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의 시간 - 왕비의 탄생 레인보우 스토리 컬러링북 2
위싱스타 지음 / 북에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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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 열풍을 몰고 온 컬러링북의 인기는 아직 여전하다. 혹자는 나이께나 먹어서 어렸을 때 하는 색칠놀이를 하냐고 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나 많은 어른들이 컬러링북에 빠져들었고, 그 인기가 유지된다는 것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컬러링북만의 매력이 확실히 있다는 걸 게다. 많은 이들을 매혹시킨 그것이 궁금해 그동안 별달리 쓸 일이 없어 곱게 모셔둔 카버 카스텔 24색 색연필을 꺼내들고 뒤늦게 컬러링북 대열에 동참했다. 바로 어린날 꿈꿔오던 소녀감성 흠뻑 묻어나다 못해 뚝뚝 떨어지는 컬러링북 <황금의 시대 : 여왕의 탄생>과 함께. :)




  '어린시절의 꿈속으로 초대'하는 컬러링북 <황금의 시간>은 표지부터 소녀취향이다. 책만 펼치면 공주님과 왕자님이 튀어나올 것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특히 다른 컬러링북과 달리 고급스런 양장 제본이다. '황금'과 '왕비'가 등장하는 제목과 꽤 어울린다고나 할까. 솔직히 처음엔 컬러링북에 양장본은 좀 오버가 아닌가 생각했었는데, 막상 컬러링을 해보니 그림 하나에 들어가는 정성이 장난이 아니어서 오랜 시간 정성들여 컬러링북을 다 끝낸 후에 소장용으로 보관하기에는 양장본이 더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말하자면 '책'으로의 기능이 강조된 컬러링북이라고나 할까. 나는 첫번째 컬러링북인 만큼 정성껏 완성해서 나만의 동화책으로 오래오래 소장할 계획이다. 훗.






  컬러링북 <황금의 시간>은 어린시절 읽은 동화 속 이야기인 '왕자를 만나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컨셉을 가진 컬러링북이다. 그래서 책의 첫머리와 끝머리의 인사말과 맺음말도 동화 같다. 잠시 어린 시절의 그때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랄까. 동화책 읽던 어린 시절의 소녀감성 가득 충전하고 이책을 펼친다면 아마 더 즐겁게 컬러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시중에 나와있는 여러 컬러링북과 달리 <황금의 시간>은 '왕비의 탄생'이라는 부제에서처럼 '스토리가 있는 컬러링북'이다. 작은 소녀가 아름다운 여인이 되고 왕자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통해 왕비가 되는, 어린 시절 많이 봐왔던 동화적 스토리에 맞춰 그림들이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어린 소녀와 아름다운 여인, 아내와 어머니가 된 왕비의 모습까지 한 여인의 일생이 이책의 그림을 통해 담겨 있다. 또한 소녀취향 컬러링북인 만큼 컬러링을 위한 일러스트 밑그림 또한 아름답다는 것도 이책의 장점이다.

  스토리가 있는 컬러링북이라고 해서 뭔가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한두 줄로 구성된 단출한 글에 실망할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엔 <황금의 시간>의 스토리는 텍스트가 아닌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컬러링이 주인공인 만큼 애초에 신선한 스토리까지는 기대하지 않아 별다른 실망이 없긴 했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컬러링에 새로운 스토리까지 갖춘다면 즐거움이 더 풍성해질 것은 당연지사가 아닐런지. 하지만 지금처럼 그림으로 보여주는 스토리도 나쁘지 않았다.


 



  <황금의 시간>을 다 훑어보고 본격적인 컬러링에 도전했다. 컬러링북을 선물한 적은 있어도 컬러링을 해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눈으로 볼 때와는 달리 직접 해보니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어렸을 때 크레파스로 쓱쓱 칠했던 색칠공부와는 달리 컬러링북은 섬세함과 조화로움을 요하는데, 너무 오랫만의 컬러링이라 도무지 어디에 어떤 색을 입혀야 할지 감이 잡히질 않아 난감해졌다. 그래서 면적이 좁은 꽃다발부터 색칠을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단조로운 나의 색채 감각에 다시 한번 좌절감을 맛봐야 했다.

