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날씨

   어제부로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영하권에 근접한 기온에 바람까지 부니 서늘한 가을 날씨에 만족해 있던 몸이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어제의 추위를 반면교사 삼아 오늘은 때이른 겨울코트를 과감히 입어보았다. 기온은 어제보다 더 떨어진 영하권인데, 바람이 불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단단히 각오를 해서인지 등사이에 땀이 조금 찼다. 11월에 겨울코트라니...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이 아니라(뭐 그런적도 없었지만.. -.-;;) 시기를 앞서가는 사람이 된 것이 아닐까 하는 헛생각을 잠깐 해봤다. 

 

2. 2200번 

   난 파주에서 일한다. 서울서 파주까지 가는 방법은 여러 방법이 있으나, 대부분은 2200번 버스를 이용한다. 통근 시간이 가장 짧은 교통수단이니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다.  

   가뜩이나 출근시간엔 사람들이 많아 앉아가기는 일찌감치 언감생신, 겨우겨우 타곤 했었는데, 어제 버스 한 대가 고장이 나서 배차시간이 늘어나 겨우 타는 수준이 아닌, 짐짝처럼 낑겨서 탔다. 출입문 하단에 몸이 딱 들러붙은채로 버스 안에 있으니, '이렇게 살아야 하나'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했지만, 평소보다 낮은 위치에서 바라보는 자유로의 풍경이 새로와 머릿속에 들었던 생각은 금새 잊고 말았다.  

   매일 바라보는 똑같은 길인데도 높이가 다른 위치에서 바라보니 새로왔다. 길은 항상 그대론데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서 느끼는 감정이 다르다면, 우리의 직관이나 인식은 얼마나 얄팍한 것일까 하는 생각을 잠깐 해봤다. 

 

3. 후루야 미노루   

   어제, 그동안 미루고 미뤘던 후루야 미노루의 <심해어>를 주문했다. <이나중 탁구부>에서는 정말이지 배꼽을 잡고 낄낄거렸었으나, <두더쥐>를 읽고 거의 경악을 했다. 도저히 같은 작가라고는 믿지 못할 정도로 작화와 내용이 거의 극단으로 치달았다. 그나마 <두더쥐>보다 조금 나았던 <시가테라>도 4권까지 읽고 더 이상 감당이 안돼서 아직까지도 읽지를 못하고 있다. 거의 잊어버린 이름이었었는데, 지난주 라디오 북클럽에서 유희열씨가 이 책을 소개해준 것이 계기가 됐다. 어떤 내용일지 사뭇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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