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데 가끔 뭘 몰라
정원 지음 / 미디어창비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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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책[똑똑한데 가끔 뭘 몰라]는 어른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든 만화이다.


[ 책보냥의 솔직 리뷰 ]


1️⃣ 2023한국만화영상진흥원 다양성만화 선정

2021 오늘의 우리만화상 수상작가

김소영작가, 오은 시인의 강력 추천..

저마다의 소중함을 찾아나가는 정원 만화만의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세계가 드러나는 작품

"소중해, 소중해, 소중해"

소중한 것으로 이루어진 열한 살 인생 이야기 "똑똑한데 가끔 뭘 몰라."


2️⃣ 표지에 그려진 여자아이의 이름은 김정훈..

표지 그림만 보고는 이게 지금 눈을 뜨고 있는 건지, 아님 뺨의 홍조를 표시하는 것인지 헷갈립니다. (저만 헷갈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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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9개의 에피소드는 정훈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상의 모습들입니다.

첫번째 에피소드는 "짝꿍은 소중해"입니다.

새학년이 되어 새로운 반에 새로운 담임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 정훈이.

그런데 "딱 하나 별로인건" 여자와 남자를 짝궁으로 앉힌다는 것입니다.

정훈이는 '윤석진'이랑 앉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선생님이 보시는 일기에 짝궁을 다시 정하게 되는데요..

석진이가 아닌 '준서'와 앉게 됩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친한 친구와 짝궁이 되지 않아도 좋다. 왜냐하면 친해지면 되니까."


우리들이 사귀는 사람만 만나고, 자신과 성별이 다르거나 하면 배척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음을 꼬집는 이야기같습니다.


3️⃣ 이 책에서 뚜렷하게 차별을 꼬집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외국인"에 대한 무심코 하는 차별, 그리고 "어린아이"에 대한 차별입니다.


[급식은 소중해] 편에 등장하는 하리는 선생님으로부터 "하리는 김치도 잘 먹네. 한국 사람 다됐네." 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아마도 선생님 입장에서는 김치를 잘 먹는 하리를 칭찬하기 위함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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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거울효과라고 해야 하나, 다음날 급식에 베트남 국수인 "퍼찐"이 나오고 이 "퍼찐'을 잘 먹는 어제의 선생님에게 정훈이 말합니다.


"와, 선생님 퍼찐 잘 드시네요. 베트남 사람 다 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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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라는 것을 통해 어느새 너와 나를 나누고, 인종을 나누는 것 등이 비일비재함을 생각해본 에피소드 였습니다.


4️⃣ 아이들에 대한 차별을 느낀 것은 [어린이는 소중해] 에피소드입니다. 강민진의 할아버지는 복지센터 앞에서 놀이터를 만들어달라는 1인 시위를 합니다.


그 어른에게 '유자차'를 선물해드린 정훈과 친구들은 "크림빵"을 대신 사달라고 합니다.

왜? 안전상의 이유로 어린이의 입장을 제한하고 있는 빵집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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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발이 날리는 상황에서도 가게 밖에서 크림빵을 기다리는 아이들..

누구를 위한 안전인 것인지..


만화를 보는 내내 마음 한편이 무거워졌습니다.


5️⃣ 일상의 소중한 것들을 찾아.. 소소하지만 그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는 이야기들을 보여주는 만화 [똑똑한데 가끔 뭘 몰라]


어른이 된다는 것이 마냥 좋은 일은 아니다라고 진작부터 생각해서일까요?


에피소드들 속의 어른들이 아이들과의 대화 속에서 느낄 당혹감 혹은 깨달음 등에 대해 한번 더 곱씹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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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이신 정원님은 쉽게 단정짓지 않는 어른 ,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나는 사회를 말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6️⃣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잔잔한 에세이같은 만화를 좋아하시는 분

▶️ 소소한 일상 속 단비같은 이야기들을 좋아하시는 분

▶️ 사회 문제들에 대한 걱정들을 가지고 계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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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소설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정지아 외 지음, 이제창 외 엮음 / 창비교육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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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창비 서포터즈로 활동하는 가운데 창비교육의 '단편소설 모음집' 시리즈를 많이 읽었습니다.


