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잘 풀리는 철학적 사고술 - 니체가 알려주는 후회 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법 아우름 28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박재현 옮김 / 샘터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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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인생이 잘 풀리는 철학적 사고술> 의 소제목은 "니체가 알려주는 후회 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법"이다. 그래서인지 '니체'가 말한 초인에 관한 내용이 제법 많이 나온다.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인 부분도 있었지만, 납득하지 못하며 갸우뚱 거린 부분도 상당히 많았던 책이다.

책의 제목에 '철학적 사고술'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만큼, 철학적 사유를 많이 한다.

책의 맨 처음에 저자는 말한다. '실체가 없는 말, 관념어'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그러한 관념어에 집중(?)하는 삶이 얼마나 허무한가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관념어로는 성공, 실패, 사랑, 정의, 진리, 선, 개혁 등이며, 심지어 친구ㅡ라는 단어조차도 관념어로 바라보기까지 한다. ( 소크라테스의 예를 들면서 이야기하고 있다.  / <뤼시스 / 플라톤  / 두 소년과 우정에 관한 짧은 대화편이라고 함 > )

어느 정도까지는 '그렇군' 할텐데, 너무 폭넓은 부분까지 관념어,라는 개념으로 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인상깊은 부분은 종교, 신앙과 '문법이 맞는 문장 ㅡ 논리성 ㅡ 일관성'에 관한 부분이었다. 이제껏 나는 막연히 '논리적이고 일관성이 있으면 진실이겠거니, 진리겠거니' 생각하고 있었든데, 그것이 잘못된 방식임을 이 책을 통해서 깨닫게 되었다.

중국의 난징 대학살만 하더라도, 그 정확한 진실, 진리는 밝혀지지 않았고, 일본이 우리에게 저지른 위안부에 대한 것도 진실, 진리는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일본은 '문법에 맞는 문장 ㅡ 논리성 ㅡ 일관성'이라는 것을 이용해서 '위안부 사건'을 없었던 일로 몰고 가려하는 작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기독교와 기독교 신학을 서로 분리하고, 달리 보는 점도 인상깊었다. 나 역시 종교와 종교인은 다르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옛 성인(예수 등)의 말을 후대가 전달하고 전달하는 과정에서 (후대의) 주석과 해설이 붙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니체가 말하는 '초인'에 대해 말하고 있다. 초인이 살아가는 방식을 권하고 있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논리성에 대한 의문과 부정을 하고, 초인이 살아가는 방식을 권하고 있다.

ㅡ 확실한 답이 있다. 문제 앞에서 계속 우물쭈물하지 않는 것이다. 즉, 결단하는 것이다.
....이것은 초인이 살아가는 방식이기도 하다. 두려움에 물러서지 마라. 다른 사람들의 시선 따위도 신경쓰지 마라.
...
그리고 무슨 일이 일어나든 반성 같은 것은 하지 않는다. 물론 후회도 하지 않는다. .....
거기에는 약간의 용기가 필요하다.
 ( 123쪽 )


읽으면서, 역시나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보통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도움에 관한 이야기 등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하게 되는 것도 종종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낯설고 새로운 주장을 하고 있어서 어색하게 다가왔다.  어쩌면 나에게는 초인이 되기 위한 '그 약간의 용기'가 없어서일지 모르겠다.

 

 

 

 사진 참고 블로그 http://blog.naver.com/xena03/22121830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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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유물에 있다 - 고고학자, 시공을 넘어 인연을 발굴하는 사람들 아우름 27
강인욱 지음 / 샘터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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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유물에 있다>는 무척 흥미진진한 책이었다.
저자는 초등학교 3학년 시기에 고고학에 관심을 가졌다고 하고, 그 관심을 계속 유지하여 현재는 고고학자가 되었다고 하니, 무척이나 감명깊다.

