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리터의 눈물
키토 아야 지음, 한성례 옮김 / 이덴슬리벨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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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우리는 건강할 때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할까? 쓰러진 후에야 '건강하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했어야 함을 깨달으니 말이다. 아야가 이 사실을 일깨운다. '너희의 건강한 그 몸이 너희를 충분히 자유롭게 하고 있으니, 기꺼이 행복해하여라!'고 말이다.

 이 책은 아야가 자신의 몸에 이상이 있음을 알게 된 순간부터 죽음에 이르는 순간까지의 이야기를 일기 형식을 빌어 쓴 책이다. 아니 일기를 모아놓은 책이라고 말해야 옳을 것이다. 꿈 많고 웃음 많던 한 소녀가 병에 의해 무너져 가는 안타까운 이야기. 하지만 그 병에 지지 않기 위해 혼신을 기울이는 감동스런 이야기이다.

최근 연예인들의 잇단 '자살'로 인해 시끄럽다. 안타까운 일이 연속해서 벌어지고 있어 나 역시 충격에 충격을 거듭하고 있다. 그들이 아야의 이야기를 먼저 들었었더라면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물론 그들 나름의 고통이 있었겠지만 나는 감히 그래도 살아야한다고 어떻게든 살아남아 해결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설득하고 싶으니 말이다. 그 설득을 아야는 자신의 목숨을 던져가며 하고 있으니 그들도 아야의 말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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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하느님
조정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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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책장을 넘기며 나도 모르게 내뱉은 말이 '오하느님'이었다. "정말 하늘도 무심하시지 어쩌자고 이 가여운 사람들을"

 이 책은 일제강점기 태평양 전쟁에 강제 동원된 조선인들의 이야기이다. 일본군의 총알받이에서 겨우 살아남아 소련군의 포로가 된 조선인들은 소련군이 되어 독일군과 싸우다가 독일군의 포로가 되고, 이들은 또 독일군으로 미군과 싸우다가 미군의 포로가 된다. 미군의 포로가 된 그들은 그들의 나라가 조선이며, 조선에 돌아가고 싶다고 혈서를 써서 알리지만 결국 제네바 협정에 의거 그들은 소련으로 돌아가게 되는데.......(이 책을 앞으로 읽을 사람을 위해 끝 이야기는 알리면 안 되겠지?) 

 조정래 작가님은 우리에게 일깨운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항상 깨어있으라고 말이다. 아리랑을 통해서 말하지 못한 부분을 이렇게 또 <오하느님>을 통해 얘기해준다. 아리랑에서 하와이의 농장에서 조선땅을 그리워하며 노예생활을 하던 조선인들의 처참한 모습을 보여주어 일제 식민지 시대 우리 민족의 아픔을 가감없이 보여주었다면 이 책은 태평양 전쟁에 강제 동원된 순박한 조선인들이 이 나라 저 나라에 질질 끌려다니며 전쟁의 희생양이 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식민 시대의 아픔과 전쟁의 광포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이 글이 어찌 소설일 뿐이랴? 일본, 소련, 독일, 미국 사이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힘없는 조선인들의 모습이 한없이 가여워 '윽'하는 소리도 내지 못한 체 마지막 장을 덮었다. 항상 깨어있어야 하는데 자꾸 잊는다. 나만 그런 것 같지 않으니 정말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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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 상담실 이야기 - 마음이 멍든 아이들을 위한
이지성 지음 / 성안당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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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고개 끄덕이면서 들어주고, 이야기가 끝나면 손을 꼭 잡고 밖으로 나가서 맛있는 것을 사주는 것이다. 이런 단순한 행동에는 세 가지 메시지가 포함되어 있다. '네가 힘든 거 이해해.' '나는 네 편이야.', '이렇게 맛잇는 것들ㅇ르 놔두고 죽으면 억울하지 않겠니?' 그러면 아이들은 더 이상 죽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때부터 아이들은 다시금 언제나 즐거운 천진난만한 아이로 돌아간다. (51쪽)

아이로 하여금 상상의 친구를 떠나보내게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아이가 가진 상상의 세계를 인정해주면 된다.......아이들은 모두 그렇다. 주위에 조금만 자기 편이 되어주는 어른이 있으면 기특하게도 알아서 제자리로 돌아간다.(55쪽)

