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와 함께하는 명화 속 티타임 - 17세기부터 19세기 빅토리아 시대까지, 홍차 문화를 한눈에 보다!
Cha Tea 홍차 교실 지음, 박지영 옮김 / 북드림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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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라는 것은 홍차왕자라는 만화를 통해서 친숙하긴 한데.. 아직까지는 커피 만큼 즐기지는 못한 수준이다. 그래서 더 궁금한 홍차의 세계다.. 서양에서는 우리나라의 물처럼 마신다는 홍차인데.. 과연 이 홍차의 세계는 얼마나 다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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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BEER천가 - 본격 맥주 교양 원샷툰 한빛비즈 교양툰 27
몰트다운 지음, 블리자두 그림 / 한빛비즈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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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에 관한 알쓸별잡~~ 맥주덕후가 쓰고 그린 맥주 상식 만화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온갖 맥주에 대한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그리고 그 드립이라니.. 많은 영화와 드라마, 어디선가 본듯한 장면들을 패러디한 이야기들은 .. 별거 아닌 내용에서도 읽는 독자로 하여금 빵~~ 터지게 만든다.

맥주에 대한 상식을 얻고자 했는데 재미까지도 덩달아 가져간 책이다.

이야기는 총 22화로 구성된다. 이 중 정말 몰랐는데 알게 된 것 3가지만 살짝 풀어놓자면

먼저 라거와 에일의 차이.. 그 차이를 알기 전에 술의 차이를 분류해보면 다음과 같다.

결국 맥주는 에일과 라거 두 종류로 나누게 되는데 이 둘의 차이는 효모의 차이이다. 우선 사용하고 있는 효모가 틀리고, 발효온도가 차이가 나며 발효기간에서도 차이가 난다.

에일의 높은 발효 온도는 더 많은 에스테르 화합물을 방출하고, 재료의 풍미를 강하게 해주는 반면,

라거 효모는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오래 발효되며 깔끔하고 맑아지기 쉽다..

(이래서 내가 라거를 좋아하는 듯..)

두번째 맥주가 만들어지는 과정

맥주는 분쇄, 당화, 여과, 끓임, 냉각, 발효, 숙성의 7단계로 만들어진다는 것.

이 중 당화 과정은 식혜를 만드는 것처럼 맥아(Malt)로부터 설탕물인 맥아즙(Wort)를 뽑아내는 과정이다. 이때 전분을 분해하고 당으로 만들어주는 촉매로 작용하는 효소는 맥아 틈으로 물이 들어오면서 '알파'와 '베타' 아밀라아제가 깨어나게 된다.

다음인 여과과정은 젤리처럼 된 몰트와 겁질을 필터 삼아 당화액을 반복적으로 순환시켜 맥주를 맑게 하고 잔여당을 뽑아내는데, 마지막에 깨끗한 물을 더 뿌려서 잔여당을 완전히 뽑아내는 것을 스파징이라고 한다. 이 과정이 다 끝나고 남은 찌꺼기는 '맥주막(맥박)'이라고 하여 소가 좋아한다고 한다..(맥주 공장 옆에는 소를 키워야 하나?)

이렇게 뽑아낸 맥아즙은 한 시간 정도 긇이면서 홉을 넣는데 당화액(맥아즙)을 끓이는 이유는 '홉'의 쌉싸름함을 끌어내기 위함이다. 이 쌉싸름함은 홉의 알파산이 나오게 함인데 이 과정에서 '살균'효과까지 얻게 된다.

그리고 다시 효모를 넣기 위한 과정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맥주를 냉각한다.

발효는 냉각된 맥아즙에 효모를 접종하는 과정으로, 이때 효모가 내는 에너지는 5도 정도의 열을 낸다. 효모가 번식을 멈추고 불쾌한 냄새를 낼 수 있는 성분들을 흡수하다 지쳐 가라앉으며 맥주다운 모습을 보이는데, 이 덜익은 맥주를 '그린 비어'라고 한다. 이 후 맥주를 저온에서 숙성시키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흔히 마시는 밝은 숙성 완료 맥주(브라이트 비어)가 된다.

이번 책을 통해 알게 된 가장 큰 것!! 맥주는 꼭 잔으로 마셔야 한다는 것!!

