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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마을 느리게 걷기
최상운 지음 / 북웨이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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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를 읽는 중이다.
로마사의 방대한 이야기인 그 시리즈를 읽다보니, 쉬엄쉬엄 읽을 수 있는 책 한권이 필요했다.
지중해 국가들의 흥망성쇠를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나도 그 시대 속으로 빠져들었다.
지금 당장 그리스 로마 시대의 배경인 그 땅으로 가고 싶어졌다.
대리만족으로 여행서라도 찾아보자 싶어 택한 책이다. 

로마가 속한 이탈리아 반도와 한니발 군이 넘었던 알프스 산맥, 이온음료가 떠오르는 그리스, 멸망한 카르타고의 땅 튀니지와 형제의 나라 터키 등 지중해 연안의 나라들을 여행한 기록이다.
사진을 전공한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답답한 가슴이 시원해진다.

미코노스의 예쁜 카페에서 시원한 지중해의 바람이 불어온다.
바에자의 적막한 골목에서 삐쩍 마른 개 한 마리가 내 곁을 스쳐간다.
그라스의 향수 공장에서 향기에 집착하는 섬뜩한 소년을 만난다.

느리게 걷기란 제목처럼 느리게, 느리게 읽어 나갔다.
사진이 페이지의 반인, 후딱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일부러 며칠에 걸쳐 읽었다.
마치 내가 직접 여행하듯 한나라, 한나라 뜸을 들여가며 읽었다.
황사로 뿌연 이 봄날, 지중해의 파란 하늘과 시원한 바람이 더 간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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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처럼 사랑을 요리하다 - 식탁 위에 차려진 맛있는 영화 이야기
송정림 지음, 전지영 그림 / 예담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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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유독 먹는 장면이 나오면 더 집중해서 보게 된다. 나만 그랬던 게 아니라 이 책의 저자 역시 영화 속 음식이 인상 깊게 다가오나 보다.

총 29편의 영화가 소개되고 있다. 그리고 그 영화 속 29가지의 요리 레시피도 같이 소개 되어 있다.
내가 아직 보지 못한 영화가  반 정도는 있었다. 저자는 서두에 스포일러 성 글이 있으니 아직 보지 못한 영화가 있다면 영화를 보고 나서 그 부분을 읽으라고 일러두고 있다. 나는 성격 급한 독자 이므로 그런 경고를 무시하고 보지 않은 영화도 무조건 읽어 나갔다. 그런데 줄거리를 다 읽었음에도 그 영화가 보고 싶어 졌다. 오히려 더 궁금해졌다. 이미 내가 봤던 영화들도 다시 또 보고 싶어졌다.

같은 영화를 보았지만 내가 느꼈던 감정과 저자가 느꼈던 감정의 색깔이 조금씩 다른 것 같아서 재미있었다. <카모메 식당>에서 저자는 세 여자가 다 같이 모여 만든 오니기리를 가장 인상 깊은 음식으로 꼽았다. 반면에 나는 그 영화를 보고 나서 사치에가 만든 시나몬롤이 가장 기억에 남았었다.

각 영화의 줄거리와 짤막한 영화평을 덧붙이고 그 영화 속 음식 레시피 한 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줄거리를 간략하게 이야기 하고 있지만 마치 영화 속 장면을 보는 것처럼 잘 묘사하고 있다. 보지 않은 영화 임에도 지루하지 않게, 쉽게 이해하며 읽을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주인공들의 감정이나 배경 묘사를 길지 않은 글인데도 잘 나타내 주고 있다. 

일러스트 역시 이 책과 잘 어울린다. 한편 한편 소개된 영화마다 한 장면씩 일러스트로 표현하고 있다. 영화 속 인상 깊은 장면을 그림으로 표현해서 영화 포스터나 실제 영화 장면을 싣는 것 보다 훨씬 부드러운 느낌과 감정을 잘 살려주는 것 같다. 

제일 처음 소개된 <인생은 아름다워>를 읽고 나서 페이지가 너무 빨리 넘어가는 게 아쉬워서 하루에 한편씩만 아껴서 읽어야지 생각 했었다. 그런데 어느새 며칠 지나지 않아 두꺼운 이 책을 후다닥 읽어버렸다. 오랜만에 재미있게 읽은 책 이였다. 우울한 연말을 따뜻한 마음으로 보내게 해준 책 이였다. 앞으로 영화 한편을 다 보기엔 시간이나 체력이 부족할 때 가끔 이 책을 꺼내 보면서 대신 위안 삼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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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시명의 주당천리
허시명 지음 / 예담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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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진정한 주당이라면 술이 떡이 되지 말고 술이 덕이 되게 할 일이다'. 주당천리에 나온 술에 관한 명언이다. 보통 주량이 쎈 사람을 주당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술을 잘 마신다고 무조건 주당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평소 술과 친하지 않지만, 이 책을 읽고는 주당이 되고 싶어졌다. 술 한잔을 마셔도 진정한 주당처럼 덕 있게 마시고 싶다.

