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6월3주) <기간종료>
















다음주 트랜스포머라는 초특급 거대 영화가 기다리고 있어서인지
이번 주말엔 작은 영화들이 몇 편 개봉했다.
블록버스터들의 싹쓸이가 이어지는 여름철엔 영화관에 제대로 걸리는 것조차 힘들 지경이니
이들 영화들의 운명이 얼마나 갈지는 알 수가 없지만
그래도 관객들이 다양한 영화들을 골고루 맛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주 개봉 영화 중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바로 <여고괴담 5>다.
수많은 스타들을 배출한 스타의 요람과도 같은 여고괴담 시리즈의 다섯 번째 영화이기도 하고,
여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호러 영화의 올해 첫 주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 이 영화는 여고괴담 10주년 기념작이기도 하다.
벌써 여고괴담이 나온지 10년이 되었다니, 시간이 참 빠르다 싶기도 하고
이 시리즈의 생명력도 참 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공포영화를 좋아하진 않지만 앞으로도 그 시리즈가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

<블룸형제 사기단>은 머리를 비우고 가볍게 봐도 좋을 것 같은 가벼운 한탕 코미디라는 점이,
<걸어도 걸어도>는 <아무도 모른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아무도 모른다>를 너무 인상적으로 봐서 <걸어도 걸어도>를 무척 보고 싶지만,
이런 작은 영화들은 개봉조차 안 하는 영화관들이 있는 곳에 사는 지방민 비애를 느낄 뿐..
DVD가 나올 때를 고대해야겠다.





















그래서 추천하고픈 영화는 한주 먼저 개봉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거북이 달린다>다.
<추격자>로 각종 시상식의 남우주연상을 휩쓴 김윤석의 차기작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지만
탈주범을 쫓는 형사라는 캐릭터만 들었을 때는 <추격자>의 캐릭터와 좀 비슷한 것 같아서
왜 그가 이런 비슷한 겹치는 캐릭터를 선택했을지 궁금했었다.
더불어 영화에 대한 호감도도 별로 높지 않았다.

그러나 막상 영화를 봤을 때 단순히 줄거리에 의한 캐릭터 소개는 오해였다는 사실을 알았다.
탈주범을 쫓는 시골형사지만 전작 <추격자>의 전직 형사와는 완전히 다른 캐릭터였고, 
이야기의 상황이나 지향점도 전혀 같지 않았다.

그리고 충청도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전체적으로 느릿느릿한 충청도 정서를 바탕으로 하는 와중에
중간중간 엇박자의 유머들이 빵빵~ 터져주어 지루하지 않다.
김윤석의 연기 뿐만 아니라 그의 딸로 나오는 아역의 연기는 물론
탈주범 역의 정경호와 다른 조연 연기자들의 연기 또한 빛을 발한다.

전체적으로는 탈주범을 쫓는 이야기지만
가족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자 하는 아버지의 몸부림이 담긴 영화 <거북이 달린다>.
부담없이 즐겁게 볼 수 있는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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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2 2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imple 2009-07-20 01:20   좋아요 0 | URL
앗, 벌써 한달이 지나버렸네요;; 지금 바로 달려갈게요. ^^;
 
조규찬 - Remake (리메이크)
조규찬 노래 / 비타민엔터테인먼트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생각지도 못했던 조규찬 리메이크 앨범이 어느날 내게 도착했다.
고흐의 자화상을 패러디한 음반 자켓이 유난히 눈에 띄던 앨범이었는데 이게 웬일!
실제로 보니 음반 자켓이 더욱 독특하게 다가온다.
게다가 예고없이 불쑥! 찾아오는 선물은 더 반가운 법이다.



▲ 조규찬 리메이크 음반 앞뒷면과 CD의 모습

음반 뒷면에는 고흐의 대표작 「별이 빛나는 밤에」를 패러디한 배경에 조규찬 자신의 모습이 겹쳐져 있다.
고흐의 작품들과 붓터치를 따라가되 자신만의 향기를 더한 표지와 속지가 더 매력적이다.

CD는 고흐 작품 배경을 채우는 이글거리는(?) 듯한 붓터치로 채워져 있고,
그 위에 조규찬, 리메이크라는 글자가 얌전하게 박혀있을 뿐이다.
단순한 듯하면서도 분위기있게 마무리됐다.

시디 속지(속지,라는 표현말고 뭔가 다른 용어가 있을 터인데 갑자기 생각이 안 난다; -ㅅ-;;)는
겉에 그림이 새겨진 기름종이로 한 번 더 입혀져 있어 저렇게 겹쳐지는 느낌이 난다.