풍미는 코와 혀, 그리고 입안으로 느끼는데 잔이 입과 코가 동시에 맥주를 접하게 만드는 핵심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소위 말하는 코 담그기를 통해 맥주를 느껴야 하기 때문에... 절대 캔으로 마시지 말라고 작가는 강조하고 있다.(단, 뚜껑이 통쨰로 따지는 맥주는 예외로...)

이 외에도 정말 다양한 맥주들을 소개하고 있다.여기에는 지역별 맥주, 묵혀먹는 맥주, 무알콜 맥주 등 진짜 맥주 종류가 이렇게 많나 싶을 정도이다.

개인적으로는 맥주를 진짜 좋아하지만 .. 술 취하는 건 싫은 관계로 무알콜 맥주가 좀더 다양하게 나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보며.. 앞으로 편의점에서 맥주를 고를 때 조금은 더 신중하게 선택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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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하는 소설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안보윤 외 지음, 이혜연 외 엮음 / 창비교육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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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小說)의 '소(小)'자는 작은 존재들을 품어 주는 , 소설의 태도에서 온다고 해설에서 말하고 있다.

책 [공존하는 소설]은 이 사회 속의 작은 존재들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작은 존재인가?

책을 읽으면서 문득 그 생각부터 들었다.

전문가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분류에 따르면 "여성, 저소득층, 노인, 장애인, 성 소수자, 이주 노동자, 탈북민, 외국인, 결혼 이주민, 청년"이 해당된다.

난 이 중에서 '여성'에 해당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약자'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여성으로서 당할 수 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똥 밟았다' 생각하고 지나갔다. 대체로 그러한 상황에 잘 놓이지도 않았다.

소설 속 이야기들이 우리 사회의 전반적 일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뉴스에서 많이 언급이 된 일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설을 읽기 전까지는 그 '상황' 속에 놓인 이들의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 그저 '정책'의 부재를 탓했고, '빈곤층'이 되기까지 그들이 보인 '게으름'을 탓했다. 처음부터 내몰릴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사정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읽은 [공존하는 소설]은 그동안 한쪽방향밖에 보지 못했던 나의 시선을 다른 면을 향하게 해주었다.

안보윤 작가의 [밤은 내가 가질게] 는 '아동학대'를 말하고 있다.

멍이 들거나 할퀸 상처가 있는 '주승이'를 보육하고 있는 나는 '상황' 변화를 통해 '주승이'가 학대 받고 있는 사실을 기민하게 알아차린다. 그러나 나는 '주승이'에 대해 연민의 감정을 가지지는 않는다. 나는 매뉴얼대로 할 뿐이다. 자신이 책임질 수 있는 일까지만 하는 것이다. 나는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보이는 끈적거리는 감정을 싫어한다.

"너는 그게 선의라고 생각하지? 돌아보고 미적거리고 자꾸 여지를 넘기는 거. (..) 이 세상은 공평해. 네가 선을 가지면 저쪽이 악을 가져. 네가 만만하고 짓밟기 좋은 선인이 되면 저쪽은 자기가 제멋대로 굴어도 되는 줄 안다고."(p.29)

이 구절을 보며 나는 나무반 선생이나 언니로 인해 '내'가 악인이 되어가는 과정이 싫었다.

왜 자신들이 착한 척을 함으로써 '그 착함'을 보이지 않는 '나'를 악인으로 만드는 것인가..

선의를 무조건 가져야만 하는 것인가? 오히려 그냥 메뉴얼대로 행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것이 아닌가?

매일을 필사적으로 살고 있는 내가 보기에 '봉사 그 자체로 살아가는' '매번 속기만 하는' '바보같이 어리숙기만 한 ' 언니의 삶은 곤란한 삶이다. 그녀의 삶과 빗대어 나의 삶은 어딘가 메마르기만 한 것 같다.

"서비스를 요구하면 서비스만 해주면 돼. 하는만큼 받는 거야. 세상은 공평하거든"(p.36)

공평함을 외치는 나에게 '선의'만을 보이면서 '악의'로 돌려받는 언니의 삶은 공평하지 못한 삶이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나는 '언니의 삶'이 답답하기만 하다. 그런 사고뭉치 언니가 이번에는 개를 데리고 오겠단다.. 누가 돌보라고.. 극구 반대하는 나에게 언니가 말한다.

