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자리 정리를 하고 10시쯤 마지막으로 사무실을 나서는데 기분이 묘하더군요. 습관처럼 해왔던 일들을 더 이상은 하지 않겠구나 생각을 하니까요. 사무실을 나서며 불을 끄는 일도, 문을 잠그고 세콤을 작동시키는 일도, 종근당 건물 앞에서 172번 버스를 기다리는 일도 이젠 없겠죠. 아침에 수위 아저씨와 기분 좋은 인사를 나누는 일이나 자판기 관리 아주머니에게 커피 매진 문자를 보내는 일도 없을 겁니다.

단 몇 시간만에 굉장히 많은 것들이 달라졌네요. 제가 이 변화들을 감수하고 또 살아가기 위해 힘을 모으는 지금, 지켜봐 주시고 격려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또 오늘 저에게 좋은 선물도 주시고 카드도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어제 함께 술 마셔주시고 술 주정 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지구본에 불을 반짝 켜고 사진을 올리려고 했는데 결국 실패했어요. 코드 꽂는 데를 겨우 찾았는데, 전구를 어떻게 끼울지 모르겠더군요. 담에 제대로 해서 사진 올릴께요. ^^;


 

 

 

 

 

 

 


 

 

 

 

 

 

 

예쁜 방석에 카드를 살포시. 근데 이렇게 예쁜 방석에 어떻게 엉덩이를 깔고 앉죠?


 

 

 

 

 

 

 

 

 


 

 

 

 

 

 

 

 

 

지구본. 불켜기는 실패했지만, 마치 불이 켜진 것처럼 조작해 보았습니다. 너무 허접한가요? ^^;


 

 

 

 

 

 

 

 

 

 

 

 

 

본부장님이 주신 화분. 파리 갔다온 사이에 말라 죽을까봐 옆집 총각에게 맡기기로 했습니다. ^^

..언젠가 군인들이 목에 거는 것(그걸 뭐라고 하죠?) 뒤에 '내 젊음 여기에'라고 써 있는 문구를 보고 감정이 일었던 기억이 납니다. 저에게도 젊음이란 게 있다면 어느 정도는 그곳에 붓지 않았을까 싶어요. 앞으론 어디서도 경험하지 못할 소중한 직장생활이었습니다.

자주 놀러갈께요. 서재에서도 뵙구요. 그럼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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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巖 2004-11-20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장 고만두시고 유학 가십니까? 알라딘에 서니님이 계셔서 마음 든든했는데요.

잘 다녀 오십시요. 건강하시구요.

파란여우 2004-11-20 0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써니님! 서재에 들어 왔다가 이별의 인사를 만나는군요. 갑자기 마음 한 구석이 싸해집니다.건강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하시고자 하는 일 잘 하실거라 믿어요. 여러모로 어려운 일들 있을으실지도 모르는데, 마음이 그런 날에는 알라딘에 들어 오셔서 저희들하고 수다 떨어요...잘 다녀 오시고, 항상 건강하세요...약속~~^^

2004-11-20 07: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우맘 2004-11-20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어.....TT

언제 떠나세요? 오프 모임이라도 한 번 나오시지는......에잉.....눈물 나잖아요.TT

비로그인 2004-11-20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슬프당~~~써니님~~~~~!! 그냥 한번 애타게 불러보았습니다. 내가 알라딘 직원 같은 기분이 드는 걸까?? 언제 봤다고....알라딘에는 자주 오실거 믿어 의심치 않겠습니다. ^^

sunnyside 2004-11-20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서재 주인님들.. 너무 감사합니다.

어디 오래 떠나는 건 아니구요, 알라딘은 어제 날짜로 그만두었고.. 파리는 그냥 여행차 며칠 다녀오는 것이랍니다. 당근 알라딘 마을엔 자주 들어와야죠.

제가 알라딘 직원 아니어도 지금처럼 친하게 지내주실 거죠? 새로운 생활 시작되면 또 신고할께요. 감사합니다..

sooninara 2004-11-20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여?? 서니님..이럴수가..베신이예욧...

미리 이야기 하셨음..마을에서도 환송회 해줬을것을...

파리 언제 간데요?

sunnyside 2004-11-20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어젯밤 너무 감정잡고 썼나봐요. ^^;

하지만 알라딘은 저에게 충분히 그런 의미였거든요. 지난 4년 반 동안.. 자주 놀러갈거고 다 만나면서 지낼건데.. 어제는 정말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sunnyside 2004-11-20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에고... 파리는 낼모레 가서 30일에 옵니다. 담달에는 싫으나 좋으나 같은 하늘 아래서 또 지지고 볶으며 살아야죠. ^^ 담번 오프모임엔 꼭 갈께요. 연말에 송년회 함 하나요?

조선인 2004-11-20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리에서도 간간히 소식 전해주세요.

곧 이야기 들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거창하게 인사 안 하겠습니다.

새로운 길에 축복을!

2004-11-20 2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