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없다의 방구석 영화관 - 영화를, 고상함 따위 1도 없이 세상을, 적당히 삐딱하게 바라보는
거의없다(백재욱) 지음 / 왼쪽주머니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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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을 흥미롭게 읽고 나면 다른 사람들은 이 책을 어떻게 읽었는지가 궁금한 건 나만 그런 건 아닐 거다. 난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지만, 호불호가 강하게 갈릴 것 같다고 짐작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중간 가는 별점보다 극과 극인 별점이 많았다. 


이 책의 최고 장점은 엄청난 가독성이겠다. 정말 줄줄 읽힌다. 끊어지지 않는 국수가락처럼. 그런데 메시지보다 메시지를 실어나르는 도구의 매끈함과 완성도에도 엄격한 사람이라면 굉장히 싫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작가의 거친 어투(와 종종 튀어나오는 상소리는 덤...)가, 왜 그렇게 썼는지 맥락은 충분히 이해하겠는데 조금 순화해서 썼어도 좋지 않을까 싶긴 했다. 

왜냐면 이건 책이니까. 책과 유튜브는 매체적인 성격이 다르지 않은가. 

유튜브만이 아니라, 저자가 익명의 대중과 만나는 기회가 대체로 말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톤을 통일하려고 이렇게 썼겠다는 생각은 드는데, 그래도 책을 이루는 글이라는 도구의 특성을 조금 존중해 주었으면 훨씬 더 호의적인 독자를 많이 만났겠다 싶다. 

이렇게 쓰는 이유는 그 정도로 공감이 가는 대목이 많았고 대체적으로 저자의 의견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이 책이 좀 더 좋은 평을 받아 많이 읽혔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생겨서다. 역시, 그동안 오죽 속이 터졌으면 이렇게 썼나 싶기도 한데 책이라는 걸 읽는 사람들의 전반적인 정서를 조금만 더 고려했으면... 아, 아쉽다. 


아무튼, 그런 측면에서 별 하나는 뺐습니다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드러나는 메시지와 저자의 가치관 같은 걸 보면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멘탈 약하신 분들... 플러스 누가 날 가르치려드는 듯한 말투에 경기를 일으키시는 분들... 글에서까지 상소리 보고 싶지 않은 분들은 굳이 읽지 마시고요. 


그런데 정작 그 피해를 본 사람들 중 대다수는 자기가 왜 그런 꼴을 당했는지 모른다. 맥락을 모르기 때문이다. 맥락을 모르니까 애먼 사람을 잡고 욕한다. 진짜 원인은 따로 있는데.

맥락이 이렇게나 중요한 거고, 앞뒤 사정 모르고 욕질만 해대면 이렇게 순식간에 멍청이가 되는 거다. 그런 멍청이들을 계몽하려고 <빅쇼트>같은 영화가 나온것이고. 재미까지 있으니 금상첨화인 것이고. -1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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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다 죽는다
애덤 실베라 지음, 이신 옮김 / 문학수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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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너무 먼 이야기이거나 코앞에 닥친 이야기이거나, 둘 중 하나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는 말이 이만큼 잘 어울리는 상황도 없을 거다. 밤 깊은 시간에 느닷없이 울리는 전화벨 소리가 반가울 수가 없는데 그것도 심지어 일반적인 전화벨 소리가 아니라, 누구나 알고 있는 죽음을 예고하는 조직의 전용 벨소리라면 누군들 그 전화를 받고 싶을 것이며, 소스라치지 않고 배길 재간이 있겠는지. 도대체 인간이 어떻게 다른 인간의 죽음을 미리 알 수가 있으며, 그걸 본인에게 전달하는 것이 과연 윤리적인가 하는 문제는 이 책에서 다루지 않는다. 이 세계는 그냥 그것이 당연하고 논리적으로 수용되어 있는 곳이니까 그런가보다 하고 받아들이면 된다. 그 설정을 납득할 수 없다면 이 이야기를 읽을 수가 없다. 