"아무 의심없이 대할 수 있는 존재가 내 앞에 있다는 거. 그래서 내가, 아직 상냥한 채로 남아 있어도 된다는 거. 그게 나한테는 정말 중요해."(p.46)

이런 언니를 보며 '나'의 마음도 바뀌어 가는 걸 소설에서는 이야기하고 있는데... 솔직히 그렇게 공감이 되지는 않았다. 처음부터 선의를 가진 '상냥한' 사람들은 이 세상이 어떻게든 보호해주어야 한다는 소리인가? 그렇다면 세상의 악의에 대항하는 것은 결국 동생인 '나'의 몫으로 남게 되는 것인가?

무엇보다 난 왜 이 언니의 마음에 공감하지 못하고, 동생의 편인가?

그만큼 내가 세상을 각박하게 바라보는 것인가?

세상에 대해 책임지지 못하는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 왜 난 이렇게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가?

서유미 작가의 [에트르]는 세상을 열심히 살아가고자 하는 지방대 출신의 두 자매의 이야기다.

지방출신.. 솔직히 서울에서 초,중,고,대학교를 다 나온 나로서는 그 거리감을 잘 느끼지 못했다.

종종 지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그때는 순수한 '호기심'이 더 앞서곤 했다.

그들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에 대해서도 .. 굳이 서울에 와서 취업을 하려고 하는가..그냥 지방에서 취업하면 되잖아.. 라는 가벼운 생각을 했었다. 그들이 잠도 줄이고, 게으름 피우는 시간도 줄이고, 말도 줄이고, 꿈과 기대와 감정까지 줄이며 살았음에도 계속해서 줄여나가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 자체를 알지 못했다.

관사가 매번 나왔기에 한번도 집의 전세금이나 월세값을 걱정해본 적이 없었고, 자발적으로 나가지 않는 한 짤리 염려가 없는 직장이었기에, 취업 걱정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세상을 너무나 편하게(?)만 살아온 나에게 '세상 일'이란 낯설고 두려운 일들이다.

서고운 작가의 [빙하는 우유맛] 에서도 취업의 불안정성, 그리고 육아 이야기가 나온다. 육아는 문제가 되는 '과잉 교육'이다. 어린 시절부터 '영어, 한글, 수학'을 배워야만 하는 아이들.. 점점 세상이 양극단화가 되어가는 것일까? 주승이는 엄마, 할아버지에게 학대를 당하고 있는 한편, 민지는 네 살때부터 과외로 휘둘리는 삶이다. 이들이 결국 성장해.. 주승이는 '취업 불안'을 안고,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게 될 것이며, 민지는 자신의 엄마인 '선화'처럼 되는 것일까?

최은영 작가의 [고백]은 성소수자의 고백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 가?를 이야기한다. 그 또는 그녀의 고백에 우린 '포용'의 자세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경우의 극단적 상황을 보여주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일방적 고백 또한 폭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리고 왜 '주나'는 하필이면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하여 '장교'가 되는 걸로 작품을 그려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일반인들의 눈에 '장교'의 이미지는 독설적으로 이야기하고, 쉽게(?) 자신의 감정을 쏟아내는 그런 사람일까?

김숨 작가의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은 독거노인, 노인 빈곤에 대한 이야기다. 이야기를 읽는 내내 '노인'의 고집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그냥 개를 포용하면 되지.. 이미 자신도 바닥까지 온 상황에도 '개'를 밀어내려고 하는 저 고집은 무엇인가? 그 고집으로 인하여 이러한 빈곤 상태를 맞이하게 된 것은 아닌가? 남자가 사업에 실패하고 술에만 의존했던 것도, 상황을 직시하지 않고 회피하려고 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지금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폐지 수집'밖에 없는 것은 과연 사회의 문제인가? 아니면 그들이 다른 일을 알아보고자 하지 않음인가?

김지연 작가의 [공원에서]는 묻지마 폭행, 취중 폭행 이야기다. 요새 하도 사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인지라 남 이야기 같지 않았다. 아무런 잘못이 없음에도 폭행을 당하고, 그러나 폭행을 당한 이후에는 그 원인이 나에게 있는 것처럼 돌려지는 시선들..

"나한테 잘못이 있는 것처럼 말하지 좀 마 ! 그 사람은 정말 나를 개 패듯 팼다고!"(p.179)

자신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라고 소리내어 말하지 못하는 상황에 답답한 화자.. 이것이 자신이 '유부남'과 사랑하는 사이이기 때문에 "맞을 만한 짓을 했다"라고 인정해버리는 유부남 '기영'의 모습은... 찌질함 그 자체였다. (정말 이런 남자를 계속 만나야 하는 건가..)