함께 걷는 소설, 끌어안는 소설, 공존하는 소설 등... 테마를 가지고 엮어진 단편 이야기들의 한 편, 한 편의 울림들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2023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받은 책은 [방황하는 소설] 입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는 전통적인 가치관을 파괴하고 관습화된 논리를 낯선 것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사회는 매우 혼란스럽고 이에 사람들은 방화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창비에서는 대한민국의 젊은 작가들이 바라본 사람과 세상을 모아 또 하나의 이방인을 만들어냅니다.


정보의 과부하와 경제적 압박, SNS로 조장되는 사회적 박탈감과 수많은 선택지로 고통받는 현대 사회에서 개인과 사회, 도덕과 도덕적 가치, 감정과 무감정, 삶의 읨를 다시금 생각해보고자 한다는 '출판 목적'을 이야기합니다.


당신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총 7편의 작품들을 통해 방황의 이유가 무엇인지, 그 방황의 끝은 어떠한 것이 좋은지에 대한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야...

방황하지 않으면 아무데도 도달할 수 없는 걸..

너의 방황은 당연한 것이야..


이렇게 마음의 위로를 통해 자존감을 회복시켜주고자 한 출판사의 의도를 생각하며 7편의 작품에 대한 저만의 방황의 이유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정지아 작가의 [존재의 증명]

 

"그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전혀 알지 못했다."

하라 커피를 한 모금하며 이 커피에 함께 엮일 수 있는 시인 '랭보'까지도 떠올린 나인데..


'근데 내가 왜 여기 있지?'

'난 누구지?'

'왜 왔지?.. 여긴 어디지?'


하라라는 커피 품종을 알고,

안캅의 팔레르모라는 찻잔의 이름도 알고..

(세상.. 처음 들어본 커피잔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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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의 의자가 토넷 nO. 14라는 것도 아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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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군지는 모르는 상황

자신이 아이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의아해하며 아이폰을 쓰는 사람은 특별하는 생각에 거부감을 바로 가지는 나.


과연 나는 누구인가?

CCTV를 통해 자신이 나온 아파트, 집까지는 찾아가지만..

집안 소파에 누워서도 생각나지 않는 '나'


자신의 취향은 기억하지만,

자신의 신상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는 나..


이 소설에서의 방황은 무엇일까요?

제가 본 방황은 "나"를 규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입니다.


자신의 취향은 분명하게 알것 같은 화자.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스타일에 맞는 사물들의 배치..


그러나 자신의 이름, 나이, 직업 등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취향일 것으로 보이는 사물들에 둘러 쌓여 '편안함'을 느낀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요?


"소파가 조심스럽게 그의 몸을 받아들였다.

더 바랄게 없이 편안했다.

이 순간 그가 가장 잊고 싶은 것은 자신이 기억을 잃었다는 사실이었다.

그 외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사실은 그게 왜 문제인지가 더 큰 문제인 것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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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품격이 취향을 결정한다.

아니, 전제와 결론이 바뀌는 편이 더 진실에 가깝다.

취향이 사람의 품격을 결정한다.

취향이 곧 사람의 본질인 것이다.

기억이 사라져도 취향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는 그렇게 믿었다. 그게 그였다. (...)

그는 여전히 자신이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몰라도 상관 없었다.

이집의 공간을 채운 것들이 곧 그였다."


박상영 작가의 [요즘 애들]

 

" "말도 마. 요즘 애들 아주 칼 같지?"

황은채의 입에서 요즘 애들, 이라는 단어가 나오다니, 그것은 그 옛날 우리가 함께 들었던 멸칭이었다. "


이야기는 유명한 아나운서가 된 기자 김남준이 유튜브 프로덕션의 PD가 된 황은채를 다시 만나면서 과거를 회상하는 내용으로 연결됩니다.


두 사람이 함께 입사했던 '매거진 C"

현재는 메인 앵커로 활동하고 있는 김남준에게 그곳은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인생 첫번째 직장입니다.


나름 잘해보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이들은 늘 "요즘 애들"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잘해도 문제.. 못해도 문제..

어떤 행동이든 '요즘 애들'이라는 이름하에 평가절하하는 직장 상사들.


