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다 돌아오는 날까지 슬로우 & 스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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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신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늘. 하루키 정도는 못 되어도, 운 따위에 질까보냐 비슷한 정도의 투지는 갖고 사는 인간이라고 생각해왔다. 건강 검진을 제때 잘 안 받았던 건 다분히 게으름으로부터 비롯한 것이었으나 허울좋게 저 태도를 핑계삼아왔던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제 하루동안 일어났던 수많은 불운들은 도대체가 운수라는 말의 뒷배에 기대지 않고 설명이 안 되었다.

 

독(수리)타(법)로 찍는 노동의 무게상 모든 중언부언은 잘라내고 결론만 뽑자면 어제 하루의 불운은 결국 손목뼈와 부분적 치아를 전리품으로 가져가 버리고 내게 50만원의 견적서를 던져줬다. 아, 되게 일진 나쁘네. 너무 아파서 눈물을 찔금거리며 구시렁댔더니 엄마는 일진은 뭔 일진, 니가 정신 빼고 다녀서 그렇지, 하고 일갈하시었다. 넵. 나쁜 것은 나 하나였던 것이었다... 흐극.

 

한 십여년 전엔 무릎뼈를 산산이 부숴먹은 적도 있었는데, 그땐 세상 불편하다고 불평했는데 그나마 다리가 손보다 나았다. 아... 손은 정말 소중한 것이로군요. ㅎㅎ

답답답다ㅏㅂ....

 

이 와중에 좋은 점은 딱 하나 있다. 평소엔 도저히 읽을 수 없었던 책도 술술 읽힌다는 거. 할 수 있는 게 책장 넘기는 것 밖에 없어서... 도무지 안 읽히던 오페라의 유령을 가뿐히 다 읽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렇게 쉽게 정리가 될 거 도대체 그동안 뭐하러 이 난리부르스를 떨었냐아아아.... 라고. 이렇게 심드렁하고 편협한 생각이 먼저 튀어나오는 건 순전히 내 개인의 고통(?)이 더 크기 때문일거다. 인간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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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홀릭 2019-04-09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쾌유를 빕니다

라영 2019-04-09 22:5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큰 늑대 작은 늑대의 별이 된 나뭇잎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92
올리비에 탈레크 글, 나딘 브룅코슴 그림, 이주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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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천사 비룡소 걸작선 56
유타 바우어 글.그림, 유혜자 옮김 / 비룡소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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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때와 마찬가지로 책을 읽을 때, 우리는 '홀로'가 아니라 '함께'로 존재함을 깨닫는다. 이러한 변화가 즉각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독서를 반복하면서 우리는 자신을 성찰하고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또 다른 사람'이 점차 되어 간다. 독서를 통해 얻는 타자에 대한 개방적인 수용성이 없다면, 독서 공동체는 아마도 불가능할 것이다. 역으로, 독서 공동체의 경험은 자기 안에서 타자를 발견하는 경험을 강화한다. -242~243쪽

 

독법에는 정답이 없다. 당신은 저렇게 읽고 나는 이렇게 읽을 수도 있는 것이다. 저자의 의도대로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있겠는가. 말들은 어느 정도는 오해받고 글도 오해를 받을 것이다. 오해를 줄이기 위해 내가 읽은 것을 말하고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나인 것처럼 당신도 당신이어서 우리는 같은 말도 다르게 받아들인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므로 당신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런 생각으로 가는 오솔길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 줘서 고맙다.

 

그렇게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참 좋겠다.

 

독서공동체는 바꾸어 말하면 포용의 공동체일지도 모르겠다. 밀어내는것보다 감싸안아 점점 더 동그랗게 퍼져 나가는 공동체의 모습을 막연히 상상하다가 혼자 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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