이런 그녀를 위로해주는 것이 공원의 한 소녀와 강아지라는 것은 .. 조금 작위적이었다. 이미 신뢰가 상실된 공원이고, 사회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으로부터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인가?

그런데 그 위로는 '아직 사회에 때묻지 않은 아이'인 것인가?

조남주 작가의 [백은학원 연합회 회장 경화]는 님비(Nimby) 현상과 그것이 내 문제가 된다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님비 현상(Not in my backyard)로 혐오시설 등을 자신의 활동 반경에 설치하는 것을 반대하는 현상이다. 공공 이익을 위해서 설치해야 한다는 것은 공감하지만 그렇다고 내 이익을 손해볼 수는 없을 때 보이는 것이다. '경화'씨는 처음 "노인 치매 시설"이 자신의 학원 근처에 들어온다고 했을 때 이를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어머니가 '인지 저하'를 보이고 '치매' 증상을 보이자 입장이 바뀌게 된다. 이는 어찌보면 사회에 만연해 있는 '불신의 문제' '불통의 문제'를 해소하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바로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관련하여 딱 하루 모두가 '휠체어'를 타거나 '지팡이'를 집고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해보는 것이다. 과연 자신이 그러한 불편함을 겪고 나서도 '장애인 이동권'에 대해 급하지 않다거나 불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소설 [백은학원 연합회 회장 경화]는 역지사지를 가장 잘 보여준 소설이다.

책의 마지막 소설 김미월 작가의 [중국어 수업]은 이주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다. 그러나 이들은 불법 노동자이다. 이미 거기서부터 나는 이들에게 공감할 수 없었다. 악법이라고 '법'인데 .. 왜 이 법을 초월하려고 하는가? "돈"이 되니까 한국에 불법체류한다는 이들을 과연 이해해야 하는가?

이렇듯 책을 읽고 글을 써보니.. 내가 얼마나 강박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생각이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는가?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연민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과 법을 지켜야 하는 것은 다른 상황이 아니던가? 과연 연민하는 마음으로 모두를 포용한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이런 내가 너무 가진자의 생각인 것일까? 이래저래 생각이 많아지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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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이와 같이 아뢰옵니다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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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장르 중 호러물이 있다. 호러물은 공포심을 건드려 쾌감을 유도하는 장르로, 각종 괴담들을 그 근간으로 하고 있다. 전개 방식에 따라 추리물/미스터리물, 스릴러(주인공이 죽음의 위협으로부터 쫒기는 것), 서스펜스(서스펜스와 엮일 경우, 관객은 공포의 존재가 주인공을 노리는 것을 알고 있지만, 주인공이 공포의 원인이 다가오는 것을 모르는 상태에서 늑장을 부린다.), 포크 호러(민속과 전통을 주제로 민속과 전통에 숨겨진 괴담이나 전설, 신화를 설명하는 장르르서 변화한다.)로 나눌 수 있다.

미야베 미유키의 변조괴담 8번째 시리즈 [삼가 이와 같이 아뢰옵니다]는 이 중 '포크 호러'에 가깝다고 보여진다.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당시의 풍습이나 생활상과 연관되어 이야기들을 풀어나가기 때문이다.


책은 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각각의 이야기들이 따로 따로 이야기인 것은 아니다. 이야기는 주머니 가게 [미시마야]에 마련된 흑백의 방이라는 객실에서 이루어진다.

흥미로운 것이 이곳에는 이야기꾼이 한명, 그리고 청자가 한명 존재한다. [미시마야] 주인의 차남 도미지로는 사촌누이인 오치카의 뒤를 이어 '청자'의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곳에 두꺼비처럼 얼굴도 배도 뚱뚱한 직업 소개꾼인 도안씨의 소개를 받아 '이야기꾼'들이 자신만이 알고 있는 괴담을 가지고 찾아온다.

(이런 소개들이 이어져서 왜 굳이 이런 이야기들을 풀어놓는 건가 싶었는데.. 알고보니.. 이게 변조괴담 시리즈의 기본이었다. 이전 편에서는 사촌누이 오치카가 청자인 상태로 이야기가 진행된 것이고 아마도 8편부터는 '도미지로'로 청자가 바뀐 것 같다.. 변조괴담 시리즈를 1편부터 봐야겠다. )

도미지로가 만난 첫번째 이야기꾼은 11살때 웃는 법을 잃어버린 남자 '모치타로'의 이야기이다. 그의 이야기에는 세상에서 만날 수 없는 곳이 등장한다. 바로 '신들의 마을'이다. 그런데 이 신들의 마을이 무너지는 이유가 정말 어이없다. 사람들의 믿음이 깨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믿음이 깨지는 것도 '주인'의 마음이 바뀌기 때문이다. 지도자에 의해 한순간에 무너져내리고 마는.. 그게 신일지라도 그 마을이 무너져내린다는 것이 황당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고..