  나의 부족한 색채 감각과 함께 컬러링을 힘들게 한 건 바로 색연필! 나름대로 충분하다 생각했던 24색 색연필은 컬러링을 시작한지 십여분도 지나지 않아 원하는 색의 부재에 한숨을 쉬게 했고, 조만간 좀 더 더양한 색연필을 장만해야 하나 하는 고민에 빠져들게 했다. 다른 이들이 올려놓은 컬러링북 완성작을 보면서 가끔 어울리지 않는 색깔들에 놀라곤 했는데, 막상 칠해보니 그게 남일이 아니었다. 꽃과 기둥 등은 부족하게나마 색을 입혔으나 적당한 색을 찾지 못해 결국 주인공인 소녀의 피부색은 하얗게 비워둬야 했다. 본의 아니게 백인이 된 소녀를 보며 다음에는 공평하게(?) 흑인이나 홍인, 황인으로도 컬러링 해보고 싶은 도전 욕구가 생기기도. 큭.  




  컬러링북을 볼 때면 책이 너무 얇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는데 이것 역시 직접 해보니 얇은 게 아니었다. 한 바닥의 그림에 색을 입히는데 생각보다 꽤 긴 시간이 걸렸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초보라서 그렇겠지만 서너 시간 동안 색깔 고민하느라 1/4 바닥 밖에 채우지 못했다. 컬러링에 좀더 숙달되고 또 다양한 색깔의 색연필을 갖고 있다면 시간도 줄어들긴 하겠지만. 어쨌든 직접 해본 컬러링은 생각 이상의 긴 시간과 정성과 고민이 필요한 작업이었다.

  처음엔 어디에 뭘 칠할지도 모르겠고, 또 어떤 색을 칠해야 할까 고르느라 재미보다는 고민의 강도가 더 컸었는데, 시간이 지나 컬러링이 조금씩 손에 익어가면서 점점 컬러링 특유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왜 다 큰 어른들이 컬러링북에 그렇게 열광하는지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나 할까. 하나씩 색을 입혀 새롭게 탄생하는 그림을 보는 재미가 있고, 부족한 색으로 나름 응용해서 새로운 방법을 찾는 즐거움도 있다. 무엇보다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을 비울 수 있다는 것! 전에 친구가 생각이 너무 많을 때는 십자수를 한다고 했었는데, 컬러링북 역시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몰입할 수 있어서 머릿속 복잡한 생각들이 어느새 다 사라져 버린다. 머릿속이 비워지고 마음이 차분해지니 힐링되는 느낌을 얻는 것 아닐까 싶다. 




  몇 시간 동안 열심히 고민하며 칠한 것치고는 완성된 결과물이 무척이나 미미한 컬러링이라 조금 머쓱하지만, 그래도 첫도전치고는 이 정도면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위로 중? ㅋ) 무엇보다 하면 할수록 점점 색을 만들어가는 재미가 붙는 만큼 컬러링북의 남은 바닥과 그림들은 처음보다 한층 더 즐겁게, 그리고 실험정신을 담아 완성해갈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덕분에 <황금의 시간>의 컬러링을 완성할 쯤이면 아마 색감 만큼은 지금보다는 좀 더 향상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함께. 

  컬러링북 <황금의 시간> 덕분에 <백설공주>, <신데렐라>, <잠자는 숲속의 공주> 등 어렸을 때 읽었던 여러 동화들이 주르륵 생각났다. 지금의 비판적인 관점으로 보자면 딴지 걸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닌 구성이지만, 그래도 그책들을 재미나게 읽던 어린날의 추억이 오롯이 떠올라 추억돋는 시간이기도 했다. 현실적으로 그럴 일 절대 없겠지만 그럼에도 <황금의 시간>의 그림들에 색을 입히면서 잠시나마 주인공이 되어보는 것도 이책을 즐기는 또다른 방법일 게다. <황금의 시간>은 어린 시절 즐겨 읽었던 동화풍의 아기자기함이 가득한 컬러링북이다. 소녀감성 충만한 여자사람들에게 추천하고픈 컬러링북이다. :) 







