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가 열두 살에 이해할 수 있었던 책은, 아직 준비가 덜 된 여덟 살 제이미한테는 흥미 없는 것이었다.

뉴저지의 한 아버지가 아이들에게 개별적으로 읽어 주라는 내 말에 발끈하며 물었다. "아니, 그러면 더 오래 걸리지 않습니까?" 나는 "그렇습니다, 선생님. 부모 노릇은 시간을 절약하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가 되는 것은 시간을 더 들이고 투자하는 것이지, 시간을 절약하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대답했다. -103쪽

 

아이를 키우면서 나의 제일 큰 화두는 어떻게하면 양육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솔직히, 어느 정도 키우지 않았나 싶은 지금도 그 시절로 돌아가라면 역시 같은 문제를 놓고 머리를 굴리며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성인으로 다 길러놓은 분들은 하나같이 우직하리만치 느긋하게 시간을 들여 키우는 것이 가장 품이 덜 들더라는 말씀들을 하시는데, 그런 어른들의 시선으로 읽으면 지금으로선 납득이 안 되어도 들어서 손해날 말씀은 아니겠구나 그런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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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도 친구지? 어린이중앙 그림마을 19
우치다 린타로 지음, 길지연 옮김, 후리야 나나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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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지축으로 까불다가 혼란스러워하고, 선뜻 친절을 베풀었다가도 못되게 구는 척하고, 사이사이에 오락가락하는 갈등 섞인 얼굴들. 아이들의 전매특허나 다름없는 그 많은 생생한 표정들이 고대로 살아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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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기다려 봐 - 2016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비룡소의 그림동화 237
케빈 헹크스 글.그림, 문혜진 옮김 / 비룡소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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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한 뭔가를 욕심내지 않아도 작고 작은 일들로도 우리는 행복하고 즐거울 수도 있다는, 그 이야기를 쬐그맣게 빚은 듯한 그림책. 내용의 무게와는 반대로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포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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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아기들 - 2016 전국 국공립 어린이집 독서지도 연구회 선정, 2015 어린이도서연구회, 아침독서신문 선정 바람그림책 20
이세 히데코 글.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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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다른 방식으로 출발선을 떠나고 각자 다른 여행을 하지만, 언젠가 어디선가 다 만나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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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반대로 서투른 사람이 튀긴 건 흐리멍덩하고 튀김옷이 무겁다. 말하자면 누더기를 걸쳐 입고 공연히 질질 끌고 다니는 것 같다. "저기요"하고 말을 걸면, 몸 전체가 너무나 묵직해 보이는 튀김이 스르르 뒤돌아 둔중한 말투로 느릿느릿 말한다.

"하아, 왜 그러세요?" 흡수해 버린 기름으로 범벅이 되어 촌스럽게 살쪄 있다. -59쪽

 

명확히 초점을 맺은 문장이 캐릭터를 눈 앞에서 살아 움직이게 하는데 그게 또 책상을 두드리며 웃게 만든다. 이런 튀김... 살면서 우린 모두 한번쯤 만나본 적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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