여하간,

전 여자친구의 현 남자친구를 죽일 듯이 패주고 있던 한 10대 소년과, 집 안에서 두문불출하다시피 살고 있는 또 다른 소년이 이 사신의 방문예고와 같은 전화를 받는다. 이건 그들이 피하고 싶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므로, 그리고 어디까지나 이 조직은 사람들에게 미리 죽음을 알려주어 제대로 된 이별의식을 치르고 곧 망자가 될 사람들이, 그의 소중한 사람들과 마지막 순간을 최후까지 잘 갈무리하라는 심히 교과서적으로 건전한 목적에 봉사하고 있으므로 전화를 끊어버리거나 분노를 터뜨리는 것은 본인에게 득이 될 게 없다. 


그리고 때로는 주위에 아무도 없어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외롭고 두려울 수밖에 없는 사람들도 있는 까닭에, 누군가는 이런 앱도 개발한다. 그 앱의 이름은 LAST FRIEND로, 데커-죽음을 예고하는 데스캐스터들에게 죽음을 선고받은 사람-들이 자신의 프로필을 올려 그의 마지막 하루를 보다 충실하고 아름답게 채워 줄 친구를 찾게끔 도와주는 도구다. 

물론 인간이라는 종이 사는 세계는 현실이나 소설 속이나 다를 게 없어서 여전히 또라이 총량의 법칙이 기능하는고로 이 앱을 통해 비뚤어진 욕망을 해소하려는 인간들도 적잖이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주인공으로서 누리는 특혜가 있기 때문에 결국 청소년 1 루퍼스와 청소년 2 마테오는 앱을 통해 서로를 만나고 각자의 마지막 하루를 온전히 함께 주고받는다. 하루를 1년처럼 산다는 말도 있지만(있었을 거야) 이 소설야말로 그것이 진실임을, 하루를 그토록 길고 풍성하게 살 수 있음을 그들의 눈물나게 치열한 시간들을 통해 증명한다. 


죽어서도 원통하지 않도록, 죽음을 목전에 두고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지막 인사와 고마움을 전하는 시간을 갖도록 죽음을 미리 예고받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이도저도 다 필요없으니 죽음이 내일 당장 찾아온다는 예보 따위는 사절하고 싶으신가요. 


"너 없이 난 어떡하니?"

이 무거운 질문이 바로, 내가 곧 죽는다는 사실을 아무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았던 이유였다. 내가 답할 수 없는 질문들이 있다. 나 없이 네가 어떻게 살아갈지 나도 모른다. 날 어떻게 애도할지도 알려 줄 수 없다. 내 기일을 잊어도 자책하지 말라고, 내 생각을 하지 않은 채 며칠이나 몇 주 혹은 몇 달을 보냈다는 사실을 깨달아도 죄책감을 느끼지 말라고 설득할 수도 없다.

난 그저 네가 살길 바랄 뿐이다. 

-398~3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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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향력을 돈으로 만드는 기술 - 작은 영향력으로 큰 결과를 만들어 내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박제인 지음 / 천그루숲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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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내가 먼저 골라드는 유형의 책이라고는 말할 수가 없다. 그런데 내가 유령처럼 드나들곤 하는(여기서 잠깐 조금의 가책을 느낀다) 책 블로그에서, 이 책을 지나가듯 언급하셨고 그 분의 책에 관한 감각을 꽤 신뢰하는 나로서는 충분히 모험을 해 볼 만하다고 느꼈다. 여기서 잠깐 딴 소리인데, 일면식도 없고 그저 착실히 쌓아둔 글과 리뷰만 갖고 어떻게 '믿음직한'이라는 형용사를 거리낌없이 온라인상의 그 장소 이름 앞에 붙일 수 있는지 순간적으로 나도 의아했지만, 이제 이게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의 한 갈래가 되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다. 아무튼,


이 책은 자기 자신을 브랜딩하는데 성공하고, 그 일을 업으로 삼는 데에도 결국 성공하고, 자기가 터득한 만큼 알려줄 수 있는 것은 알려줘야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의 성장기이며 성공기이고, 실전 어드바이스집이다. 물론 거기에 약간의 비용은 지불하는 것이 인지상정 아니겠나요.


