럴싸한 Roald Dahl원작의 영화가 나올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