혹시나 싶어 살펴봤더니 역시나..
자켓 그림과 디자인을 조규찬 자신이 했다.
노래 잘 부르는 사람이 그림까지..
그대는 욕심쟁이! 우후훗! ;)




어째, 좀 닮은 듯한지..?
고흐의 자화상의 인물에서 뭔가 낯익은 향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 같은 느낌..
그런데 막상 이렇게 같이 놓고 보니 닮은 구석을 찾기는 쉽지 않군하! ^ㅅ^;;




▲ 앨범 뒷면 아래에는 이렇게 아내 헤이(본명 김혜원)와 아들에 대한 조규찬의 메시지가 남겨져 있다.

2004년 가수 헤이(Hey)와 결혼한 조규찬. 결혼 후 4년만의 컴백이란다.
맑고 청아한 목소리로 '쥬뗌므(Je t'aime)'를 부르던 헤이와 결혼한다는 소식에 놀랐던 게 엊그제 같은데,
그들은 어느새 은우라는 예쁜 아이의 부모가 되어 있구나.

노래 잘 하는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으니 은우의 노래 실력 또한 만만치 않을 듯.
언젠가 가족 앨범을 내봐도 좋을 듯하다. ;)
조규찬의 컴백이 반가운 만큼, 헤이의 새 앨범 소식도 얼른 전해졌음 좋겠다.

참, 가끔 헤이(hey)가 누구냐? 하시는 분이 계시던데,
그런 분에게 헤이(hey)는 소이(soy)의 언니랍니다,라고 얘기해주면 되려나?
두 자매가 모두 끼가 많은 재원이다.
헤이의 쥬뗌므를 찾아서 들어보시면 아! 이 노래! 하실 듯. ㅎㅎ






이번 조규찬 리메이크 앨범에는
그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새롭게 불려진 12곡의 명곡들이 실려있다.
리메이크 앨범인 만큼 이번 음반에 실린 노래들은 이미 익숙한 노래들인데,
「애인 있어요」를 제외하곤 대부분 꽤나 오래된 곡들이다.

음반 속지에 있는 조규찬의 말에 의하면
이 노래들은 그에게 있어 '음악 그 자체가 '목적'이었던 시절의 증거'들이란다.
조규찬답다, 싶은 노래들도 있고 그가 부르기엔 조금 의외인 노래들도 있지만,
중요한 건 오랜 시간이 지나도 한결같이 좋은 노래들이라는 것!

조규찬의 기존 음악들을 좋아해 온 그의 팬이라면
익숙한 곡들이 그의 목소리로 어떻게 달라졌나를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을 듯하다.
「인디언 인형처럼」이나 「청혼」같은 곡들은 여전히 리드미컬하지만,
그의 목소리를 덧입으면서 원곡과는 꽤나 다른 느낌을 전해준다.
더욱 깊어진 그의 목소리가 가슴을 휘젓는다.

좋은 노래를 좋은 가수의 목소리로 들어보는 것은
또다른 즐거움이 아닐까 싶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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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 In the Blue 1
백승선.변혜정 지음 / 쉼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여름이 다가온다. 그리고 반사적으로 여름,하면 여행,이 떠오른다. 정작 여름에 여행을 떠난 적은 별로 없음에도 말이다. 여름엔 오히려 시원한 바람이 나오는 도서관 구석에서 여행책을 뒤적이는 걸 더 좋아한다. 직접 가진 못하지만 작가들이 눈으로, 귀로, 감각으로 경험한 것들을 책을 통해 공유한다. 내가 그들처럼 그곳에 있지 못한다는 게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책을 통해 세상 곳곳을 맛보는 기분은 나쁘지 않다.

크로아티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이다. 생소한 국가 이름에 갸웃거리고 있었는데 그런 그들이 본선 3위를 차지했다. 그것도 첫출전의 결과물이었다니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그뒤에 알았다. 크로아티아가 구 유고 슬라비아 연방국에서 독립한지 얼마 안 된 나라라는 걸. 이 작은 일들을 통해 나의 무관심과 무지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여행책을 좋아해서 그동안 적지 않은 여행관련 책들을 만났었는데 크로아티아를 다룬 책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지나가는 길로 동유럽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긴 했지만 그때도 크로아티아는 없었다. 그런데 한 권의 책에서 온전히 크로아티아를 이야기한다니 흥미가 생기지 않을 수 없다. 흰색과 빨간색이 모자이크처럼 이어지는 유니폼을 입고 골대를 향해 달려가던 축구 선수들만 떠오르는 나라 크로아티아는 어떤 향기를 품은 나라일까. 낯선 곳으로 향할 때의 두근거림을 안고 책장을 넘겼다.