이 소설에서의 제가 본 방황은 ?

사회(직장)에서의 적절한 거리두기입니다.


"이제는 사회생활 9단이 다 돼 좀체 타인에게 내 감정을 내어 주지 않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그러나 이 자리까지 오면서 나도 모르게 누구에게도 공감받을 수 없던 종류의 눈물이 차오르는 날도 있었다.

나는 내 눈물의 방향을 정할 수 없어 가끔은 화가 났고 대개는 고독했다."


솔직히 진짜 직장생활내 괴롭힘이 이 정도라고?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사적 제재는 물론이요, 회사에서의 마땅한 위치도 정립시켜주지 않는 이런 조직이라니..


읽는 내내 조금 답답함을 느낀 소설입니다.

이런 답답함이 바로 방황을 나타내는 것일까요?



정소현 작가의 [엔터 샌드맨]

 

공포, 미스터리 ,오컬트를 다루는 인터넷 사이트 [굿바이 샌드맨] 이곳에 자신의 범죄 사실을 고백하는 자유게시판 4892번 글이 올라옵니다.


그리고 이 글은 사이트의 운영자인 '지수'에게 한가지 기억을 떠오르게 합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지수는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이 진짜 세계 같지가 않았다.

이곳에서는 믿을 수 없는 사고가 너무 자주 일어났다.

무너질 수 없는 것들은 모두 무너져 내렸고, 폭발하거나 뒤집히고 추락하는 일들이 반복되었다."


건물이 매몰되어 있다가 간신히 구출되어 살게 된 양지수와 안지훈..


살아남은 이들이 겪어야 했던 방황은 무엇일까요? 제가 본 방황은 안전하지 않은 사회에서 정상적으로 보이며 살아가야 하는 트라우마 입니다.


사고 트라우마를 겪은 이들의 방황이 표면적으로 드러나고 있으면서 그 이면에서 제가 느낀 방황은 "어느 것이 진짜 사회인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현실에서 벌어지는 각종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 사건, 사고들을 회피하기 위해 오히려 귀신과 같은 미스터리에 빠져드는 지수.


그리고 끝까지 미스터리한 이야기 전개..

과연 김은하와 들었다는 [엔터 샌드맨]은?

지훈과 지수에게 말을 걸었던 은하는?

마지막 4976번 게시글의 정체는?



김금희 작가의 [월계동 옥주]

 

이 작품은 분명 어디선가 봤는데.. 하는 생각을 읽으면서 내내 했는데 역시나.[크리스마스 타일]에 나온 작품입니다. 


기숙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한국인과 그를 도와준 중국인이 중국어 개인과외를 하게 된다는 오마이뉴스의 기사를 착안해 만든 작품이라고 합니다.


도대체 옥주는 왜 '유학'을 온 것인지?

그녀의 방황은 무엇인지?

잘 이해가 되진 않았습니다.


이 소설에서의 방황은 무엇일까요?

제가 본 방황은 "인간관계"의 거리입니다.


옥주가 중국 유학오기전에 헤어진 연인 현우가 한 말

"선배, 세상은 선배가 내키는 대로 낙서해도 되는 백지장이 아니야."라는 말에 담긴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금 월계동 옥주로 돌아온 옥주가 "예후이와 함께 보았던 호수"를 생각하는 것이 어떻게 옥주 자신으로 돌아가게 만든 것인지..


이야기 줄거리는 간단한 듯 했지만 잘 이해되지 않는 이야기였습니다.


김지연 작가의 [먼 바다 쪽으로]


외딴 펜션에서의 관리인으로 일하는 종희와 현태.

그런데 남편 현태의 상태가 이상합니다.

누군가 자신들을 죽이려 할지 모른다는 불안에 떨고 있는 현태


이 소설에서의 방황은 무엇일까요?

현대 사회 속 "낯선 이"들에 대한 공포 일까요?


현태가 느낀 공포가 잘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누군가의 죽음을 본 것이 정신줄을 놓아버릴 정도까지 되는 것일까요?


"세상이 그렇게까지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아. 현태는 어떤 경로든 이 좁은 대한민국에서 사람들이 자길 찾아내는 건 시간문제라고 여기는 모양이었다.