  아참, 책의 띠지 뒷면을 보면 12월에 진행될 '매우 특별한 이벤트'의 초대문구가 적혀 있다. 띠지가 곧 초대 티켓이라니, 난 원래 띠지까지 꼭꼭 챙겨서 보관하는 1인인지라 그럴 걱정 없지만, 혹시라도 책 받으면 걸리적거린다고 띠지 버리지 말고 잘 간직하셨다가 12월 이벤트에 짠~! 하고 참여해 보시길! :D





더불어 신간 무료배송에 오후에 주문해도 담날 도착하는 하루배송 알라딘 짱짱!!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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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집밥 삼시세끼
이혜영 지음 / 경향미디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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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요리초보로서 자주 도움받고 있는 블로그 이웃 요안나님의 요리책이라 기대하고 있었는데, 기대만큼 내용이 알차고 책도 예뻐서 마음에 들어요. 집밥 좋아하는 요리새내기에게 꼭 필요한 밥반찬과 국 찌개 메뉴들이 많고 과정샷이 사진과 함께 실려있어 마음에 들어요. 이책과 함께 집밥 도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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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몸 - 그동안 방치했던 내 몸과 하는 느린 화해
피톨로지 지음, 한동석 감수 / 청림Life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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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얼마전부터 반복되는 두통을 걱정하며 원인을 더듬다 보니 평소 뻣뻣하게 굳어있다며 염려하는 소리를 많이 들었던 목과 어깨 근육이 떠올랐다. 목과 어깨 근육이 굳으면 머리로 올라가는 혈류가 원활치 않아 두통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길 이미 들은 터였지만, 그 간단한 스트레칭도 귀찮아 그냥 넘기곤 했다. 그런데 요즘은 아침에 일어나면 허리가 뻐근하다. 역시나 걱정은 되지만 여전히 편하다는 이유로 구부정하고 삐딱한 자세로 의자에 걸터 앉는다. 심지어 나도 모르게 어느 순간 다리를 꼬고 있기도 하다. 컴퓨터 앞에 한번 앉으면 그대로 몇 시간이 후딱 지나버린다. (리뷰를 쓰는 지금도 그렇다 ㅜㅜ) 그러다 자리에서 일어나면 허리 뿐만 아니라 다리까지 뻣뻣하다. 이러다 언제 큰일나지 싶은 걱정이 들다가도 이내 잊어버리곤 같은 상황을 반복한다. 이런 자신이 스스로 한심해 자책도 하지만 '어떤 운동'을 시작한다는 건 나 같은 귀차니스트에겐 정말이지 쉽지 않은 일이다. 

 몸소 실천하진 못하지만 나의 삐뚤어진 '나쁜 자세'에 대해 늘 일말의 죄책감을 안고 있었는데, <다시, 몸>의 저자는 그것이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본능'이며 또한 때로는 '어쩔 수 없음'을 이해해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말 한마디가 내 마음을 보듬어주는 것 같았다. 물론 그렇다고 몸을 틀어지고 아프게 만드는 요인인 나쁜 자세를 묵과하자는 건 아니다. 일상을 살다보면 더 중요한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쁜 자세를 취하게 되더라도 너무 자책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틈틈이 잠깐씩이라도 바른 자세를 하려는 내 몸을 위한 관심어린 마음이 우선될 필요는 있음을 강조한다. 




