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 탐구
탐구 1. 어제의 죽음이 오늘의 죽음과 다를 것 없었듯, 오늘의 죽음 역시 내일로 미뤄져야 할 이유는 없다. 울음과 웃음은 단지 껍데기를 핥은 맛에 불과하다. 그 중심의 것은 감각을 초월해 있다. 무색, 무취, 무향이다. 다만 "있음" 그 자체이다.
탐구 2. 이 중심의 것에 대한 고유한 지각에서부터 어떤 류의 종교와 철학과 예술, 혹은 고급한 쾌락주의가 시작된다. 그 중심을 자기 언어로 뱉어내는 것이다. 이 문제, 즉 껍데기를 뚫고 내부에 도달하고자 하는 그것. 이것에 별스럽게 집착하는 독특한 종들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가운데 몇몇을 알고 있었고 그들은 이제 잠들었거나 혹은 이미 죽었다.
탐구 3. 깨뜨릴 듯 조여오는 숙취를 왕관처럼 머리에 쓰고 세상을 흔들었던 때가 있었다. 떠오르는 태양을 저주할 수 있었던 나는 얼마나 건강했던가? 이제, 밝은 빛과 깨끗한 공기를 찾아야 하는 나는 지금 얼마나 병들었는가? 몸의 안락과 영혼의 깊이를 맞바꾸는 파렴치함.
탐구 4. 그러나, 이 우울은 결코 죽음에 닿기 위한 동력은 아니다.