종희는 현태가 낫지 않으리라는 것을 인정했다. 돌아보면 꾸준히 나빠지는 선택만을 해 온 것 같았다."


종희도 얼마나 포기하고 싶었을까? 하는 생각이이들었습니다. 왜 현대사회는 이렇게 정신이 아픈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일까요?


개인의 문제인지, 사회의 문제인지..


박민정 작가의 [세실, 주희]


명동의 쥬쥬하우스에서 일하는 주희.

그녀는 자신이 뉴올리언스에서 겪은 '마르디 그라'라는 축제에서 찍힌 동영상이 포르노 사이트에 돌아다니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자신은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잘못한 거 같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는 주희..


그리고 아이돌을 좋아하여 한국어를 배우러 온 일본인 세실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시위'를 "동상의 의미" 알지 못하고 지나는 세실


제가 본 방황은 "타인의 삶"에 대한 동경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문화적 차이에 대한 해석 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아픈 역사에 대한 한일의 감정차이에 대해서도 생각해본 소설입니다.


최은영 작가의 [파종]


마지막 소설 [파종]은 어릴적 학대를 당하며 자란 민주가 딸 아이 '소리'를 그녀의 오빠 민혁과 함께 키우는 이야기입니다.


"부모가 함부로 뱉는 말이 어린 자식에게 얼마나 파괴적으로 다가왔는지 아버지는 알았을까.

폭언으로 물들던 유년의 밤을 그녀는 떠올렸다. 나가 죽으라고, 너 같은 게 살아서 뭐하느냐고, 그냥 죽어서 없어져 버리라고.

아버지의 말은 내면의 목소리가 되어서 마흔이 넘은 지금까지도 그녀를 따라다녔다.


이렇게 7편의 작품 속 방황을 읽으며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사회 속 이방인들을 느껴보았던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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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차별 - 취재 중에 만난 차별과 혐오의 얼굴들
전혼잎 지음 / 느린서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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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일보 기자로 2014년도 입사.. 이후 각종 사건사고의 현장과 시위의 현장을 함께 한 전혼잎 기자.

그녀가 본 대한민국은 어떠했을까요?


그녀는 취재중에 만난 차별과 혐오의 얼굴들이란 부재로 [가장 보통의 차별]이라고 말합니다.


그가 겪은 가장 첫번째 차별은 바로 성차별입니다.

"아니 무슨 성차별이야~ 여성 상위 시대에~"

"또또 성차별이라니.. 이제 그만 좀 해~"

이런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정확히는 저한테 든 생각입니다.)


그런데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맞아 그랬지' 하는 공감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여성답지 않은 여성기자라는 이데아를 요구하는 것...

(26) "얌체같이 굴면서 결정적인 순간엔 몸을 사리는, 치마 입은 계집애가 아닌 털털하고 호탕한, 사내보다 더 늠름하고 용맹한 중성적인 존재. 지금 생각해보면 이 역시 여성성을 최대한 감추고 남성들에 비해 모자라지 않음을 증명하려는 시도였다."


나에게도 "여군같지 않은 여군"이라는 이데아가 요구되었었고, 그걸 만족시킨다는 것에 나름의 뿌듯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친구가 .. 왜 우리는 "여군같지 않은 여군"이란 칭찬을 듣길 원하는가.. 이 또한 잘못된 가스라이팅이며, 우리는 "진정한 여군"으로서의 이미지를 굳혀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여자가 남성들이 다수인 조직에 들어가서 일하면 '당연히(?)' 남자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것..

그 또한 다수의 힘에 의한 차별입니다.

그러나 당시는 그것이 차별인줄 모르고, 기존의 소수 여군들에 비해 나는 잘한다는 개인적 호승심에 취해 그러한 말들을 칭찬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여성들이 많은 조직에 남자들이 와서 여성스럽게 굴면 '게이같다'라던가 '징그럽다'라는 평을 하며 '남자'는 남자답길 원하면서 왜 여자들은 남자들이 많은 조직에서 '여성성'을 드러내면 안되는 것일까요?


두번째는 나 하나의 잘못이 아닌 전체의 잘못입니다.