이야기도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었는데, 저자가 참여한 여러 발굴 현장 이야기, 여러 종교 이야기, 옛 이야기 등이 등장하면서 즐거움을 더해 준다. 왕의 사위라고 알고 있는 '부마'의 유래라든지, 알타이 얼음공주의 복원도 사진 등을 보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

알타이 얼음공주의 복원도 사진을 바라보며, 그녀의 독특한 헤어스타일이 눈길을 끌었다. 그 당시에 어떻게 그렇게 머리를 위쪽으로 올릴 수 있었을까?  지금처럼 헤어 스프레이 같은 것이 있지도 않았을텐데.  아마, 추측컨데 그녀의 헤어스타일은 '죽은 이를 위한 헤어스타일'일지도 모르겠다. 머리카락을 위쪽으로 높이 올리는 것이 지위의 상징과 관련이 있을까?
알타이 얼음공주의 복원 사진을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본다.


옛 이야기 같은 경우는 짧게 짧게 진행되기에 아이에게 들려주어도 무척이나 즐거울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와신상담'등 사자성어에 관련한 이야기를 하며, 과거-현재-미래를 잇는 고고학 발굴에 대해 말한다.

고고학이 어떤 것인지 궁금한 사람들이 무척 즐겁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초등 고학년이라면 충분히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ㅡ 고고학은 파괴한다. 유적의 발굴은 파괴를 전제로 한다. ( 140 쪽 )
ㅡ 고고학은 사랑이다. 무덤은 죽은 사람을 위한 장소다.
... 죽은 사람에게 보내는 살아 있는 사람의 마지막 사랑의 표현이다. ( 145 쪽 )

위의 두 줄은 서로 반대되는 느낌을 준다. 이 반대되는 개념이 함께 하는 곳,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함께하는 곳, 그곳이 바로 고고학 발굴의 현장일 것이다.

 

 

 

 사진 참고 블로그 http://xena03.blog.me/221218302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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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소년
오타 아이 지음, 김난주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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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비극이다.  정말로 처참할 정도의 비극이다.

경찰(형사)이 시나리오를 짜놓고 범인을 추정한다.  그 시나리오를 벗어난 용의자는 무시하고, 시나리오 안에 있는 이를 위압적으로 수사한다.  거짓말,  증거 조작, 목격자 숨기기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다. 

형사재판의 대원칙이 존재하지 않는 나라에서 법률에 관여해 봐야 무의미하다 어떻다 하면서 말이죠. 형사재판의 대원칙이란 '열 명의 진범을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한 명의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지 말라'든지 '의심은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하라든지' ....
( 260 쪽 ) ㅡ '데쓰오의 원죄 사건 (사카테신덴 원죄 사건)에서 전혀, 절대 지켜지지 않았던 원칙  



'원죄'라고 하면,  (바)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죄, 종교에서 말하는 아담과 이브의 원죄, 라는 식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말하는 일본식 표현 "원죄"는 전혀 다른 의미이다. 
진범 (자)는 따로 있는데,  (강압적이고 위압적이 상황에서  말하게 되는)  거짓 자백으로 유죄판결을 받게 된 (아),  추후 진범(자) 잡힌 후에야  (아)가 무죄임이 밝혀지는 경우가 있다.  본에서는 이런 경우, 무죄인 (아)의 경우를 '원죄'라고 하나 보다.

'원죄'라는 단어는 왠지 원래 죄가 있는듯한 느낌을 주지만,  (아)는 절대로 죄가 없는, 100% 무죄인 상황인 것이다.


'원죄'
이 말은 이처럼 죄를 짓지 않은 무고한 사람이 경찰과 검찰, 그리고 재판부의 유기적인 범죄 조작으로 죄를 뒤집어쓴 경우를 뜻하며, 이 소설 <잊혀진 소년> 전체를 관통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 581쪽 , 옮긴이의 말 )


'마즈사와 가나에'는 흥신소를 찾는다. 그리고 23년 전, 13살 때 사라진  자신의 큰 아들 '마즈사와 나오'를 찾아달라는 요청을 한다. 그리고 어디론가 사라지는 '가나에'. 

