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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없이 화장품 사러 가지 마라! - 7차 개정판
폴라 비가운 지음, 최지현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 나 없이 화장품 사러 가지마라! (7차 개정판) │ 폴라 비가운 │ 중앙북스 │ 2008.06
오랜 세월 뾰루지를 구비한 저질피부와 함께 하다보니 피부 건강에 대해 관심이 많다. 화장품 또한 색조보다는 피부와 보다 직접적 관련이 있는 기초 화장품에 민감한 편이다. 물론 게으름 덕분에 그 정보들을 제대로 활용하진 못하고 있긴 하지만. 그러다 얼마전 천연 화장품 DIY 과정을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눈에 보이는 피부 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피부 속의 구조나 시스템, 구성성분을 알게 됐고, 그와 함께 피부에 작용하는 화장품 성분에 대해 주목하게 됐다. 예전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르는 화장품 비평가 폴라 비가운의 『나 없이 화장품 사러 가지 마라!』를 만나게 된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나 없이 화장품 사러 가지 말라니? 직설적이고도 발칙한 제목 덕분에 이책은 쉽게 잊혀지지 않았다. 번역하면서 출판사에서 변형한 제목인가 했더니 원서 제목도 'Don't go to the cosmetics counter without me'다. 너무나도 자신만만한 제목에 슬쩍 웃음이 새어나올 뻔 했는데, 막상 실제로 책을 보니 제목에서 뿜어나오는 자신감이 괜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1200쪽을 훌쩍 넘기는 두툼한 두께가 주는 묵직함이 그랬고, 그중 1000쪽을 넘는 지면이 현재 판매중인 71개 브랜드의 기초와 색조 화장품에 대한 리뷰로 채워져 있다는 점이 또한 그러했다.
내가 만난 책은 가장 최근에 출간된 7차 개정판(2008년 6월)이다. 아무래도 해마다 수많은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화장품 업계를 다루다 보니 그에 대해 리뷰한 이책 또한 여러 번 업데이트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7차 개정판이 다른 개정판들보다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화장품의 숨겨진 비밀을 폭로한 뒤 그동안 여러 비판에 시달리던 저자 폴라 비가운이 2004년 6차 개정판 이후 더이상의 개정판은 없을 거라던 스스로의 약속을 깨고 4년 만에 출간한 책이기 때문이다.
역자의 설명에 의하면 이번 7차 개정판은 기존책의 단순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기 보다는 거의 대부분이 새롭게 씌여진 책이란다. 이번 책에서 저자는 자신의 오류를 스스로 인정하고 새로운 지식을 과감히 수용함은 물론 한결 엄격해진 평가 기준으로 제품을 리뷰하고 있다고. 또한 지면의 부족으로 우리나라에 정식 수입되던 일부 제품 리뷰만 발췌했던 6차 개정판과 달리 이번 7차 개정판에서는 정식 수입 여부와 상관없이 71개의 인기 브랜드의 리뷰가 모두 번역되었고, 더불어 6차 개정판에서는 통째로 생략되었던 '폴라스 픽'과 '화장품 성분사전'까지 그대로 수록되어 원서와 같은 내용의 완벽한 모습으로 독자들과 만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다.
『나 없이 화장품 사러 가지 마라!』은 크게 7개의 꼭지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아름다운 지식 : 꼭 알아야 할 화장품의 진실'에서는 화장품 비평가가 된 저자의 이야기와 거대 화장품 회사의 화려한 마케팅과 그뒤에 감춰진 진실, 비싼 명품 화장품들의 허와 실에 대해 논한다. 2장 '건강한 피부 : 꼭 지켜야 할 피부 법칙'에서는 그동안 잘못 알고 있던 화장품의 상식을 뒤엎고, 피부와 화장품 종류에 따른 기본적인 지식은 물론 피부타입별 건강관리법을 실어놓았다.