(37) "한번만 삐끗해도 인류의 절반인 여성 전체의 앞길을 막아버리는 어마무시한 영향력이라니. 이런 거대한 영향력은 영광스럽게도 여성 정치인만 가질 수 있는 건 아니다. 경찰과 군인, 법조인뿐 아니라 심지어 기자라도 여성이 저지른 실수는 곧 여성기자 전체의 잘못이 되곤 한다."


군 생활을 하며 가장 많이 들어봤던 말 중의 하나가 "여군들이 다 그렇지 뭐~"입니다.

그 말을 하는 상대가 과연 몇 명의 여군을 만나봤을까요? 심지어 한번도 같이 근무해본 적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의 적은 경험치를 전체의 값으로 확대 해석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실각 이후.. 이제 두번다시 우리나라는 여자 대통령은 안된다는 의견이 나온 것도 이와 비슷합니다.


어느 하나의 성별이 특정 역할을 전담할 경우 우리는 쉽게 그 역할은 특정 성별만이 하는 것이라고 오해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정말 그 역할을 하고 싶은 누군가에는 또 다른 차별이 됩니다.

여자도 군인이 될 수 있고, 대통령이 될 수 있고, 소방관이 될 수 있습니다.

예전부터 그려놓은 남성 이미지의 군인, 대통령, 소방관에 억지로 여성을 끼어넣으니 이상하게 느껴질 뿐..

새롭게 여성 군인, 여성 대통령, 여성 소방관의 이미지를 만든다면.. 이것은 조금도 어색하지 않은 일이 됩니다.


저자는 책의 절반 가량을 여성이 겪는 성차별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살짝 이 책이 페미니즘 계열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책의 중반부터는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다양한 차별들을 이야기합니다.

가족형태에 대한 차별

노키즈존에서 비롯되는 아이 차별

노인 차별

장애인 차별

성소수자 차별

채식주의자 차별

노숙자 차별

노동자 차별

난민 차별

약자 차별

등등


이렇게 다양한 차별들이 우리 사회에 존재한다는 사실도 놀랍습니다.


다양한 차별의 시선들을 볼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는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다만 두 가지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첫째는 표현입니다.

첫번째 에피소드에서 자신이 기자가 되는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 이런 표현이 나옵니다.

"그렇다, 나는 내가 빻았다는 사실 조차 모를 정도로 심각하게 빻아 있었다."

응? 무슨 말이죠??어학사전을 찾아봤는데도 안나옵니다. 곡물을 가루로 만드는 방식도 아니고 여기서 빻았다는 말이 실패했다는 말인지? 빻다라는 말이 속되게 사람의 인성이나 외모가 수준이하라고 나오는데.. 자신을 그렇게 표현한 것일까요?


다른 사람도 아닌 한글 표준 문법을 구사해야하는 언론인이 아니던가요? 너무나 당황스러웠습니다.

혹, 여전히 제가 사전을 잘 못찾았기 때문일까요?


두번째는 채식주의자 차별입니다.

글을 읽으며 도대체 누가 누구를 차별하는 것인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자신들은 탄소 중립을 위해 노력한다고 말하며 육식을 여전히 하는 사람들을 차별하는 것은 아닌지.....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대체육이나 콩고기를 알아서 찾아서 먹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인지..

비건을 위한 화장품이 나오고, 비건식품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인데..

사실 채식주의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선택하는 문제이지, 다른 기타의 차별들처럼 "선택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하기 어렵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에서 "가장 보통의 차별"을 너무 당연하기에 깨닫지 못했던 차별이라고 말합니다.

당사자마저 이를 지적하고 바로잡는 게 어색한 차별이 "가장 보통의 차별"입니다.

채식주의자가 '갈비집'에 들어가 '채식 메뉴'가 없어요? 라고 말하면.. 그건 고깃집이 채식주의자를 차별하는 것일까요?

처음부터 기내식에 '채식'메뉴가 없다면 차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분명 고를 수 있게 되어 있는데..

과연 채식주의자들이 당하는 차별이 무엇인지.. 그들이 채식을 함으로써 주변으로받는 '시선'을 차별이라고 하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반대로 자신들이 '육식주의자'들에게 보내는 시선은 역으로 '육식주의자'들에 대한 차별일 수는 없는 것인지..