과연 일본에서 신이란 존재는 무엇인가? 하는 궁금증도 생긴다.

"매번 놀라고 무서운 일이 더 많지만 가끔은 기쁘고 즐거운 기분이 들 때도 있다. 모습이 공포스럽긴 하지만 실은 고마운 수호신이나 복의 신인 경우도 적지 않다. 사람은 겉모습만으로는 알 수 없는 것처럼, 신 또한 겉모습만으로는 알 수 없다. "(p.113)

그리고 자신의 누이를 위해 제 한몸을 던진 모치타로 였는데, 돌아온 자신의 마을에서, 변해버린 마을에서 '도망친 것'에 대한 후회를 한다는 것이 쉽게 공감은 되지 않았다. 이미 그 전에 신들의 마을에서 생활을 하면서 가족들과는 떨어진 삶을 살았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고 느끼는 것일까? 그건 '모치타로'가 그만큼 착하거나 인간성이 훌륭하기 때문인 것일까?

" 용기라는 건 사람에게 나눠줄 수 잇는 겁니다. 때로는 나눔으로써 더욱 늘어나 보다 큰 용기가 될 때도 있어요. 하지만 의협심이라는 건 한 사람에게 일인분씩밖에 없어요. 게다가 이것을 ㅁ나들어내는 기개를 가진 사람이 세상에는 극히 적지요."(p.162)

만일 나였다면.. 과연 등에를 마실 수 있었을까?

살짝 아쉬운 것은 누이 오린에게 저주를 건 사람의 정체가 밝혀지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그이의 정체가 밝혀지지 않는 이유가 본인이 등에가 되어버린다는 것.. 결국 저주라는 것의 가장 큰 피해자는 본인이라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모치타로'는 괴담을 들려 준 이후에 '색깔짚신'을 만들고, 웃음짓는 법을 되찾았을까?

두번째 이야기 [질냄비 각시]는 마치 우리나라의 우렁각시를 연상시키는 내용이었지만.. 그보다는 훨씬 무서웠다.. 진짜 호러물이었다고 할까? 혹시나 오토비가 해꼬지를 당하면 어떡하지 라는 마음에 페이지를 넘기는 게 두려웠다. 설마.. 설마... 하면서 페이지를 넘기는데...

과연 나루터지기 기요마루는 사랑을 한 것일까? 아니면 요괴(?) 아닌 구메가와 강의 수신님의 꼬임에 넘어간 것일까?

왜 신은 그렇게까지 질투를 한 것일까? 용납할 수는 없었을까?

세번째 이야기 [삼가 이와 같이 아뢰옵니다]는 기대하고 기대했던 '좀비' 이야기였다다. 책에서는 좀비라는 표현이 아닌 "인간이 아닌자"라고 말한다. 그리고 "인간이 아닌 자"와 함께 "부귀"가 등장한다. 좀비가 생기는 이유는 '부귀' 때문이다.

"부귀(腐鬼)는 사람의 모습과 비슷하기는 하지만 땅속 깊은 곳에 살고 있는 추하고 냄새 나는 괴물이다. 몸은 야위고 뼈가 불거져 있으며, 재빠르게 움직이고, 집의 처마에 뛰어오를 정도로 도약력이 있따는 점에서는 원숭이와 비슷하다. 힘은 세지 않고, 무기를 사용하면 쉽게 처치할 수 있고, 무엇보다 햇빛 아래서는 며칠밖에 살지 못한다. 이 괴물의 무서움은 어쨌거나 물린 자가 '인간이 아닌 자'로 변해 버린다는 것이다. '인간이 아닌 자'는 산 채로 시체처럼 썩어가면서 차례차례 다른 사람들을 덮쳐 생피와 살을 먹고, 더욱 '인간이 아닌 자'를 늘려간다."(p.489)

처음에 부귀라고 해서 '부귀 영화'를 떠올렸고, 뭔가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 생겨나는 것인가? 싶었는데 한자를 보니 腐 썩을 부 자였다. 실제 '인간이 아닌 자'를 만드는 것은 탐욕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러한 곳에 살고 있는 자들이 죽게 되는 것은 '탐욕'이었다.

