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 인간 - AI 시대, 문명과 문명 사이에 놓인 새로운 미래
김대식.김혜연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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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특이점이 온다>와 <마침내 특이점이 시작된다>를 연속으로 읽었어요.

AI의 신봉자 레이 커즈와일의 이 두 작품을 읽고 나서 든 첫번째 생각은

두.렵.다 였어요.

레이 커즈와일이나 책에서 등장한 사람들은 이미 충분히 AI를 다룰 수 있고, 그것들과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죠.

그들에게 AI는 축복이고, 엄청난 기회일거예요.

하지만 실제 AI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인지도 모르고,

뭔가 무섭긴 한데.. 그냥 그 발전을 지켜만 보는 소시민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빠르게 변화되어 가는 세상이 두렵기만 했어요.

커즈와일의 말대로 우리 뇌의 신피질이 다 연구되어 하나하나 다 쪼개져 디지털화되고 더이상 뇌라는 물리적 한계를 가지지 않게 된다면.. 과연 나는 누구인지? 인간이란 존재는 무엇인지?

레이 커즈와일이 이에 대한 분명한 답을 해주지 않다보니 더 불안해졌어요.

커즈와일은 그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해봐야한다 정도로만 이야기를 해요.

그런데 다행히 이런 비슷한 질문을 김대식 교수님과 김혜연 안무가님께서 던져주세요.

김대식 교수님은 지금 우리를 '호모메디우스'라고 명명해요.

호모사피엔스가 이룩한 현대 문명과 앞으로 AI가 만들어낼 '미지의 세상(테라 인코그니타)' 사이에 잇는 오늘날의 인류, 그 마지막 세대라는 것이죠.

인간과 인공지능 사이에서 두려움과 기대를 갖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우리들.

호모메디우스, '사이 인간'인 우리들이 가져야 할 질문은 무엇이고, 이에 대한 15명의 지성인들은 어떤 대답을 하고 있을까요?

최재천 교수님은 왜 인간이 인공지능을 두려워하는냐? 라고 질문해요.

그리고 답하죠. 무의식적으로 인간이 지구에 저질러온 일들을 기억하기 때문이라고요.

진짜 인간들이 너무하긴 했죠. 이렇게 지구 생태계를 파괴하고 멸종시키다니..

그래서 우리보다 더 지능적으로 뛰어나고 똑똑한 존재가 등장하면, 그 존재가 인간이 생태계와 동물에게 했던 것처럼 우리를 똑같이 대할까봐 걱정하는 거라고 해요.

그런데 과연 AI가 '자아'를 가질까? 아직 최재천 교수님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이야기해요. 스스로 의미를 찾지 않고 그냥 존재하고 행동할 뿐이라고 보죠. 과연 AI철학자가 등장할 수 있을까요?

인간과 AI가 공존하기 위한 방법을 빨리 찾아야 하는데, 인간이 그동안 자연과 동물을 지배하고 이용한 방식 그대로를 AI가 학습한다면 인간 또한 AI에게 지배당하고 이용당하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인공지능을 통해 더 나은 공존의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일지 모른다고 보시네요. 완전 공감해요.

흥미로운 의견을 보이는 작가 중에는 장강명 작가님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예요.

"저는 AI가 인간처럼 의식을 가질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

AI가 의식을 지녔다는 생각이 드는 건 단순한 착시일 뿐이죠. 의식이 있다고 해도 AI는 인간의 유한성이나 몸을 통한 경험을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신체적으로 한계가 있고, 고통을 느끼며 시간의 흐름을 경험합니다. 이런 것들이 인간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인데, AI는 그 부분을 공감하기 힘들 거예요."(54쪽)

그런데 레이 커즈와일은 <마침내 특이점이 시작된다>에서 이제 인간이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노화를 지연시키고, 수명 연장 심지어 불멸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말해요. 그렇게 인간이 유한성을 벗어나게 되면 그때는 인간도 의식이라는 것이 사라지는 것은 아닐텐데. .그렇다면 그때의 인간은 AI 와 차이가 무얼까요?

장강명 작가님은 기술이 인간의 능력을 강화할 수는 있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의 인간다움이 사라져서는 안된다고 말해요., 그는 인간이 가진 한계, 고통, 기쁨 같은 감정들이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이유라고 말하죠. 이게 이유가 될 수 있을가요? 그것들은 인간이 느끼는 그저 감정의 표현의 하나가 아닌지..우리가 고통을 느끼려고 살아가는 것이었나 싶네요.