아마도 이런 저의 생각을 채식주의자들은 싫어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전 채식주의와 육식주의는 가치관의 문제이고, 이건 차별의 문제는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차별은 '자신의 선택'과 상관없이 타고난 환경이나 주어진 성별, 성적 선호도로 인해 어찌할 수 없는..

(자기가 아이인 것을 선택할 수 없고, 가난하게 태어나는 것을 선택할 수 없는..) 그러한 것들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이 던지는 한 마디가 과연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것 자체에 대한 비난은 아니었는지..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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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 이피디의 사생활
이동원 지음 / 느린서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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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여편의 책 리뷰를 썼고, 앞으로도 책 리뷰를 꾸준히 남길 예정인 책에 진심인 책 보며 고양이들 돌보는 집사 책보냥입니다.

겨울 한파로 인해 몸도 마음도 꽁꽁 얼어가는 데

또 하필 연말이라.. 일은 몰아치고 있어서 책 읽을 시간은 없고,

그래도 책은 읽어야 하고..

다행히 오늘부터 3일간의 연휴라... 개인적인 일만 몇 가지 해결하고 나면, 나머지 시간은

고양이 핫팻을 끼고 책만 읽을 예정입니다


올 11월부터인가 '언론'에 대한 책을 쭉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상하게 '언론'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는데.. 기본적 저의 생각은

"언론 또한 자본주의 사회에 맞추어진 시스템. 결코 그들(?)이 절대 선은 아니다"였습니다.

언론인들 또한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추구할 뿐,

그들의 말이라고 해서 무조건 옳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그동안의 언론에 대한 책들을 읽으며 가진 생각들입니다.

이번에 읽은 [월급쟁이 이피디의 사생활]도 언론인의 이야기입니다.

그것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PD!!

그것이 알고 싶다" 속칭 '그알'은 워낙 유명한 탐사 보도 프로그램이라..

아마 살면서 한번도 본적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겁니다.

TV를 그다지 보지 않는 저도 "그알"은 알고 있고, "그 알"의 대표적인 멘트

"그런데 말입니다~~"에 대한 짤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연출해 온 이동원 PD가.. 그동안 주변인들에게 들려줬던 이야기들, 안줏거리로 삼기 좋았던 에피소드들을 다 꺼먹기 전에 옮겨 놓은 것이.. "어쩌다 인연이 닿아 연재물이 되서 세상에 공개"된 것이다.

"정말 내 인생은 '어쩌다'가 가져온 위기의 연속이다."

라는 표현을 이동원 PD가 하는데.. '어쩌다'를 만나게 되는 그 순간들과 그 순간에 작가의 선택, 마음 방향을 보며 울림이 있던 책이다.​

좋은 게 좋은게 아닌가 보오~~

이동원 PD가 어찌보면 남들과는 조금 다른 길로 들어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그 궁금증은 책의 초반에 그가 겪은 "학교 폭력" 거기에 더 심각한 "교권 폭력"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어른들이 말하는 '좋은 게 좋은 거 라는 게 이렇게 달콤한 건가 보다' 라고

[월급쟁이 이피디의 사생활] p.18

어른들이 가져온 케이크는 달콤했지만..

그 이면에는 어른들의 추악한 거짓과 진실을 은폐하려는 마음

나만 아니면 됀다라는 이기심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어린 이동원의 마음에 이러한 추악한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무척 힘들었을 겁니다.

그는 이 사건 이후에 변했다고 말한다. "힘"의 소중함을 느낀 것이죠.

힘없고 뒤처지면 언제든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전까지는 친구들 앞에서 말도 잘 못하던 나는, 중학교 입학 이후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앞장서는 학생이 되었다.

그게 지금까지 이어지는 나의 생존방식이다.

[월급쟁이 이피디의 사생활] p.22

정말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양한 트라우마들은 언제든 생겨날 수 있는데,

저는 '세상'을 회피하는 것보다는 당당하게 세상과 맞서며 극복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그래서일까..

저에게 사건, 사고의 피해자들은 보호받고 힘든 존재로 감싸주고 위로해주자는 생각보다

격려해주고, 그들이 더 당당히 설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더 큽니다.