예를 들어 아이크림의 경우, 민감한 눈가의 주름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아이크림을 꾸준히 발라주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에겐 상식처럼 굳어있다. 하지만 저자는 아이크림과 로션의 성분은 똑같으며 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아이크림은 소량에 고가라는 점이라고 말한다. 얼마전 서점에 갔다가 잠깐 들춰본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이란 책에서도 아이크림에 대한 비슷한 내용을 볼 수 있었다. 얼마전에 배웠던 천연화장품 DIY 과정에서도 사실 로션과 크림의 성분은 같으며, 다른 점이라고는 크림은 로션에 비해 더 많은 기름과 그것을 유화시키기 위한 더 많은 유화제가 들어가는 것 뿐이라는 사실에 꽤 놀랐었다.
또한 우리가 화장품을 살 때 가장 많은 비용을 들이는 노화 방지의 경우에는 솔직히 화장품만으로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미리 좌절할 필요는 없다. 그 해답은 자외선 차단에 있다. 천연화장품 DIY 과정에서도 배웠었는데, 피부 노화의 가장 기본은 자외선 차단에서 시작된다. 자외선만 잘 차단해 주어도 자외선 손상에 따른 피부 노화를 훨씬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외선 차단은 피부 관리에 있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항목이다. 이미 생긴 주름을 화장품으로 다림질할 수는 없지만 꼼꼼한 자외선 차단으로 미래의 주름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말은 즉, 고가의 노화 방지 크림의 효과는 그다지 믿을 게 못 된다는 말이다. 실제로 주름 개선 화장품에 각광받고 있는 콜라겐의 경우 입자가 커서 피부 표면에 바른다고 할지라도 진피로의 흡수가 쉽지 않다.
화장품에 대해 알고있던 우리의 상식 아닌 상식은 물론, 아이크림을 비롯해 우리가 쓰는 수많은 화장품은 화장품 회사의 마케팅에 넘어가 필요 이상의 것을 구입한 것이 대부분이란 이야기다. 사실 피부를 위해 꼭 써야 할 화장품의 종류는 몇 가지면 충분하다. 화장품 경찰관을 자처하는 폴라 비가운의 『나 없이 화장품 사러 가지 마라!』의 책소개 페이지에?리가 그동안 화장품에 대해 얼마나 많은 것을 잘못 생각하고 있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더불어 고가의 명품 화장품이면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앞으로 똑똑하게 화장품을 살 것을 권유한다.
보다 똑똑하게 화장품을 사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폴라 비가운은 4장의 제품 리뷰에 앞서 3장 '제품 리뷰 가이드 : 평가의 기준과 원칙'에서는 각 제품들을 어떤 원칙과 기준을 바탕으로 평가했는지, 그리고 화장품을 평가하는 데 있어 화장품의 성분이 왜 중요한지, 주의사항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미리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다양한 화장품들의 종류마다 그에 대한 기준과 평가 원칙을 상세히 적어둔 덕분에 제품 평가 기준만 그 내용이 상당하다. 더불어 제품에 대한 리뷰는 최대한 객관적으로 하되 그 결과가 모든 이들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님을 미리 밝혀두었다. 개인의 피부 상태에 따라 그 효과도 조금씩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책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기도 한 4장 '화장품 제품리뷰 : 71개 브랜드 기초+메이크업 제품 리뷰'에서는 소제목 그대로 71개의 인기 화장품 브랜드의 제품들을 상세히 리뷰해 두었다. 브랜드마다 하나의 꼭지를 이루고 있는데, 가장 먼저 그 브랜드의 전반적인 장점과 단점을 기술해 놓았다. 제품 리뷰는 기초 제품은 해당 브랜드의 라인별 제품들을 모아두었고, 색조 제품은 각 기능별로 분류해 그에 해당되는 제품들을 한 번에 볼 수 있게 정리해 놓았다.