책을 겉모습으로 판단하면 안되겠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예쁜 책에 눈길이 가는 건 당연하다. 특히 사진이 많이 들어가는 여행책의 경우 책의 겉모습에 현혹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책, 정말 예쁘다. 그리고 난 예쁜 책을 좋아한다. 빨간 지붕과 시원한 바다를 그린 일러스트 표지부터 눈길을 끌더니 매 페이지마다 펼쳐보이는 이국적인 풍광이 책장 넘기는 손길을 붙잡는다. 같은 풍경을 사진과 일러스트라는 다른 매개체를 통해 표현하는 것도 재미있다. 그러나 그 과정이 반복되면서 다소 중복되는 느낌은 조금 아쉽기도 하다.

대기업을 다니다 책에 매료되어 출판사를 차려 책과 여행과 함께 하고 있다는 저자는 사진 솜씨 또한 작가 못지 않아 많은 책들의 사진 작업을 했단다. 그래서인지 이책에는 엽서 같은 풍경의 사진들이 차곡차곡 쌓여있다. 그중에서도 그들(혹은 그 또는 그녀)을 크로아티아로 날아가게 했다는 한 장의 사진, 붉은 지붕이 펼쳐진 두브로브니크의 모습은 평범하면서도 독특한 그들만의 풍경이었다. 크로아티아만의 색감이라고나 할까. 이제 크로아티아,하면 월드컵과 함께 그 붉은 지붕의 향연이 떠오를 것 같다.

붉은 지붕 못지 않게 인상적인 곳은 자그레브 남쪽의 국립공원 플리트 비체였다. 여행 사진들을 보다 보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곳이 아닐 것 같은 장소들이 너무나도 많다. 가장 강렬했던 것이 비가 내린 후 세상을 그대로 비쳐 보이던 볼리비아의 유우니 소금사막이었다. 그런데 플리트 비체에 있는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호수의 빛깔이 또 한 번 가슴을 내리쳤다. 그리고 그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플리트 비체 국립공원은 천연림으로 둘러싸인 16개의 호수와 92개의 폭포가 장관을 이루는 유럽에서 손꼽히는 비경이며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란다. 사진들을 보고 있으니 과연 그럴만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너무 아름다운 곳이어서 사진을 넘기는 내내 정말 황홀했다. 자연만큼 위대하고 아름다운 것은 없는 모양이다.

책의 앞부분에 있는 두브로브니크와 플리트 비체가 너무 강렬해서 뒷부분에 포진해 있는 스플리트와 자그레브는 조금 무난했다. 분량이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어디든 사람 사는 이야기는 흥미로운 법, 중간중간 보이는 크로아티아 사람들의 모습과 그들에 대한 짤막한 이야기들이 그래도 재미있었다.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는 크로아티아의 아름다운 풍광들을 찍은 사진을 중심에 둔 여행 사진책이다. 여행 에세이라고 부르기엔 중간중간의 글들이 너무 짧다. 분류야 어쨌든 간에 책장을 넘기며 따듯한 사진들을 보다보면 저절로 입가에 웃음이 번져 마음 한 켠이 따듯해진다. 사실 이책은 크로아티아에 대해 많은 것을 보여주진 않는다. 저자들의 동선을 따라 네 곳을 중심으로 그곳의 풍경들을 담아내고 이야기들을 전하지만 그것은 극히 제한적인 정보다. 이책을 덮은 후에도 나는 여전히 크로아티아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

그래서 책을 읽은 후에도 크로아티아가 행복한 나라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이책이 전하고자 하는 것은 크로아티아라는 나라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는 아닐 것이다. 이책의 제목을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라고 정한 건 크로아티아가 마냥 행복한 나라라는 게 아니라 그곳을 대하는 저자들의 시선에서 행복이 묻어났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그것은 사진을 통해 글을 통해 독자들에게 그대로 전해진다.

때론 긴 글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해줄 때가 있다. 아마 이책 또한 그럴 것이다. 멋지고 아름답고 소박한 사진들을 통해 크로아티아를 잠깐이나마 맛볼 수 있어 즐거웠다. 그리고 그 행복이 내 마음에도 옅게나마 번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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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이해 편 EBS 지식채널 건강 1
지식채널 지음 / 지식채널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 EBS 지식채널 건강 01 몸의 이해 편 │ 지식채널 │ 2009년 3월


살면서 가장 흔히 걸리는 질병 중 하나가 감기다. 동네 병원이라도 찾으면 의사는 상투적인 질문 몇 가지 던지고는 주사와 약을 처방해 준다. 약국에서 받아온 감기약을 꺼내보면 뭐가 이렇게도 많은지, 적게는 서너 개에서 많게는 예닐곱 개를 훌쩍 넘기도 한다. 병원 처방대로 받아온 약들을 볼 때마다 과연 이 약들을 다 먹어도 괜찮은지, 이것들을 다 먹어야 감기가 낫는 건지, 효과는 있는 건지, 감기 나으려다 애꿎은 위장병 얻는 건 아닌지 다양한 의문들이 떠올라 고민이 깊어진다. 그래도 감기로 고생할 때면 약 먹으면 빨리 낫는다는 고정관념에 감기약을 외면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놀랍게도 우리나라처럼 단순한 감기 환자에게 이렇게나 많은 약을, 그것도 항생제를 섞어서 처방해주는 나라는 거의 없단다. 소위 선진국이라 불리는 미국, 영국, 독일, 네덜란드의 병원에서 모의실험을 한 결과 그들은 감기 환자에게 약과 주사는커녕 그저 담배를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비타민을 복용하라는 처방만 내릴 뿐이다. 왜 약을 처방하지 않느냐는 환자의 질문에 바이러스 염증인 감기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 병인데 뭐하러 효과도 없는 약을 복용하느냐며 오히려 반문한다. 

