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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의 시간 - 왕비의 탄생 ㅣ 레인보우 스토리 컬러링북 2
위싱스타 지음 / 북에다 / 2015년 9월
평점 :
작년에 열풍을 몰고 온 컬러링북의 인기는 아직 여전하다. 혹자는 나이께나 먹어서 어렸을 때 하는 색칠놀이를 하냐고 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나 많은 어른들이 컬러링북에 빠져들었고, 그 인기가 유지된다는 것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컬러링북만의 매력이 확실히 있다는 걸 게다. 많은 이들을 매혹시킨 그것이 궁금해 그동안 별달리 쓸 일이 없어 곱게 모셔둔 카버 카스텔 24색 색연필을 꺼내들고 뒤늦게 컬러링북 대열에 동참했다. 바로 어린날 꿈꿔오던 소녀감성 흠뻑 묻어나다 못해 뚝뚝 떨어지는 컬러링북 <황금의 시대 : 여왕의 탄생>과 함께. :)
'어린시절의 꿈속으로
초대'하는 컬러링북 <황금의 시간>은 표지부터 소녀취향이다. 책만 펼치면 공주님과 왕자님이 튀어나올 것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특히 다른 컬러링북과 달리 고급스런 양장 제본이다. '황금'과 '왕비'가 등장하는 제목과 꽤 어울린다고나 할까. 솔직히 처음엔 컬러링북에 양장본은 좀 오버가 아닌가 생각했었는데, 막상 컬러링을 해보니 그림 하나에 들어가는 정성이 장난이 아니어서 오랜 시간 정성들여 컬러링북을 다 끝낸 후에 소장용으로 보관하기에는 양장본이 더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말하자면 '책'으로의 기능이 강조된 컬러링북이라고나 할까. 나는 첫번째 컬러링북인 만큼 정성껏 완성해서 나만의 동화책으로 오래오래 소장할 계획이다. 훗.
컬러링북 <황금의 시간>은 어린시절 읽은 동화 속 이야기인 '왕자를 만나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컨셉을 가진 컬러링북이다. 그래서 책의 첫머리와 끝머리의 인사말과 맺음말도 동화 같다. 잠시 어린 시절의 그때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랄까. 동화책 읽던 어린 시절의 소녀감성 가득 충전하고 이책을 펼친다면 아마 더 즐겁게 컬러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시중에 나와있는 여러 컬러링북과 달리 <황금의 시간>은 '왕비의 탄생'이라는 부제에서처럼 '스토리가 있는 컬러링북'이다. 작은 소녀가 아름다운 여인이 되고 왕자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통해 왕비가 되는, 어린 시절 많이 봐왔던 동화적 스토리에 맞춰 그림들이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어린 소녀와 아름다운 여인, 아내와 어머니가 된 왕비의 모습까지 한 여인의 일생이 이책의 그림을 통해 담겨 있다. 또한 소녀취향 컬러링북인 만큼 컬러링을 위한 일러스트 밑그림 또한 아름답다는 것도 이책의 장점이다.
스토리가 있는 컬러링북이라고 해서 뭔가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한두 줄로 구성된 단출한 글에 실망할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엔 <황금의 시간>의 스토리는 텍스트가 아닌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컬러링이 주인공인 만큼 애초에 신선한 스토리까지는 기대하지 않아 별다른 실망이 없긴 했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컬러링에 새로운 스토리까지 갖춘다면 즐거움이 더 풍성해질 것은 당연지사가 아닐런지. 하지만 지금처럼 그림으로 보여주는 스토리도 나쁘지 않았다.
<황금의 시간>을 다 훑어보고 본격적인 컬러링에 도전했다. 컬러링북을 선물한 적은 있어도 컬러링을 해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눈으로 볼 때와는 달리 직접 해보니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어렸을 때 크레파스로 쓱쓱 칠했던 색칠공부와는 달리 컬러링북은 섬세함과 조화로움을 요하는데, 너무 오랫만의 컬러링이라 도무지 어디에 어떤 색을 입혀야 할지 감이 잡히질 않아 난감해졌다. 그래서 면적이 좁은 꽃다발부터 색칠을 시작했는데, 이번에는 단조로운 나의 색채 감각에 다시 한번 좌절감을 맛봐야 했다.