또한 제품의 등급은 한눈에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제품 왼쪽에 아이콘으로 표시했다. 제품 등급 아이콘은 크게 3가지로 웃는 얼굴, 무표정한 얼굴, 화난 얼굴로 구분된다. 웃는 얼굴(very good!:추천)은 뛰어난 효과와 훌륭한 성분구성으로 한 번쯤 구입을 고려해봐도 좋은 것들로 합리적인 가격이 빛나는 제품들이다. 무표정한 얼굴(average:보통)은 그다지 나쁘지는 않으나 특별히 인상적이지 않거나 평범한 품질에 터무니없는 비싼 가격을 붙여놓은 제품들에게 주어졌고, 화난 얼굴(don't buy:비추)은 달리 말이 필요없이 모든 면에서 최악인 제품을 뜻한다.
그리고 웃는 얼굴 앞에 체크 표시를 더해 최고의 단계임을 나타내는 폴라스 픽(excellent!:강추)이 있다. 베스트 중의 베스트 제품을 뜻하는 이 등급은 기대 이상의 품질과 해당 품목의 기준을 능가할 뿐만 아니라 자극도 거의 없는 최고의 제품들에게 주어졌다. 그리고 뒷장에 나오는 '폴라스 픽(Palua's Pick)'에서는 이 등급에 해당하는 제품들만 '베스트 제품' 리스트에 포함해 독자들을 위한 보다 확실하고 믿을 수 있는 화장품 추천 리스트를 완성시켰다.
더불어 같은 등급이라도 제품의 가격 정도에 따라 '$$$' 표시와 함께 '비싼(but overpriced)'이라는 수식어로 따로 알아볼 수 있게 구분하고, 옆에는 가격을 달러로 표시해 두었다. 비슷한 등급의 제품이라도 가격은 천차만별이고, 제품의 가치가 가격에 비례하는 것은 아니기에 가격 대비 비교가 필요하다. 결정적으로 어느 품목이든 간에 비싼 제품을 능가하는 품질의 싼 제품들은 꼭 있기 때문이다. 가격에 대비해 제품의 가치를 따져볼 수 있도록 한 세심한 분류가 마음에 든다.
말이 71개 브랜드지 각 브랜드에서 나오는 수많은 라인별 기능별 제품들을 모조리 리뷰하다 보니 책에 실린 제품 리뷰의 분량은 실로 엄청나다. 앞서 말했듯 1300쪽 조금 안 되는 책에서 제품 리뷰만 1000쪽을 넘길 정도로 책의 8할 이상을 제품별 상세 리뷰에 할애하고 있다. 화장품 리뷰 사전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다. 리뷰가 방대해지고 책이 두꺼워지면서 정작 원하는 정보를 빨리 제대로 찾지 못할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그래서 리뷰한 브랜드 이름을 알파벳 순서로 나열하고, 책면에 A에서 Z까지 알파벳 섹션별로 따로 표시를 해둠으로써 독자들이 원하는 브랜드의 리뷰를 쉽게 찾을 수 있게 배려해 두었다.
5장 '폴라스 픽 : 품목별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는 4장의 제품 리뷰 중 모든 면에서 기준을 뛰어넘는 최고의 제품들, '폴라스 픽(excellent!) 등급을 받은 제품들만 따로 모았다. 저자 폴라 비가운은 화장품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떠한 피부에 좋은 제품인지, 어떠한 성분이 들어있는지를 꼼꼼하게 따지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그런 깐깐한 기준을 통과한 제품들을 5장 폴라스 픽에서 추천해 놓았다. 인상적인 것은 베스트 제품 추천 목록을 피부타입별은 물론 가격별로 분류해 놓았다는 점이다. 품질 못지 않게 가격을 무시할 수 없는 제품이, 그리고 효능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이 잘 붙는 제품이 바로 화장품이기 때문이다.