 - 머리를 쓸 일이 많으면 '바른 자세'는 자연히 무너진다. 허리에 힘을 빼고 편하게 등받이에 몸을 기대어 긴장감을 늦춘 편안한 자세는 에너지를 아끼려는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본능일 뿐이다. 바른 자세가 좋다는 건 누구나 안다. 하지만 '나쁜 자세'의 '어쩔 수 없음'도 이해해 주어야 한다. (중략) 일도, 공부도, 성공도 내 몸이 따라줘야 가능하다. 당장의 효율보다 중요한 건 오래오래 함께 살아갈 내 몸이다. 살아갈 날은 아직도 너무 많이 남아 있으니까 말이다. (32-33쪽)

- 따지고 보면 우리 머릿속의 운동이라는 건 너무 부담스러운 술자리나 인간관계 같은 게 아니었을까. (중략) 여전히 마음속에서는 운동이 너무나 멀다. 소원해진 관계 회복의 첫걸음은 거나한 술판이 아니라 시간이 날 때 잠시라도 건네는 안부인사다. 그러니까 지금의 우리의 몸을 위해 정말 필요한 건 태릉선수촌의 국가대표들이나 할 법한 운동이 아니라 조금씩이라도 몸의 경직을 풀어 주는 안부 인사 같은 작은 움직임이다. 시작도 없이 클라이막스로 넘어가는 영화는 없다. 우리 몸도 당장 뛰고 구르는 운동이란 클라이막스를 시작하기 전에 내 몸에 건네는 작은 소통이 먼저 필요하지 않을까. (14쪽) 




 몸의 어딘가가 찌뿌듯하게 아파오면 우리는 운동을 다짐하곤 하지만 곧 게으름과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포기한다. 다른 운동책들과 달리 이책 <다시, 몸>은 독자들에게 운동을 해야 한다는 강박에 가까운 부담 따위는 주지 않는다. 니 몸이 아픈 건 너의 게으름 때문이라고도 지적하지 않는다. 그저 이제까지 우리가 생각해 온 운동이 너무 거창했고 부담스러웠을던 것 뿐이라고, 니탓이 아니라고 토닥인다. 그렇게 접근하는 저자의 관점이 참 신선했고 무척 공감됐다.

 <다시, 몸>의 저자는 '본격 운동'이 부담스러운 평범한 우리들에게 진짜 필요한 건 '조금씩이라도 몸의 경직을 풀어주는 안부인사 같은 작은 움직임'이라고 말한다. 하다못해 자전거도 풀린 나사를 조이고 틀어진 프레임을 맞추는 등 꾸준히 잔손질을 해주어야 오래 탈 수 있듯이, 우리 몸도 '늘어진 근육을 조이고 굳은 곳은 크게 움직여 풀어주는 활성화 관리'가 필요하다. 몸을 풀어주는 활성화 관리를 통해 주변조직에 혈액을 원활히 공급해주고 뼈를 잡아주어 자세를 바로잡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굳이 본격적이고 거친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일상 속에서 굳어가는 근육만 활성화해주어도 우리 몸은 최소한의 자기 기능을 잃지 않고 원활하게 굴러갈 수 있다'는 것이 이책을 통해 저자가 전하고픈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그렇기에 <다시, 몸>에서 소개하는 운동들은 일상에서 흔히 반복되는 잘못된 자세로 인해 굳어지고 틀어진 근육을 풀어지고 활성화시켜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쉽고 간단한 스트레칭들이다. 일상 중 잠깐씩 벌어지는 틈새 시간을 이용해 특별한 기구 없이도 맨손으로 쉽게 할 수 있는, 단순하지만 효과만점인 운동들이 우리 몸의 중요한 부위인 목, 어깨, 코어, 사지 네 개의 꼭지에 맞춰 실려 있다.

 당연히! 이책은 단순 운동법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몸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고 또한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친절하게 설명하며 내 몸에 대한 이해를 우선으로 한다. 프롤로그부터 에필로그까지 글이 어찌나 맛깔스러운지 운동법을 소개하는 건강책임에도 술술 읽혀서 마치 에세이를 펼친 듯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쉬우면서도 핵심을 콕 짚어주는 덕분에 쏙쏙 이해가 됐고, 동시에 내 마음을 알아주는 듯 내 몸의 증상을 본 듯한 처방에 폭풍공감하며 운동을 따라하기도 했다. 