글쓴이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던 분이 계셨다. 그 분이 누구인가 하면 소설가 김영하 씨다. 

(광적인 자료 수집가의 태그활용전략이 제대로 기능해 준 사례인데, 에버노트 덕이라고 해두자...)


안타깝게도 서버에서 삭제가 된 건지 뭔지 URL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서 외부링크를 걸지는 못하겠는데, 그대로 스크랩해놨던 기사를 그대로 인용하자면 아래와 같다. 


혹시 그런 예술가 지망하시는 분들이 있으면 허술한 데를 노리셔야 돼요.(웃음) 허술한 데 들어가서 장악하는 게 중요해요. 유명한 데 들어가서 화려하게 하고 싶으시겠지만 그런 방법은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어쨌든 그렇게 보여서 원고를 보냈던 것이고요. 보통 투고 하고 초조하게 한 달 기다리고 그렇잖아요. 그때 4일도 안 돼서 전화가 왔어요. 역시 허술하구나(웃음) 했죠.

박세인 작가가 이것과 아주 유사한 지점을 짚어 강조하는 챕터가 있다. 각자의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라면, 그건 새겨들어야 하는 말이 맞는 거다. 분야에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통하는 원리들이, 정말로 있으니까. 예를 들면 피아노를 칠 때나, 그림을 그릴 때나, 칼질을 할 때나, 뭐 기타 등등의 상황에서 다 통하는 중요한 팁이 바로 힘을 빼는 일인 것처럼. 

특히 마지막 챕터의 수익구조를 만드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팁들이 아주 유용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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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건 시간은 여러 측면에서 돈과 깊은 연을 맺고 있는 것만큼은 틀림없다!



영미권의 북블로거(내지는 인스타그래머)를 꽤 많이 팔로우하고 있는데 한동안 너도나도 김지영씨에 열광하는 걸 봤었다. 나는 이 책이 우리나라를 떠나서도 인종과 지역에 관계없이 이렇게 광범위한 공감과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데 새삼 놀랐고 재차 분통이 터졌다. 그래, 그러니까 지영씨 얘기가 위아더월드를 외치게 만들었단 말이죠? HAㅏ... 갈 길이 머네요. 그럼 조남주 작가의 신작은 어떨지.



내 생애 통어 면학에 매진했던 유일한 그 시절 나는 브랜딩에 지대한 관심이 있었다. 논문도 결국은 공간브랜딩을 접목한 뭔가에 대해 썼을 정도로. 그랬던 사람치고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는 공간은 모든 것이 뒤섞여 정체성이 아예 없는 곳이 되어버렸지만, 어쨌거나 그렇다고 그 주제에 관해 마음까지 떠난 건 아니다.



예전에 채사장이 방송에서 그런 말을 했었지. 나를 불편하게 하는 책을 읽으라고. 평범하게, 나쁜 짓도 하지 않고 그렇다고 엄청나게 선행을 베풀면서 사는 것도 아니게 소시민적으로 사는 사람들을 이토록 불편하고 미안한 감정에 사로잡히게 하는 작가로 은유 작가만한 분이 있을까. 어쨌건 그 불편을 자각하고 나면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길을 고민하는 지점에 서지 않을 수 없으니까.



이런 책, 너 이런 거 몰랐지? 하는 책 정말 좋지 않나요? 세상 진짜 좋아졌어.



책 제목이 참 예쁘네요.

