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보면 언어도단.

그러나 세상의 많고 많은 정보들을 다 삼켜보고 소화가 되는지 안 되는지 판단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관계로 많은 부분 책 소개 정보와 목차, 표지 정도로 일단 눈길이 가는 책을 추려내는 작업은 중요하다. 강조하건대 어디까지나 내 입맛 내 책맛(뭔말이야)에 맞춰서 가려내는 게 일차 목표다. 간혹 아이들 눈높이와 취향에서 가려내기도 한다. 어쩔 수 없다. 책은 넘쳐나고 읽을 수 있는 책은 지독히도 한정적이니까.



어떤 방식이건 진화도 진보도 중요하다! PROGRESS의 방향과 폭을 실험하는 분들, 힘내주세요. 당신들이 다가오는 알 수 없는 미래를 향해 먼저 내딛은 발걸음이 다음 세대들에게 큰 힘이 될 겁니다.



책 제목만 보고 당연히 한국인 저자인 줄 알았는데 깜놀. 고마운 마음이 먼저 든다. 외롭고 힘든, 더구나 편들어주는 사람도 별로 없을(게 뻔한) 고독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을 저자에게 감사하다. 



확신은 못하겠는데, 조금 빠르면 중고등생도 읽을 수 있을 것도 같다. 쉽게 풀어쓰려고 노력한 책인 듯한 느낌이 있다. 표지와 목차만 보고 이런 말을 지껄이는 게 어째 서울 어디메 고개에 돗자리 깔아놓고 손님 끌어모으는 뭐뭐같지만, 그냥 그렇다는 겁니다. 



마지막권이란다. 드디어. 처음 한 두어 권은 나도 뭐가 이렇게 재미있어? 하고 애들이랑 머리 맞대고 봤는데, 이야기가 갈수록 산으로 가더니만... 9권인가쯤 가서는 내가 이걸 애들한테 계속 사줘도 되는거야 마는거야 고민하게 하더라. 첫작품이라는 점 감안은 했습니다만... 드디어 쫑이 난다니 유종의 미를 맺었기를. 



솔직히 시인 오은은 잘 모른다. 책을 말하고 책에 대해 이야기하기 좋으하는 사람 오은은 좀 알 것 같다. 일방적으로 듣고 판단하는 거지만, 그는 확신을 갖고 단언하는 것은 반드시 피하는 사람이다. 늘 ~ 것 같습니다, 하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간혹 아니 그러니까 그렇다는 거예요 아니라는 거예요, 눈 앞에 있다면 분명하게 말 좀 해주세요, 채근하고도 싶지만 천성이 다정할 듯하고 말로 어떤 갈등을 빚을까 상처를 줄까 조심하는 말투의 소유자 앞에서 그러기는 쉽지 않겠다. 하도 자주 들어서 활자를 읽어도 그의 목소리로 자동재생되는 효과가 더불어 따라올 것 같다. 



대충 줄거리를 훑어봤는데 전혀 내 취향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심리스트에 등재시키는 건 순전히 제목 센스 때문. 이렇게 서로 상대방을 겨누고 있을 것 같은 단어들을 조합해 이상야릇하게 시선을 잡아당기는 제목을 만들다니 당신이 이겼다...



원제를 잘 살펴보면 번역본 제목 뒤에 숨은 부제도 보인다. 그러는 너도(우리도) 이상한 놈이고. ㅋㅋㅋ 

미래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는 책들을 닥치는대로 읽다보면 그래도 뭔가 가닥이 잡히는 건 생긴다. 한마디로 그냥 각자도생해야한다는 거다. 지금까지 통하던 것들이 그야말로 느닷없이 하나도 통용되지 않는 세상이 들이닥칠 수 있으니까. 어느 정도의 강도로인가 하면... 어... <시녀이야기>에서 길리어드라는 괴물같은 국가가 갑자기 세상에 한 자리 차지하고 여자들을 억압하기 시작했던 정도의 강도와 충격일 것 같다는 예상만...



살인곰 서점이라니 이거 뭡니까... 뭘까요...

짐작이 1도 안되니까 치솟는 궁금증.



삶에서 예술을 멀리하시면 안 됩니다. 아직 공부가 짧아서 왜 삶에서 예술이 중요한지에 대해 쉽게 설명할 수는 없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고요. 



저자는 자연에서 자신을 삶에 붙들어 둔 것을 보았다고 하지만 사실 꼭 자연만은 아닐 것이다. 아주 사소한 것으로도 사람은 절체절명의 우울 속에서 자신을 건져낼 수 있다. 이 책은 생존의 수기처럼 보인다. 



이런 극적 설정 너무 흥미롭지 않습니까? 살면서는 절대 만나지 못(했으면 좋겠...)할 상황속에 인물들을 몰아넣고 그 절망적인 배경 속에서 인간의 본질이랄지 머릿속으로만 알고 있던 절대적인 개념들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계속 생각하고 또 회의하게 하는 소설. 그래서 결국은 독자조차 갈등 속으로 던져넣어 사유라는 걸 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늪 같은 이야기. 간단한 트레일러만 봤는데도 어머 이건 읽어야 해, 각이 나오는 그런 책. 


... 그래서 즉 장바구니가 한 기백만원어치는 된다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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