다만 번역상 아쉬운 점은 '폴라스 픽'을 그대로 번역해야 했냐는 점이다. 폴라스 픽,이란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때 그것이 대체 무엇을 뜻하는지 전혀 눈치챌 수가 없었다. 뒷장에 이르러서야 Palua's Pick을 그대로 옮겼다는 걸 알고 얼마나 허탈하던지. 차라리 원어를 그대로 표기하거나 아니면 폴라의 선택, 정도로 옮겼어도 괜찮지 않을까. 원서에 충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소한 독자들에게 그것이 뜻하는 바를 제대로 전달하는 것 또한 중요하지 않나 싶다. 워낙 외래어가 남발되는 곳이 화장품 업계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6장 '동물 실험 : 고민하는 자들을 위한 화장품'에서는 꾸준히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동물 실험에 대한 견해와 동물 실험을 하거나 하지 않는, 또는 견해를 밝히지 않은 화장품 브랜드들을 각각 정리해 놓았다. 폴라 비가운은 동물 실험에 대해 중립적 입장을 고수하고, 자신이 런칭한 화장품 브랜드인 폴라 초이스의 경우 어느 단계에서도 동물 실험을 하지 않음을 자랑스럽게 밝히지만, 현실적으로 윤리적 딜레마에도 불구하고 화장품의 여러 기능을 알기 위해서는 동물 실험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7장 '화장품 성분사전 : 좋은 화장품을 평가하는 새로운 기준'은 예전 5장의 '폴라스 픽'과 함께 6차 개정판에서는 빠졌던 부분으로 이번 7차 개정판에서 처음 만나는 반가운 꼭지다. 또한 저자가 앞선 제품 리뷰에서 그 평가 기준으로 여러 번 강조했던 화장품 성분들에 대해 자세히 거론된 부분이기도 하다. 솔직히 화학자가 아닌 일반인들이 보기에 화장품 성분표시에 적혀 있는 표기들은 그 이름부터 낯설어 긴 화학식 이름의 뜻은 물론 효능을 짐작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 이유로 화장품 성분이 중요하다는 걸 알아도 이제껏 마땅히 비교해 볼 수가 없었는데, 7장의 화장품 성분사전 덕분에 한결 수월해질 것 같다.
이책의 저자 폴라 비가운은 오랜 기간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하다가 백화점 화장품 매장의 직원으로 취직을 한 적이 있었는데, 놀랍게도 화장품 매장에서는 제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도 없이 판매를 해야 했고 고객의 피부 상태보다는 제품 판매에 치중하라고 질책을 들어야 했단다. 그무렵 토니 스태빌의 『미국의 위대한 스킨게임』이란 책을 읽었고, 그책을 통해 화장품의 마케팅의 위력과 화장품 산업을 둘러싼 숨겨진 진실을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고. 그리고 그일을 계기로 폴라 비가운은 화장품 경찰관을 자처하는 화장품 업계의 소비자 운동가이자 화장품 비평가가 되었고, 여러 매체에 출연하고 칼럼을 쓰고 책을 펴냈다. 그리고 이책에 대한 내용은 물론 신제품에 대한 리뷰가 빠르게 올라오는 화장품에 대한 다양한 내용들이 있는 웹사이트 '뷰티피디아닷컴'을 개설해 운영중이며, 직접 자신의 이름을 딴 화장품 회사인 '폴라 초이스(Palau Choice)'를 창립해 독자적인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보다 많은 화장품을 보다 비싼 가격으로 팔기 위해 화장품 회사는 감성적인 카피와 아름다운 톱스타를 내세운 광고로 소비자를 현혹한다. 그리고 거기에 낚인 소비자들은 소위 명품 화장품이라는 이유로 기꺼이 지갑을 연다. 폴라 비가운은 『나 없이 화장품 사러 가지 마라!』를 통해 인기 브랜드들이 내놓는 화장품을 맹목적으로 비난하는 게 아니다. 책의 앞부분에 밝혔듯이 그녀 또한 소비자의 입장에서 제대로 된 제품을 제값에 사기를 강조한다. 과대 광고에 속아 그저그런 제품을 사는 데 많은 돈을 소비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이야기다. 나 또한 화장품에 대한 그녀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렇다고해서 이책의 모든 내용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지금도 시중에는 수많은 화장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각종 기능을 첨가한 기능성 화장품들이 점점 더 세분화되어 그 종류가 두 손으로 꼽아도 모자랄 지경이다. 가격 또한 천차만별이다. 천연화장품 DIY를 배우면서 사용감이나 촉감 같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감성적인 부분을 좋도록 하려면 좋지 않은 성분들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는 놀라기도 했다. 그런 까닭에 화장품을 선택할 때 단순히 광고나 사용감 만으로 결정하면 안 되며, 그 화장품을 구성하는 성분들을 살펴햐 한다는 폴라 비가운의 말은 설득력이 있다.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해야 하고 무엇보다 내 피부에 직접 바르는 화장품을 고를 때 그것을 파는 데 혈안이 된 화장품 회사의 마케팅 정보에만 의존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라는 걸 이제라도 많은 소비자들이 깨달아야 한다.
