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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컬 라이프 - 알아두면 쓸모 있는 생활 속 화학 이야기
강상욱.이준영 지음 / 미래의창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간략 소개를 보는 순간부터, 이 책이 보고 싶어졌다. 드디어 내게 온 <케미컬 라이프>는 "알아두면 쓸모있는 생활 속 화학이야기 : 알쓸생화"라는 소제목이 달려있는데, 읽어보니 "알아두면 쓸모있는"이 아니라 "꼭 !! 알아야 하는" 이야기들이었다.
요즘 옷들의 성분표를 보면, 대부분 '폴리에스터'가 들어간다. 면30% + 폴리에스터 70% 혹은 폴리에스터 100% 등으로 표기된 제품 택. '폴리에스터'가 '플라스틱'이라는 것은 사실 최근에야 알게 되었다. 그냥 단순히 석유->폴리에스터 , 석유->플라스틱 이라고 생각했는데, 서로 연관이 된 모양이다.
ㅡ 폴리에스터로 만든 옷 한벌을 세탁기에 넣고 세탁하면, 수십만 개의 '미세섬유'라는 작은 섬유 가닥이 방출된다. 미세섬유란 ... 일종의 미세 플라스틱이다. .... 미세섬유가 하수구로 빠져나가고, 이 중에서 많은 양이 바다를 떠돌게 된다. ( 181쪽)
이 미세섬유(미세 플라스틱 조각)들이 바닷속을 떠돌고, 그것을 플랑크톤이 먹고, 물고기가 플랑크톤을 먹고, 사람이 물고기를 먹는다.
ㅡ 2016년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식탁에 오르는 어류의 1/3에서 플라스틱 조각들이 발견되고 있으며, 수산물을 자주 먹는 사람은 1년에 1만 천여개의 미세 플라스틱 조각을 섭취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 ( 182 쪽 )
쉽게 분해가 안되는 플라스틱이니만큼, 이렇게 바다를 떠돌다가 결국 인간의 몸속으로 들어온 모양이다. 분해가 잘되고, 자연친화적인 제품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된다.
흔히 알고 있는 '양은 냄비'가 '진짜 양은' 냄비가 아니라 실제로는 '알루미늄 냄비'라는 사실은 이 책 <케미컬 라이프> 를 통해 알게 된다. 나는 이제까지 '양은'이 알루미늄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만 막연히 추측하고 있었다. 그런데 "양은"이라고하는 물질이 있다고 한다.
ㅡ 양은 : '구리 + 니켈 + 아연'의 합금이다 / 양은은 '은백색'을 띤다. ( 114 ~ 115쪽 )
즉, '양은'은 알루미늄과 전혀 다른 물질이라는 것이다. 양은과 알루미늄이 둘다 은백색이기에, 값이 더 싼 알루미늄을 사용한다고 한다. 즉, 진실은 '양은 냄비'가 아니라 '알루미늄 냄비'라는 것이다.
책에서는 알루미늄의 해로움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알려주고 있으며, 밀가루와 면류 등에도 알루미늄이 들어있다고 한다. ( 깜짝 놀랐다. ) 어서 빨리 국내에도 허용 기준치가 마련되면 좋겠다.
ㅡ 국내에서는 식품 유형별로 알루미늄 허용 기준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등 선진국에 비해 관리가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 118쪽 )
가끔 배달음식을 시켜먹으면 함께 오는 나무 젓가락. 나는 집으로 오는 배달음식의 경우, 집에 있는 젖가락을 사용하고, 나무젖가락을 사용하지 않는다. 다른 대안이 없을 경우에만 나무젖가락을 사용하는데, 나무젖가락의 표백제, 곰팡이 방지제 등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나니 앞으로 나 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들에게도 알려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수증이 나쁘다, 영수증에 해로운 물질이 있다'라는 막연한 말은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그 '해로운 물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채였기에, '그런가??'하고 고개만 갸웃거리고 말았다. 이 책 <케미컬 라이프>를 통해 영수증에 있는 위험 물질이 '비스페놀 A (BPA)'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ㅡ 섭취하는 BPA의 경우는 99%가 간장을 통해 신속하게 제거될 수 있지만, 피부를 통해 침투한 BPA는 간장에서 바로 걸러지지 않고, 오랜 시간 혈액 속에 남아있다고 밝혀 .... ( 150쪽)
입으로 흡수(섭취)되는 BPA는 간에서 99% 배출되지만, 피부로 침투된 BPA는 오랫동안 혈액속에 남아있다는 것이다.