 <다시, 몸>을 읽는 동안 증상별로 소개된 운동법들을 그냥 넘기거나 다음으로 미루지 않고 대부분 따라해 가면서 읽으려고 노력했다. 눈으로만 보는 것과 몸으로 직접 해보는 것은 몸이 기억한다는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평소 근육이 뻐근하고 뭉친 것 같아도 귀차니즘에 그냥 넘기곤 했는데, 이책의 운동법을 따라해보니 몇 가지 간단한 동작만으로도 몸이 한결 개운해지는 게 느껴졌다. 

 부채 모양으로 목을 돌리거나 고개를 뒤로 젖히고, 문 양 옆을 잡고 몸을 기울이며 등근육을 조이고, 등을 바닥이나 벽에 강하게 밀착시키거나 의자에 한발을 얹어 기울이고, 의자에 앉은 채로 다리를 펴고 발끝을 접고 펴는 것 같은 간단한 동작으로 목과 어깨, 허리와 골반, 종아리 근육의 긴장을 풀어줄 수 있다. 이 정도의 작은 움직임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그동안 내 몸에게 너무 무관심했구나 싶어 미안해졌고 이제는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다짐도 했다. '그동안 방치했던 내 몸과 하는 느린 화해'라는 이책의 부제는 나에게도 어김없이 적용되는 이야기였던 거다. 




 이책에서 지적하는 머리를 지탱하느라 뻐근한 목과 구부정한 자세로 굳어버린 어깨, 중력의 압박에 틀어진 허리와 골반, 그리고 팔다리 허벅지까지 하나같이 전부 내 얘기 같아서 놀랍기도 하고 엄청 뜨끔하기도 했다. '우리의 몸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서 한쪽의 조그마한 뒤틀림이 다른 쪽의 큰 이상으로 나타나곤' 하는데, 주변을 보면 골반이 틀어지고 허리가 삐뚤어져 어깨와 목을 타고 얼굴 비대칭까지 나타나는 크로스 신드롬을 겪는 이들이 적지 않다. 나 역시 마찬가지고. 그렇기에 당장 아픈 곳만 보듬는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우리 몸을 제대로 이해하고 뒤틀림의 시작을 잡아주어야 한다. 

 피톨로지의 건강책 <다시, 몸>은 단순히 운동법 뿐만 아니라 우리 몸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기에 기대 이상으로 무척 흡족했던 책이었다. 이책을 통해 내 몸을 부족하게나마 제대로 이해하게 되었고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이게 됐다. 무엇보다 몸이 원하는 건 거창한 것이 아니라 관심과 배려를 담은 작은 움직임이라는 걸 깨닫게 된 것만으로도 읽은 보람이 있었다. 그동안 몸이 보내는 이상 신호를 느끼면서도 운동에 대한 부담 때문에, 또는 못말리는 게으름 때문에 모른 척 무시해 왔다면 이제는 조용히 내 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리고 쉽진 않겠지만 꾸준히 내 몸에 관심을 갖고 다독여주자. 금세 지치지 않게, 틈틈이, 가볍게, 하지만 사랑을 듬뿍 담아서. 오래오래 나와 함께 살아가야 할 소중한 내 몸이니까 말이다. :)





자전거가 망가지기 전에 나사를 조이고 프레임을 맞추듯이 내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첫 번째 단계는 늘어진 근육을 조이고, 굳은 곳은 크게 움직여 풀어주는 간단한 활성화 관리다. 한 시간씩 요가를 하고, 조깅을 하는 것과 비교를 할 수야 없겠지만 이렇게라도 몸을 풀어주는 과정에서 주변조직에 혈액을 원활히 공급해 산책 같은 기분 전환을 할 수도 있고, 뼈를 단단히 잡아 구부정한 자세를 반듯하게 세울 수도 있다. 굳이 본격적이고 거친 운동을 하지 않아도 일상 속에서 굳어가는 근육만 활성화해주어도 우리 몸은 최소한의 자기 기능을 잃지 않고 원활하게 굴러갈 수 있다. (16쪽)