제일 흥미로운 부분은 인도학자인 강성용님과의 인터뷰예요.

인도학자라는 것이 있다는 것도 신기했는데..

초월적 명상이나 다양한 종교적 세계관이 살아 있는 인도 출신 과학자가 많다는 점도 새삼 신기했어요.

AI시대에 인도철학의 관점에서 인간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특히 더 주목했어요.

"우리는 인간이 물질적으로 생물학적 단위이면서 동시에 사회적으로 구성된 존재라는 점을 종종 잊곤 합니다. '나'라는 1인칭 관점이 사라지는 순간 우리가 맞닥뜨릴 문제들을 간과하지 않고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 1인칭 경험과 인식, 설명이 정보 가치 면에서 낮다는 선입견을 버리고, 내가 실제로 경험하는 세계를 직면해야 합니다. 우리는 정보뿐 아니라 정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인지 과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또한 사회적 관계로만 환원할 수 없는 1인칭 주제의 문제 역시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이러한 고민과 해답이 가장 많이 누적된 전통이 바로 인도철학이며, 그 가치는 점차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AI가 나에 관한 정보를 나보다 더 많이 알 수 있어도, 나의 느낌을 대시 느낄 수는 없습니다. 인도철학은 '나'라는 존재가 환상일지라도, 그 환상이 가진 경험을 이어가는 것이 바로 인생임을 가르쳐왔습니다. "

인간이 여전히 인간답기 위해서 가져야 할 것이 무엇인지?

인간이 여전히 인간임을 기억시켜주는 것이 예술의 가장 큰 숙제가 될 지도 모른다는 말에서 '예술'의 의미는 또 무엇인지?

최진석 교수님은 'AI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할 것이냐'를 고민하기 보다는 'AI 를 진짜 내것으로 받아들여서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어요.

우리에게 필요한 건 '능동적으로 활용하고 인재를 키워내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는 것이죠.

이를 위해서 '자신을 궁금해하는 태도'를 가지라고 하는데 이것과 인도철학이 어떻게 연결이 될 수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결국 철학하라는 말인가? 싶기도 하구요.

이 책에서 던져지는 질문들과 답변들이 부족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AI 시대가 도래하였음에 불안하고 초조하던 마음이 이 책 덕분에 조금은 진정된 부분이 있어요.

AI 시대의 도래를 피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도래 이전에 차분 차분 준비할 수 있어요. 시대의 흐름을 읽으며 다가올 AI시대를 두려움이 아닌 기대와 환영의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이죠. 막연한 두려움이 아니고요.

분명 AI를 잘 활용하여 공존할 수 있을 방법을 우리는 찾을 테니까요.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해준 덕분에 재미있고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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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없는 작가
다와다 요코 지음, 최윤영 옮김 / 엘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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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철 작가님의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을 읽었어요.

이 중 하나의 에피소드가 바로 다와다 요코의 <영혼 없는 작가>예요.

다와다 요코

1960년 일본 도쿄 출생

와세다대학에서 러시아 문학 공부, 19살에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홀ㄹ ㅗ독일로 감.

이후 일본어와 독일어를 오가며 글을 씀.

신형철 평론가는 "언어의 이주민"이라는 표현을 써요.

다와다 요코 작가 때문에 자신이 모국어에 갇혀 있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이죠.

거기에 영혼이 비행기처럼 빨리 날 수 없기에 여행을 다니면 '영혼을 잃어버린다'는 작가으 ㅣ말에 신형철 작가는 "작가란 본래 영혼이 없어야 하는 것"아니냐라는 말을 해요.

언어의 자유로운 구사가 아니라 언어로부터의 자유로움이라고요.

이러한 평론 글이 2011년에 작성되었는데. 2025년에 이 책이 다시 복간되어 출판이 되었어요.

이에 신형철 평론가님이 다음과 같은 글을 남기셨네요.

"십수년 전에 이 책을 읽고 제가 느낀 것은 '낭패감'이었습니다. '언어의 이주민'만이 가 닿을 수 있는 간-문화적 통찰을, 이론과 개념이 아니라 관찰과 상상의 역량만으로 산출해서. 물처럼 흐르고 섞이는 무의의 구조와 결정처럼 투명한 문장으로 전달하는 책이었습니다.덕분에 저는 모국어와 유착된 채로 살아온 이가 가진 사유와 표현의 능숙함이란 편협함의 다른 상태일 수도 있음을 자각했고, 그 자각은 돌이킬 수 없는 것이 되어 오랫동안 저를 간섭해왔습니다. 이 책이 더 온전한 모습으로 복간돼서 저는 다와다를 처음 읽은 그날처럼 설렙니다. 이것은 어떤 아름다운 것에 다시 상처입기를 바라는 것과도 같은 이상한 마음입니다."