나의 부족한 색채 감각과 함께 컬러링을 힘들게 한 건 바로 색연필! 나름대로 충분하다 생각했던 24색 색연필은 컬러링을 시작한지 십여분도 지나지 않아 원하는 색의 부재에 한숨을 쉬게 했고, 조만간 좀 더 더양한 색연필을 장만해야 하나 하는 고민에 빠져들게 했다. 다른 이들이 올려놓은 컬러링북 완성작을 보면서 가끔 어울리지 않는 색깔들에 놀라곤 했는데, 막상 칠해보니 그게 남일이 아니었다. 꽃과 기둥 등은 부족하게나마 색을 입혔으나 적당한 색을 찾지 못해 결국 주인공인 소녀의 피부색은 하얗게 비워둬야 했다. 본의 아니게 백인이 된 소녀를 보며 다음에는 공평하게(?) 흑인이나 홍인, 황인으로도 컬러링 해보고 싶은 도전 욕구가 생기기도. 큭.
컬러링북을 볼 때면 책이 너무 얇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는데 이것 역시 직접 해보니 얇은 게 아니었다. 한 바닥의 그림에 색을 입히는데 생각보다 꽤 긴 시간이 걸렸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초보라서 그렇겠지만 서너 시간 동안 색깔 고민하느라 1/4 바닥 밖에 채우지 못했다. 컬러링에 좀더 숙달되고 또 다양한 색깔의 색연필을 갖고 있다면 시간도 줄어들긴 하겠지만. 어쨌든 직접 해본 컬러링은 생각 이상의 긴 시간과 정성과 고민이 필요한 작업이었다.
처음엔 어디에 뭘 칠할지도 모르겠고, 또 어떤 색을 칠해야 할까 고르느라 재미보다는 고민의 강도가 더 컸었는데, 시간이 지나 컬러링이 조금씩 손에 익어가면서 점점 컬러링 특유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왜 다 큰 어른들이 컬러링북에 그렇게 열광하는지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나 할까. 하나씩 색을 입혀 새롭게 탄생하는 그림을 보는 재미가 있고, 부족한 색으로 나름 응용해서 새로운 방법을 찾는 즐거움도 있다. 무엇보다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을 비울 수 있다는 것! 전에 친구가 생각이 너무 많을 때는 십자수를 한다고 했었는데, 컬러링북 역시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몰입할 수 있어서 머릿속 복잡한 생각들이 어느새 다 사라져 버린다. 머릿속이 비워지고 마음이 차분해지니 힐링되는 느낌을 얻는 것 아닐까 싶다.
몇 시간 동안 열심히 고민하며 칠한 것치고는 완성된 결과물이 무척이나 미미한 컬러링이라 조금 머쓱하지만, 그래도 첫도전치고는 이 정도면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위로 중? ㅋ) 무엇보다 하면 할수록 점점 색을 만들어가는 재미가 붙는 만큼 컬러링북의 남은 바닥과 그림들은 처음보다 한층 더 즐겁게, 그리고 실험정신을 담아 완성해갈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덕분에 <황금의 시간>의 컬러링을 완성할 쯤이면 아마 색감 만큼은 지금보다는 좀 더 향상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함께.
컬러링북 <황금의 시간> 덕분에 <백설공주>, <신데렐라>, <잠자는 숲속의 공주> 등 어렸을 때 읽었던 여러 동화들이 주르륵 생각났다. 지금의 비판적인 관점으로 보자면 딴지 걸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닌 구성이지만, 그래도 그책들을 재미나게 읽던 어린날의 추억이 오롯이 떠올라 추억돋는 시간이기도 했다. 현실적으로 그럴 일 절대 없겠지만 그럼에도 <황금의 시간>의 그림들에 색을 입히면서 잠시나마 주인공이 되어보는 것도 이책을 즐기는 또다른 방법일 게다. <황금의 시간>은 어린 시절 즐겨 읽었던 동화풍의 아기자기함이 가득한 컬러링북이다. 소녀감성 충만한 여자사람들에게 추천하고픈 컬러링북이다. :)
아참, 책의 띠지 뒷면을 보면 12월에 진행될 '매우 특별한 이벤트'의 초대문구가 적혀 있다. 띠지가 곧 초대 티켓이라니, 난 원래 띠지까지 꼭꼭 챙겨서 보관하는 1인인지라 그럴 걱정 없지만, 혹시라도 책 받으면 걸리적거린다고 띠지 버리지 말고 잘 간직하셨다가 12월 이벤트에 짠~! 하고 참여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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