 아마 당신의 아이도 괴롭히든지 괴롭힘을 받든지 둘 중하나에 속해서 학교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다.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들의 편에 서는 천사표 아이들은 학년 전체를 통틀어 많아야 서너 명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편을 들어주면 같이 따돌림을 받게 되니까 나타나는 안타까운 현상인데, 일단 따돌리는 현상이 발생하는 곳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은 모두가 피해자가 된다. 괴롭히는 아이는 비열하고 잔인한 성품을 갖게 되고,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는 인격이 파괴되고, 수수방관하는 아이는 자신도 모르게 비겁한 성품의 소유자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가 이런 피해자가 되지 않게 하려면, 반에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가 있는지, 만일 있다면 그 아이에게 어떻게 대하는지 등을 자세하게 물어보아야 한다. 그런 다음 따돌림 당하는 아이의 편에 서라고, 우리 교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집단 따돌 현상에 대한 안건을 학급회의 시간에 제출하라고, 집단 따돌림을 주도하는 아이들을 개별적으로 만나서 너희들이 잘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해주라고, 그게 진정으로 친구를 위하는 자세하고 용기를 북돋워주어야 한다.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인간적인 결점들, 교육적 실수들, 샐패들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하낟. 그것들은 나를 괴롭히는 무엇이 아니라 나는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무엇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124쪽)

 교육자가 아이들 안에 있는 인간을 위한 무대를 마련해주면, 아이들 안에 있는 인간은 스스로 그 무대 위로 걸어 나와서 스스로를 완벽하게 가꿔나간다.

고통은 축복이었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고통을 끌어 안을 수 있게 된 태도를 갖게 된 것이 행운이었다. 내가 웃으면서 고통을 끌어안기 시작하자 세상이 달라지기 시작했고, 세상이 나를 향해 웃어주기 시작했다. 또 나는 진실로 행복해지기 시작했다. 내가 찾은 행복은 물질적인 것이 아닌, 영혼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행복이었다. 내게 주어지는 모든 것에서 오로지 좋은 점만을 찾아내는 집요한 마음의 습관, 이것이 바로 나를 진정한 행복으로 이끈 시련이 준 선물이었다.

 말에는 힘이 있다. 특히 아이에게 주는 부모의 말에는 절대적인 힘이 있다.

나는 부모의 정성을 아이라는 그릇 속으로 떨어지는 물방울에 비유하고 싶다. 부모의 정성은 아이라는 그릇 속으로 매일 조금씩 떨어진다. 그리하여 마침내 그릇을 가득 채우고 넘쳐서 아이의 좆ㄴ재 위로 흐르게 될 때, 아이는 영향을 받고 변화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부모가 십 년씩 이십 년씩 정성을 들여도 변화하지 않는 아이는 구제 불능이 아니라 위대한 잠재력과 가능성으로 충만한, 정말 넓고 큰 그릇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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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이스마엘 베아 지음, 송은주 옮김 / 북스코프(아카넷)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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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와 이에 반기를 든 반군 세력 간에 끝없는 내전으로 황폐해진 나라. 시에라리온. 신의 축복인 줄만 알았던 다이아몬드 광산은 반군과 정부군의 돈줄이 되고 이로 인해 내전이 끝나지 않는 비극이 계속되던 나라. 시에라리온. 이 나라의 작은 마을 마르투종에서 고만고만하게 살고 있던 이스마엘은 끔찍한 영화보다도 더 끔찍한 전쟁 속에서 친구도 가족도 잃고 자신도 잃으며 전쟁에 휘말린다. 유니세프의 도움으로 전쟁터에서 빠져나왔지만 전쟁터에서 잃어버린 마음을 건져내는 것은 쉽지 않았고, 가까스로 회복되었을 때 또다시 그의 곁에 전쟁은 다가와 있었고 그로 인해 또다시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된다.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자신의 나라에서 겨우 도망쳐나온 이스마엘은 자신과 똑같은 처지의 소년병들을 위해 '원숭이를 죽이는 사냥꾼'이 되길 자처하며 이 책을 쓴다.