그래서 읽기 전부터 두려웠어요.

혹 이 책을 읽고 내가 가진 모국어의 유착을 나도 깨닫고 '낭패감'을 느끼면 어떻하지?

나의 부족함에 몸서리쳐지면 어떻하지..

아.. 다행입니다.

저는 아직 그 정도의 수준까지는 아닌 것 같아요.

저에게는 그저 '독일'이라는 익숙하지 않은 나라 속에서 생활하는 이방인의 모습만 느껴졌어요.

언어뿐만 아니라 사물들 하나 하나에 있어서도 익숙함에 그냥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 의미를 다시 찾아보고,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다와다 요코'라는 독특한 인물만이 느껴졌어요.

그와 나의 차이점, 그 간격이 '나의 부족함'으로 느껴지기 보다는 그저 삶을 살아가는 방식의 다양함으로만 읽혔어요.

저는 책을 읽는 어머니가 책 속으로 사라질까봐 겁이 난 적도 없었고, 만년필이 독일어로 '남성명사'라고 해서 이를 실제 남자라고 애써본 적도 없어요.

그래야 할 필요성 자체도 느끼지 않았어요.

아마도 이것은 그만큼 언어에 민감도를 가지느냐의 차이가 아닐까 싶어요.

"그때 나도 목소리 양탄자를 만들려고 해보았다. 완전하게 성공하지는 않았지만 목소리를 내자 동시에 울리는 주변의 목소리들을 처음으로 분명하게 들었다. 나는 말을 하면서 이 주변의 소리에 주의를 기울였다. 주의 깊게 듣는 자리에 이야기가 등장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주의 깊게 들음으로써 이야기가 생겨났다. 어쩌면 입이 아니고 귀가 이야기하는 기관이 맞는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 왜 햄릿 아버지의 입이 아니라 귀에 독을 부었겠는가? 세계로부터 인간을 단절하기 위해서는 입이 아니라 귀부터 파괴해야 한다."(64쪽)

와.. 햄릿에서 아버지가 독살을 당한게 귀에 독을 부었던가? 세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아요.

다만 이 문장을 보면서도 '청취'를 막아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입에 부으면 토해버릴 수 있으니. .토할 수 없는 귀에 부은 거 아닌가. .막연히 이렇게 생각했는데 말이죠.

이야기 중에서 전철에서 책 읽기 에피소드가 있어요.

저도 지하철에서 책을 자주 읽는 편이라 흥미로웠어요.

도쿄 사람들은 언제나 전철에서 책을 읽는다고 해요.

그런데 재미있어요.

"전철에서 책 읽는 사람들에게는 특이한 습관이있다. 그들은 책을 얼굴에 바싹 대고 읽는다. 그래서 책으로 얼굴을 가리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쉽게 든다. 책은 읽는 사람들의 얼굴에 두번째 이름과 호칭을 주는 마스크라 할 수 있다."(103쪽)

전철에서 책을 읽을 때 젊은 여자들은 군인처럼 똑바로 서있다. 그에 반해 정장을 입은 남자 회사원들은 기분 좋은 고양이처럼 등을 구부리고 있다.

아마도 전철 안의 묘사 장면이 아닐까 싶은데..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장면이기도 하고, 이때와 지금은 풍경이 많이 달라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어찌되었든 책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책 이야기가 책 안에서 등장하는 것도 너무 좋네요.

책 속의 책으로 다와다 요코가 일본어로 쓴 글을 페터 푀르트너가 독일어로 옮긴 글을 옮긴이인 최윤영이 한국어로 옮긴 <사전마을>이란 글이 일본어, 독일어, 한국어 이렇게 세개 다 지면에 표현되어 있는 구간이 있어요.

같은 내용이지만 언어가 다르니. .무언가 다른 느낌을 주죠.

참고로 일본어에는 단어와 단어사이의 띄어쓰기가 없어요.

그림에서 보시면 알겠지만 문장과 문장은 마침표로 끊고 있지만 단어와 단어는 띄어쓰기가 없어요.

