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본 적 없던 바다 - 해양생물학자의 경이로운 심해 생물 탐사기
에디스 위더 지음, 김보영 옮김 / 타인의사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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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에 대한 공포심과 함께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과연 심해의 모습은 어떠할까? 정말 심해에는 괴수(?)들 살고 있었을까?

그래서 막상 책을 펼쳤을 때, 심해 사진이 하나도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살짝 실망했었다.

적어도 대왕 오징어 사진 하나쯤 넣어주었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아마도 이런 사진이 들어갔으면 책 값이 비싸졌겠지..)

그러나 이런 아쉬움도 잠시 에디스 위더가 들려주는 심해 이야기 속에 빠져들고 말았다.

탐사의 정의를 실제로 그곳을 방문하는 것이라고 한다면는 것, 이것은 마치 맨해튼 도시를 단 세블록, 그것도 1층에서만 둘러본 것과 같다고 한다.

실상은 가보지 못했으면서도 우리는 그동안 바다에 알고 있다고 착각했던 것은 아닐까?

책 [아무도 본 적 없던 바다]는 에디스 위더의 '해양생물학자'로서의 성장기이면서 '심해'에 대한 소개글이면서,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호소문이기도 하다.

먼저 작가인 에디스 위더, 그녀의 삶이 우리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조언은 첫째, 관점 바꾸기, 둘째, 플랜 B였다.

"해양연구및 보전협회"의 공동창립자이며, TED 강연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 외에는 그녀의 삶에 대해서 알지 못했다. 그녀가 척추유합수술을 받고, 그로 인한 여파로 시력을 잃었다가 되찾았다는 것, 세번의 소생술을 통해 임사체험을 경험했다는 것도 몰랐다.

그녀의 임사체험은 마치 내면소통의 '알아차림' 같았다. 그녀는 임사체험을 통해 '평온함'을 느꼈다고 한다.

"시간이나 해야 할 일과 관련된 머릿속의 온갖 잡음이 사라진다. 나는 임사체험의 그 순간, 그때까지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방식으로 현재를 온전히 느꼈다. 외따로 떨어진 느낌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로 모든 것에 연결되어 하나가 된 느낌이었다."(p.31)

이 임사체험의 느낌 이후에 모든 것을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하는 점이 마치 명상을 통해 내면소통을 한 사람들의 모습과 유사하다고 느껴졌다. 결국 '내면소통'이라는 것은 '임사체험'과 같은 것일까? 즉, 지금의 번다함을 다 벗어난 상태를 느낌으로써.. 온전한 나를 들여다보는 것이니 말이다.

그녀는 병원에서의 힘든 과정을 이겨냄에 있어서 "초점 이동" 방법을 익히게 된다. 책을 통해 익히는 것이 아닌 '삶'의 체험을 통해 익힌 '초점 이동'은 이후에도 그녀가 공포감에 사로잡힐 때마다 그녀를 구해주었다.

"불확실하고 험난할 것이 예상되는 미래를 내다보거나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잃어버렸는지를 곱씹기 보다는 초점을 바짝 당겨 정신을 차리고 있는데에만 집중했다."(p.38)

"공황 상태에 빠지지 않으려면 '초점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게 비법이었다. 정신이 나가 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려고 할 때 뇌의 초점을 다시 붙잡는 능력은 매우 귀중한 역량이었다."(p.119)

그녀가 또한 삶을 통해 배운 것은 "Plan B"를 준비하는 것이었다. 얘상치 못했던 수술, 그리고 이어지는 생사의 갈림길, 그녀는 어릴적 꿈인 '해양학자'가 아닌 '의학부'로 일시 전환을 하기도 한다.

"나는 모든 일에 동전의 양면과 같이 좋은 점만큼 나쁜 점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힘들게 배웠으며, 늘 부정적인 결과를 고려하고 플랜 B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p.51)

플랜 B를 준비한다는 것은 실패에 대해서 언제든 대응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책에서는 과학자들이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뜻대로 되지 않음을 .. 그럴때마다 "플랜 B"를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함을 계속해서 보여준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여러 좋은 말들을 들려준다.

"당신도 알겠지만 인생의 성공은 플랜 B를 얼마나 잘 다루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플랜 A는 누구나 잘 할 수 있으니까요."(p.239)

"전혀 실패하지 않는다는 것은 충분히 나아가지 않았다는 뜻이다. 나는 여러분이 자신의 상상력이 허용하는 한계까지 나아가기를 바란다."(p.240)

실수나 예상과 다른 결과에 좌절하기 보다는 과학자들은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를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끊임없이 찾는다. 현장에서 알루미늄 받침대를 덧붙이기도 하고, 다른 물체의 형상을 본따서 유인책을 만들기도 한다.

이런 과학자들의 모습을 보다 보니..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수학을 싫어하긴 했지만.. 그에 앞서 당연히 과학은 어려운 것, 과학은 나랑 상관없는 것 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모두 탐험가다. 이 세상에 태어날 때는 모두가 낯선 나라에 온 이방인이었다. 우리는 탐험을 통해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점차 이해해 나간다."(p.267)

어찌보면 우리는 모두 탐험가이지만.. 이 탐험의 영역을 인간의 눈길, 손길이 닿지 않는 부분까지도 나아가는 이들이 과학자인 것 같다. 지금 내가 기껏할 수 있는 것은 책을 보고, 책속의 내용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 뿐이다.

그러나 과학자는 다르다.  이 설명이 가설이 되며. 이 가설을 유용하게 만들기 위한 반증을 위해 노력한다. 이런 괗가적 방법은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에 있어서 오정보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게 만들 수 있다. (p.197)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의심'하는 것..비록 과학자가 되지는 못하지만 과학자처럼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아무도 본 적 없던 바다]에서 소개하는 중층수, 그리고 심해의 모습에 대해서는 의심할 수가 없다. 이는 명확한 관찰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제시하는 가설에 대해서는 계속한 관찰과 검증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후 위기'에 대해서 .. 그로 인한 '해양 파괴' '해양 멸망' 또한 의심할 수 없는 현실이다. 작가는 책의 뒷부분에서 이 기후위기에 대해 우리 모두 '낙관주의자'가 되자고 말한다.

아니 낙관주의라니.. 어떻게 기후 위기 앞에서 낙관주의를 이야기할 수 있단 말인가?

작가의 의도는 기후위기가 없다고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고 그 방법으로 흔한 '재활용'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을 하자고 말한다. 이른바 환경정보 활동을 통해 급변하는 기후에 대해 보다 나은 예측을 하고, 위기 상황에 대해 잘 대응하자는 것이다. 이 모니터링을 통해 오염의 근원을 추적하여 오염을 막을 방법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기후 위기, 환경 파괴에 대해서 저자는 영화 <마션>의 '마크 와트니'의 대사를 빌려 온다. "빌어먹을 과학으로 빠져나가는 수 밖에"

책에서 이야기 되고 있는 '발광생물'의 발견과 원리 등등에 대해서는 과학적인 내용이지만 이해가 쉽게 되었다. 기존에 전혀 알지도 못했던 발광생물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알게 된 것만으로도 책을 읽은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그리고 언젠가는 카리브해에 가서 .. 그 환상적인 광경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다. 그때까지.. 우리 지구가 더 푸르고 건강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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