한국의 병원에서 처방받은 감기약을 외국 의료진에게 보이자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감기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한 병이라 약으로 치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감기약 중 어느 것도 효과가 증명된 것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감기약에 무분별하게 처방되고 있는 항생제는 감기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감기는 바이러스 감염증인데 반해 항생제는 세균 감염을 치료하는 약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감기처럼 기초적인 질병에 항생제를 남용하면 우리 몸의 면역 체계를 무너뜨리고 치명적인 위험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 마디로 감기약은 효과도 없고 부작용만 심각하다는 말이다. 


바이러스로 감염되는 감기는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병이다. 소위 불치병인 것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충분한 영양섭취와 휴식을 취하면서 며칠 앓다보면 저절로 낫는 병이기도 하다. 또한 감기를 앓는 동안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바이러스와의 싸움을 통해 한층 강해지고, 피로가 누적된 부분에 쌓여있던 노폐물들이 빠져나가면서 몸의 구석구석은 다시 탄력을 되찾아 상쾌한 상태로 돌아간다. 말하자면 감기는 건강해지려는 우리 몸이 보이는 하나의 현상인 동시에 우리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백신과도 같은 존재다.

그러나 시중에는 수많은 감기약이 나와있다. '확실한 치료법이 없으면 수백 가지의 치료법이 있을 수 있다'는 의학자 에릭 카셀의 말은 이런 감기에 정확하게 들어맞는다. 우리는 감기는 초기에 잡아야 한다며, 조그만 증상만 보여도 바로 병원을 찾고 약을 먹는다. 그걸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한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걸까. 바로 감기에 대한 잘못된 상식과 '생명'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산업'으로서의 기능에 충실한 병원 및 제약회사들의 그릇된 광고에 세뇌되었기 때문이다. 매해 감기 환자에 들어가는 돈이 암 환자의 것을 훌쩍 뛰어넘고 감기 환자의 외래 진료 건수는 최고 비율을 자랑한다. 소위 돈 되는 장사, 그것도 비용 대비 엄청 남는 장사인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자연 치유가 가능한 감기에 약을 먹기 시작하면서 우리 몸의 자연 치유력을 죽이는 것은 물론 약물 오남용의 발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유소아의 경우 잘못된 약물 사용은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아이가 아플 때 그 원인을 찾으려 하지 않고 약으로 빨리 낫게 하려는 부모의 잘못된 사고와 의사들의 무성의한 처방이 매해 적지 않은 아이들을 약물 과다복용이나 오남용의 피해자로 만들고 있다. 책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감기에 대한 숨겨진 비밀을 읽으며 순간 소름이 끼쳤다. 질병이 돈이 되고, 그 돈을 위해 사람들을 약물에 중독되게 내몰고 있는 우리의 의료 현실이 참으로 답답했다.