주당천리의 첫 이야기는 아주 먼, 고려 건국 때의 비화로 시작된다. 주모였던 '안중' 이라는 여인네가 고삼주를 빚어 견훤의 부하를 취하게 했다. 그 때문에 왕건은 쉽게 견훤을 물리칠 수 있었다. 현재 안중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방에는 위패 대신 백마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예로부터 말은 지하세계와 천상의 힘을 연결 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여겨졌다고 한다. 술은 제사에 꼭 필요한 음식인데, 천상의 영혼과 지상의 인간을 연결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천마와 술은 모두 지상과 천상을 연결 시켜 준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 저자의 추리이다. 술로 역사가 바뀌었다고 할 수도 있다. 첫 이야기부터 술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신라의 안압지, 수학여행 때 경주 일정에서 꼭 빠지지 않고 들어가 있는 곳이다. 안압지에서 14면체의 주사위가 출토 되었었다. 주령구라고 불리는 이것은 술자리에서 가지고 노는 노리개이다. 주사위를 굴린 사람은 주사위 면에 나오는 내용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소리 없이 춤추기, 한꺼번에 마시고 크게 웃기, 혼자 노래 부르고 혼자마시기 등...... 재미있는 벌칙들이 많았다. 그 당시 신라인들의 술자리나 지금의 술자리 모습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술의 매력은 시대를 넘어서도 여전하다.

27년 동안 주류회사에 몸담았던 이종기씨가 만든 "술 박물관"도 소개되어 있다. 그곳에서 음주교육의 필요성을 얘기하고 있다. 술에는 역사가 있고, 과학이 있고, 문화가 있다. 술을 배우려면 술버릇부터, 술 문화부터 배워야 한다는 것에 적극 동의 한다. 술 먹고 최소한 개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물맛이 좋다고 정평이 나 있는 제주도의 특이한 술, '오합주'. 제주는 지역 특성상 좁쌀로 오메기떡을 만들어 술을 만든다. 제주도의 특이한 술 중 가장 놀라웠던 술은 '오합주'이다. 오합은 오메기 청주, 달걀, 참기름, 생강, 꿀을 말한다. 제주는 육지에 비해 약초나 산짐승, 육고기가 흔치 않았기에 보신용으로 이 술을 개발해 마셨다고 한다. 참기름과 달걀이 들어간 술이라니 그 맛이 상상 조차 되지 않는다. 저자는 이 술이 아주 맛있었다고 하니, 나도 한번 마셔보고 싶다.

주당 여행에서 가장 내 관심을 끌었던 술은 막걸리였다. 전통주 중에서는 가장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술이 막걸리이다. 우리집은 제사 때 막걸리를 올린다. 증조 할아버지께서 유난히 막걸리를 좋아하셨기에 정종대신 막걸리를 제사용 술로 사용한다. 그래서인지 더 친숙한 술이다. 시중에서 살 수 있는 막걸리는 두 가지로 구분된다. 규모가 큰 막걸리 공장에서 만들어 지는 살균 막걸리는 전국적으로 팔리고 유통기한이 1년쯤 된다. 멸균이 아니라 균의 활동을 정지시킨 것이다. 생 막걸리는 살균하지 않아 효모균이 살아 있어 맛이 풍부하다. 그러나 쉽게 변하고 유통기한이 우유처럼 짧다. 요즘은 막걸리에 과일 원액을 20%까지 넣을 수 있게 되어 더 다양한 종류의 막걸리가 생겨났다. 시판중인 막걸리 중 '부자'라는 브랜드의 막걸리는 병에 담아 고급스런 포장을 하여 판매하고 있다. 서민들이 즐겨 마시던 막걸리에 고급스러움을 더해 일본으로 수출까지 하고 있다. 막걸리에 대한 편견을 걷어낸 좋은 사례인 것 같다.