책덕후시군요, 반가워라... 라고 생각하다가 저자파일을 보니 내가 아는 책들을 쓰신 그분이었다. 믿을 수 있는 작가와 낯모르는 사람과도 친구할 수 있는 주제를 갖고 쓴 책. 그럼 이건 더 볼 게 없는 거다.



그러게, 제목이 정말 아이들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묘사하기에 딱이다. 어릴 적 기억을 헤집어 보면 나도 내가 모르는 사이에 무리에서 공공의 적이 되었다가, 영문도 모르게 여왕벌 동급생의 시녀가 되어있다가... 뭐 그랬더랬다. 아이들의 친밀함의 간격, 내가 감각하지 못하는 시간의 틈, 그 놈의 '사이'란. 



원래 보석같은 거 흥미가 없던 사람인데, 슬슬 반짝이는 물건들이 좋아지는 걸 보면 나이를 먹긴 먹었나봐요...



제목 진짜 청량하다. 여름인 기분이 있으면 가을 같은 기분도 있겠지, 겨울은 어떨까, 온갖 잡념이 거품처럼 퐁퐁 솟아오르다가 다 꺼진다. 여름은 누가 뭐래도 아이들의 계절이고, 아이들의 마음이고 감정이겠지. 



나란히 놓인 낱말들을 모았다가, 다시 흩었다가, 하면서 내가 떠올렸던 심상들과, 작가가 촘촘하니 모은 글들은 어디서 비슷하고 어디서 다를까를 공상한다. 어쩌면 극과 극이겠고. 제목만 보고 마음 속으로 그렸던 스케치에 색만 올리는 읽기 경험도 나쁘지 않고, 처음부터 모든 걸 다시 그리는 경험도 나쁘지 않다. 



 <오늘, 우주로 출근합니다>를 엄청나게 재미있어하며 읽은 아이가 있다. 호흡이 끊기지 않게, 은근히 슥 들이밀기에 딱 좋을 것 같다. 



아주 오래 전 얘긴데 정기열씨의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우연히 본 적이 있었다(도대체 언제적 얘기야). 그 때 본 어떤 글이 유난히 기억에 오래 남았는데, 간단히 요약하자면 자기가 잘 나갈 때는 사람들이 옆에서 득시글대도, 좀 안 된다 싶으면 다 떨어져 나가는데, 그 때 유일하게 자기 곁을 지켜 준 사람은 엄마밖에 없더라는, 엄마에게 드리는 고백 비슷했다. 그 글이 어찌나 마음에 달라붙던지. 진심으로 잘 되기를 바라는 몇 안되는 유명인사 중 한 사람. 



서커스는 소통의 예술에 가깝지 않을까. 긴장과 불안이 안개처럼 떠 다니는 공간에서 100%에 가까운 신뢰를 주고받아야 하는 커뮤니케이션. 서커스를 소재로 다룬 소설들 중에서 도대체 이게 뭘까 의문스러웠던 소설도 있었고(밝히지는 못하겠...), 의외로 여기에 서커스의 진수가 들어있구나 싶었던 어이없이 웃기는 소설도 있었는데, 이 소설은 어떨까? 



대담집은 항상 흥미롭다. 다른 의견을 갖고 모이면 각각의 논리와 실행지침을 구경하면서 이게 좋네, 아니네 하며 내 의견도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고, 같은 생각을 갖고 모였어도 사람이란 게 다 다르게 생긴지라 생각이 같아도 뿌리까지 같은 것은 아니어서 서로 모듬심기하기 위해 서로 양보하거나 다듬어서 하나를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꽤 뿌듯하기 때문이다. 내가 키운 아이들을 보는 것도 아니고 여기서 왠 뿌듯이냐... 하면, 역시 인간은 언어로써 화합을 도모할 수 있는 종이로군... 하는 종류의 자부심 같은 것이다. 