그 요청을 받은 '야리미즈 나나오 (현재 36세) '는  23년 전에 사라진 소년 '나오'를 찾기 시작한다.

'야리미즈 나나오'의 친구(?)인 '소마 료스케'는 교통과의 형사이다.

23년 전 사라진 소년 '나오'의 사건.  그리고 현재 벌어진 소녀 '도키와 리사' 유괴사건.

현재와 과거의 사건이 교차하며,  관련된 여러 인물들이 23년 전의 일을 파악하기 위해 나선다.  흥신소의 일원인 '야리미즈'와 '시토케 슈지',  교통과 형사 '소마'는 이 두 사건의 공통점  ㅡ 남겨진 이상한 표식 ㅡ 을 발견하게 된다.         // = |      이라는 표식을.

'소마'는 '도키와 리사' 유괴사건 수사본부에  ㅡ그 이상한 표식ㅡ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수사본부는 무시할 뿐이다.

이야기의 핵심적인 내용은 바로,  (일본의)  경찰 / 검찰 / 재판관이 어떤 방식으로 '(증거도 없이) 범인으로 추정된 인물을  진짜(?) 범인으로 만드는가  / 어떤 식으로 원죄 피해자가 발생하는가 / 원죄 피해자들의 고통과 피해 정도 / '이다. 
 
 
이 이상한 삼인조(경찰/검찰/재판관)는 하나의 구조다.  이들은 '확실한 증거도 없는 채로'  추정만으로 (록)을 범인으로 상정한다.    그리고 (록)을 23일 간이나 구류할 수 있다. (구류ㅡ라는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다.  우리나라의 긴급체포는 48시간으로 알고 있는데, 일본은 최장 23일까지 잡아둘 수 있나 보다. )



그 23일 동안 (록)은 '제때 먹지도 못하고, 자지도 못하고, 용변도 자유롭게 볼 수 없고, 밤낮 구분도 안되는' 밀실에서  이상하고 강압적인 취조를 당한다.
고립되어 일종의 세뇌를 당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정신적으로 마비된 (록)은 자신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인정(?) 하게 되고,  거짓 자백을 하게 된다.  그 거짓 자백으로 인해 실형을 받게 되고, 수년간 감옥생활을 한다.  운 좋게  진짜 진범이 드러나면, 그제서야 (록)의 무죄가 밝혀지며,  (록)은 원죄 피해자가 된다.


다만, 정말로 이상한 것은, 정말 진짜로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록)을 그토록 괴롭힌 삼인조(경찰/검찰/재판관)는 그 어떤 죄책감도 느끼지 않고, 그 어떤 처벌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찰(형사)의 경우는 심지어 증거를 조작하기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증거를 조작한 경찰(형사) 등'은 일체의 처벌을 받지 않는다. 


그것이,  일본의 사법체계(?)라고 한다.  정말일까???  정말로 그 정도로 형편없고 무자비한 사법체계일까???


더더욱 이상한 것은,   가석방 중인 (록)에게 '당신은 무죄요.  당신은 원죄 피해자요'라고  알리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경찰(형사)는 자신의 실수(?)를 숨기기 급급하다.  

 




이러한 형사들의 잔혹한 취조 방식을 겪은 이는,  32년 전의 '시바타니 데쓰오 (당시32세)'이다.


'시바타니 데쓰오'는  '미즈사와 가나에'의 남편이었다.  32년 전,  '가나에'는 임신 중이었고,  4살짜리 아들 '나오'와 남편 '데쓰오'와 나름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데쓰오'는 젊은 여자를 죽인 살인범으로 몰린다.  '데쓰오'를 범인으로 만들기 위한 경찰(형사)의 행동들은 지독하고, 잔인하기 그지없다.
'데쓰오'와  '가나에' 사이를 갈라놓기 위해, 온갖 거짓말을 일삼으며,  '데쓰오'에게 유리한 증거와 목격자 정보는 숨긴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 경찰(형사)의 행동이 일본 사법체계에서는 위법이 아니란다.  정말로 어이가 없을 정도다. )

경찰(형사)의 위압, 강압과 거짓말, 조작 등으로 인해 '데쓰오'는 자포자기하여 거짓 자백을 하게 되고, 살인범이 되어 9년형을 받는다.    경찰의 나쁜 짓으로 '데쓰오'와 '가나에'는 서로를 오해하고 이혼하게 된다.