이런 저의 생각과 결이 비슷한 이동원 작가의 말 한구절이 와닿습니다.​

피해자를 만나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여전히 치유되지 못한 그들의 상처를 오롯이 마주하게 된다.

그걸 어설프게 위로해선 안 된다. 말 한마디가 트라우마를 자극하게 될지 모르니 함부로 말을 꺼낼 수 없다.

진심으로 우리가 하는 일을 설명드리고, 질문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쏟아내는 감정과 말을 담는 데 집중해야 한다.

[월급쟁이 이피디의 사생활] p.154


진심을 담는다.

작가의 에세이에 왠지 계속해서 등장하는 사람이 한 명 있습니다.

한 밤중에 전화를 걸어 '무죄' 판결을 도와야 한다고 말하는 변호사

꾸준하고 성실하고 진득하게 30분씩 지각하는 습관을 가진 변호사.

바로 박준영 변호사입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책을 쓰다보니 감정에 취해서 좋은 얘길 과하게 한 것 같다고, 그러나 정말 착하고, 진실하고, 성실한 사람이라고..

작가의 책을 읽고 나니.. "박준영 변호사"가 궁금해졌습니다.

2권의 책이 있는데... 조만간 읽어봐야겠습니다.

저자는 박준영 변호사의 진심을 들여다보고, 그의 진심에 감동합니다.

그저 진심을 다해서, 있는 그대로 천천히 잘 말씀드리면 이해하실 겁니다.

시간은 좀 걸려도 진정성 있게 말씀드리면 분명 마음의 문을 여실겁니다.

[월급쟁이 이피디의 사생활] p.221


언론의 무서움을 아는 PD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에서 거의 최고의 권위를 가지고 있는 탐사보도 프로그램의 PD이니

정치에 대한 이야기, 가치에 대한 이야기, 옳고 그름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을 것이다 생각했습니다.

거기에 자신의 잘남에 대한 '자랑 또는 홍보' 또한 만만치 않겠지라고 지레짐작 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책을 읽어보니..

오히려 인간미 넘치는 PD, 겁쟁이 PD가 담겨 있습니다.

아니 이런 사람이 어떻게 PD를 계속 할 수가 있지?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이동원 PD는 자신의 평범함을 계속 이야기합니다.​

오너도 아니고 사장도 아니고 회사 지분 1도 없는 일개 사원에 불과하지만

열심히 묵묵히 꾸역꾸역 이 일을 해낼 뿐이다.

어쨌거나 나 또한 월급 받아 대출이자 갚으며 먹고살아야 하는 블루칼라 노동자에 불과하니 말이다.

[월급쟁이 이피디의 사생활] p.56


이런 그에게도 잊을 수 없는 보도가 있으니 바로 "정인아 미안해" 보도입니다.

저도 당시 이 보도를 보고 엄청난 충격과 공포, 그리고 미안함에 눈물 흘렸습니다.

정말 말그대로 #정인아미안해 였습니다.

사회적 공분이 대한민국을 뒤덮었습니다.

오죽하면 대통령이 직접 사건의 해결을 지시할 정도였으니까요..

이렇게 소위 말하는 "대박 방송"을 만들어냈는데.. 이동원 PD와 그의 동료들은 오히려 이에 대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사회적 공분을 야기시킨 것에 대한 책임의식인 것이죠..

언론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님 말고"식의 보도가 아닌..

내가 낸 보도로 인한 여파까지도 감당하겠다는 자세..

진정 언론인들의 책임지는 자세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게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진심인 '그알'이다 보니.. 과연 '피프티피프티 보도"는 어떻게 된 것인지 묻고 싶었습니다. 과연 우리가 모르는 진실이 또 따로 있는 것인지?​


언론에 대해 조금은 기분 좋은 시선을 가질 수 있게 해준 책 느린 서재에서 출판한 [월급쟁이 이피디의 사생활]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한 서평단으로 읽었는데, 정말 감사하고도 즐겁게 읽었습니다.

생각보다 언론 보도의 뒷 이야기를 읽는 게 재미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요새 자꾸 이런 이야기들을 찾아가는 것 같습니다.

마치 역사의 뒷 이야기, 야사를 보는 느낌이랄까요?