이책 『나 없이 화장품 사러 가지 마라!』는 현재 판매중인 제품에 대한 방대한 리뷰를 담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나름의 의미를 가진 책이다. 다만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다면, 외국 저자가 쓴 책이다 보니 이책에 리뷰된 제품들은 모두 소위 명품 화장품이라 불리는 브랜드를 포함한 다양한 해외 브랜드라는 점이다. 너무나도 당여한 이 사실은 반대로, 나처럼 해외 브랜드 화장품에 별다른 관심이 없거나 그것을 즐겨쓰지 않는 소비자에게는, 아쉽게도, 이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품 리뷰가 큰 쓸모가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것은 누군가가 제 2의 폴라 비가운이 되어 우리나라 화장품을 리뷰한 책을 내놓지 않는 한 어쩔 수 없는 문제이기에, 아쉽지만 소비자인 독자가 잘 골라서 선택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의 여러 유명 화장품 브랜드들이 정식 수입되고 판매되고 있고 그외 다양한 브랜드들이 입점되고 있으며, 그것들을 즐겨 쓰는 사람들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는 만큼 그런 소비자들에게는 방대한 이책의 제품 리뷰가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가끔 화장품 관련 카페 같은 곳을 가보면 해외 브랜드에 목 메는 사람들을 예상외로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그런 이들에게, 특히 해외 명품 화장품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올인하는 이들에게 꼭 폴라 비가운과 함께 화장품을 사러 갈 것을 권하고 싶다. 그분들에게 이책 『나 없이 화장품 사러 가지 마라!』는 맞춤형 추천도서라 할 수 있다. 제 나라에서는 평범한 화장품들이 물 건너 수출되면서 고가의 명품 화장품이 되는 일이 비일비재한 요즘, 특히 다른 나??우 폴라 비가운이 들려주는 제품 리뷰와 정보를 바탕으로 똑똑한 쇼핑을 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폴라 비가운의 『나 없이 화장품 사러 가지 마라!』는 화장품 성분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과 대하는 태도를 바꾸어 주었다는 점과 성분에 대해 보다 폭넓은 정보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책이었다. 이책 덕분에 앞으로 화장품을 구입할 때 아름다운 모델과 화려한 용기, 사용감 등에 의존하기 보다는 화장품이 내세우는 효능과 그것이 포함하고 있는 성분을 비교할 수 있는 안목을 갖게 됐다. 이책의 내용은 너무 방대해서 한꺼번에 읽을 수도, 그리고 그럴 필요도 없다. 기본적인 내용은 읽어보되 제품 리뷰나 성분분석표는 궁금하거나 필요할 때 찾아보는 걸로도 충분하다.
모든 소비자가 이책의 저자 폴라 비가운처럼 화장품 경찰관이 될 수는 없지만 그녀가 알려주는 정보들을 바탕으로 화장품에 대한 진실들을 알아간다면, 최소한 거대 화장품 기업의 화려한 상술에 농락당하는 실수는 조금씩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것은 얇아지는 내 지갑을 위해서, 무엇보다 건강한 내 피부를 위해서 꼭 필요한 일임을 기억하자. 소비자가 똑똑해지고 깐깐해지면 제품을 만들어 파는 회사들도 변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폴라 비가운의 『나 없이 화장품 사러 가지 마라!』는 좋은 제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 훌륭한 안내자 역할을 해주는 책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