앞서 말한 감기에 대한 내용은 EBS 다큐 프라임에서 방영되었던 다큐멘터리 <감기>의 내용을 토대로 구성한 부분이다. 책 전체를 봤을 때 많은 분량을 차지하진 않지만 우리의 의료 현실의 단면을 보여주는 가장 충격적이고 핵심적인 부분이라 그에 대한 언급이 길어졌다. <EBS 지식채널 건강 01 몸의 이해 편>은 제목처럼 우리 몸을 바르게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동안 잘못 알았던 건강 상식과 의학 정보들을 되짚어 보고, 알았던 지식들은 다시 한 번 정리하고, 새로운 내용들을 맛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책은 크게 5개의 꼭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책의 전체 내용을 아우르며 몸의 건강과 자연치유력에 대해 간략히 언급하는 「몸이 변했다」, 감기와 의료 현실과 제도 등을 다룬 「몸은 모른다」, 몸을 이루는 각 장기에 대한 내용을 다룬 「몸을 말한다」, 몸을 괴롭히는 각종 질병들을 다룬 「몸이 뿔났다」, 그리고 건강한 육체와 정신으로 살아가는 방법들을 적어둔 「몸이 살아난다」가 그것이다. 또한 단락마다 실어둔 체크리스트는 내 몸의 건강상태에 대해 좀 더 자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종 건강 상식들이 난립하고 있지만, 정작 그속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몸이 조금만 아파도 약에 찾기 보다는 내 몸이 가진 자연치유력을 믿고 스스로 이겨내려고 노력해보자. 올바른 습관과 운동,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몸에 좋다는 온갖 건강보조제를 먹기에 급급하지 말고 제철에 나는 싱싱한 야채와 과일 등을 먹는 습관을 가져보자. 몸이 좋아하는, 건강해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책이 하고자 하는 말은 책의 서론에 등장했던 '병을 낫게 하는 것은 결국 '자연'이다'로 함축되지 않을까 싶다. 조화가 깨어져 생긴 질병은 다시 자연의 조화로 치유될 수 있다. 그러니 섣부르게 약물에 의존하려고 하기보다 우리 몸이 가진 자연치유력을 믿고 되살려 스스로 질병을 극복하는 힘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 또한 통증을 무조건 약으로 없애려고 하지말고, 몸의 이상을 전해주는 몸의 신호로 여겨 몸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한다는 내용도 인상적이었다. 우리 몸이 말하는 소리를 무시하지말고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면 우리 몸이 원하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곧 건강해지는 지름길이라고 책은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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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영화는 모조리 봐야 직성이 풀리던, 영화 잡지를 즐겨 읽으며 주말 개봉 영화는 물론 한달 이내의 개봉 스케줄은 죄다 꿰고 있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먹고 살기 바빠지니 개봉 영화를 다 섭렵하는 건 고사하고 몇달 전부터 벼르던 영화도 결국 못 볼 때가 많아졌다. 그러나 몇 년을 기다리며 손꼽아 기다린, 절대로 놓칠 수 없는 영화가 있을 땐 사정이 달라진다. 그런 영화는 혼자라도, 시간을 쪼개서라도 어떻게든 보게 된다. 이번 주말에 그런 영화가 한 편 개봉한다. 그렇다, 눈치 채셨듯이 그 주인공은 바로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영화 <마더>다.

사실 먼저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문제작 <박쥐> 또한 목 빼고 기다린 영화였다. 그러나 예매 전에 입소문을 너무 많이 들어버려서, 박찬욱 특유의 불편함과 찜찜함을 감내할 용기가 자꾸 작아져서 결국 보질 못했다. 이래서 문제적 영화나 화제작들은 개봉 당일 봐야 하는 건데! 먼저 본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들려오기 시작하면 영화에 대한 나의 믿음도 조금씩 흔들리는 팔랑귀가 문제다. 

이번에 칸에서 심사위원상도 받아 금의환향한 <박쥐> 팀을 보며 늦게라도, 혼자라도 보러 갈까 했더니만, 세상에나 동네 극장에서 그새 내려졌다. 지난 주의 <터미네이터> 이번 주의 <마더>라는 화제작이 개봉했기 때문이긴 하겠지만, 그래도 한달도 되지 않아 내릴 만큼 관객이 많이 들지 않은 걸까. 벌써 스크린에서 볼 수 없다니 뒤늦게 조금 섭섭해진다.

함께 칸 영화제에 초청됐으나 경쟁 부문에 초청된 <박쥐>와 달리 비경쟁 부문인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된 <마더>. 수상에는 실패했으나 영화를 본 관객들과 기자들의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냈다고. 특히 봉준호 감독의 연출과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 김혜자 님에 대한 극찬이 쏟아졌단다. 하긴 국민 어머니 김혜자 님의 연기야 말이 필요없지 않은가. 예전에 故 최진실과 함께 찍은 영화 <마요네즈>가 개봉했을 때 한 평론가는 그의 연기를 극찬하며 '그동안 김혜자라는 배우를 왜 스크린에만 가두어 두었던가'라고 말했었다. 아직 <마요네즈>를 보지 않아서 그의 연기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마더>에서 보여주는 연기는 그 이상이 아닐까 확신해 본다.















봉준호 감독을 처음 만났던 건 그의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를 통해서였다. 아직은 연기자로 완전히 자리잡지 못했던 배두나와 막 인기를 얻고 있었던 이성재가 영화 홍보를 위해 무슨 토크쇼에(서세원 쇼였던 것 같은데 확실히 기억이 안 난다)에 나온 걸 보고 그런 영화가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됐다. 그리고 언론시사회 평이 좋아 개봉날 보러 갔었다.(2월쯤이었는데, 그때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던 <아메리칸 뷰티>가 함께 개봉했던 걸로 기억한다. 물론 정확하진 않지만;) 

국내 흥행에는 참패했지만 해외 영화제에서 수많은 상과 극찬을 받았던 일명 '저주받은 걸작'으로 통한다는 점에서 봉 감독의 <플란다스의 개>는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와 일맥 상통한다. 영화적 지식이 부족해 그럴듯하게 표현하지 못해 아쉽지만, <플란다스의 개>는 그 당시의 영화들과 좀 다른 맛이 나는 엇박자의 리듬으로 전개되는 독특한 영화였는데 대중적이지는 못했지만 여러모로 신선했던 점이 많았던 영화로 기억난다.