나는, 솔직히 '가나에'를 이해하지 못하겠다.  왜,  직접 '데쓰오'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나?   왜 형사의 말만 100% 신뢰하고,   데쓰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듣지 않았나? 


여하튼, '가나에'는 '데쓰오'와 이혼했고,  '살인범의 가족'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자신들을 모르는 곳으로 떠난다. 
 

 

 
'데쓰오'가 살인범이 되어 감옥에 갇힌지 8년 후, 그는 가석방된다. 그리고 얼마 후,  진짜 진범이 잡히면서,  '데쓰오'는 무죄가 된다.

(일본)형사의 얍삽함은 여기서 또 나타난다.  6월에 진범이 잡혔음에도,  그 즉시 '데쓰오'와 그 가족들에게 '데쓰오는 무죄요'라고 절대로 먼저 알려주지 않는다.

8월 29일 새벽 6시에  TV 방송을 통해,   경찰은 'ㅁ군이 원죄 피해자다'라고 알려주지만,  ㅁ군이 누군인지는 구체적인 실명을 밝히지 않는다.
( 정말로, 얍삽함과  비겁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  게다가 새벽 6시에 누가 TV를 보느냐 말이다.  )


'ㅁ군'이  본인임을 깨닫게 된 '데쓰오'는 ,  헤어진 부인과 아이들을 만나러 달려간다.  '가나에', 이제는 13살이 된 큰 아들 '나오',  태어나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둘째 아들 '다쿠'.


하지만,  '데쓰오'만 그 방송을 보고 본인임을 깨달았을 뿐, '가나에'의 3식구는 그 방송을 보지 못했다. 즉,  데쓰오만 자신이 무죄임을 'TV 방송을 통해 우연찮게 듣게' 되었을 뿐이고,  나머지 가족들은 여전히 '데쓰오는 젊은 여자를 죽인 살인자 / 우리는 살인자의 가족 '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형사)의 괴상하고 이상하고 지독한 짓거리로 인해,   32년전 '데쓰오'는 큰 고통과 피해를 입었다. 
'데쓰오'의 사망 이후 그의 무죄를 듣게 된 '가나에'는 고통스러울 따름이다.


ㅡㅡㅡㅡㅡㅡ  불신, 불신, 불신. 
가나에32년 전에 나는 형사의 말을 믿었는데.  데쓰오가 나를 증오한다는 말을 믿었는데.  그래서 그와 이혼했는데.
데쓰오가 본인 입으로 자신이 살인범이라고 자백했다는데.  그런데 데쓰오가 무죄라고?? 진짜 범인이 있었다고??? 


데쓰오32년 전에 나는 형사의 말을 믿었는데.
가나에 조차도 나를 살인법으로 보고, 나를 혐오한다는 형사의 말을 믿었는데.  그래서 그녀와 이혼했는데.


ㅡㅡㅡㅡㅡㅡ   불신, 불신, 불신.
경찰(형사)이라는 존재에 대한 불신.  / 나의 무죄 주장을 믿어주지 않는 재판관에 대한 불신.  불신, 불신, 불신.

 

ㅡ 그놈들(형사, 경찰)은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어. 한번 의심하면, 죄를 저질렀던 안 저질렀던 무슨 수를 써서라도 범인으로 만든다.        ( 454,  467 )



ㅡ 이 사람은 나쁜 짓을 한 게 아니라 당했다. 비로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믿기지 않을 만큼 나쁜 짓을 당했다. 아무 죄도 짓지 않았는데 살인자가 되어 팔 년이나 교도소에 갇혀 있었다.    ( 466 쪽 )


처음부터 굉장히 흥미진진했으며,  일본 사법체계에 대해 대략이나마 알게 되었다. 