외국어를 하나도 아니고 여러 개를 원어민처럼 구사하는 사람들 보면 막 되게 부럽고 천재같고 그렇지 않나요? +_+ 뭐 대단한 비결이 있을 것 같고... 사실 외국어 능력자들이 줄 수 있는 팁은 크게 다르지 않긴 한데 (결국 공은 학습자에게 넘어온다) 근데 뭐 마음의 위안이라든가 격려라든가... 그런 걸 사는 거죠... 



미술사에 남은 마녀들의 집회일까. 아무튼 이걸 기획하고 모으신 분들, 존경.



지난주 신간목록에서 잠깐 언급했던 sauce as a source 시리즈의 네 번째 권인 듯. 이 시리즈 생각보다 더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실물을 빨리 확인하고 싶어지네. 



독서교환 편지. 기획 진짜 참신하다. 요즘 더 많이 체감하는 건데 시간이 갈수록 더 좋은 책들이 나오는데 슬프게도 읽는 사람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더 재미있는 건 책은 안 읽으면서 쓰고는 싶어한다는 거. 아니 나는 안 읽으면서 남들은 내가 쓴 걸 읽어주길 바라는 건 좀... 좀 그렇지 않아요? 



방학이 오면, 오며가며 엄마한테 말 거느라 바쁜 아이들에게 무심하게 툭 던져주고 너는 이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물어보고 싶다. 이 사전을 엮은 저자와는 또 다른 화두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지금의 아이들은. 



이제 청소년 소설들도 디지털 기기들을 빼두고 아이들의 삶을 현실감있게 쓰기 쉽지 않은가보다. 이해는 하는데 왠지 씁쓸해. 아이들 손에서 스마트폰을 빼앗고 싶은 건 나뿐인가봐... 



知彼知己百戰不殆. 



책 소개 글을 읽다가 정말로 흠칫 놀랐다. 우리나라 근현대사에서 전쟁을 빼고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사건은 다름 아닌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라고. 그리고 여전히 이 사건은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작가의 말이 차갑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정의가 승리하는 순간을 단 한 번도 마주한 적이 없다.' 



유타 바우어는 내가 믿는 작가 중 한 사람이다. 그가 가난에 대해서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엮었다면 분명 괜찮은 책일 것이다. 어떤 작가에 대해서 이런 믿음을 가질 수 있는 건 어떤 연유에서일까 되짚어보면 결국 그의 과거 작품들 때문이다. 



상속이 무례할 수가 있을까? 언뜻 쉽게 맥락이 지어지지 않는 이 두 단어가 나란히 줄 선 틈 사이에 우리가 알 수 없는 수수께끼가 기다리고 있을 듯. 



세상에 무엇을 가지고 나오기 위해선 꼭 지나가야만 하는 어둠이 있는 듯하다. 자신을 통로로 삼아 뭔가를 끄집어내고 싶어하는 사람들만이 거쳐야 하는 곳. 그 안에서 자신이 무엇을 발견했건 그것을 본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다른 도구로 표현한다는 일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

책을 쓰는 사람들은 역시 대단하다. 편집자도 대단하고, 출판사도 대단하고, 하여간 출판계 종사자는 모두 수퍼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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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오라 2021-07-01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운동에 대한 책은 안읽으시나요?

라영 2021-07-01 20:04   좋아요 0 | URL
아,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정말 그렇군요. 사람은 어떻게든 자기 본성을 조금씩 드러내는가 봅니다. ^^;

책읽어주는홍퀸 2021-07-09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다양한책들소개 완전 감사합니다~^^책소개를 이렇게 굵고짧게잘쓰시니 마냥 부러울따름입니다~^^

라영 2021-07-09 20:51   좋아요 0 | URL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
 
왜 그 사람이 말하면 사고 싶을까? - 끄덕이고, 빠져들고, 사게 만드는 9가지 ‘말’의 기술
장문정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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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다 읽고 든 생각 딱 한 줄. 


그러니까 광고에서 하는 말은 하나도 믿을 게 못 된다를 많은 증거를 들어 열심히 설명하셨군요.


(할말하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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