그리고 대박이었던 <살인의 추억>과 초대박을 터트린 <괴물>까지 어쩌다보니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모두 봤다, 그것도 개봉 첫주에. (아, 단편 영화 프로젝트였던 <도쿄!>는 빼고 장편만. <도쿄!>는 역시나 여기까지 내려오지 않았다.) 세 편의 작품을 통해 최고의 영화 감독 반열에 오른 봉준호 감독이 3년만에 내놓은 신작 <마더>. 봉준호,라는 이름이 걸린 만큼 그만큼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꽃미남의 대명사인 원빈이 어수룩한 바보로 등장하는 반전까지! 친근한 어머니상으로 대표되던 김혜자가 아들을 구하기 위해 광기어린 어머니로 나오는 <마더>는 봉테일 감독의 다재다능함을 다시 한 번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될 것이다. 물론 연기자들의 눈부신 호연의 성찬을 맛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고로 이번 주말에 가장 기대가 큰 영화, 놓치면 안 될 영화가 바로 봉감독의 <마더>가 아닐까 싶다.

















<김씨 표류기>를 보러 영화관에 갔다가 우연히 예고편을 통해 그 존재를 알게 된 영화 <보트>. <추격자>로 충무로의 또다른 보석으로 떠오른 하정우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를 비롯해 많은 영화를 통해 국내에 많은 팬을 갖고 있는 츠카부키 사토시가 투톱으로 나서는 영화다. 

한일 양국의 두 배우만 봐도 이 영화 확~ 땡겨주는데 언론평을 보니 연출에 대해 말이 많다. 마음이 갈리는구나. 예고편과 달리 마약 밀매를 소재로 한 긴박감 넘치는 이야기가 아니라 시시껄렁한 두 청춘의 우정을 주로 다루고 있다고. 두 배우를 좋아한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괜찮을 듯도 하고.


이번 주말 극장가의 유일한 애니메이션인 <코렐라인 : 비밀의 문>, 포스터에는 유난히 '크리스마스 악몽의 감독'이라는 카피가 눈에 띈다. <크리스마스의 악몽>의 감독은 팀 버튼 아니었던가? 궁금한 마음에 검색을 해보니 영화 제목이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의 악몽>이고 감독은 헨리 셀릭으로 되어 있다. 그 영화의 제작과 각본은 팀 버튼이 했지만 감독은 그가 아니었던 것. 이제껏 당연하게 팀 버튼이 연출한 영화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그 놀라움이란! 나를 비롯한 많은 이들의 이런 오해가 헨리 셀릭 감독 입장에서는 좀 억울할 것 같다. 그런데 <팀 버튼의 화성 침공>은 팀 버튼이 연출했는데 왜 그의 이름이 들어간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의 악몽>은 다른 감독이 연출을 한 걸까? 같은 스톱모션 애니였던 <유령 신부>는 그가 직접 연출하지 않았던가. 거참, 궁금할쎄~

여튼, <코렐라인 : 비밀의 문>은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의 악몽>을 연출한 헨리 셀릭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이다. 이 애니는 기존의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의 기술을 한층 업글하고 3D와 결합해낸 '세계 최초의 3D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이라고. 개인저으론 3D보다는 특유의 아날로그의 느낌이 더 좋지만, 자연스런 움직임이라고 하니 그것도 궁금하긴 하다. 또한 <코렐라인 : 비밀의 문>은 연기파 아역 배우(이제는 아역,이라고 하기엔 너무 커버렸지만)인 타코타 패닝이 주인공 코렐라인의 목소리를 맡아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음울한 분위기의 스톱모션 애니를 좋아한다면 땡기는 영화일 듯. 영화 소개를 보다 보니 나도 급 땡기고 있다.





 












이미 극장가에 상영중인 영화 중에 추천하고픈 영화는 이해준 감독의 <김씨 표류기>와 신태라 감독의 <7급 공무원>이 추천할 만하다. (<박쥐>는 위에서 언급했기에 패쓰~;;) <7급 공무원>은 큰 호응을 얻으며 <박쥐>마저 내려간 동네 영화관에 아직도 당당히 1개관을 차지하며 그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찾고 있기도 하고. 김하늘이 액션영화를 찍는다는 소식으로 처음 알았던 영환데 처음엔 제목이 다소 좀 유치하지 않나 싶었다. 어떤 이들은 제목만 보고 공무원의 애환을 그리거나 풍자하는 영화라고 오해하기도 하더라는. 훗.