단순히 머리를 앞으로 빼고 있었을 뿐인데 통증은 X자로 흘러 다리까지 내려간다. (중략) 크로스 신드롬이 찾아온 통증 역시 그때그때 아픈 곳만 매만져서 해결되지 않는다. 오랜 시간 방치했던 만큼 시간을 들여 애정을 갖고 다독거리는 관심이 필요할 뿐이다. 단기간의 격한 운동과 다이어트, 값비싼 영양제는 몸의 이상을 해결해주지 않는다. 아프다고 짜증을 내는 대신, 오랫동안 조용히 버텨온 우리의 몸을 차분히 다독거려주자. 틈이 날 때마다 안부인사를 하듯 가볍게, 하지만 자주. 지치고 약한 우리의 몸이 무너지지 않도록. (107쪽)

밑으로 고이는 피를 위로 올려 보내는 건 종아리를 두 개 층으로 덮고 있는 가자미근과 비복근이다. 이 근육들은 수축하면서 다리의 정맥을 짜내 끊임없이 피를 올려 보낸다. 즉, 종아리는 중력에 맞서는 제2의 심장이다. 하지만 움직이지 않는 우리에게, 매끈한 종아리만 찾는 우리에게 종아리는 더 이상 심장이 아니다. 핏줄이 흉물스럽게 도드라진 콤플렉스 덩어리일 뿐.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하지정맥류는, 우리가 두 번째 심장을 멈춰 놓아서 생긴 질병이다. (176쪽)

나비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서 태풍을 만들어내듯, 우리의 몸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서 한쪽의 조그마한 뒤틀림이 다른 쪽의 큰 이상으로 나타나곤 한다. (중략) 우리가 쓰지 않아 균형을 잃은 종아리의 근육은, 같은 자세로 굳어버린 종아리의 근육은 유연성을 잃고 발목의 움직임을 제한한다. 뒤틀린 발목은 우리의 걸음걸이를 바꾸어놓고, 틀어진 걸음을 따라 돌아간 무릎은 걷는 순간순간마다 대퇴골의 각도를 바꾼다. 대퇴골과 연결된 골반도 따라서 틀어지고, 결국은 우리가 지겹게 떠들어댄 요통이 다시금 찾아온다. 그저 종아리 근육이 조금 굳었을 뿐인데! (176-1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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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코의 오픈 스튜디오 - '믿고 보는 뷰티 블로거' 개코의 퍼펙트 리얼 메이크업 북
민새롬 지음 / 동아일보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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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뷰티 블로거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책인 듯. 화장 잘 못하는 초초보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친절한 메이크업책인 것 같아요. 이제 화장이 쉬워질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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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필사노트 : 메밀꽃 필 무렵 / 날개 / 봄봄 필사하며 읽는 한국현대문학 시리즈 1
이효석.이상.김유정 지음 / 새봄출판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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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하는 작품을 그대로 따라 옮겨적는 필사는 누구나 한번쯤은 해보았을 건데, 요즘 들어 시나 소설을 옮겨 적는 필사 관련 책들이 자주 눈에 띈다. 필사라고 하니 학창시절 좋아하는 시 전체나 감명깊게 읽은 소설의 구절을 옮겨 적던 추억이 생각났다. 슬며시 떠오르는 미소 뒤에 그것들을 따라 적을 때의 마음이 생각나 갑자기 필사가 하고 싶어졌다.

 이왕이면 내가 좋아하고 재미있는 작품을 따라 적으면 좋겠다 싶던 중 발견한 책이 바로 새봄출판사의 <나의 첫 필사노트>다. 이책은 책표지가 3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알라딘에는 '표지 3종 랜덤'과 '김유정의 봄봄' 두 가지가 올라와 있길래 나는 연초록의 느낌이 따듯한 '봄봄'으로 골랐다. 봄향기 물씬 풍기는 책표지 그림 덕분에 책이 더 친근해졌다.