 큰 한숨이 나온다. "얼굴이 퍽 슬퍼보이는구나. 네가 어린아이였을 때는 이마에서 빛이 나곤 했는데 말이다. 너희 부모님하고 참 희한한 일이라고 그랬었지. 우리는 네가 항상 행복해서 그렇다고 생각했단다. 네 어머니는 네가 잠을 잘 때에도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고 하시더구나. 네가 말썽을 부리고 골을 내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이마가 훨씬 더 번쩍번쩍 빛이 났지. 네 타고난 성격 탓이라고밖에는 달리 설명할 도리가 없었지. 그런데 지금은 빛이 나질 않는구나." 마르투종이 반군의 습격을 받아 이리저리 도망치다가 겨우 같은 마을에 살던 응고루 가세무 아저씨를 만나 가족들을 만날 희망에 부푼 이스마엘에게 했던 말이다. 누가 이 아이에게서 빛을 거두어 가버렸나? 그 이후 눈 앞에서 가족을 잃어버린 이스마엘은 무섭게 변한다. "내가 따라야 할 규칙은 죽이지 않으면 죽는다는 것뿐이었다. 내 사고도 그 범위 이상을 넘어가지 않았다. 우리는 2년간 전투를 했고,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과는 살인이었다. 나는 누구에게도 동정심을 느끼지 않았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어린 시절은 끝나버렸고. 내 심장은 차갑게 얼어붙었다. 달이 뜨고 해가 뜨면 밤낮이 오고 가는 줄만 알지, 그날이 일요일인지 금요일인지도 모르고 살았다."  가랑잎이 구르는 것만 보아도 까르르 웃어댄다는 그 나이에 내뱉는 말이 독을 차고 있다. 누가 이 아이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유니세프의 도움으로 겨우 전쟁터에서 빠져나온 이스마엘은 이렇게 말한다. "필사적으로 어린시절의 기억을 더듬어보았지만, 아무리 해도 떠오르지 않았다. 전쟁의 기억이 두터운 장벽을 쳐 놓았던 것이다. 전쟁 이전의 삶을 한 조각이라도 되찾으려면 그 장벽을 무너뜨려야 했다."고 말이다. 어른들이 쳐 놓은 장벽에 갇혀 인간성을 잃어버린 아이들의 모습에 가슴이 먹먹하다. 어쩌나, 어쩌나...아름다운 세상에 살 권리를 박탈당한 채 피비린내 맡으며 서로 죽고 죽이는 아이들. 세상은 아직 평화롭지 않다. 유니세프의 도움으로 전쟁터를 빠져나와 재활치료를 받던 맘부(소년병)를 가족들이 외면해버린 것처럼  '내가 살고 있는 세상만 평화로우면 되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면 늘수록 세상은 위태롭다. 나도 세상을 위태롭게 하는 사람 중에 한 명이 아닐까 부끄러워하며 글쓰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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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보이 나를 찾아가는 징검다리 소설 2
사소 요코 지음, 이경옥 옮김 / 생각과느낌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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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줄임표 안에는 참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누구에게나 그런 것 같다. 호시노 유에게도 그랬듯이 말이다. 나도 요사이 말줄임표 사용이 부쩍 늘었다.

그나저나 왜 제목이 쿨보이일까? 썩 마음에 드는 제목은 아니다. 뭐 바꿔도 그만인 제목인 것 같아서 말이다. 짧은 분량 탓이기도 하겠지만 호시노 유의 어른스러운 목소리를 따라사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을 넘기게 된다. 집에서 늘 누나랑 비교를 당해 주눅이 들어 다른 사람 마음의 고통에 아주 민감하고 차별을 싫어하는 야마나카 사쿠, 스스로 느끼는 성정체성이 일반적인 아이들과는 다른, 그러나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당당히 해내는 이치노세, 말하고 싶은 대로 말했으나 그 말이 남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후 앞머리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려버린 아이 미야시타. 덧붙이자면 노인성 치매에도 불구하고 배나무 가꾸는 일만큼은 확실하게 기억하는 할어버지와 호시노 유의 스토커인 줄 알았던 오토바이 사나이 마츠시마 토오루, 아름답게 삶을 가꿀 줄 아는 어머니까지 개성있는 인물을 만나는 즐거움이 톡톡하다. 또, 반전의 재미도 그럴싸하다. 컬러풀의 반전이 예상되는 반전이었다면 이 책의 반전은 뜨악 그 자체이다. 자칫 '반전드라마' 같은 프로그램에서나 볼 듯한 뜨악한 반전이 짱짱한 인물들 덕분에 그나마 수긍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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