어떤 기업들은 BPA가 포함되지 않은 영수증을 사용한다고도 하는데, 해당 기업에서 "우리 기업의 영수증에는 BPA가 없습니다" 라고 홍보를 해주면 정말정말 좋겠다. ( 그렇다면, 그런 홍보가 없는 기업의 영수증은 BPA가 포함되어 있다는 말이니까. )
나는 새옷을 구매하면, 제일 먼저 세탁을 한다. 새책을 받으면, 베란다에서 며칠을 환기한다. 무슨 정보가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내 코에 이상한 냄새가 나고, 눈이 따갑거나 두통이 있는 등의 이상현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새옷'에 있는 '포름알데히드'에 대해 말한다. 대형 의류 매장에서 맡게 되는 이상하고 쎄한 냄새. 눈이 따갑고, 갑갑한 증상을 내는 그 이상한 냄새가 바로 '포름알데히드'였나보다.
ㅡ 포름알데히드는 아주 극소량이라도 노출되면 눈과 코, 목에 자극을 주는 기체여서, 두통, 기침, 가슴 조임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매우 위험한 물질이다. ( 154쪽)
앞으로도 새 제품은 바로 실내에 두지 않고, 베란다 등 환기가 잘 되는 곳에서 한참동안 환기를 시켜야겠다. ( 물론 옷 등 세탁이 가능한 옷은 잘 세탁하고. )
기저귀 다이옥신 파동에 등장한 '다이옥신'이라는 단어의 위험성이 베트남전의 '고엽제'와 연관이 있다니, 깜짝 놀랐다. 다이옥신 중에 위험한 것은 PCDDs 이고, PCDDs 중에서 특히 위험한 것은 TCDD라고 한다. 그런데 베트남 '고엽제'와 연관있는 것이 바로 이 TCDD라고 한다. 어렵고 낯선 용어가 많아서 조금 헷갈리지만, '다이옥신, 베트남 고엽제'라는 공식만으로도 소름이 끼친다. 베트남 참전 용사들의 후유증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완전 연소, 불완전 연소에 대한 이야기가 몇 번 등장하는데, 불완전 연소의 위험성은 바로 '일산화탄소'의 배출일 것이다. 완전연소가 되면 '이산화탄소, 물'이 배출되므로 크게 위험성이 없는데, 불완전 연소시에는 몸에 해로운 '일산화탄소'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 일산화탄소 중독 등)
심지어 불완전 연소로 인해 '다이옥신'까지 만들어진다고 하니, 앞으로 불을 피울 일이 있을 때 '완전 연소'를 목표로 해야겠다.
가장 인상깊었는 부분은 바로 모기살충제에 관한 부분이다. 여러 종류의 모기 살충제의 성분을 알려주고, 해당 성분의 위해성, 미국/EU 등의 금지 여부 등을 알려주어서 무척 유용했다. 뿌리는 스프레이의 경우 '환기를 꼭!!!! 시킬 것'이라는 중요한 정보도 알게 되었다. ( 왜, 기업체에서는 이런 중요한 정보를 해당 제품에 표기하지 않는지, 정말정말 화가 날 따름이다. )
바르는 모기 기피제 성분 중에서 DEET(디에칠톨루아미드)의 경우는 '만 6세 이하 사용금지'라고 한다.
ㅡ 모기 살충제 ( 자동분사형 / 스프레이형 ) : 프탈트린 (미국, EU 에서는 사용금지 )
ㅡ 전자 모기향 : 피레스로이드
ㅡ 코일식 :
ㅡ 바르는 모기 기피제 ( 로션.크림 타입 ) : DEET
'모기를 죽이는 제품'이라면 '사람에게도 해로울 것'이라는 생각은 예전부터 하고 있었는데, 이 책 <케미컬 라이프>가 해당 제품의 성분, 특징 등을 구체적으로 자세히 알려주고 있어서 좋았다.
ㅡ 걸프전 당시 모기 기피제로 DEET를 장기간 사용한 병사들에게서 정신착란 증상이 나타났다는 보고가 있다. ( 168쪽 )
1945년~1971년 '유산방지약 DES'를 먹은 여성들이 낳은 아이들이, 20대가 되었을 때 '자궁암, 불임, 성조숙증' 등의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고 한다. 1970년이면, 그렇게 오래된 과거도 아니다.
(추측건대 그 당시에는 안전하다는 말을 믿고) 유산방지약을 먹었는데, 20여년이 지난 후에 자신의 자녀에게서 문제가 발생하다니, 얼마나 가슴을 두드리며 후회하고 있을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사실상, 나는 '신약'이라는 말에 대해서 조금(사실은 좀 많이) 부정적이다. 정확한 데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유산방지약DES처럼 45년부터 71년까지 무려 20여년 넘게 처방된 약이 한참 후에 '부작용' 발생하는 경우도 왕왕 있기 때문이다.
모든 화학제품은, 특히 먹는 종류(약 등)는 더더욱 안정성에 가장 큰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케미컬 라이프>는 정말 정말 유용한 책이었으며, 생각외로 쉽게 읽히는 책이었다.
케미컬 라이프 / 강상욱 / 이준영 / 미래의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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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함께한 서평은 블로그 참고 : http://xena03.blog.me/22116321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