<7급 공무원>은 한국판 <미스터 앤 미시즈 스미스>를 떠올리게 하지만 아기자기한 잔재미로 한국적 첩보물을 완성해낸다. 처음부터 화끈하게 보여주는 액션과 영화 내내 터지는 크고 작은 웃음, 김하늘 강지환 등의 배우들의 열연이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 보는 내내 즐겁게 웃고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뒷부분으로 갈수록 로맨스는 약해지고 액션에 치중해 아쉽다는 말이 있으나 시원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면에서 나는 나쁘지 않았다. 또한 수원 화성이라는 한국적 공간을 배경으로 액션을 담아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는. 근심 걱정 털어버리고 머리를 비운 채 아무 생각없이 웃고 싶다면 이 영화가 제격이다.


<김씨 표류기>는 도심속의 무인도라는 독특한 소재와 무인도에 표류한 김씨를 연기하는 정재영의 열연이 기대치를 높이던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 <천하장사 마돈나>무척 재미있게 봤기에 그 영화를 공동 연출한 이해준 감독의 차기작이라는 점도 기대치를 높였다. <천하장사 마돈나>를 공동 연출하며 같이 데뷔했던 이해영 감독이 먼저 강풀 만화를 원작으로 한 <26년>을 연출한다는 소식을 전했었는데, 내용상 우익계의 압력으로 제작비 조달이 힘들어 영화 촬영이 지연된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리더니 결국 더 늦게 크랭크인했던 이해준 감독의 영화가 먼저 세상에 빛을 보게 됐다.

자살을 결심하고 한강 다리에서 뛰어내리지만 '무인도' 밤섬에 떨어진 남자 김씨와 세상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자신만의 섬에서 살아가는 여자 김씨의 이야기를 담은 <김씨 표류기>. 세상으로부터 버려지고 도태된 채 자신만의 작은 섬에서 절망을 끌어안고 있던 두 김씨가 스스로 희망을 찾고 서로 소통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삶을 꿈꾸는 과정이 보는 이들의 가슴을 찌릿하게 만든다. 무인도,라는 설정이 현실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일 것 같지만 실은 우리 현실의 모습이 너무나도 많이 보인다. 남자 김씨가 한강 다리에서 몸을 던져야 했던 이유들이 플래시백으로 이어지는 장면은 우리 사회의 씁쓸한 단면들이 그대로 보여져 울적해졌다.

그렇다고 영화가 우울한 건 아니다. 그런 현실의 쓰린 조각들이 끼어들지만 영화 자체는 희망을 가슴에 품게 만든다. 한강과 63빌딩이 훤히 보이지만 벗어날 수 없는 무인도 밤섬에 표류한 남자 김씨가 섬에 적응하며 자신만의 온전한 시간들을 보내는 과정은 정재영의 능청스런 연기로 더욱 생동감을 얻는다. '이런 시나리오는 송강호한테 가야 하는데 잘못 온 거 아니냐?'라며 우스개 소리로 눙을 치는 그의 말처럼 송강호가 연기를 했다 해도 독특한 색깔이 나왔겠지만, 정재영이기에 이렇게 웃기기도 슬프고 어색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남자 김씨를 표현해 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목소리가 맞을 것 같아 정재영을 캐스팅했다는 감독의 말처럼 무뚝뚝한 듯 읊조리는 그의 내레이션은 감독의 예측이 맞았음을 보여준다.

<김씨 표류기>는 세상으로부터 등 떠밀린 채 표류하는 남자 김씨와 세상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자신만의 섬을 만드는 여자 김씨로 대변되는 이 세상의 수많은 김씨들이 그래도 세상을 완전히 등져버리지 않고 그속에서 희망을 발견하는 이야기다. 씁쓸한 우리들의 현재 모습을 담고 있지만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감독의 따듯한 시선이 영화관을 나서는 관객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멋진 영화이기도 하다. 아직 안 봤다면 강추!




 












마지막으로 헐리웃의 블록버스터 두 편, <터미네이터 : 미래 전쟁의 시작>과 <천사와 악마>. 두 편 영화에 대한 공통점을 대자면 둘 다 이야기가 이어지는 전작이 있다는 것, 큰 흥행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은 작품이라는 것,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 시리즈 중 한 편도 안 본 영화들이라는 것이다. -ㅅ-;;

 '터미네이터' 시리즈야 말이 필요없는 영화이기에 이번 편 또한 손꼽아 기다리는 분들이 많았을 듯하다. 'I'll be back'을 남긴 아놀드 슈왈제너거로 대변되는 터미네이터는 영화 자체가 큰 화제였던 기억이 난다. 당시 그 영화를 볼 수 있는 나이였는지는 어땠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암울한 미래 이야기는 좋아하지 않아 늦게라도 다시 찾아보지 않았었다.