 <나의 첫 필사노트>에서는 필사할 작품으로 세 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만났던 친근하고도 익숙한 그 작품! 바로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이상의 <날개>, 김유정의 <봄봄>이다. 주옥같은 단편소설 세 편을 이책을 통해 모두 만날 수 있어 더욱 반갑다.  




 <나의 첫 필사노트>의 서문을 보면 같은 글이 두번 반복되어 인쇄되어 있다. '이건 뭐지?' 하며 고개를 갸웃거리다 보니 왼쪽 텍스트는 인쇄 활자 버전, 오른쪽 텍스트는 '필사노트'의 예시인 손글씨 버전이었다. 마지막 부분을 보니 새봄출판사 대표님이 직접 쓰신 손글씨인 듯. 책의 서문에서 이렇게 직접적이고도 효과적인 책의 활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니! 필사의 좋은 예로 마음에 드는 구절에는 밑줄이나 별표도 넣고, 첨가사항도 적어 놓았다. 손글씨로 마주한 친절한 서문 덕분에 <나의 첫 필사노트> 사용법을 단박에 이해할 수 있었다.




 <나의 첫 필사노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한쪽의 '일러두기' 몇 가지가 눈에 들어온다. 먼저 이책에 실린 단편소설의 필사 버전에서는 문장과 단어를 최대한 현대식 표현으로 수정했고, 옮겨 적기 불편한 부분은 문장의 구조를 재배열하거나 첨삭하는 등 과감한 수정을 하였다고 한다. 이런 과정은 아마도 작품을 옮겨 적는 독자들의 이해를 최대한 돕기 위한 방법이 아니었을까 짐작해 본다. 반면 원문 버전에서는 최대한 원문을 살려서 실었다고 하니 원작 그대로를 만나볼 수도 있다. 




 이책은 세 편의 단편소설 모두 같은 구성으로 되어 있는데, 처음엔 필사 버전이, 그 다음엔 소설 원문이 실려 있다. '필사 버전'에서는 왼쪽에는 소설 텍스트가, 오른쪽에는 텅빈 백지가 마련되어 있다. (간혹 아랫부분에 주석이 적혀 있기도 하다) 앞서 출판사 대표님이 직접 시범을 보인 서문처럼, 본문에서도 왼쪽의 소설을 작품을 읽으면서 오른쪽 공간에는 마치 노트처럼 책에 바로 손글씨로 옮겨 적으며 필사하면 된다. <나의 첫 필사노트>라는 제목의 '필사노트'라는 의미가 책에 그대로 실현되어 있다. 




 소설의 '필사 버전' 텍스트가 끝나면 막간을 이용해 작가와 작품 정보가 간략히 실려 있다. 이름하야 '필사를 위한 몇 가지 도움말'. 필사 잘 하는 방법이 아니라 작품을 잘 이해하는 정보라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작품 원문을 그대로 감상할 수 있는 '원문 버전' 소설이 독자를 기다린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이상의 <날개>, 김유정의 <봄봄> 모두 같은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좋아하는 작가들의 애정하는 작품을 이렇게 옮겨 적으며 음미할 수 있는 책을 만나서 무척이나 반가웠다. 문학작품의 필사는 단순히 따라 적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글자 한 글자 옮겨 적으면서 그 작품에 오롯이 집중하면서 더 깊게 이해하고 음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작업이다. <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 님이 아들과 며느리에게 모두 <태백산맥> 전권을 필사하게 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한데, 아마도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점점 스마트해지는 세상에 살다 보니 점점 펜보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자판이 익숙해지는 요즘이다. 예전엔 반듯반듯 예쁘게 쓰던 글씨도 펜을 잡는 게 어색해지는 것 만큼 삐뚤빼뚤 못난이가 되어가고 있다. 어쩌다 메모라도 할라치면 내 글씨에 내가 놀라곤 한다. 손글씨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무언가를 계속 쓰는 연습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지라 필사책은 그런 면에서도 내게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이책을 통해 좋은 작품을 다시 만나는 행복과 함께 잊고 있었던 손글씨 쓰기의 즐거움을 되찾을 수 있을 것 같아 더욱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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