"남으면, 이 마을의 논도 밭도 전부 내 것이 되겠지."

정말 믿기 어려운 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논밭이 자신의 것이 되는 것을 생각한단 말인가..

이러한 혼돈의 상황에서도 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는 '국가'는 과연 국가라고 할 수 있을까?

"괴물과 나쁜 정치, 사람의 목숨을 뿌리째 베어내는 것으로는 똑같은 해악이다."(p.556)

작가는 나쁜 정치는 괴물과 같다고 말하고 있다. 최근 듣고 있는 '태백산맥'에서도 나쁜 정치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소작인들의 삶을 그려내고 있어서였을까? 정치가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어찌보면 우리의 상상속에만 존재하는 괴물보다 지금 당장 현실의 정치가 더 무서운 존재인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이전에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을 한두편 읽었을런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마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읽고 지나갔던 터라 큰 기억이 없다. 그러나 이번 작품 [삼가 이와 같이 아뢰옵니다]는 미야베 미유키의 '변조괴담' 시리즈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작품들 속에 담긴 사회적 메시지를 함께 읽을 수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인간이 인간답기 위해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시대를 뛰어넘어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가치'란 무엇인지를 생각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리딩투데이 서평단으로 지원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쓴 서평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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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본 적 없던 바다 - 해양생물학자의 경이로운 심해 생물 탐사기
에디스 위더 지음, 김보영 옮김 / 타인의사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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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에 대한 공포심과 함께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과연 심해의 모습은 어떠할까? 정말 심해에는 괴수(?)들 살고 있었을까?

그래서 막상 책을 펼쳤을 때, 심해 사진이 하나도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살짝 실망했었다.

적어도 대왕 오징어 사진 하나쯤 넣어주었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아마도 이런 사진이 들어갔으면 책 값이 비싸졌겠지..)

그러나 이런 아쉬움도 잠시 에디스 위더가 들려주는 심해 이야기 속에 빠져들고 말았다.

탐사의 정의를 실제로 그곳을 방문하는 것이라고 한다면는 것, 이것은 마치 맨해튼 도시를 단 세블록, 그것도 1층에서만 둘러본 것과 같다고 한다.

실상은 가보지 못했으면서도 우리는 그동안 바다에 알고 있다고 착각했던 것은 아닐까?

책 [아무도 본 적 없던 바다]는 에디스 위더의 '해양생물학자'로서의 성장기이면서 '심해'에 대한 소개글이면서,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호소문이기도 하다.

먼저 작가인 에디스 위더, 그녀의 삶이 우리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조언은 첫째, 관점 바꾸기, 둘째, 플랜 B였다.

"해양연구및 보전협회"의 공동창립자이며, TED 강연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 외에는 그녀의 삶에 대해서 알지 못했다. 그녀가 척추유합수술을 받고, 그로 인한 여파로 시력을 잃었다가 되찾았다는 것, 세번의 소생술을 통해 임사체험을 경험했다는 것도 몰랐다.

그녀의 임사체험은 마치 내면소통의 '알아차림' 같았다. 그녀는 임사체험을 통해 '평온함'을 느꼈다고 한다.

"시간이나 해야 할 일과 관련된 머릿속의 온갖 잡음이 사라진다. 나는 임사체험의 그 순간, 그때까지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방식으로 현재를 온전히 느꼈다. 외따로 떨어진 느낌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로 모든 것에 연결되어 하나가 된 느낌이었다."(p.31)

이 임사체험의 느낌 이후에 모든 것을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하는 점이 마치 명상을 통해 내면소통을 한 사람들의 모습과 유사하다고 느껴졌다. 결국 '내면소통'이라는 것은 '임사체험'과 같은 것일까? 즉, 지금의 번다함을 다 벗어난 상태를 느낌으로써.. 온전한 나를 들여다보는 것이니 말이다.

그녀는 병원에서의 힘든 과정을 이겨냄에 있어서 "초점 이동" 방법을 익히게 된다. 책을 통해 익히는 것이 아닌 '삶'의 체험을 통해 익힌 '초점 이동'은 이후에도 그녀가 공포감에 사로잡힐 때마다 그녀를 구해주었다.

