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쇼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소설 속 주인공의 나이가, 나랑 이렇게 비슷했던 적이 있었던가?  28, 이민수. 서태지와 도스에서 윈도우로 넘어가는 시대를 함께 건너온 동갑의 주인공의 삶이 낯설지 않다. 그래서 신나게 책 장을 넘겼다.

 주인공 이민수는 고학력 백수다. 부족한 것 없이 지원받으며 자라다가 어느 날 아침 자신을 지원해줄 지원군을 잃어버린 채 방황하는 백수(?)! 그렇다고 무능해 보이지는 않는다. 사회가 그를 무기력하게 만들어버린게 분명하니까! 그래서 그는 무기력하고 우울한 자신의 삶에서 벗어나기 위한 게이트를 두리번거리며 살아가다가 신출귀몰한 '회사'에 입성하게 된다. (이 신출귀몰한 '회사'에 집중하라! 이 작가의 상상력에 찬사를 보낸다. 현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을 입증하면서(단말기로 자신의 방의 위치를 추적하며..아! 해리포터의 그 지도하고 역할이 같다.^^) 동시에 인간의 무한한 능력(퀴즈를 풀기 위해 지식을 연마하는 사람도, 퀴즈를 푸는 사람은 결국 인간이니까 인간의 무한한 능력을 믿는게지)을 믿는 이 '회사'에 가면 내 습자지 지식도 좀 두꺼워지지 않을까 싶어 한 번 가보고 싶다. 나도 이춘성씨를 한 번 만나봐야겠는데, 어느 카페에 가서 멍하게 앉아 있어야 하나?^^) 신출귀몰한 '회사'에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탈출(?)하는데 성공하는 이민수의 앞으로의 삶이 어떻게 전개될 지 상상하는 것도 재미있다. 그는 다시 '회사'로 들어가는 게이트를 영영 찾을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그가 그 게이트 찾는 데만 열중하는 것이 아니라 책 먼지 풀풀 날리는 헌 책방에서 자신을 찾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 같아 안도하며 마지막 장을 덮는다.

 2008년,오늘, 지금을 이렇게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는 책을 읽다보니 책 곳곳에 내 모습이 불쑥불쑥 보여서 민망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고된 삶에 지쳐있는 우리에게 하느님은 분명 가슴 두근거리게 할 재미있는 삶도 끼워놓아두셨겠지, 그 두근거림을 미쳐 보지 못한 채 하늘나라로 가버린 민수 고시원 옆방녀와 같은 이들이 더 이상 생기지 않기를 바라며 리뷰를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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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현대문화센터 세계명작시리즈 1
제인 오스틴 지음 / 현대문화센터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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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체높은 귀족으로 오만해 보이는 남자, 다아시. 신분은 낮으나 지적이며 쾌활하고 명랑한 여자, 엘리자베스.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오만함 때문에, 주위 사람들로 인한 편견 때문에 서로의 진정한 모습을 보지 못하고 오랫동안 서로의 주변을 맴돌다가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다소 천박하게까지 보이는 엘리자베스의 집안과 절제되고 도도해 보이는 옛 성의 주인같은 다아시 집안의 차이로 인해 '신데렐라'이야기 같은 느낌을 줘 우스꽝스러운 소설로 보일 수 있으나 당시 귀족들의 오만함에 당당히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자신의 사랑을 결정하는 엘리자베스의 모습은 파격적인 것이 아니었겠는가? 영화로 한 번 봐야겠다.^^

2006.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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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말뚝 박완서 소설전집 7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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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2006.5.12

 엄마의 말뚝. 엄마가 진정으로 편안하게 쉬기 위해서는 묘지 앞에 있는 엄마 이름의 말뚝을 빼지 않으면 안 될듯하다. 그 말뚝 앞에 자식들은 또다시 하소연을 늘어놓을테니 말이다.^^  농담이고. 이 책은 단편 소설 모음집이다. 여성들의 목소리를, 아픔을, 사랑을, 열정을..갈고 닦아서 보여주는 작가의 역량을 존경한다. <그 가을의 사흘 동안>은 읽는 내내 가슴이 아렸다. '낙태수술' 업으로 삼던 한 여의사가 아이러니하게 폐업을 앞두고 출산을 돕은 일을 해보고 싶은 열망에 불타오르다니. <창 밖은 봄>은 속수무책으로 진실하고 착한 그래서 어리숙하고 바보같은 정씨와 길례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은 서로를 보석보다 귀하고 소중하게 아끼는 것임을 보여준다.

 삶은 참 아름답다. 작가의 눈을 통해 본 세상도 결국, 아름답다. 판도라의 상자처럼 꼭 희망을 품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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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1-03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그 가을의 사흘 동안'이란 제목으로 읽었는데... 우리 집에 왔던 남편 친구 부인이 집어 갔어요. 내가 도서관을 꿈꾸는 걸 모르던 사람이라 달라고도 못해요.ㅠㅠ
님의 서재가 '주목 이 서재'에 떴길래 들어왔어요. ^^ 잘 계시죠?
 
보시니 참 좋았다
박완서 지음, 김점선 그림 / 이가서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2006.4.27

 박완서의 단편동화모음집. 여러 편의 글 중 가장 인상깊었던 글은<쟁이들만 사는 동네>. 환쟁이와 그의 아내 중매쟁이 이야기로 그들이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감동적이다. 남편의 붉은 색 그림을 위해 아내가 몰래 흘려 넣은 핏방울. 섬뜩하지만 목숨을 다해 사랑한 아내는 후회하지 않겠지! 성당 벽에 남겨진 할아버지의 그림을 통해 명품의 정의(명품으로 치는 골동품도 태어날 때부터 명품이었던 게 아니라, 세월의 풍상과 사람들의 애정이 꾸준히 더께가 되어 앉아야 비로소 명품이 되듯이 말이다.)를 내려주는 글 <보시니 참 좋았다>등의 아름다운 동화가 모여있는 책이다. 읽고 읽고 또 읽으며 생각할 게 많은 책이다. 책이 보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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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4-02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김점선의 그림도 참 좋았어요. 한편 한편이 참 의미있게 다가오더군요. 저도 다시 봐야겠군요.^^
 
오래된 정원 - 전2권 세트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0년 5월
평점 :
절판


 확고한 가치관으로 한 시대를 견뎌냈던 남자 오현우. 마음 한 자락은 한 남자에게 내어주고 어머니도 아내도 될 수 없었던 여자 한윤희. 두 인물이 각자의 세상에서 살아내는 삶의 이야기가 섬세하고도 가슴 저리게 쓰여있다. '오래된 정원'을 꿈꾸는 이들. 이들은 과연 그들의 삶에 후회가 없을까?

 한윤희 그림 속의 늙지 않던 남자는 자신의 딸을 만나서 무슨 얘기를 할 수 있었을까?

2006.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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