어떻게 그럼 그 단어를 알 수 있는지 신기하네요.

이번 작품은 다와다 요코의 대표작인 [유럽이 시작하는 곳] [부적] 전문과 [해외의 혀들 그리고 번역]에 수록된 글들을 가려 뽑아 묶은 책으로 소설과 에세이가 뒤섞여 있어요.

그래서 읽다가 이게 지금 소설인가? 에세이인가? 살짝 헷갈리는 경우도 있어요.

말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인간의 행위를 정말 잘게 쪼개어 어떻게 소리가 채집되고, 몸에서 이를 소화시키며 변화되어가는지, 이 언어의 해석에 있어서 문화적, 사회적 차이가 어떻게 나타나는 지에 대한 예민성을 보여준 작가 다와다 요코..

비록 이와 같은 예민함은 갖추지 못했지만 덕분에 뾰족한 시선으로 사물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봤어요.

출판사에서 책을 지원해주어 기쁜 마음으로 읽었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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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말 2 - 나를 떠난 글이 당신 안에서 거듭나기를 이어령의 말 2
이어령 지음 / 세계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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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이 궁금한데?"

바로 인터넷 검색을 열어 글자를 입력합니다.

그 뜻을 알수 있습니다.

그리고 끝입니다.

고 이어령 교수님은 그러한 지식은 남의 생각일뿐이라고 합니다.

나의 생각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보와 정보를 결합하고 꿰어낼 수 있는 지혜를 키워내야 한다고 합니다.

바로 사색의 시간을 통해 이 힘을 키울 수 있는데

이를 위해 검색과 검색 사이 사색의 징검다리를 놓으라고 합니다.

사색을 통해 얻는 '나의 생각'

이 '이어령의 생각'이 그대로 담긴 책 <이어령의 말 2>입니다.

<이어령의 말 1>에 이어 <이어령의 말 2>에서도 이어지는 각종 단어 ,키워드를 풀어내는 고 이어령 선생님의 '사색'을 엿볼 수 있는 시간입니다.

어떤 독자는 이 책을 이렇게 평하네요

"참으로 귀한 책이다. 이만큼의 감동과 놀라움을 가져본 건 처음이다. 단언컨대 올해 최고의 책"

음.. 감동과 놀라움이라니..

어떤 면에서의 감동과 놀라움일까요?

이어령 선생님의 "사색의 깊이"에 놀랐던 것일까요?

책을 읽으며 '아.. 이런 식으로 이 단어를 들여다볼 수 있구나' 하면서 생각하긴 했지만..

이 독자의 말처럼 '감동과 놀라움'이라는 감정이 크게 올라오진 않네요.

인상적이었던 단어는 '세미오시스'

글자에 점 하나를 찍으면서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는 것을 말한다고 해요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를 찍으면 '남'이 되고

nowhere에 h 를 하나 더해 분리하면 now here가 되는 식이죠.

언어나 문자의 창조가 얼마나 쉬운지를 이야기하며 이걸 독재자들이 다 썼노라고 말해요.

언어 조작에 의해 이념 조작을 했다는 것이죠.

'저 사람들이 세뇌됐어' 하면 '아 무서워' 하지만

'재가 의식화 됐어' 그러면 박수친다는 것이죠.

세뇌와 의식화, 신념화는 다 같은 말인데... 세뇌라고 하면 네거티브한, 부정적인 표현이고 '의식화' '신념화'는 포지티브, 긍정적인 표현인 것이죠.

자기편이 하는 것은 긍정적인 것으로

반대편이 하는 것은 부정적인 것으로..

여기에 더해지는 이어령 선생님의 촌철살인 같은 '뼈있는 말 ' 한마디를 더 해봅니다.

"네 머리로 생각하라.

네 생각을 놓아두고, 왜 남의 생각을 빌리려 하는가.

이런 습관만 바꿔도 세상이 달라진다."

<이어령의 말>은 이 생각을 가지고 이어령 선생님께서 자신이 생각하는 단어의 의미와 삶에 대한 가치들을 끊임없이 기록한 글들입니다.

나는 세뇌에 대해서 지금까지 어떻게 생각해왔는지... 한번도 글을 남겨본적도 없고 생각해본 적도 없습니다.

그냥 남들의 생각을 그냥 받아들여온 것이죠.

여기에 왜 글이 중요한지에 대한 생각도 깨닫습니다.

한자를 처음 만들었다는 전설의 인물을 아시나요?

