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분의 저작 중에 철학카페 시리즈를 좋아했다. 생각이 정신을 벼르는 도구라고 막연히 생각(...왜 생각이라는 단어만큼은 유사한 낱말을 떠올리기가 이렇게 힘든지 모르겠다)했는데 그 생각을 위해 또 필요한 공구함을 발견한 기분이다. 가끔은 내가 중딩이들의 독서 비서가 된 게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그 옛날 하루키 센세가 말씀하셨듯 주인님, 이건 꼭 읽으셔야 합니다, 이건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이렇게 분류해주고 정리해주는 그런 인공지능 비서. 아이고 머리야. 



이것도 결단코 나의 관심을 끄는 책은 아니고, 역시나 TBR list 관리 비서쯤 되는 기분으로 거둬들인 책이라고나 할까. 특히 남자아이들은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듯. 



도감 컬렉션에 추가하고 싶은 책. 저자는 원예학자이고 세밀화가 함께 실려있다고. 나무의 생태적인 측면보다, 스토리텔링적인 측면에 무게를 실은 아주 인상적인 도감으로 보인다. 



매일매일 30분씩 소리내어 책 읽어주기를 지속하고 있다. 큰 아이들 둘이 어렸을 때도 꽤 오랫동안 계속한 습관이었는데 막내가 너댓살 접어들면서 몇 년간 잠시 집에서 자취를 감추었다가, 짐 트렐리즈의 후계자라고 해야 마땅할 새라 매켄지에게 엄청 자극받아 다시 책을 읽어주기 시작한지 좀 되었다. 그러다보니 깨달은 것인데 시를 읽으라고 하면 절대 안 읽는 아이들도, 읽어주면 꽤 기껍게 들으며, 심지어 자신의 감상을 표현하기도 하더라는 거다. 시집에도 관심을 건네기 시작하니 지갑이 채워질 날이 없다.



솔직히 어떤 책일지는 잘 모르겠다. 어떤 이야기인지는 알겠는데, 어떻게 풀어낸 이야기인지는 알 수 없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씌운 적 없는 틀을 자신에게 곧잘 씌우곤 하는 아이에게 쥐어주고 싶어진다는 마음이 든다. 



이 시리즈도 전집으로 다 들여놓으면 진짜 좋겠다는 생각을 곧잘 하게 한다!



우리집 10대들은 책 취향이 있어서 어떤 분은 고전과 미스터리만 읽으시고 -_- 어떤 님은 팬터지만 읽으시고. 흠흠... 쌓여있는 책들은 그냥 가리지 말고 다 읽었으면 좋겠건만 그건 그냥 엄마의 희망사항일뿐이고 취향은 존중되어야 하는 것이죠. 어쨌거나. 가끔은 취향 관계없이 이렇게 '현대적인' 소재를 다룬 책들을 권하고 싶어진다.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들, 일어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감각을 유지하고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욕심. 



나를 끌어당기는 책들은 크게 몇 종류로 나누어진다. 그 중 하나는 아주 소소한 이야기들의 묶음이다. 내게도 있고 당신에게도 있고 길에서 마주치는 그 누군가에게도 있는 작고 하찮은 시간과 순간들. 그 찰나에 대한 아이디어와 머물렀던 감정들을 그려놓는 책들을 보면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다. 아, 반가워요, 하고.



위의 책과 같은 맥락에서 반가운 책이랄까...



나는 도감에도 약간의 집착이 있는데, 독특한 테마가 있다면 더 그렇다. 이 책은 건축물보다 '공간'을 모은 도감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제목부터 반골 기질이 철철 넘친다. 대체 무슨 이야기가 들어 있기에.



나는 이 상을 받았던 작품들을 모두 좋아했다. 메시지가 간결했고 그걸 전달하는 방식이 고리타분하지 않게 담백하면서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이 책도 분명히 그럴 거라고 믿는다.



심정적으로는 별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데, 거부하겠다고 거부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그냥 동지의 위로를 주거니 받거니하고 싶은 그런 기분으로 펼치면 되게 잘 어울릴 것 같다.



이 테마로 책꽂이 한 칸을 채울 정도의 책이 있다. 너무 적은 건지, 많은 건지는 감이 잘 안 오는데, 이 주제로 내가 꽂아놓은 책들과 결이 같은지 어떤지는 사실 예측이 잘 안 되는 책이다. 아무튼 소재는 흥미롭다. 흥미롭고, 화가 나고, 그런 복잡다단한 감정을 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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