무죄 추정의 원칙을 심하게 무너뜨린 이번 책 <잊혀진 소년>을 읽으면서, 공권력의 조작 사건이 어떤 식으로 한 가정을 파괴하는지, 어떤 식으로 사람의 마음을 무너뜨리는지 보게 되었다.

잘못을 했으면, 사죄를 하고 반성을 하고 인정을 해야 하는데, 절대 그러지 않는 점이 무섭다.  

 

 

 


 
사진과 함께한 서평은 블로그 참고 : http://xena03.blog.me/221218302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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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하자! 푸른도서관 79
진희 지음 / 푸른책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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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처음부터 흥미롭다. 재미있고 인상적이다.   청소년 소설이 이렇게 재미있었구나,를 이번에 제대로 느끼게 되었다.

'진희'의 <데이트하자!>는 5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편이지만 각자 따로인 이야기가 아니라, 각 단편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서로 연관되며 교차된다. 그리고 맨 처음의 글 <사과를 주세요>와 <가출 기록부>는 노란 리본, 팽목항과 연관이 있다.

각 단편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14살에서 19살에 이르는 청소년들이며, 이들의 일상 / 학교생활/ 미래의 꿈에 대한 고민 / 가족과의 이야기가 나온다.   무겁지 않고, 비교적 경쾌하고 발랄하게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어서,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무거운 주제인 '세월호, 노란 리본, 팽목항,  가출, 치매, 알츠하이머, 배우 지망' 등을  무겁지 않은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1. <사과를 주세요> 
고2 18살 '한의지'는 교복 앞에 노란 리본을 달고 다닌다. 그것이 못마땅한 수학은( 수학선생님을 이 책에서는 수학, 국어선생님을 국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것을 제지하려 하고, 그 과정에서 의지를 모욕하는 발언을 한다.  ( 개나 소나 ... /  아버지한테.... )

'준법 투쟁'을 택한 '의지'는 수업도 꼬박꼬박 잘 들어가며,  쉬는 시간을 활용해서 1인 피켓 시위를 한다.   "사과를 주세요"라고.

'한의지'가  '공태오'와 나누는 대화,  "사과, 시간, 종이컵 /  사과의 딜레마, 엄기호의 글"등이 무척 인상 깊었다. 



 ㅡ 고통은 순간이 아니기에 사과도 순간이 될 수 없다. 사과는 시간을 들여 반복, 지속해야 하는 행위다. 우리는 잊고 묻으려고만 하는 사과에 저항해야 한다.   
 





2. < 데이트하자 ! > 
'공태오'의 여동생 '공나래'의 이야기.

14살 나래는 태성중 3학년 나수현을 짝사랑 중이다.  '나수현'과의 데이트를 꿈꾸며 있던 나래는,  "데이트하자! / 배드민턴 치자. /샌드위치 먹자. "라고 말하는 '이상한 할머니'를 만나게 된다.

대체적으로,  (14살의 나라면) 이상한 할머니를 만나게 된다면 피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나래는 그 이상한 할머니와 배드민턴을 치고, (수현 오빠와 먹으려고 싸온) 샌드위치를 나눠 먹는다.

무척이나 마음이 따뜻하고 착한 소녀임은 틀림없다.

나수현은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찾으러 나서게 되고, 할머니를 만나게 되지만 '우리 할머니'라고 자신있게 말하지 못하는 자신이 속상하다.


3. < 삐딱이를 만났어 >   
'나수현'의 반 친구이자, '공나래'의 사촌 언니인 '서이유' 이야기.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쌍둥이 동생 '서해밀'.  해밀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선 이유가 만난 사람과의 이야기.  '이유'는 자신 안에 있는 '나름 모범생'과 '삐딱이'를 만나게 된다.

Forten  포텐이동형 청소년 쉼터, 라고 하는데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4. < 가출 기록부 >  
다시금 가출(? 여행?)을 하게 된 '서해밀'.