바로 눈이 네 개나 되는 '창힐'이라는 인물인데요

창힐이 한자를 모두 완성하자, 어둠 속으로부터 귀신이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고 해요.

문자가 만들어짐으로써 어둠을 지배하는 귀신이 설 자리를 잃고 만 것이죠.

어둠이란 잠이고 망각이고 사라지는 모습이죠

문자는 보는 것이고 말은 듣는 것.

말은 귀신의 우는 소리처럼 어둠의 일부일 수 있어요.

그런데 이 말을 문자로 옮긴다는 것은 혼돈의 어둠에서 질서의 빛 세계로 향하는 것과 같은 것이죠.

이어령 선생님의 글 그대로 표현해볼게요.

"붕괴되어가는 소리의 연약함에 모양과 견고함을 주는 것,

시간에 대항하는 용기와 그 장소를 주는 것.

물건을 가리키는 손이 아니라 물건 그 자체의 흔적을 밝히는 빛,

그것이 바로 네 개의 눈에서 생겨난 아이콘 문자들입니다."

생각의 흐름을 '문자'로 옮김으로써 견고함을 주고 흔적을 제대로 밝혀야겠어요.

이를 밝히기 위한 지침이 되어줄 좋은 책 <이어령의 말 2>

출판사 지원으로 책을 제공받아 정말 의미있게 읽었습니다. 


자신의 생각의 연약함, 생각의 얇음이 고민되시는 분들이라면 찬찬히 읽어보시길 권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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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지구를 위한 리셋 그리고 우리의 선택 - ESG,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약속!
유재열 외 지음 / 소금나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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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가 자연에서 완전히 분해되는데 걸리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알고 계시나요?

자동차, 전철, 비행기, 자전거 중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교통수단은 무엇일까요?

텀블러를 몇 번 이상 사용해야 일회용 종이컵보다 환경적으로 더 유리할까요?

한국 가정에서 1인당 배출되는 1인당 음식물 쓰레기량은 연간 몇 kg일까요? (참고로 세계 평균은 약 79kg입니다.)

종이책 한권이 평균적으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이 얼마 일까요?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는 작고 가벼운 빨대라도 자연에서 완전히 분해되는데 500년이 걸린대요.

서울-도쿄 왕복 항공편은 1인당 약 1200kg, 서울에서 방콕까지는 약 3800k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죠.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이 약 13.1톤이라고 하는데 해외 여행 2번이면 1년 탄소 배출량의 절반을 쓰게 되는 거예요.

똑같은 1000km를 이동한다고 해도 자전거의 탄소 배출량은 0, 전기기차는 약 5kg, 일반 기차는 약 40kg, 고속버스는 약 70kg, 내연기관 승용차는 약 180kg인데요, 항공기는 기종과 노선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250~300kg이라고 하네요.

또한 비행기가 하늘에 남기는 하얀 구름띠 '비행운'이 대기 중에서 열을 가두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항공기가 직접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와 비슷한 수준으로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친대요.

한 권의 종이책이 평균적으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자동차로 약 10km를 주행했을때와 맞먹는 약 2.7kg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출간 이후 팔리지 않고 폐기되는 책의 비율이 30~40%에 이른다고 해요.

텀블러는 최소 100회 이상을 사용해야 종이컵보다 환경적으로 유리하다고 볼 수 있어요.

참고로 에코백은 비닐봉지보다 131회 이상 사용해야 한다고 하네요.

한국은 1인당 연간 약 95kg의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하여 전 세계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어요.

거기다 가장 충격적인 종이책 1권이 약 2.7k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으며, 나무 한그루의 나무로 대략 20~25권의 문고판 책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이예요.

제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나무들을 베어왔는지..

결국 독서량이 많은 사람일수록 더 많은 자원을 소비하고 있다는 거였죠.

저자들은 책을 덜 읽는 것이 아니라 더 책임 있게 읽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해요. 책을 고를 때 정말 필요한 책인지 한 번 더 고민하고, 다 읽은 책은 공유하거나 기부하는 실천이 필요하다고요.

특히 적절한 전자책 이용과 도서관 이용 그리고 중고책 활용까지도 이야기하네요.

이번 책 <환경, 지구를 위한 리셋 그리고 우리의 선택>은 한국 ESG경영인증원 소속 열 명의 전문가들이 모여 공동으로 집필한 책이예요.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경영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이죠.

기후변화의 심화와 사회적 불평등의 확대, 기업의 투명성에 대한 사회의 높아진 요구를 기업과 정부 그리고 우리 사회 전반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해요.