누룩을 만드는 곳을 '곡자'라고 부른다. 누룩 제조장에서 본 우리 막걸리에 현실에 씁쓸해졌다. 금촌 주조장에서는 술밥을 밀가루로 찌고 있다. 미국에서 온 밀가루, 그것으로 일본식 고오지를 만들고, 그 고오지에 다시 밀가루를 쪄 넣어 술을 만든다. 우리의 전통 막걸리는 밀은 누룩 만들 때만 썼고, 쌀로 막걸리를 만들었다. 1965년 무렵 나라에서 쌀 막걸리를 금지시키기 전까지는 대부분 쌀 막걸리를 제조했다. 송학곡자에서는 밀누룩을 만들고 있다. 밀누룩은 우리 술의 소중한 씨앗이다. 40개 가량 되는 전통주 업체가 밀누룩을 사용하고 있지만, 전통주가 활성화 되지 않아서 밀누룩 소비량이 많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막걸리 양조장은 일본식 고오지에 우리 누룩을 아주 조금 섞어 쓰므로 소비량이 적다고 한다.

요 몇 년간 와인 열풍이 불면서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리고 일본 술 '사케'의 인기도 높아졌다. 그러나 우리 전통주는 점점 그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전통주뿐만 하니라, 우리의 전통 문화가 많이 잊혀져 가고 있는 추세이니 이런 말은 하나 마나 인 것 같지만...... 언젠간 이 책에 나온 전통주를 하나하나 다 맛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젠 맥주나 소주만 찾지 않고, 이것저것 다양한 술을 마셔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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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미술기행 - 인간과 예술의 원형을 찾아서
편완식 지음 / 예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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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은 책 겉표지였다. 아프리카 미술의 강렬한 색채를 표현하려는 듯 한 빨간 표지. 빨간색이 강렬한 색이긴 하지만 이 단순한 빨간 배경은 아프리카 미술과 별로 어우러지지 않는다. 거기다 작가 세르지의 팝아트 적으로 풀어놓은 아프리카인을 표지 아랫부분에 콱콱 박아놨는데, 글쎄...... 책 속에 아름다운 작품들이 많고 많은데......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책 겉표지를 살짝 벗기면 겉표지 보다 훨씬 멋진 속표지를 볼 수 있다.

요즘 여행기에 조금씩 질려가던 터라, 기행이라는 제목이 그다지 반갑지 않았다. 그러나 저자가  문화 전문 기자여서 그런지 그다지 지루한 글은 아니었다. 여행의 촉박한 일정 속에서도 아프리카의 정서를 좀 더 보여주기 위한 노력이 엿보였다. 

미술사에서 아프리카는 그다지 주목받는 지역이 아닌 것 같다. 미술사에 관해선 잘 모르지만 대부분 유명한 작품이나 화가들은 서양, 유럽이나 미국에 집중되어 있다. 최근 중국 미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긴 하지만 동양 미술이나 아프리카 미술은 대부분 주류에서 벗어나 있는 느낌이다. 나 역시 아프리카 미술에 관해서 문외한이고 관심도 없었다.  책 속의 사진을 보고는 아프리카 미술의 강렬함에 매료 되었다. 화려한 색채와 그들의 정서가 듬뿍 묻어나는 작품이 너무나 매력적이다. 원색이 잘 어울리는 사람들이라는 말에 공감이 갔다.

생소한 아프리카 미술 작품이나 공예품을 구경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었다. 거기다 아프리카 남서부의 나마비아. 그 아름다운 사막의 사진이 기억에 남는다. 여행지로 아프리카는 별로 관심 가는 지역이 아니었지만, 그 사막은 꼭 한번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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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메 칸타빌레 1
토모코 니노미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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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타빌레' 라는 뜻은 노래하는 듯한... 이다. 노다메의 노래하는 듯한 피아노 연주에 빠져보자.

만화책보다 드라마로 먼저 접했던 노다메 칸타빌레. 너무 재미있게 봐서 원작인 만화책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첫 느낌은 '우와, 너무 똑같아!'였다. 보통 원작이 있는 작품은 드라마 화 되면서 약간의 각색이 있다. 그런데 원작과 똑같이 드라마를 제작했다. 드라마에서 봤던 대사와 장면들은 그대로 만화에서 따왔던 거였다. 처음 시작은 그렇지만 만화는 아직 완결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드라마 결말과는 다를 것이다.

쓰레기 더미 속에서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를 하는 노다메. 매번 주위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지만 그녀의 귀여운 모습에 도무지 미워할 수 없다. 개성만점, 매력만점의 노다메.
치아키는 음대에서 천재로 불리지만 비행기 공포증과 바다공포증 이라는 어이없는 증세 때문에 세계무대로 뻗어나가지 못한다. 세계적인 거장 지휘자 비에라 선생님께 가르침을 받는 것이 꿈이다.
노다메와 치아키가 이웃 사촌이 되면서부터 평화로웠던 치아키의 일상은 무너지고, 점점 노다메의 페이스에 말려들게 된다.

드라마처럼 직접 연주를 들을 순 없지만, 글과 그림으로 곡을 느끼는 또다른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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