"불확실하고 험난할 것이 예상되는 미래를 내다보거나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잃어버렸는지를 곱씹기 보다는 초점을 바짝 당겨 정신을 차리고 있는데에만 집중했다."(p.38)

"공황 상태에 빠지지 않으려면 '초점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게 비법이었다. 정신이 나가 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려고 할 때 뇌의 초점을 다시 붙잡는 능력은 매우 귀중한 역량이었다."(p.119)

그녀가 또한 삶을 통해 배운 것은 "Plan B"를 준비하는 것이었다. 얘상치 못했던 수술, 그리고 이어지는 생사의 갈림길, 그녀는 어릴적 꿈인 '해양학자'가 아닌 '의학부'로 일시 전환을 하기도 한다.

"나는 모든 일에 동전의 양면과 같이 좋은 점만큼 나쁜 점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힘들게 배웠으며, 늘 부정적인 결과를 고려하고 플랜 B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p.51)

플랜 B를 준비한다는 것은 실패에 대해서 언제든 대응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책에서는 과학자들이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뜻대로 되지 않음을 .. 그럴때마다 "플랜 B"를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함을 계속해서 보여준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여러 좋은 말들을 들려준다.

"당신도 알겠지만 인생의 성공은 플랜 B를 얼마나 잘 다루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플랜 A는 누구나 잘 할 수 있으니까요."(p.239)

"전혀 실패하지 않는다는 것은 충분히 나아가지 않았다는 뜻이다. 나는 여러분이 자신의 상상력이 허용하는 한계까지 나아가기를 바란다."(p.240)

실수나 예상과 다른 결과에 좌절하기 보다는 과학자들은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를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끊임없이 찾는다. 현장에서 알루미늄 받침대를 덧붙이기도 하고, 다른 물체의 형상을 본따서 유인책을 만들기도 한다.

이런 과학자들의 모습을 보다 보니..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수학을 싫어하긴 했지만.. 그에 앞서 당연히 과학은 어려운 것, 과학은 나랑 상관없는 것 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모두 탐험가다. 이 세상에 태어날 때는 모두가 낯선 나라에 온 이방인이었다. 우리는 탐험을 통해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점차 이해해 나간다."(p.267)

어찌보면 우리는 모두 탐험가이지만.. 이 탐험의 영역을 인간의 눈길, 손길이 닿지 않는 부분까지도 나아가는 이들이 과학자인 것 같다. 지금 내가 기껏할 수 있는 것은 책을 보고, 책속의 내용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 뿐이다.

그러나 과학자는 다르다.  이 설명이 가설이 되며. 이 가설을 유용하게 만들기 위한 반증을 위해 노력한다. 이런 괗가적 방법은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에 있어서 오정보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게 만들 수 있다. (p.197)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의심'하는 것..비록 과학자가 되지는 못하지만 과학자처럼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아무도 본 적 없던 바다]에서 소개하는 중층수, 그리고 심해의 모습에 대해서는 의심할 수가 없다. 이는 명확한 관찰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제시하는 가설에 대해서는 계속한 관찰과 검증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후 위기'에 대해서 .. 그로 인한 '해양 파괴' '해양 멸망' 또한 의심할 수 없는 현실이다. 작가는 책의 뒷부분에서 이 기후위기에 대해 우리 모두 '낙관주의자'가 되자고 말한다.

아니 낙관주의라니.. 어떻게 기후 위기 앞에서 낙관주의를 이야기할 수 있단 말인가?

작가의 의도는 기후위기가 없다고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고 그 방법으로 흔한 '재활용'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을 하자고 말한다. 이른바 환경정보 활동을 통해 급변하는 기후에 대해 보다 나은 예측을 하고, 위기 상황에 대해 잘 대응하자는 것이다. 이 모니터링을 통해 오염의 근원을 추적하여 오염을 막을 방법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기후 위기, 환경 파괴에 대해서 저자는 영화 <마션>의 '마크 와트니'의 대사를 빌려 온다. "빌어먹을 과학으로 빠져나가는 수 밖에"

책에서 이야기 되고 있는 '발광생물'의 발견과 원리 등등에 대해서는 과학적인 내용이지만 이해가 쉽게 되었다. 기존에 전혀 알지도 못했던 발광생물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알게 된 것만으로도 책을 읽은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그리고 언젠가는 카리브해에 가서 .. 그 환상적인 광경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다. 그때까지.. 우리 지구가 더 푸르고 건강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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