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책을 읽다가, 소설보다는 에세이류에서 특히 더 그런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 글쓴이의 감정이 너무 들여다보여서 멈칫하게 될 때가 있다. 너무 날카롭거나, 무겁거나, 울고 있는 문장일 때 페이지를 계속 넘기는 건 차력에 가까운 에너지가 필요한 일이어서 쉬엄쉬엄 읽지 않을 수 없다. 반대로 내가 너무 잘 알고 있는 감정을 말하거나 한없이 긍정적인 마음을 적은 글들로 묶은 책들은 묘하게 기분을 들뜨게 한다. 최근에 딱 그런 책을 두 권 만났다.

 

 

 

 

 

 

 

 

 

 

 

 

 

 

이 책보다 「활자 안에서 유영하기」를 먼저 읽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훨씬 편안했다. 왜 책이 그렇게나 좋은지, 왜 독서를 하는 게 남는 건지, 왜 책을 읽자고 권하고 싶은지를 내내 열심히 이야기하는데 가끔 유튜브에서 보던 그녀의 영상에서 느꼈던 차분함과 달리 살짝 달뜬 듯해서 재미있었다. 짐짓 냉정하게 쓰고 있으나 이건요, 세상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데요. 이게 얼마나 좋은 건지 몰라보시면 손해보시는 거예요. 진짜 한 번만 속는 셈치고 도전해 보시라니까요? 같은 흥분한 어조가 읽혀서 귀엽다. 젊은 처자가 귀여워보인다니 내가 나이가 들긴 들었네...

 

 

 

 

 

 

 

 

 

 

 

 

 

 

 

이 분의 글들은 간혹 인터넷을 통해 읽어왔고, 처음으로 구입해 보았다. 사실 위의 책이 아니었다면 위근우씨의 책을 구입할 생각까지는 못 했을 것이다. 아직 읽지 못해서 책에 대해서 할 말이 (아직은) 없는데 (혹은 너무 많아져서 아예 못 할 수도), 몇 장 넘겨보면서 그가 견뎌왔을 시간들과 필요로 했을 용기와 지지를 생각하면서 한숨이 나왔다. 모르고 있었거나, 어설프게 알고 있었어서 외면했던 것들을 붙잡아 일으켜주고 싶게 하는 책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가 쓰는 글의 톤을 생각해 보면, 분명히 그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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