해밀은 '팽목항, 세월호'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당연하게 기대해야 할 일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예전에 Forten에서 만났던 '분홍 비니 형'을 만나게 되고,  여러 이야기를 나눈다.



ㅡ "112에 신고하면, 119를 부르면, 언제 어디에서 무슨 일이 생기든 즉각 달려와서 도와주고 살려 주는 건 줄 알았어요. 그게 당연한 거잖아요. 당연히 그래야 되는 거잖아요."   
"그렇지. 당연한 거지. 그래야 정상인 거지."

 


 


5. < 짝사랑 만세 >   
'공태오', '한의지'와 친구이며,  '나수현'의 형인 '나재현' 이야기.

19살, 고3이 된 재현은 자신의 진로를 앞두고 고민이 많다. 어떻게 부모님을 설득할 것인가??

배우가 되어 무대에 서고 싶은 재현과 결사반대하는 부모님.

엄마는 가족 투표를 제안하고,  7주일간의 선거기간이 주어진다.  

끝부분이 굉장히 유쾌했는데,  엄마가 가족 투표에서 이기기 위해 사용하는 '의남매, 반칙'과   재현을 돕기 위해 나서는 '의남매'들 부분은 무척 유쾌 발랄했다.


ㅡㅡㅡㅡ

각 단편에 등장하는 인물이, 다음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고, 그들은 점차 나이를 먹어간다.  <사과를 주세요!>에서 고2이던 '한의지'  <짝사랑 만세>에서  19살 고3이 되었다.

14살, 16살, 18살, 19살.  10대지만 각자 다른 나이가 겪는 다양한 이야기를 정말 유쾌하게 풀어놓고 있다.

무거운 주제를 이토록 쉽고 편안하게 접하게 되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태오, 의지, 재현은 이제 20살이 되어서 10대를 벗어나겠지만,   수현, 해밀, 이유, 나래는 아직 몇 년의 이야기가 더 있다.  이 아이들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다.  ( 혹은 이 아이들과 관련된 다른 이의 이야기라도 좋다. ) 
 

 

 

 

 

 

사진과 함께한 서평은 블로그 참고 : http://xena03.blog.me/221210843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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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사기 - 우석훈의 국가발 사기 감시 프로젝트
우석훈 지음 / 김영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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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에서부터 인상적이었다. 특히 '우리는 모두 군인처럼 살았다'라는 구절이 인상 깊었다. 이 구절은 책의 본문에 있는  "군인의 나라, 사기꾼의 나라" 로 이어지며, 희망사항이고 나아가야 할 바인 "사기 치지 않는 나라, 마음에 점을 집에서 찍을 수 있는 나라 (점심을 집에서 먹을 수 있는 나라)" 로 이어진다.

낮에 먹는 식사, 점심을 ㅡ마음에 찍은 점 ㅡ 이라고 표현한 점이 굉장히 독특했다.

서문이 인상 깊은 이유는, 단기팀과 장기팀의 존재 이유, 짧은 호흡과 긴 호흡이 필요한 이유, 얇게 썰기와 두텁게 썰기에 대한 언급이 무척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다.   


책은 박근혜 탄핵문으로 시작된다.   최순실(최서원)과 관련된 ㅡ미르, 케이스포츠, 플레이그라운드, 더블루케이, 케이디코퍼레이션ㅡ 등에 대한 구절이 있다. 저자는 "부드럽고 알기 쉽게 구어체로 만들어진 판결문" 이라고 평했다.  법조문, 판결문은 항상 어렵고, 한글인데도 읽을 수는 있지만 이해할 수 없었다. 그에 비하면,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판결문이긴 하다.

이 부분 역시, 책의 뒤쪽에 등장하는 "전문가의 비밀주의" 와 연관된다. 
 