지속가능한 미래가 필요한 것이죠.

지속 가능한 미래는 누군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죠.

'이건 좀 아닌데?"라는 작은 문제 의식

'이렇게 하면 더 좋지 않을까?라는 작은 관심

'나도 한 번 해볼까' 하는 작은 용기가 만들어요.

저도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동안 귀찮다고 생각했던 여러가지 일들을 행동하기로 결심했어요.

종이책 구매에 조금 더 신중해지기

이왕이면 도서관을 이용하고 없으면 중고책

무턱대고 사고 보지 않기

소비하기 전에 버릴 것을 생각하기

텀블러 사용하기

쓰레기 분리수거 철저히 잘 하기

귀찮더라도 빨아 쓰고, 닦아 쓰기 (일회용품 x)

등등

조금 더 지구환경에, 지속 가능한 미래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한 걸음 나아가봅니다.

구체적인 행동요령이나 행정정책이 궁금하시다면 이 책 <환경, 지구를 위한 리셋 그리고 우리으 선택>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

저는 출판사 지원으로 책을 읽게 되었는데요.

다양한 분야에서의 ESG 노력들과 그 필요성을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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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헤르만 헤세 지음, 전혜린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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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을 읽었어요.
필사하면서.. 감탄하면서..열광하면서 읽었죠.

왜 이제서야.. 데미안에 열광하는 것일까요?
그동안 <데미안>을 포함해 헤르만 헤세의 책을 여러번 읽었는데.. 이렇게 좋았던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유독 이번에는 구절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의 울림이 크게 다가와요.
아마도 제가 지금 ‘초월성‘ ‘자기실현‘ 등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일거 같아요.
(또, 그냥 눈으로 읽는 것이 아닌 ‘필사‘를 하면서 읽었기 때문일 수도 있어요)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문장들의 깊은 의미
싱클레어에게 ‘데미안‘ 그리고 ‘피스토리우스‘ 마지막 ‘에바 부인‘이 얼마나 소중한 ‘스승‘이었는지..

왜 아프락시스여야만 했는지..
왜 이마의 표지가 있고, 이를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인지.

특히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필사를 할 때 전혜린님의 번역본으로 읽었는데요..

너무나 갑갑했던 인습과 사회적 규범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살아있는 ‘싱클레어‘였던 전혜린님이기에 더 문장 문장의 울림이 더 컸던거 같아요..

독문학자이자 독일문학 번역가인 고 전혜린님은 1934년 평안남도 순천에서 태어나 ˝절대로 평범해져서는 안 된다˝는 집념으로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치열하게 생을 살았죠.

31살의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그녀에게 한국사회에서의 여성으로서의 삶은 ‘장벽‘ 그 자체였을 겁니다. 벗어날 수 없는 굴레와 같은 이 공간과 압박속에서 싱클레어는 그녀에게 희망의 불씨가 아니었을까요.

˝당신은 당신 자신이 믿고 있지 않은 소망에 몸을 맡기지 마십시오. 나는 당신이 무엇을 바라는 가를 알고 있어요. 당신은 이 소망을 포기할 수 잇거나, 또는 완전히 올바르게 소망해야 합니다. 실현이 자기 내부에 확실하게 느껴지게 빌 수 있다면 실현이 정말로 있게 됩니다. 그러나 당신은 소망을 하고는 또다시 후회를 하고 공포를 느낍니다. 그 모든 것은 극복되어야 해요.˝(262쪽)

에바 부인의 이같은 충고는 ‘초월 의식‘ 속에 살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지침이 되는 말입니다.

우리는 소망한다고 하면서도 진짜 자신의 소망이 맞는지 의심합니다.
만약 진실로 소망한다면 확실하게 실현된다는 확신을 가져야 하는데.. 이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두려워하죠.

매일 아침 확언을 하고, 소원을 쓰면서도 ‘과연 될까?˝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던 저에게 툭 찌르는 말이기도 했어요.

완전하고 지속적인 깨어있음의 삶.
초월적인 삶..

현실과 이상, 선과 악, 낮과 밤, 의식과 무의식, 아폴로와 디오니소스, 각성과 도취, 존재와 당위, 일상과 초월 등등 대립되는 두 세계를 통해서 우리의 방황과 헤맴을 그대로 표현하는 작가 헤르만 헤세

왜 헤르만 헤세인가를 이제서야 깨달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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