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는 나의 힘

              - 기형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오늘 문득 떠오른 시.

 

하지만,

이 시집은 내가 다시 펼칠 수 없는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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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오늘은 집에서 쉬려고 했다.

컨디션도 안 좋았고 전입신고를 하지 않아 투표하러 가려면 2시간이나 지하철을 타야한다.

 

그런데 어제 갑자기 발끈했다.

 

나는 알람에 맞춰 일어나서 빵 한쪽을 들고 지하철을 탔다.

그리고, 한산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했다.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피어있는 꽃을 보며 혼자 커피를 마셨다.

스마트폰으로  총선 뉴스를 확인하면서 2시간에 걸쳐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지금 맥주를 마시며 개표방송을 보고 있다.

아... 참.. 할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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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째, 술.

그것도 혼자 마시는 술.

이것도 버릇이 되었는지 시작한 후 끝을 내지 못하고 있다.

몸무게는 3키로가 쪘다 빠졌다를 반복하고 있고, 주량은 줄어들 줄을 모른다.

잠은 안오고, 아니 너무 오고.

식욕은 없고, 아니 너무 있고.

심장은 딱딱해지고, 아니 요동치고 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조용한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있다.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다.

그런데 갈 곳이 없구나...

전국에 흩어져 있는 알라디너분들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고 해보고 싶은 심정이다.

 


정말로 시간이 약일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이 상태를 견디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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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2-03-15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잠이 안오면...전혀 이해 못하는 철학책을 읽죠..ㅎㅎ
알라디너 찾아 전국 일주... 강추할만 합니다. ^^
참 술은 혼자보다 여럿이 마시는게 좋아요... 일주 전 술친구 모집도 괜찮을 듯..^^

토트 2012-03-16 00:43   좋아요 0 | URL
음.. 저도 그래봤는데요, 짜증나서 잠이 더 안오더라구요.^^;;
술친구는 필요하긴 한데, 제 친구들은 대부분 애기 엄마들이라 구하기도 쉽지가 않아요.ㅠㅠ
그래도 오늘은 잘 수 있을거 같아요.^^
 

지하철을 탔다.

출근시간도 퇴근시간도 아닌 애매한 시간이었기 때문에 앉을 수 있었다.

며칠 째 잠을 못자서 앉자마자 눈을 감았다.

잠시 후 내 옆에 누군가 앉았다.

반쯤 잠든 상태였지만 엉거주춤 앉는 사람의 기척을 느낄 수 있었고 살짝 눈을 떴다.

내 옆에는 한 길쭉한 남자 아이가 앉아 있었다.(이제 그 정도 나이의 남자를 나는 아이라고 부른다.)

베낭을 그대로 메고 앉은 그 아이는 무릎을 가지런히 모으고 그 위에 책을 올려 놓았다.

그리고 읽기 시작했다. 정말 열심히.

궁금했다. 무슨 책일까.

살짝 책을 넘겨다 봤다.

그리고 보았다.

조르바. 조르바였다.

아... 조르바라니, 하필, 지금 내 상황에 조르바라니....

도저히 참지 못하고 고개를 들어 얼굴을 보았다.

너무나 해사하게 생긴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자아이였다.

아, 이런.

잠이 달아났다.

이건 지금 내 상태에 대한 대답이 내려온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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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2-03-14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

토트 2012-03-15 01:21   좋아요 0 | URL
제가 그 순간 마음에서 외친 말이었어요!!! ^^;;;
 

오늘 내가 한 결정은 내 인생을 바꿀지도 모른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결국엔 행복하기를.

새로운 해에 새로운 설렘이 있기를.

 

그리하여.. 마음의 평안을 얻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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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2-01-13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결정이 내 인생을 바꿀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적이 3번 있었습니다. 그 예감은 모두 맞아떨어졌고, 이제 또 다시 네번째 길모퉁이를 코앞에 바라보고 있습니다. 같이 힘내고 싶어요. 아자아자!!!

토트 2012-01-14 00:5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제가 옳은 결정을 했다고 믿고 싶어요. 이제 최선을 다해야죠.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선인님도 새 해에 더욱 행복하세요. ^^

라로 2012-01-28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일이신지 정말 궁금하네요,,,
명절은 잘 보내셨어요????
새해엔 토트님께 특별히 멋진 한해가 되길 기도할께요.
행복하세요~.^^

토트 2012-01-31 22:51   좋아요 0 | URL
이름 바뀌셨네요?
눈이 펑펑 오는 하루에요.
잘 지내고 계세요?ㅎㅎ
나비님도 새해에 멋진 일이 가득하길 빌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