여튼 기록적인 영화로 남았던 '터미네이터 1,2편'에 이어 얼마전 세 번째 영화가 나왔으나 사람들의 실망어린 질타를 받았다고. 이번에 나온 네 번째 터미네이터 시리즈 <터미네이터 : 미래 전쟁의 시작>은 '터미네이터'하면 떠오르는 아놀드 슈왈제너거가 빠지고 연기파 배우 크리스찬 베일이 주인공으로 나섰다는 점이 특이점이라 할 수 있다. 그도 이젠 너무 늙은 게지. 언론 리뷰를 보니 베일의 연기와 화려한 CG로 야심차게 시작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이야기가 밋밋하고 단순해진단다. 그래도 영화 속 CG가 <트랜스 포머> 못지 않게 화려하다고(그런데 나는 <트랜스 포머>도 안 봤다는 거; 얼마전 <트랜스 포머 2> 예고편을 통해 처음으로 그 존재를 알았다. 쿨럭;). 그래도 화려한 CG와 화끈한 액션만으로도 눈길을 끄는 영화인 듯.

톰 행크스 주연의 <천사와 악마> 또한 한때 세상을 시끄럽게 했던 문제작 <다빈치 코드>의 주인공이 그대로 나오는 영화란다. 수많은 논란 속에서도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에 이어 출간된 <천사와 악마>를 원작으로 했다고. 먼저 보신 분들의 의견을 보니 소설 <다빈치 코드>가 워낙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기대를 한 몸에 받았기에 영화 <다빈치 코드>에 대한 실망의 목소리가 컸던 걸로 기억하는데, 영화 <천사와 악마>는 <다빈치 코드>보다 더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대세인 듯 하다. 무척 말이 많았던 소설과 영화지만, 영화도 원작 소설도 모두 하나도 안 봤기에, 또 별로 볼 생각이 없기에 이 영화에 대해선 별달리 할 말이 없다.







동네 극장 상영시간표를 보니 보려고 했던 <박쥐>는 이미 내려갔고, 
<마더>는 아무래도 가장 주목받고 있는 화제작이다 보니 2개 관에 걸려있다.
블록버스터답게 <터미네이터 : 미래 전쟁의 시작>도 2 개 관.

그외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주며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는 <7급 공무원>과
좋은 영화임에도 생각보다 큰 흥행세롤 보여주지 못해 안타까운 <김씨 표류기>,
아이들을 노린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코렐라인 : 비밀의 문>과
또다른 화제작(나에게는 아니지만) <천사와 악마>가 각각 한 관씩에 사이좋게 걸려있다.


 












보고 싶었던 홍상수 감독의 신작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고현정이라는 메이저급 배우가 출연했음에도 상영관이 많지 않아 이곳까지 내려오지 않았다. <해변의 여인> 이후로 홍상수의 영화에 또다른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지난 번 영화 <밤과 낮>에 이어 <잘 알지도 못하면서>까지, 그의 영화를 지방 중소도시에서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다. 예전에 김기덕 감독의 <시간>이 그랬듯이 말이다.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 또한 무척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그것 역시 이곳에선 개봉을 안 했다. <워낭소리>는 큰 호응에 힘입어 한 달이 넘게 1.5개 관을 점령하는 이변을 연출했지만, 또다른 수작 독립 영화인 <똥파리>와 <낮술>에게까지 그 영광이 나눠지진 않았다. 아쉽다. 그렇다고 서울까지 갈 수도 없고. DVD로 만날 날을 기다릴 수 밖에. (<낮술>은 얼마전에 DVD가 출시됐다.)

멀티플렉스가 처음 생겼을 때는 한곳에서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점에 가슴 설레었는데, 그것도 되는 영화들이 몇 개 관을 다 점령해 버리니 작은 영화들이 설 곳이 없다. 독과점 논란이 커지는 빌미를 제공할 뿐.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큰 영화와 작은 영화가 공존하는 때를 만날 수 있을까. 이제 본격적인 블록버스터의 계절인 여름을 맞는 이 시점에서 그런 바람은 그저 희미할 뿐이다. 여름이야말로 큰 영화들의 전쟁터이고 스크린 독점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때니까. 그래도, 작지만 알찬 영화들의 선전을 빌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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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9-06-08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알찬 영화추천(소개)페이퍼를 쓰셨군요.
잘 보았습니다. 이미 본 영화들이 많네요.
보트, 보고싶어요.

simple 2009-06-12 01:39   좋아요 0 | URL
앗, 저도 댓글을 이제서야 봤네요.
알차게 봐주시니 제가 더 감사한걸요. ^^
보트,는 볼까 잠시 망설이는 사이 내려버렸더라구요;;
이번주 개봉작 중에서는 <거북이 달린다> 강추드립니다~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