다음 작품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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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나무를 찾아서 - 숲속의 우드 와이드 웹
수잔 시마드 지음, 김다히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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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나무를 심고, 나무가 인간을 구원한다."

영화 [아바타] 영혼의 나무에 영감을 준 진균 네트워크의 발견자 수잔 시마드..

책 [어머니 나무를 찾아서]는 이 수잔 시마드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이며, 그녀가 발견한 진균 네트워크에 대한 이야기이며,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그냥 자연 과학책일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수잔 시마드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나올 때는 굳이?

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임목사업에 종사했다는 자신의 조상들 이야기부터, 흙을 파먹고 놀던 어린시절 이야기까지..

굳이 이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왜 하는 거지?

거기에 부모님의 불화, 동생과의 불화 등등.. 자꾸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왜 하는 거지?

라는 생각을 처음에 했습니다. 조금 집중이 안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그녀의 인생의 굴곡 과정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여성과학자로서 넘어야 하는 수많은 벽들,

그 가운데서 또 겪어야했던 상실, 이혼.. 건강 악화 문제까지..

결코 그녀의 삶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표현처럼 단단히 꼬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를 중간에 포기하거나 바꾸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을 끝까지 고수했고, 그 가운데 과감히 버려야 할 것들, 무시해야 할 것들을 내쳤습니다.

그리고 어머니 나무의 연결처럼 자신과 연결된 사람들의 도움을 통해 굳건히 버텨냅니다.

자신 또한 어머니로서 자신의 자녀들, 조카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줍니다.

그녀는 이런 자신의 삶의 방향성을 '어머니 나무'로부터 배웁니다.

"나무의 건강을 위해서는 딱 맞는 종류의 토양 진균과의 연결이 반드시 필요한 것 아닐까?"라는 깊게 품고 있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그녀는 산림청 공무원에서 대학교수로 인생의 방향을 바꾸어 나갑니다.

도대체 '숲'은 어떻게 회복되는지, 그 회복력에 주목하면서 '진균'의 비밀을 파헤치게 됩니다.

그리고 나무들이 하나의 시스템처럼 협동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나무들이 기존 학계의 믿음처럼 나무간의 경쟁 관계가 아니라 공생 관계로 살아간다는 것을 하나씩 밝혀내는 과정은 흡사 '태양이 지구를 도는 것이 아니라 , 지구가 태양을 도는 것이다'라고 밝힌 코페르니쿠스나 갈릴레오처럼 엄청난 저항에 부딪히는 과정은 '유리천장'에 끊임없이 부딪히는 많은 여성 리더들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그녀가 암을 완치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믿음 그리고 어머니 나무에 대한 의존 과정은 '자연'과의 공생이 얼마나 우리 인간들에게 필요한 가를 생각하게 해줍니다. 하필이면 주목에서 뽑아낸 파클리탁셀로 인해 암을 극복한 수잔 시마드.

이것을 그냥 우연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470) "다양성이 중요하다는, 그리고 우주의 모든 것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숲과 초원이, 대지와 물이, 하늘과 땅이, 영혼과 육신이, 인간과 모든 다른 생명체들이."

최근에 읽은 [회복력 시대]와 결이 비슷하기에 조금 더 마음이 갔습니다.

이 책을 보니 아직 안 읽은 [침묵의 봄]을 빨리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책 뒤에 번역가인 김다히님께서 '수잔 시마드'와의 인터뷰를 한 내용이 실려 있습니다.

거기서 "탄소 중립"을 위해서 어린 나무를 베어내는 것이 얼마나 한치 앞을 못보는 일인지.. 잘못된 일인지를 일깨우는 수잔 시마드의 말을 들으며.. 진짜.. 우리나라에도 단기적 성과가 아닌 장기적 효과를 확인하고 시야를 멀리 보는 연구자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이 너무나 가까이에 있는 우리나라인데..

과연 우리들의 산은, 우리들의 숲은, 우리들의 나무는 안녕하신지..

오늘따라 가로수라는 이름으로 외롭게 홀로 서있는 은행나무가 왜 이리 처량해 보이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겉으로는 외로워보였도.. 땅 밑으로는 진균으로 연결되어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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