저자의 전문가의 비밀주의와 국가의 사기에 대해 연결 지어 이야기한다. 특히 MB 때의 4 대 강에 대해 한참을 말하고 있다.  (책의 소제목에서 ㅡ단군 이래 최대의 삽질, 4대강 ㅡ 이라고 칭할 정도다. )  



국민투표가 가능했다면 4 대 강을 막을 수 있었을 거라는 저자의 아쉬움에, 나 역시 안타까움을 느낀다.  이 책을 통해서 ㅡ 국민투표와  주민 투표 ㅡ 의 차이점을 대략 느끼게 되었다. 주민 투표는 해당 지역별로 하는 것이어서, 4대강 저지가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국가의 사기에 대해 말하면서,  예를 든 것이 바로 ㅡ조선시대의 과거 제도 시행 횟수ㅡ 이다.  그냥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이 책을 통해  집권층이 시행한 과거 횟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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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소재로 등장했으나 정확히 몰랐던 여러 사건들도 저자는 언급한다.  2011년도 부산 자갈치 시장과 연관된 부산저축은행의 "후순위 채권",  중소기업과 관련된 "키코" , 리만 브라더스와 관련되어 거대한 똥덩어리가 된 "CDO (부채담보부증권)" ,  헤지펀드, 롱 , 쇼트 등 주식 관련 용어도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돈에 관해서도 이야기하며, 금태환 화폐(태환화폐) / 불태환화폐 , 1971년 미국 닉슨, 피아트 머니 등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또한 미국이 가진 달러의 파워 ( 한도가 없는 마이너스 통장)에 대해 새삼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 바로 ㅡ신용 크레딧 ㅡ 에 대한 내용이다.  유승민이 자녀에게  2억 원을 증여한 것을 이야기하며,  최대 9천만 원을 넘었으므로 논란이 되었다고 한다.  그냥, '아, 그렇구나' 하고 말았는데, 저자는 금융 분야/신용대출과 연결 지어 말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1~10까지 있는데  1,2 등급은 은행권 ok, 4등급 이하는 은행에서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 수 없다고 한다. (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의미.  제2금융권이나 대부 업체 쪽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

유승민의 자녀는 자신의 이름으로 된 통장에 2억이 있으므로, 추후 1,2등급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신 파일러 thin filer" 라는 단어조차 낯선 내게,  '미성년 자녀 이름의 통장을 만드는 것 / 미성년 자녀에게 본인 이름의 휴대폰을 만드는 것의 위험성(?)'을 느끼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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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국가의 사기에 대해 여러 가지를 이야기하며, 그러한 사기에 속지 않는 방법, 그러한 사기를 막을 수 있는 방안과 대처법 등에 대해서도 각 챕터별로 이야기하고 있다. 


프랑스 대학교육이 좋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저자가 대학생일 때 ( 당시 한국 등록금 100만 원  유추 ),  프랑스 등록금이 6만 원이었다고 한다.
독일의 경우는  (과거 언젠가) 대학생 대우가 정말 무척 좋아서, 대학생들이 대학을 떠나지 않으려 해서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고 한다.  

 




"신용 크레딧" 과 관련하여 저자가 말하는 해결법, 대안법은 무척 인상 깊었다.  특히 "너의 신용등급과 관련이 깊다"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천만 원이라는 돈을 그냥 헤피 쓰지는 않을 것이다.



대학의 "자기완결성" 부분도 무척 좋았다.  국내 대학을 졸업한 경우 (해외 유학을 다녀오지 않은 경우) 경시하는 풍조가 있다는 것은 무척 슬픈 일이다.  국내 대학이 자기완결성이 있다면,  초중고등학교 때 미리 일찍 언어연수 겸 해외 유학을 가지 않을 것이고,  어린 유아들에게 영어유치원 등을 보내는 등의 과다한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경우도 줄어들 것이다.



공교육의 정상화, 거기에 보다 더 나아가  공교육의 최상화.  교육계의 유토피아가 아니라 학생들의 유토피아가 되는 학교.

국가가 사기 치지 않는 나라를 내가 만나고 싶다.  최소한 내 자녀는 꼭 만났으면 좋겠다.

 


 

사진과 함께한 서평은 블로그 참고 : http://xena03.blog.me/221210847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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